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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 로맹 퓌에르톨라 장편소설

원제 : La petite fille qui avait avale un nuage grand comme la tour Eif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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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산재 덮인 하늘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미녀 집배원의 유쾌한 여정!

프로비당스는 모로코에 있는 딸 자헤라를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분화한 거대한 화산재로 인해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다. 모로코로 가기 위해 백방으로 항공, 철도, 선박 등을 알아보지만 화산재 구름은 프랑스 대기는 물론 육로와 항공편까지 모두 결항이 된 상태다. 공항에는 프로비당스뿐만 아니라 발이 묶인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뤄 항공대란을 야기한다.

로맹 퓌에르톨라가 소재로 쓴 이 이야기는 사실 2010년 4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 구름으로 인해 남부 프랑스와 스위스, 북부 이탈리아 대기를 덮쳤으며,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까지 확산되었다. 모든 항공편이 결항이 되어 발이 묶인 인파는 물론, 화산재를 피하기 위해 대서양을 통과하는 항공편들이 모두 화산재를 피하기 위해 우회하고 있으며, 그로인한 재난으로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저자 역시 여행 중 아이슬란드 화산재를 만나 발이 묶였고, 그로 인해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가 탄생했다.

출판사 서평

화산재 구름을 뚫고 하늘을 나는 미녀 집배원 프로비당스가 왔다!
-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으로 프랑스 문단을 발칵 뒤집은 이단아, 로맹 퓌에르톨라의 두 번째 소설!
- 전 세계 36개국 출간,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로맹 퓌에르톨라의 첫 소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려 나갈 만큼 큰 주목을 받았으며, 전 세계 36개국에 번역 출판되었다. '쥘 베른상, 오리오립상, 비브르 리브르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곧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며, 헐리우드 배우 우마 서먼이 캐스팅되었다. 스페인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를 둔 그는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며 스페인어, 영어, 카탈루냐어, 러시아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한다. 러시아 목각 인형 마트로시카처럼 다양한 인생을 살고 싶었던 그는 DJ, 작곡가, 어학 교사, 번역가, 항공기 승무원, 슬롯머신 청소원, 서커스단 소속 마술사 등 여러 직업을 경험했다. 현재는 프랑스 국경 경찰로서 위조 문서를 가려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38세가 되기 전까지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오가며 무려 31차례나 이사를 다닌 그는 여행과 이동이 자신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그의 두 번째 작품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역시 독특한 이력과 삶의 가치관을 가진 로맹 퓌에르톨라만의 개성과 엉뚱한 상상력이 보태어져 탄생한 작품이다.
소설 속 화자 레오 마샹은 오를리 공항에서 항공 관제사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이발을 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는다. 미용실에는 손님이라고는 한 명도 없고, 오직 자신과 나이 든 미용사 둘뿐이다. 자리에 앉은 레오 마샹은 무거운 침묵을 깨며 미용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겠냐고 물으며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의 집에 우편물을 가져다주는 아주 어여쁜 아가씨 집배원이 있는데 어느 날 뜬금없이 자신이 일하는 관제 센터로 찾아와 자신의 이름은 프로비당스라고 밝히며, 하늘을 나는 걸 허락해 줄 수 있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여자 집배원이 비키니 차림이라는 것!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노 미용사는 특히 이 대목에서 마샹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한다. 미용사는 모든 걸 다 알고 싶다는 표정이고, 마샹은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싶다는 표정으로.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는 레오 마샹이 자신이 겪은 일을 회상 형식으로 노인에게 이야기의 화두를 던지며 시작된다. 이후 레오 마샹은 스토리의 전달자로서 프로비당스, 즉 비키니를 입은 여자 집배원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로맹 퓌에르톨라는 독자들로 하여금 노 미용사처럼 레오 마샹이 꺼내놓는 이야기에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끔 이야기의 구조를 설계해 놓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말이다. 아무리 재밌는 소재가 있어도 적절한 설계도가 없으면 탄탄한 건물을 지을 수 없듯이 소설에 있어서도 잘 짜여진 계획과 의도 없이는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 로맹 퓌에르톨라는 이 소설에서 액자형 구성을 선택했다. 남이 해주는 이야기, 특히나 비키니를 입은 여자가 하늘을 날겠다며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이란 없을 것이다. 한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고, 또 다른 이야기가 파생되어 독자들의 호기심은 점점 더 커진다. 또한 직접 겪을 일을 전하는 것이니만큼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설정에도 레오 마샹이 들려주는 프로비당스의 하늘을 난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에 리얼리티를 더한다.
프로비당스는 모로코에 있는 입양 딸 자헤라를 만나러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오를리 공항을 향한다. 자헤라는 태어날 때부터 점액과다증을 앓고 있다. 이 병은 마치 어린 자헤라의 폐 속에 에펠탑보다 큰 구름을 삼킨 것 같은 느낌을 주며 산소호흡기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병이다. 실제 작가는 그레고리 르마르샬(1983~2007)이라는 점액과다증으로 사망한 프랑스의 가수의 사례를 다루었다. 프로비당스는 모로코에서는 고칠 수 없는 자헤라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모로코로 향하는 길에 공항 직원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아이슬란스에서 발생한 화산 분화로 인해 하늘이 온통 화산재 구름으로 뒤덮여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모로코로 갈 방법을 궁리하던 프로비당스는 우연히 중국 해적처럼 생긴 한 남자를 만나 직접 하늘을 날아 모로코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고, 하늘을 날기 위한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춘다.
첨단 과학이 발달하고 각종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프로비당스의 비행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언뜻 정말로 하늘을 난다고? 하며 터무니없는 이야기일 뿐이라 여겨질지도 모른다. 사실 엄청난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이 맨몸으로 하늘을 날았다는 이야기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까 말이다. 로맹 퓌에르톨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프랑스 소설 특유의 유머로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프로비당스가 하늘을 날며 오바마와 올랑드 대통령을 만나고, 위협적인 적란운을 만나 추락하며 슐뢰족에게 붙잡혀 간신히 목숨을 구하는 등의 종횡무진 하늘과 지상을 누비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 이야기의 긴장과 몰입감을 더하며 저절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또한 프로비당스가 죽어가는 딸을 구하기 위해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과 맞닥뜨리며 스스로 대처해 나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신선한 감동을 제공한다.

