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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에게 ‘웃음’을 가르쳐주기 위해 천국행을 포기한 아버지의 이야기!

NHK 드라마로 만들어져 일본 열도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히구치 타쿠지의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의 후속작 『천국 마일리지』. 죽은 뒤 웃음만으로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주인공 미무라 슈지가 이승에 남아 있는 요이치로에게 웃는 법과 남을 웃게 하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천국행을 보장해주는 ‘천국 마일리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전학생으로 오며 펼쳐지는 흥미진진하고도 감동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녀석이 한 번도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미무라 슈지는 이승에서 평생 쌓은 ‘천국 마일리지’를 새롭게 시작될 이승에서의 시간과 바꾸기로 결심한다. 6일하고도 2시간 30분 36초가 고작이지만 아이가 죽은 뒤 천국에 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초등학교 6학년으로 환생하여 아들의 반에 전학생으로 오게 된다. 슈지는 과연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랑하는 아들에게 ‘웃음’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일주일 뒤 그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까?

▷ ▷ ▷ 간략한 책 소개

아빠가 죽기 전에 아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 두 가지
1. 웃는 법 2. 남을 웃게 하는 법

눈을 뜨자, 미무라 슈지는 자신이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사이에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에게 남은 길은 천국행, 아니면 지옥행! 이 세상에서 평생 쌓은 선행, 즉 ‘천국 마일리지’로 결정된다. 생전에 선행을 베푼 기억이 별로 없는 슈지는 절망한다. 한데, 놀랍게도 3만 5,940마일이나 쌓아 천국행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비밀은 ‘웃음’에 있었다. 진심으로 웃거나 남을 웃게 할 때마다 0.1마일리지가 쌓이는데, 생전에 슈지는 35만 번이나 웃고 다른 사람을 웃게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슈지는 고민에 빠진다. 아내인 아야코는 밝은 성격에 평소 잘 웃고 남에게 웃음을 주는 성격이라 염려가 없다. 하지만 아들 요이치로(미무)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결국, 슈지는 천국행을 포기한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웃는 법’을, 그리고 ‘남을 웃게 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다. 그는 천국 가는 데 필요한 3만 5,940마일리지를 아낌없이 쏟아 붓고 일주일간 이 세상에서의 삶을 허락받는다.
초등학교 6학년으로 환생하여 아들의 반에 전학생으로 온 미무라 슈지. 그 짧은 시간 동안 슈지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웃음’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일주일 뒤 그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까?

『천국 마일리지』는 NHK 드라마로 만들어져 일본 열도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히구치 타쿠지의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의 후속작으로, 죽은 뒤 ‘웃음’만으로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주인공이 이승에 남아 있는 아들에게 ‘웃는 법’과 ‘남을 웃게 하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천국행을 보장해주는 ‘천국 마일리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전학생으로 오며 펼쳐지는 흥미진진하고도 감동적인 내용을 감고 있다.

▷ ▷ ▷ 추천의 글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무척 재미있었고,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단숨에 히구치 타쿠지 작가의 광팬이 되었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 아마존재팬 독자서평 중에서

“책을 덮고 난 뒤 가슴이 먹먹해져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울고 있는 사람에게는 손수건보다 유머를!” ― 윤미영(43세)

“책을 펼치자마자 밀려오는 감동, 그리고 유머…….
‘유쾌한 감동’이란 이런 게 아닐까!” ― 김연미(29세)
“지금까지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 미무라 슈지만큼 근사한 영혼을 만나 보지 못했다!” ― 김형빈(37세)

“책을 읽는 내내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이 소설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과연 내 아들에게 ‘웃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천국 마일리지’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을까?” ― 고준현(48세)

▷ ▷ ▷ 출판사 보도자료

아빠가 죽기 전에 아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 두 가지
1. 웃는 법 2. 남을 웃게 하는 법

