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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은 없다 :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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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남궁인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6년 07월 04일
  • 쪽수 : 31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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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죽으려고 했던 자가 죽음 안에서 뛰어다닌 38편의 기록

이 책은 응급의학과 의사인 남궁인이 마주했던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이다. 마지막 순간 그의 손을 잡고 생의 길로 돌아왔거나 죽음의 경계를 넘어간 사람들의 모습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숨결 하나하나까지 생생하게 묘사해낸 지독한 진실 앞에서 의사 남궁인이 아니라 죽음을 마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

출판사 서평

날것의 죽음이 있는 그곳
죽으려고 했던 자가
죽음 안에서 뛰어다닌 38편의 기록


긴박한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매순간 ‘선택’에 직면하고, 수없이 많은 ‘만약’이 가슴을 옥죈다. 순간 다른 처치를 했다면, 감압이 성공했다면, 지병만 없었더라면, 수술방만 있었더라면, 조금만 늦게 출혈이 진행됐다면, 곁을 지키던 나를 봐서 환자가 좀더 버텨주었다면.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최악을 피할 수 있었던 일들. 이 책은 그런 만약의 순간에 대한 ‘글쓰는 의사’의 기록이다.
24시간 불을 밝히는 응급실. 수만 명의 환자와, 수천 명의 자살자와, 수백 구의 시신을 만나는 일이 일상인 이곳. 한때 죽으려고 했으나 곧 죽음에 맞서 제 손으로 죽음을 받아내기도 놓치기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응급의학과를 평생의 길로 선택한 한 의사가 있다. 그는 하루 한 편, 혹은 일주일에 두세 편씩 마치 독백하듯 응급실에서 있었던 일을 페이스북에 써내려갔다. 죽음의 경계를 넘어간 이들의 이야기와 생사의 길목에서 생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 편의 희극과도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그의 페이스북을 방문하는 이들은 그가 써내려간 긴 글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나는 분명히 죽으려 한 적이 있다. 죽음을 막연하게 여겼던 의대생 시절, 죽고자 하는 생각은 갖가지로 변형되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당시 나는 밤마다 강박적으로 글을 지어댔다. 그 글들은 벌판에서 던진 부메랑처럼 멀찍이 날아갔다가 죽고자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홀연히 귀결되었다.
그 터널을 간신히 몇 번 빠져나오고 나니, 나는 의사가 되어 있었다. 모든 과를 순환해야 하는 인턴생활 1년은 금방 지나가버렸다. 곧 내가 평생 몸담을 분야를 적어 내야 했다. 나는 죽음과 가까운 몇 개의 과 중에서 고민하다가, 별 망설임 없이 응급의학과를 선택했다.
(...) 일은 점점 익숙해졌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너무나 많은 죽음과 비극에 감정은 아무것도 벨 수 없는 칼처럼 둔탁해졌다. 하지만,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무뎌지고 있다는 죄책감이었다. 마음속이 응어리져 풀어지지 않는 매듭으로 엉켜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한두 편씩 기록해갔다. 내가 목격한 사실이 있었고, 그 사실을 극적으로 구성하거나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여기 있는 글들은 사실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너무나 많은 비극을 목격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이 글들을 적어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 고민해야 했고, 자주 울었으며, 결국에는 쓰기 위해 나의 일부분을 헐어내야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그 무엇도 잊지 않기 위해 이 글들을 써내려갔다는 것도. 이제부터 여러분은, 죽으려 했던 자가 죽음 안에서 뛰어다니는 기록을 보게 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죽음에 관해, 그리고 2부는 삶에 관해 쓰인 글들이다. 마치 두 권의 책을 읽듯 결을 달리하는 1부와 2부는 죽음을 마주하는 고통과 삶의 유머를 넘나든다. 그리고 그 안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하고자 한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의 세계가 있다.

1부는 응급실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응급실은 복통이나 열상과 같은 가벼운 증상으로 찾기도 하지만, 긴박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곳이다. 그만큼 의사와 환자의 대화는 긴장감이 넘치고, 상황에 대한 묘사는 피를 솟구치게 하고 울음을 쏟게 만들며, 때로는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을 멈추게 한다. 그것이 응급실이라는 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고통을 마주하는 고통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죽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한 50대의 남성([죽고자 하는 열망]), 1개월 시한부를 앞둔 담도암 말기 환자의 교통사고([죽음에 관하여]36쪽)처럼 우연이라기엔 잔인한 죽음의 진실을 비롯해 의사에게 메스가 지닌 의미([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와 소방대 구급대원이나 응급상황관리사의 상담을 수치로 평가하는 일([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에 이르기까지 1부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겪은 죽음의 편린들이 눈에 보이듯 그려진다.