책장을 넘기기 힘들 만큼 배꼽 잡는 요절복통 휴먼스토리!
프로비당스는 모로코에 있는 딸 자헤라를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분화한 거대한 화산재로 인해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다. 모로코로 가기 위해 백방으로 항공, 철도, 선박 등을 알아보지만 화산재 구름은 프랑스 대기는 물론 육로와 항공편까지 모두 결항이 된 상태다. 공항에는 프로비당스뿐만 아니라 발이 묶인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뤄 항공대란을 야기한다. 로맹 퓌에르톨라가 소재로 쓴 이 이야기는 사실 2010년 4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 구름으로 인해 남부 프랑스와 스위스, 북부 이탈리아 대기를 덮쳤으며,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까지 확산되었다. 모든 항공편이 결항이 되어 발이 묶인 인파는 물론, 화산재를 피하기 위해 대서양을 통과하는 항공편들이 모두 화산재를 피하기 위해 우회하고 있으며, 그로인한 재난으로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저자 역시 여행 중 아이슬란드 화산재를 만나 발이 묶였고, 그로 인해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가 탄생했다. 이 같은 대혼란 속에 저자는 프로비당스를 맨몸으로 하늘을 날게 했다. 화산재가 비행기에는 큰 결함을 일으키는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었을까? 프로비당스는 독자들의 걱정을 말끔히 날려 버리며 천하태평 무사히 하늘을 난다. 하지만 프로비당스가 하늘을 날아 어린 딸 자헤라에게 가기 위한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혼자 힘으로 날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그녀를 도와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항공, 선박, 철도 등의 다른 이동 수단과 관련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아이슬란드 화산재를 탓하며 나 몰라라 했으니 말이다. 결국 혼자의 힘으로 하늘을 날게 된 프로비당스는 비행 도중 오바마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을 만난다. 그리고 프로비당스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어 절대 모로코로는 갈 수 없다던 항공 직원들의 말과는 달리 각국의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자신을 만나러 왔다는 사실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만약 프로비당스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벌써 오래전에 딸을 데리러 가기 위해 전용기에 올라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어쩌겠어, 나 같은 서민은 죽어라 팔을 저어가며 나는 법을 배우는 수밖에.
천재들이 발명한 비디오 게임 속 통닭들처럼 말이야.'

저자는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를 통해 실제 국가적 재난이 닥치게 되었을 때, 위기에 대처하는 여러 상황과 각각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태도에 대해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럼에도 프로비당스라는 여자 집배원, 한낱 개인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스스로 하늘을 나는 방법밖에는. 저자는 개인이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이런 사회적 병폐 구조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국가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행복은 물론, 이런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국가적 재난 시스템 역시 재정비되어야 할 것이라 말한다.