한 번 상상해보자. 어느 날 당신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더니 이승과 저승의 사이, 즉 ‘천국 스테이션’에 있다고. 그렇다. 당신은 죽어 저 세상에 가게 된 것이다.
잠시 후, 천사들이 당신을 찾아와 이제 곧 이승에서의 삶을 평가하여 천국행과 지옥행 중 하나로 행선지가 결정될 거라고 귀띔해준다. 천국에 가려면 3만 마일이 필요한데, 한 번 선행을 베풀 때마다 100마일이 쌓인다고 한다. 즉,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어 천국에 가려면 적어도 300번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천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당신은 절망한다. 평생 살면서 선행을 베푼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한데, 서프라이즈! 놀랍게도, 저 세상에서 당신의 행선지는 지옥행이 아닌 천국행으로 결정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천사에 따르면 선행 외에도 ‘웃음’으로 천국에 갈 수 있는데, 당신에게 그런 엄청난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즉, 진심으로 웃거나 남을 웃게 할 때마다 0.1마일이 쌓이는데, 당신은 자그마치 35만 번 넘게 웃거나 남을 웃게 하여 3만 5,940마일을 쌓았단다. 꼼짝없이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고 절망해 있는 당신은 이 소식을 듣고 그야말로 뛸 듯이 기뻐한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당신은 이내 우울해진다. 왜냐고? 이승에 남겨두고 온 아들 녀석 때문이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평소 잘 웃거나 남을 웃게 하는 아내는 걱정이 없다. 한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 녀석은 한 번도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당신의 고민을 눈치챈 천사는 이승에 돌아가 아들에게 ‘웃는 법’과 ‘남을 웃게 하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고 살짝 귀띔해준다. 이승에서 평생 쌓은 ‘천국 마일리지’를 새롭게 시작될 이승에서의 시간과 바꾸는 방법이 그것. 한데, 천국행을 가능하게 해준 3만 5,940마일을 모두 쏟아부으면 얼마 동안 이승에 머무를 수 있을까? 6일하고도 2시간 30분 36초가 고작이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영원한 기쁨과 행복이 보장되는 ‘천국행’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이승에 남아 있는 아들에게 ‘웃음’을 가르쳐주기 위해, 그래서 그 아이가 죽은 뒤 천국에 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천국행을 포기하고 이승으로 돌아올 것인가?

이 책 『천국 마일리지』의 주인공 미무라 슈지는 위의 상황에서 이승에 남아 있는 사랑하는 아들 요이치로에게 ‘웃음’을 가르쳐주기 위해 과감히 이승행을 선택한다. 초등학교 6학년으로 환생하여 아들의 반에 전학생으로 온 슈지, 과연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랑하는 아들에게 ‘웃음’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일주일 뒤 그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까?

아들에게 ‘웃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천국행을 포기한 한 남자의 감동 스토리!
죽은 뒤 자신이 살던 이승에 돌아와 그곳을 ‘천국’으로 바꿔버린 남자 이야기!!

한 번 더 상상해보자. 당신은 평생 35만 번 넘게 웃거나 남을 웃게 하여 쌓은 3만 5,940마일의 ‘천국 마일리지’를 아낌없이 쏟아붓고 초등학교 6학년생의 몸을 얻어 아들의 반에 ‘일주일간 전학생’으로 온다. 당신에게는 이 짧은 시간 동안 ‘웃음’을 잘 모르는 아들과 단짝이 되어야 하고, 진심으로 웃는 법과 남을 웃게 하는 법을 전수해주어야 한다. 한데, 산 넘어 산! 당신 앞에는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장애물이 연이어 나타난다. 먼저, 첫날부터 당신의 ‘튀는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같은 반 남자아이 몇 명과 심각한 갈등과 다툼이 벌어진 것. 우여곡절의 그 과정에 당신은 ‘피’까지 보게 되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의 경험’과 지혜로 어려운 상황을 모면한다.
한데, 이번엔 당신 앞에 훨씬 크고 심각한 장애물과 도전, 그리고 미션이 주어진다. 자기 자식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똘똘 뭉쳐 아들 반 담임선생님을 학교에서 몰아내려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담임선생님은 반 꼴찌가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려주고 몇 번이고 친절하게 반복해서 설명해주는 마음 따뜻한 분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선생님은 학부모들의 눈 밖에 나고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이제, 당신은 당신의 아들(또는 친구)과 반 아이들을 독려하여 선생님을 지켜내야 한다. 선생님은 학부모들과 마지막 담판에서 며칠 후 참관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전 과목 학습능력을 검증해내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기로 약속한다.
이제 당신은 친구인 아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짜내고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 나간다. 참관수업을 멋지게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선생님을 지켜주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웃음’을 가르쳐주어 천국에 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 과연 당신은 일생일대의 이 미션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

『천국 마일리지』는 NHK 드라마로 만들어져 일본 열도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히구치 타쿠지의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의 후속작으로, 죽은 뒤 ‘웃음’만으로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주인공이 이승에 남아 있는 아들에게 ‘웃는 법’과 ‘남을 웃게 하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천국행을 보장해주는 ‘천국 마일리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전학생으로 오며 펼쳐지는 흥미진진하고도 감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 책속으로 추가 *

