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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 : 메르스 사태 최전방에서 돌아온 의료인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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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지 모를 우리 현실에 대한 진단서

    이 책은 당시 메르스 사태 한가운데에서 그리고 여러 의료 현장과 연구실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린 의료 시스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의료인들의 증언과 고백을 담았다. 도대체 "왜 메르스 감염병은 사태가 되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만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던 의료인 10명이 '메르스 사태 인터뷰 기획팀'을 꾸려,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최전방인 응급실의 의료진과 개인 병원, 종합병원, 공공병원 등의 의료진을 모았다. 그들의 입을 통해 의료 시스템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하고, 한국 공공의료의 취약함과 의료 시스템 전반의 부실을 고백하고 반성하며 성찰한다.

    출판사 서평

    메르스 사태로 진단한 한국 공공의료 시스템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환자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메르스가 전파된 국가가 하필 한국이었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2차, 3차 감염자가 속속 나타났다. 확진자만 186명(사망자 38명)이었고, 격리되었다 해제된 사람은 16,752명에 달했다. 세월호 때와 비슷하게도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그놈의 컨트롤타워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도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해하지 못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서로를 의심하면서 타인을 낙인찍기도 했다. 의료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지만, 공공의료의 수준은 세계 최하임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책은 당시 사태 한가운데에서 그리고 여러 의료 현장과 연구실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린 의료 시스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의료인들의 증언과 고백을 담았다. 도대체 "왜 메르스 감염병은 사태가 되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만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던 의료인 10명이 '메르스 사태 인터뷰 기획팀'을 꾸려,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최전방인 응급실의 의료진과 개인 병원, 종합병원, 공공병원 등의 의료진을 모았다. 그들의 입을 통해 의료 시스템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하고, 한국 공공의료의 취약함과 의료 시스템 전반의 부실을 고백하고 반성하며 성찰한다. 그러나 '의료민영화'라는 '감염병'이 아직 도사리고 있는 곳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땅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지 모를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우리 현실에 대한 진단서이다.

    초기 방역, 응급실, 공공의료 그리고 인권
    이 책에 수록한 여덟 인터뷰의 주제는 크게 넷이다. 먼저 가장 근본적인 의문인 초기 방역 대응 과정을 살핀다. 흔히들 메르스는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된 경우가 많다. 또 각자의 입장이나 역할에 따라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는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처럼 아무도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각기 다른 입장의 의료인들의 입을 통해 진실의 파편을 조금 더 세밀하게 맞춰보고자 했다.
    두 번째 주제는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면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인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태를 생생하고 자세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메르스와 관련한 의료진이 누구인지 물으면, 감염병 전문의만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메르스 현장, 그 최전방은 바로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이 포진한 응급실이다. 감염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사람과 거의 무방비 상태의 의료진이 만나야 하는 공간이다. 정체도 모르고 지침도 없는 실체와 어쩌면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가치, 바로 생명의 고귀함을 다시 상기시킨다.
    세 번째 주제는 보건당국,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이 어떻게 협력하고 대응했는지를 살폈다. 바로 공공의료 시스템의 문제다. 메르스 사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어떻게 작동하지 않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야 옳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를 보면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미국 의료제도가 그대로 고발된다. 그러나 그런 미국조차 공공의료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나음을 이번 사태는 보여준다. 인터뷰한 의료인들조차 놀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현실에, 사태가 터지면 공수표를 날리며 카메라 플래시만 터트리고 가는 무책임한 권력자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마지막 주제는 인권, 의료인 감염이다. 특히 인권과 의료인 감염 문제는 메르스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어느 언론에서도 거론한 적이 없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메르스 확진 환자는 물론 의심 환자도 격리되어야 했다. 그러나 사람을 격리하는 사안을 놓고 우리 사회는 그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는 격리 조치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인권 침해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당시의 그 조치가 합당했는지를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해 의학적, 과학적인 이의를 제기한다. 그리고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감염의 공포와 외롭게 싸워야 했던 의료인들도 기억해야 한다. 감염을 막아야 할 의료인이 감염되는 문제는 바로 의료 시스템의 존립과 직결한다.

    메르스가 지나간 자리
    어떤 사람은 메르스 사태가 터진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우리나라에 들어올지 모르기에, 국가 방역과 공공의료 체계를 확실하게 손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2년 전 우리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손 놓고 생중계로 지켜보아야 했다. 그리고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컨트롤타워'처럼, 그 후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없다. 이 책을 마무리할 즈음 의료인들도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제2의 메르스 사태를 겪을지도 모른다. 불안감에 휩싸여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탔지만, 인파 속 누군가 터트린 기침 소리에 놀라 불쾌감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결국 메르스 사태 때와 똑같은 말을 되뇌다가 제3의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메르스 사태는 '계기'는 아닐지 몰라도 '경고'임에는 분명하다. 공공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데에도 계산기를 두들겨야 하는 우리 사회에, 다만 마지막 경고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과 변화의 싹이 트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이 책을 펴낸다.