꽃무늬 비키니 차림으로 수통과 단돈 50유로를 몸에 지니고 화산재 덮인 하늘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미녀 집배원의 유쾌한 여정!
-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줄거리 요약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프로비당스는 모로코 여행 중 갑작스런 맹장염으로 인해 엉겁결에 시내 동쪽 변두리의 시설도 변변찮은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곳에서 점액과다증으로 태어나서부터 줄곧 병원에서 지낸 어린 소녀 자헤라를 만난다. 프로비당스는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자헤라와 부쩍 친해지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프로비당스는 자헤라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병원 밖을 나갈 수 없는 자헤라를 위해 프로비당스는 정기적으로 자헤라를 찾아 함께 시간을 보낸다. 입양 절차를 밟으며 프로비당스는 모로코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자헤라의 병을 고쳐 주기 위해 프랑스로 아이를 데려가기로 결심한다. 드디어 자헤라를 프랑스로 데려오기로 한 날이 밝았다. 새벽 일찍 공항으로 향하지만 화산재 구름으로 인해 비행이 취소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9,900년이나 잠들어 있던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분화하면서 토해낸 화산재 구름 때문에 예정된 항공편의 절반이 이미 취소된 것이다. 자신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자헤라 때문에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던 프로비당스는 항공편 이외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려고 하지만 모든 기차와 버스 역시 항공편이 취소된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어 이것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된다.
그때 실의에 빠진 프로비당스의 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외쳐 대고 있는 중국 해적처럼 생긴 한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프로비당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다가간다. 중국 해적 남자는 그녀에게 자신의 스승 '위에'를 찾아가 보라고 한다. 위에라면 그녀를 하늘을 날게 해서라도 자헤라에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거라 말한다. 위에를 만난 프로비당스는 하늘을 날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알려준 수도원으로 찾아가 기를 모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녀는 수도원으로 가 맞춤형 속성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운다. 드디어 하늘을 날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프로비당스는 진짜 마지막으로 자신이 늘 우편물을 배달해 주었던 항공 관제사 레오 마샹을 찾는다. 날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이륙 허가를 받고 하늘을 나는 것이 좀 더 안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항공편이 취소된 상황에서 요상한 차림을 한 집배원을 맞이한 레오 마샹은 당황한다. 우편물을 배달해 주던 미녀 집배원이 비키니 차림으로 나타나 50유로를 쥐어주며 뜬금없이 하늘을 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한 것이다. 프로비당스는 자헤라를 만나기 위해 꼭 하늘을 날아야 한다며 눈물로 호소한다. 레오 마샹은 미녀 집배원의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매력에 이끌려,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 비행 허락을 한다.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나고 프로비당스는 활주로 앞에 섰다. 그녀는 활주로까지 동행해 준 레오 마샹에게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이륙 준비를 한다. 공항 터미널의 대형 통 유리창 뒤로 구경꾼들이 모여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이 둘을 지켜본다. 레오 마샹이 행운을 빌어요, 라고 말한 순간 프로비당스는 하늘로 두둥실 떠오른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좌우간 그 여자는 꽃무늬 비키니를 입고 있었습니다. 정말 예쁜 여자였어요. 여자는 다시 '나는 항공 흐름을 방해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요. 관제사님, 전 그저 당신이 나를 비행기로 여겨주기만을 바라요. 화산재 구름의 영향을 받을 정도로 높이 날진 않을 거예요. 공항 이용세를 내야 한다면 그건 걱정 마세요. 자 이거 받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여자는 어디서 꺼냈는지도 모를 50유로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더군요. 그 돈이 집배원용 가죽 가방에서 나온 게 아닌 건 분명합니다. 여자는 가방을 메고 있지 않았거든요.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여자의 결심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습니다. 여자가 정말 자신이 날 수 있다고 말하는 건가? 슈퍼맨이나 메리 포핀스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잠깐 동안 저는 여자가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습니다."
(/ p.12)