“같이 갈래?”
“나랑 같은 방향이야?”
“응, 아마 그럴걸.”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기 시작했다. 키는 요이치로가 약간 더 컸다. 아들은 건널목을 건널 때 하얀색 부분만 밟고 걷는다. 슈지도 뒤에서 요이치로를 흉내 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아들을 웃게 해야 한다. 슈지는 살짝 앞질러가 자동판매기 앞에 섰다.
“있잖아, 자동판매기에는 차가운 음료랑 따뜻한 음료가 있잖아. 그럼 그 중간에 낀 음료는 미지근한 음료일까”
“그런가?”
웃지 않는다. 이게 아닌가.
“그럼, 왕이 넘어지면 뭐라고 하게?”
“…….”
뭐라고 말 좀 해 봐. 맞든 틀리든 말을 해야 재밌지. 왜 그러는 건데?
“몰라.”
왜 바로 포기하는데.
“정답은 ‘킹콩’입니다.”
“그렇구나.”
감탄한 기색은 보이지만, 조금도 웃지 않는다.
“친구랑 모래놀이터에서 모래동산을 만들고 양쪽에서 굴을 파서 중간에서 만나서 악수하면 굉장히 뿌듯하지 않냐?”
요즘 애들은 모래장난 같은 건 시시해서 안 하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들의 웃음을 터트리는 급소를 통 모르겠다. 슈지가 어떻게든 웃겨 보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자니 요이치로가 말을 걸었다.
“『달려라 메로스』 재밌더라.”
“정말? 근데 너, 안 웃더라.”
“마음속으로 웃었어.”
소리를 내어 웃으란 말이다. 그나저나 마음속으로 웃는 건 마일리지로 적립되려나. 일주일 만에 평생 삼십만 번을 웃는 비결을 가르쳐 주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예상보다 훨씬 버겁다. 슈지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너, 일주일 후면 전학 간다며?”
“고작 일주일이지만 신나는 일이 잔뜩 생겼으면 좋겠어.”
슈지가 웃는 얼굴로 대답하자 요이치로는 배시시 웃었다. 지금 웃음은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려나? 슈지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 91~92쪽

“참관수업에서 뭘 보여 줄 생각이람.”
한 엄마가 빈정대는 말투로 질문하자 게이코 선생님이 말했다.
“참관수업 날 최고의 수업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육 학년 삼 반 아이들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 말에 아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뭐야, 다른 반보다 진도도 늦고 평균점수도 꼴찌잖아.”
술렁거림이 한층 커졌다.
“어떤 과목으로 증명할 생각일까?”
“국어, 아니, 사횐가? 아니다, 수학…… 혹시 도덕?”
“당신 말이야. 우릴 우습게 보는 거야, 뭐야?”
부모 중 한 사람이 거친 말투로 윽박질렀다.
“자자, 다들 고정하시고. 게이코 선생님도 학부모분들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설명해 보세요.”
교장 선생님이 허둥지둥 중재에 나섰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암기하기만 해서는 입시 이외의 곳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참지식이죠. 자신의 깨달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그 사람이 다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합니다. 제가 말하는 우수함이 바로 그런 힘입니다. 아이들은 공부의 의미를 착각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암기가 아닙니다. 자유롭게 발상을 펼쳐 나가기 위한 날개입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저희 교사의 역할입니다.”
“발상의 날개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이 답답한 양반아, 지금은 하나라도 더 많은 문제를 풀어서 입시에 합격해야 한다니까.”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게 교사의 역할 아니야?”
부모들은 한마디씩 거들었다. 아이들이 공부의 의미를 오해하는 건 부모들 탓이라고 슈지는 생각했다.
그 순간, 부모 중 한 사람이 말문을 열었다.
“재밌겠네요. 게이코 선생님이 그렇게 자신 있다면 국어, 수학, 과학, 사회 전 과목에서 증명해 보이면 되겠네요. 안 그래요?”
그 제안에 다른 부모들도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듯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게이코 선생님이 하는 말도 타당하지만, 아이들에게 증명해 보이게 만든다는 계획은 지나치게 무모하다. 부모들의 도발에 넘어가면 끝장이다. 슈지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알겠습니다. 국어, 수학, 과학, 사회, 전 과목에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넘어갔다! 아이들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비명을 내질렀다. 마치 뭉크의 <절규> 같은 광경이다.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전 과목에서 증명해 보인다니 지나치게 무모하다. 게이코 선생님은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증명하지 못할 때는 담임에서 물러난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 148~151쪽