2부인 알지 못하는 세계는 의사로서 직업적으로 겪은 흥미로운 이야기부터 응급실에서 만난 재미난 사건들까지 유머와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텔 가운을 입고 나타난 성기골절 환자([어떤 골절]),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50대 여성([이불이 배가 아프다고 주장해요]), 2010년 월드컵 당시 응급실의 분위기([월드컵 16강])와 군부대 진료실의 이야기([기묘한 진료실]) 등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응급실이란 곳이 희로애락이 담긴 인간 세상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은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이 마주했던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이다. 마지막 순간 그의 손을 잡고 생의 길로 돌아왔거나 죽음의 경계를 넘어간 사람들, 그리고 의사로서 마주한 다양한 삶의 아이러니와 유머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숨결 하나하나까지 생생하게 묘사해낸 글들은 ‘기록의 경이를 넘어서 우리 시대의 중요한 인간극장’이다.

추천사

남궁인을 알아오면서 늘 궁금한 점이 있었다. 하나는 응급실에서 일하는 그의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을 벗어나 그가 도대체 언제 이런 글을 써내려가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를 알게 된 건 한참 전인데, 그는 그때도 틈만 나면 글을 쓰는 사람이자 응급의학과 의사였다. 나는 그가 응급실에서 의사로서 근무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아마 이후로도 그를 응급실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운이 좋아서 그가 근무하는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이 있다고 해도 그를 못 알아볼 가능성이 더 클 테니까.) 이 책을 받아보고서야 나는 그의 삶과 글의 결을 조금은 더듬어볼 수 있었다. 언어가 범람하는 지상의 활자들 사이에서 그의 글이 값진 것은 그가 누구보다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 자 한 자 펜을 꾹꾹 눌러 써가며 우리에게 보여주는 사실의 이면에는 인간의 고통과 실존에 관한 질문들이 가득하다. 가시적인 전망의 세계에서 그가 보여주려는 이 세계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면서도 뜬금없는 슬픔이 머문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받아들이기 위한 그의 하루는 필사적이다. 관찰하는 기록의 경이를 넘어서 이 책은 이 시대의 중요한 인간극장이다. 독자들이여!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이 자신의 체액을 흘려 써내려간 이 페이지들에 숨을 보태보시라.
- 김경주 / 시인, 극작가

목차

서문

01 만약은 없다는 말: 죽음에 관하여
죽고자 하는 열망
불행의 시작은 평범했다
죽음에 관하여
고요한 흑黑
8월 초하루의 살기殺氣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죽음을 마주하는 의식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
실과 바늘 그리고 지독한 진실
치밀하고 압도적인 스위치
붉은 지옥
12층에서 온 자유
칼에 맞은 중국인
허공에 떠 있던 사람
그 노숙자의 새해
수고하셨습니다
철로 위의 두 다리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부쳐
흉부외과의 진실

02 알지 못하는 세계: 삶에 관하여
일몰을 얻어오는 시간
이불이 배가 아프다고 주장해요
과장님과 서류와 나
비오는 날
어떤 골절
내과와 외과
기묘한 진료실
군부대의 기묘한 교육
100명의 위인들
말할 수 없는 곳
선택적 청각 장애
소화계는 한 줄로 되어 있습니다
병원 A의 영웅
고요한 출근길
월드컵 16강
말이 어눌해져서 왔습니다
고요하면서 안온한 하루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고독
성탄절, 그 하루의 일기

에필로그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대목동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를 읽다가 평생 글쓰는 사람이 되기로 정했다. 남을 울게 만든다고 자신이 울다가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를 출간했다. 본업은 응급의학과 의사지만, 책이 손에 들려 있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병을 앓고 있다. 아름다운 문장을 적은 사람의 글이라면 효자손으로 등을 긁는 이야기도 읽는다. 20년째 글로 전해지는 감정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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