프로비당스는 집배원이었습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벌써 여러 해 전부터 집배녀(factrice)라는 단어의 사용을 허용했지만, 신의 섭리라는 이름답게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도 선견지명을 가진 프로비당스는 종전처럼 집배원(facteur)이라는 말을 선호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단어를 가지고 지적하는 것에 이골이 났습니다. 그녀가 보기에 직업이 여성화된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었고, 따라서 일부 여자들이 집배녀라는 세 글자 속에 여성 해방을 위해 바쳐 온 한평생이 담겨 있다고 믿는 것도 기꺼이 수긍하는 편이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그녀 자신과는 무관한 문제였죠. 그뿐입니다. 왜냐, 집배원이라는 단어는 5백 년부터 존재해 온 반면 집배녀의 역사는 고작 30년이었으니까요. 더구나 오늘날까지도 그 단어는 솔직히 사람들의 귀에 낯설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가끔 집도녀 또는 심지어 교배녀라고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프로비당스는 집배원이라고 함으로써 쓸데없이 긴 설명을 하는 데 필요한 말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7개월에 이미 첫 걸음을 뗄 정도로 성질이 급했던 그녀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었죠.
(/ p.19)

콧수염 여자 경찰의 말이 맞았습니다. 전날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분화하면서 토해낸 화산재 구름 때문에 예정된 항공편의 절반이 이미 취소된 상태였거든요. 담배 연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시점에서 화산재까지 겹치다니! 상황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몇 시간 후 공항 전체가 폐쇄될 수도 있는 상태였습니다. 공항과 더불어 프로비당스의 실낱같은 희망마저도 연기가 되어버릴 지경이었고요.
그깟 구름이 뭐라고 그토록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지? 어째서 커다란 솜 덩어리, 거대한 먼지 덩어리 하나가 그토록 복잡한 기계들을 온통 주저앉힐 수 있단 말이지? 듣자하니 화산재 구름은 몇 년 전 체르노빌에서 출발해 유럽 하늘을 관통하면서 몇몇 피아노 천재(손이 세 개 달린 아이들), 캐스터네츠 대가(네 개의 고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를 탄생시킨 방사능 구름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체르노빌 구름은 기적처럼 프랑스 국경 근처에서 멈췄는데 그건 혹시 비자가 없었던 건 아닐까요?
(/ p.24)

구름을 삼켰다는 표현은 아이가 앓고 있는 점액과다증(mucoviscidose)이라는 병을 설명하기 위해 프로비당스가 찾아낸 표현이었죠. 아이의 허파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 그 때문에 아이가 갖게 되는 느낌을 실감나게 잘 표현하는 말이었습니다. 어렴풋하게 수증기가 차오르는 듯한 답답함 때문에 아이는 조금씩 그러나 아주 확실하게 숨이 막혀왔으니까요. 마치 어느 날 문득 부주의하게 덥석 삼킨 적란운이 몸 한구석에 그대로 남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아침마다 자헤라는 딸기를 얹은 구름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했습니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시리얼을 담듯 그걸 볼에 담았습니다. 목구멍을 따끔따끔하게 자극할 수도 있는 그걸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꿀꺽 삼켜야 했다고나 할까요. 세상엔 땅콩이나 굴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헤라는 가슴 깊은 구석에서 자라나 파리의 에펠탑만큼 거대하게 커지는 그 구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따금씩 아이는 아예 파리라는 도시 전체를 먹고 있는 중이라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석재 교각과 오스망 남작풍의 근엄한 지붕을 이고 있는 건물들, 유리로 된 박물관들과 에펠탑이 있는 그 파리를 말입니다.
(/ p.33)

'몹쓸 화산재 구름 같으니, 좌우지간 연기를 만들어내는 것들은 흡연자를 포함하여 모두 우리를 괴롭힌다니까! 대기권에 연기를 뿜어내는 그것들이야말로 이 검은 괴물을 빚어낸 장본인들이잖아. 그러고 보면 화산은 담배 제조자들이 고안해 낸 그럴 듯한 구실에 지나지 않을지도 몰라. 아, 아이슬란드는 얼마나 좋은 구실이란 말인가! 누가 그 나라를 원망하겠어? 아이슬란드 사람들이야 물론 아닐 테지, 하긴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는지조차 잘 모르는데 뭐. 당신들은 알고 있었어? 아이슬란드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었느냐고? 학자들은 우리가 평생 히말라야 눈사람 예티를 만날 확률이 아이슬란드 사람을 만날 확률보다 높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고.'
(/ pp.39~40)