프롤로그_ “신이시여, 제가 아들과 단짝이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제1장_ 천국 스테이션
제2장_ 일주일 동안 전학생
제3장_ 전학 이틀째(화)
제4장_ 전학 사흘째(수)
제5장_ 전학 나흘째(목)
제6장_ 전학 닷새째(금)
제7장_ 전학 엿새째(토)
제8장_ 전학 마지막 날(일)
제9장_ 다시, 천국 스테이션

에필로그_ 미련 없애기 투어

슈지는 아마노에게 마일 수를 적은 종이를 받았다. 그리고 숫자 부분을 손으로 가리고 한 자릿수부터 순서대로 손으로 가린 부분을 치워 가며 발표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마노는 못마땅한 기색 없이 부탁하는 대로 해 주었다.
“이러면 될까요?”
아마노는 종이를 손으로 가렸다.
“네. 그럼 순서대로 발표 부탁하겠습니다.”
“일 단위 수가 영. 십 단위 수가 사. 백 단위 수가 구. 천 단위 수가 오.”
믿을 수 없다, 오천 마일이나 쌓였다. 여기까지 듣고 나니 만 단위 수도 기대하게 된다. 과연.
“만 단위 수는…… 삼.”
“헉!”
맙소사! 엉겁결에 속마음이 새어나왔다. 그렇다는 건…….
“삼만오천구백사십 마일입니다.”
“말도 안 돼요!”
목소리가 갈라졌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축하합니다! 천국행이 결정되셨습니다. 이 정도 점수면 충분히 행복한 사후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잠깐만요. 그게 정말 제 마일리지가 맞나요? 다른 사람을 도운 기억이 별로 없는데요. 뭔가 착오가 있었다거나 자릿수를 잘못 세신 게 아닐까요?”
아마노는 다시 한 번 확인하더니 말했다.
“아니요.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덕을 쌓았다고 할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아마노는 명세표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말씀하신 대로, 미무라 씨는 이승에서 많은 선행을 쌓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터라 착한 일을 해서 쌓은 포인트는 얼마 안 되죠. 탈탈 긁어모아도 삼백 마일 정돕니다.”
그럼 어떻게 그토록 터무니없이 높은 마일리지를 쌓았단 말인가.
“대신 많이 웃고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셨군요.”
“웃기만 해도 마일리지가 쌓인단 말입니까.”
“네. 진심으로 웃거나 남을 웃게 하면 한 번에 영점일 마일이 쌓입니다. 미무라 씨는 엄청나게 많이 웃고, 또 웃음을 주셨네요.”
요컨대, 단순계산으로 삼십오만 번 이상 웃거나 주위에 웃음을 퍼트린 셈이다.
“저도 이 일을 한 지 제법 오래됐는데, 웃음 횟수만으로 천국에 가는 분을 만나 뵙기는 처음이군요.”
― 26~27쪽

“미련을 없앨 수 있습니다.”
아마노가 말했다.
“자세히 좀 설명해 주세요.”
“미련에 관한 기억을 지우는 거죠.”
기억을 삭제한다는 말인가…….
“염려 마십시오. 기억을 삭제했다는 사실조차 기억할 수 없으니까요.”
내가 웃을 수 있었던 것도 다 가족 덕분이다. 이런저런 재미있는 일들을 생각할 여유가 있었던 것도 가족 덕분이다. 아무리 일이 고달파도 불평을 늘어놓는 대신 웃을 수 있었던 것 또한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련을 지운다는 건 가족을 잊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만.”
아마노가 입을 열었다.
“방법이 있기는 있습니다.”
아마노가 잠깐 거들었지만, 주저하는 태도가 역력했다.
“어떤 방법이죠?”
슈지는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아마노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천국 마일리지를 사용해서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정말이죠?”
슈지는 아마노에게 달려들며 말했다.
“……네. 근데, 요즘 환율 상황이 좋지 않아서요.”
“마일리지를 전부 사용하면 며칠 동안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까?”
아마노는 계산기처럼 보이는 물건을 꺼내 계산했다.
“마일리지를 전부 사용하면 엿새하고 두 시간 삼십 분 삼십육 초 동안 돌아갈 수 있습니다. 완전히 손해 보는 장사라니까요. 앞으로 영원히 천국에서 살 수 있는데, 이승에서는 고작 일주일밖에 지낼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이 시스템은 아무도 이용하지 않으려고 해요.”
“엿새라. 그 정도면 어떻게든 손을 써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슈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4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