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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 : 김금희 소설

원제 : あまりにも眞ひるの戀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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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금희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6년 05월 31일
  • 쪽수 : 372
  • ISBN : 978895464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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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5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조중균의 세계」,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너무 한낮의 연애」 등 9편의 단편이 풍성하게 담긴 이 소설집은 김금희 소설세계가 확고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김금희는 이 책에서 진실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부려놓는“해방의 글쓰기”(소설가 정영수)를 선보인다. 그렇게 생동감을 획득한 단편들이 아주 없어진 게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의식 밑에 잠겨 있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내며 심상하게 흘러갈 줄 알았던 일상을 강하게 공명시킨다. 김금희는 이러한 마음의 투명한 흔들림을 유머러스한 문장과 삶을 향한 꺾이지 않는 애정으로 부드럽게 감싸 우리에게 건넨다. 그 무심한 듯 다정한 김금희의 위로를 경험한 후, 우리는 일상을 좀더 특별하게 감각할 수 있게 된다.
단편 「너무 한낮의 연애」를 읽고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렇게 평했다. “김금희의 시대가 올까. 적어도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것은 그의 다음 소설이다.” 그 말처럼 김금희가 앞으로 일구어갈 독보적인 소설세계를 기대하고 응원하게 하는 반짝이는 성취들이 이 책의 페이지 곳곳에 자리해 있다. 수록작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기존 표지와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새로운 표지를 입은『너무 한낮의 연애』 리커버판은 이 소설집을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는 김금희 소설의 다채로운 매력을, 다시 한번 만나는 독자에게는 또다른 만족감을 선물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김금희의 시대가 올까.
적어도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것은 그의 다음 소설이다.”
_신형철(문학평론가)

2015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조중균의 세계」,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너무 한낮의 연애」 수록

‘아주 없음’이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잠겨 있는 기억들
그로부터 흘러나온 미세한 파장이 건드리는 ‘보통의 시절’


「너무 한낮의 연애」로 2016년 제7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 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설가 김금희의 두번째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가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창비, 2014)로 제33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금희는, 이제 명실상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가 되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에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9편의 작품이 수록된바, 이 점에서 문학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소설쓰기의 왕성함에 더불어, 한국문단이 김금희에게 걸고 있는 기대감도 한껏 느낄 수 있다. 『너무 한낮의 연애』는 그 기대를 향한, 김금희의 수줍지만 당당한 응답이다.
문학평론가 정홍수는 「너무 한낮의 연애」에 대한 젊은작가상 심사평에서, 당시 이슈가 되었던 ‘중력파’의 검출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한다.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중력파가 십삼억 광년 전에 생성되어 지금의 우리 눈에 띄었다는 사실이라고. 나아가 정홍수는 “우리 나날의 일상 역시 관계의 충돌이나 비껴감(그리고 기타 등등) 속에서 미세하게 시공간을 진동하고 왜곡하는 모종의 파波를 생성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파장의 “미세한 누적이 임계치를 넘길 때 우리의 몸을 기울이고, 삶의 좌표를 슬그머니 옮겨놓는다”고. 십육 년 전 종로의 맥도날드에서 ‘양희’와 마주앉아 있었던 ‘필용’의 추억이 의식 밑에 잠겨 있다가, 무언가를 계기로 도달되어 그를 눈물 흘리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김금희는 이번 소설집에서 ‘잠겨 있는 과거의 기억들’을 건져올리는 데 몰두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내심 잊고 싶어서,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미세해진 그 파장들을, 김금희는 기어이 현재로 끌어와 우리를 공명시킨다. 소설집의 내밀한 곳에 자리한 2014년 발표작들은 과거를 향해 있는 김금희의 시선을 정제된 언어로 영사映射하고 있는 듯하다. 비극적인 일상에 소녀다운 상상력을 겹쳐 바라보는 고등학생의 여름휴가를 그린 「반월」은 그 자체로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어린 시절 타인에게 ‘사랑받았다’고 믿어왔던 기억들이 나이를 먹으며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고기」와 「개를 기다리는 일」 역시 과거의 트라우마가 해소되지 않은 채 ‘있지 않음’의 상태로 떠돌다가 우리를 문득 찌르는 경험에 서스펜스를 가미하여 읽는 이를 몰입시킨다.
소설집의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이후의 발표작 「너무 한낮의 연애」 「조중균의 세계」 「세실리아」 「보통의 시절」 「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등에 이르면, 김금희의 서술이 한층 생기로워졌으며 반짝이는 위트가 적재적소에서 발동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중심인물들 또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 능청스러워졌다. 이를 소설가 정영수는 김금희를 인터뷰한 지면에서 “해방의 글쓰기”라고 명명했던가. 특히 김금희의 특장으로 자리잡은 의성어들, “헤어억” “어구구구어구구구” “사포삿포삿포포삿포” 등은 소설 속의 소리를 귀에 직접 꽂듯 전달하며 읽는 맛을 살린다. 그러나 김금희 소설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드러내는 송곳니의 날카로움은 여전하다. 우리는 그의 소설을 읽으며 애써 감추고 모른 체했던 ‘진실’에 물려 기어코 한 번은 얼얼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그들이 거쳐온 긴 시간의 탐사” 끝에 우리에게는 “웃기에는 서늘하고 울기에는 좀 따뜻한, 이런 감정”(문학평론가 강지희, 해설 「잔존의 파토스」)이 남는다. 김금희는 한 인터뷰에서 “못남을 잔혹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못났지만 한 걸음이라도 나가게 할 수 있”도록 구원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살다보니 닳고 닳아 미워진 인간 군상을 묘사하면서도, 김금희는 결국 그 인물들이 갖추고 있는 일말의 사랑스러움을 놓치지 않는다. 그 따뜻하고 세밀한 응시를 통해 세상을 보고 소설을 쓰기에, 우리는 김금희의 작품을 읽으며 조금은 단단한 마음이 된다. 저 먼 과거로부터 도달한 파장들에 찔려 잠시 제자리에 멈춰 서야 할지라도, 그녀의 소설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더딘 발걸음으로 계속 쓰여갈 것이다.