"하늘 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남자가 마치 껌 씹으실래요, 하는 투로 물었습니다.
"뭐라고요?"
프로비당스는 아주 낡은 라디오를 통해서 이 세상이 아닌 세계, 지구가 아닌 다른 별, 외계 언어만을 쓰는 어떤 별에서 보내는 전파를 잡기라도 한 아찔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어서 돌 지경이었다니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반드시 출발해야 한다면 그게 유일한 방법일 테죠. 당신이 직접 나는 것만이 해결책이란 말입니다."
남자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당신은 지금 나더러 반나절 만에 비행기 조종법을 배우라는 거예요?"
기가 막힌 프로비당스가 되물었죠.
"누가 비행기를 조종하랍니까? 나는 당신에게 난다고 말했어요, 이런 빌어먹을!"
(/ p.75)

프로비당스는 꽃무늬가 프린트된 비키니를 골랐습니다. 그녀 자신이 할머니 방 양탄자 조각을 가지고 디자인했음직한 복고풍의 수영복이었지만, 좌우지간 가볍다는 장점만큼은 확실했죠. 프로비당스는 탈의실로 가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옷을 벗고 그 수영복을 입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제법 예뻤습니다. 균형 잡히지 않은 다이어트와 운동 부족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거리에서 적지 않은 남자들이 뒤돌아볼 만큼 근사했거든요. 프로비당스는 정반대되는 요소들이 결합된 뛰어난 유전자적 형질을 타고났습니다. 예를 들어 날씬한데, 딱 달라붙는 스웨터를 입으면 동그랗고 단단한 가슴이 도드라진다거나, 말벌까지 시샘할 정도로 가느다란 개미허리임에도 엉덩이는 빵빵한 탓에 숱한 별명도 얻었을 뿐 아니라 그녀가 나타나는 곳이면 어디든 어김없이 형성되는 남성 팬클럽 회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식이었죠.
(/ pp.165~166)

"모두 폐쇄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어느 공항도 대통령에게 문을 닫을 순 없네."
"거대한 화산재 구름 때문에 비행기들이 날 수 없습니다. 그게 바로 오늘 아침 요약 서류 내용입니다."
"거보게, 자네는 방금 단 한 문장으로 훌륭하게 요약하지 않았는가 말일세! 거대한 화산재 구름 때문에 비행기들이 날 수 없습니다. 복잡할 거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그건 그렇고, 자네가 알아두었으면 하는데, 그 어떤 화산재 구름도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의 이륙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서둘러 지상으로 올라온 일행은 오토바이 기동대를 동원하여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올랑드 대통령을 오를리 공항으로 안내했습니다. 공항에서는 콧수염을 기른 국경 경찰대 소속 경찰 한 명이 대통령에게 상황을 브리핑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죠.
(/ p.191)

버락 오바마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역시 마법처럼 나타난 또 다른 순백 치아의 금발 여인이 내민 별 모양 상자에서 작은 파란색과 흰색 천 조각을 꺼내 프로비당스가 입은 비키니 상의에 달아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는 감격한 태도로 여자 집배원의 두 뺨에 키스했죠.
"생큐."
영광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늘어난 무게가 비행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가 된 프로비당스가 머뭇거리며 인사했습니다.
검정색 옷을 입은 정보부 직원 두 명이 단호한 태도로 다시금 그녀를 꽉 잡아 비행기 출입문으로 안내했습니다. 거기서 프로비당스에게 여행 잘하라는 인사를 건넨 두 남자는 그녀가 미처 제로니모오오오를 외칠 사이도 없이 그녀를 허공으로 떠밀었죠.
프로비당스가 비행 리듬을 되찾는 데에는 적어도 몇 초가량이 필요했습니다. 그녀가 원래 페이스를 되찾았다 싶었을 때 또다시 귓가에 둔중한 소리가 들려왔죠. 이번에도 역시 비행기였습니다. 백색 동체 위에 프랑스 공화국이라고 적혀 있는 비행기는 불과 몇 분 전에 미국 비행기가 했듯이 그녀에게 접근했습니다. 공항이 모든 사람에게 폐쇄된 건 아닌 모양이야, 라고 프로비당스는 생각했습니다.
(/ pp.203~204)

저자소개

로맹 퓌에르톨라(Romain Puertola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5~
출생지 프랑스
출간도서 2종
판매수 564권

1975년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태어났다. 스페인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를 두었으며, 스페인 문학, 프랑스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그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카탈루냐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데뷔작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으로 2014년 쥘 베른상, 오디오립상, 비브르 리브르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3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려 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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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식물의 역사와 신화』,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탐욕의 시대』, 『빈곤한 만찬』, 『그리스인 이야기』,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재미가 지배하는 사회』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 사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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