목차

너무 한낮의 연애 _007
조중균의 세계 _053
세실리아 _091
반월 _129
고기 _163
개를 기다리는 일 _195
우리가 어느 별에서 _229
보통의 시절 _263
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_297

해설|강지희(문학평론가)
잔존의 파토스 _337

작가의 말 _369

본문중에서

십육 년 전, 연애는 아니더라도 연애 비슷한 무언가가 있었던 사람과 재회해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앞으로 어쩌냐는 말이지, 아내에게는 큰 불만이 없는데 아들은 소중한데. 그러니까 안 되었다. 필용이 양희를 볼 수는 있어도 양희가 필용을 봐서는 안 되었다. 시선은 일방이어야 하지 교환되면 안 되었다. 교환되면 무언가가 남으니까 남은 자리에는 뭔가가 생기니까, 자라니까, 있는 것은 있는 것대로 무게감을 지니고 실제가 되니까.
_「너무 한낮의 연애」, 28쪽

“미안하다. 심한 말 해서.”
필용이 사과했다.
“선배, 사과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냥 이런 나무 같은 거나 봐요.”
양희가 돌아서서 동네 어귀의 나무를 가리켰다. 거대한 느티나무였다. 수피가 벗겨지고 벗겨져 저렇게 한없이 벗겨져도 더 벗겨질 수피가 있다는 게 새삼스러운 느티나무였다.
“언제 봐도 나무 앞에서는 부끄럽질 않으니까, 비웃질 않으니까 나무나 보라고요.”
_「너무 한낮의 연애」, 37쪽

가여운 세실리아, 그 마음 내가 전문이지. 밤은 오고 잠은 가고 곁에는 침묵뿐이고 머릿속은 시끄럽고 그러면서도 뭐 또렷하게 어떤 생각은 또 할 수 없어서 그냥 나 자신이 깡통처럼 텅 빈 채 살랑바람에도 요란하게 굴러다니는 듯한 느낌. _「세실리아」, 89~90쪽

몽상은 노래처럼 리듬이 있는 것 같았다. 멈추고 연속되고 하면서 주기를 만든다. 큰오빠는 우리 원수이지만 우리 가장이고 우리 가장은 인간 말종이지만 지금은 죽음과 신 앞에 선 가엾은 단독자이며 원수를 갚으려는 전직 샐러리맨이다. 그렇게 몽상하다 멈추고 몽상하고 몽상하다보면 그런 일들이 다 맨숭맨숭해지면서 그냥 그런 보통의 일이 된다. 샐러리맨도 보통이고 마귀도 보통이다. 인간 말종도 원수도 가엾은 단독자도 다 보통의 것, 그냥 심상한 것, 아무렇지 않은 것, 잊으면 그만인 것, 거기서 거기인 것들이다. _「보통의 시절」, 221~222쪽

어떻게 보면 살아난 것은 아니었다. 죽을 수 있는 주체에서 간섭받는 객체로 물러선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고양이는 이 괴괴한 단독주택에서 움직이고 먹고 눕고 싸고 울고 할퀴는 유일한 생명체였으므로 고양이에 집중하는 것은 삶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 사실이 그를 죽음에서 건져냈다. _「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254쪽

나는 일상을 가만히 견디다가도 어느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주변의 누군가에게?낯선 당신에게라도?가서 막무가내로 묻고 싶을 때가 잦은데, 그건 그러니까 왜 이렇게 됐습니까, 하는 질문이다. 괜찮습니까, 하는 질문. 왜 이렇게 됐습니까, 괜찮습니까.
그렇게 물을 때 나는 사람들 곁에,
차가운 창의 흐릿한 입김처럼 서 있겠다, 누군가의 구만육천원처럼 서 있겠다, 문산의 느티나무처럼 서 있고, 잃어버린 다정한 개처럼 서 있겠다. _‘작가의 말’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91010

저자 김금희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이 있다.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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