    메르스란
    메르스MERS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약자이다. 사스SARS의 경우처럼 '머스'라고 표기해야 하나, 관계 기관에서 최초 '메르스'로 표기했고, 이 표기가 통용되었다. 메르스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호흡기감염증이다.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 대부분은 중증급성하기도질환(폐렴)을 보인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다. 그 외에도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난다.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호흡부전, 폐혈성쇼크, 다발성장기부전과 신부전을 동반한다. 잠복기는 최소 2일에서 최대 14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치명률이 30~40퍼센트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20퍼센트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봉낙타와 접촉한 경우 감염된다고 보고되었으나,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 간 밀접접촉으로 병원 내에서(원내감염) 또는 가족 간에 전파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목차

    프롤로그 - 눈감을 수 없었던 의료인들의 고백

    첫 번째 인터뷰: 어느 봄날을 기억하다
    최고 수준의 의료, 최저 수준의 보건
    낙인 찍힌 평택
    질병관리본부의 현실
    그리고 공공의료 시스템
    정부의 책무
    공공의료라는 빅 피처

    두 번째 인터뷰: 두 내과의사와 스위스 치즈 모델
    수원의료원과 티아라의 의지?
    안전불감증에 걸린 국가의 지침
    의료 시스템과 사회 재원의 배분
    정부, 공공병원, 민간 병원 그리고 소통
    생명을 대하는 태도와 현실

    세 번째 인터뷰: 의료 현장의 최전방, 응급실 이야기
    메르스 환자의 방문
    응급실 사람들의 사투
    권역별 의료센터와 의료 시스템
    감염병과 응급의학과
    우리의 적은 누구인가

    네 번째 인터뷰(주제토론): 사전 예방의 원칙 그리고 인권
    네 개의 시선
    사전 예방의 원칙
    격리 대 인권
    인권침해와 국가의 폭력
    공포와 불안을 넘어

    다섯 번째 인터뷰: 바이러스, 매뉴얼 밖에서 활개 치다
    매뉴얼에 갇히다
    봉쇄된 8104호, 봉쇄된 대응
    불엽화음 속에 꾸려진 즉각대응팀
    부실한 소프트웨어와 의심하는 힘

    여섯 번째 인터뷰: 바이러스가 지나간 길, 지나갈 길
    공중보건위기대응사업단과 삼성서울병원
    사태 초기, 또 다른 이야기
    정치의 힘과 감염 예방 시스템
    뜻밖의 현실

    일곱 번째 인터뷰: 감염된 공공의료의 사회
    바이러스에 맞서는 두 가지 방법
    반공공적인 공공병원 정책
    점과 선의 복합체, 공공의료

    여덟 번째 인터뷰: 무엇을 살려야 하는가
    1차 의료기관이 제 기능을 하려면
    응급환자가 없는 응급실
    원내감염 그리고 의료인과 니들스틱
    목숨을 걸고 싸우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것

    에필로그 - 적어도 국가라면, 공동체라면

    메르스 사태 일지
    인터뷰이 소개
    메르스 기획인터뷰 준비 모임 소개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후원자

    본문중에서

    6월 3일이었어요. 청와대에서 민간 전문가 회의를 열었어요. 저도 갔습니다. 그곳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라. 신뢰를 회복하는 첫째 방법이다. 전 국민에게 병원명을 공개하기 어려우면 최소한 의료진에게는 알려줘야 대처한다. 환자를 선별해서 다른 피해를 막아야 한다. 실수를 만회하려고 무리수를 두면, 손발이 되어야 할 보건소가 못 움직인다. 그러면 결국 시스템이 마비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휴교다. 당장 휴교를 중단해라. 그런데 그러고 나서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렸어요. 즉각대응팀이 생겨 저는 한 달 반을 완전히 거기 매여 살았어요. 삼성서울병원에 두 번째 유행이 시작되어 이미 손쓸 수 없을 때였어요. 저는 제 병원 버리고 남의 병원 지키러 간 거죠. 삼성이나 평택 같은 상황이 생기면 안 되기에 온갖 무리수를 두면서 일했어요.
    (/ p.22)

    공공의료 시스템의 필요성을 그렇게 떠들어도 안 갖춰줬어요. 국립 서울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돈을 잘 버는 병원장이 표창을 받는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지는 나라가 우리나라거든요. 공공의료 시스템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제가 보기에 답이 없어요. 지구상의 어느 나라에서도 민간 병원에서 전염병을 막는 곳은 없어요.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공공'이라고 하면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진보'라고 여기는 이상한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 p.44)

    상황이 끝나고 나서 경기도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공공병원이 앞으로도 선봉에서 환자를 모아 진료할 수 있으려면 그렇게 해야 된다고 하면서요. 문제는제는 수원의료원 규모의 병원이 중증 환자를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춘다면 평상시에는 손해라는 거죠. 중증 환자 대부분은 그 병원에 안 갈 테니까요. 그런 시설을 나중에 갑자기 만들지는 못하니 손실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하지 않을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안전에 대해서 비용 효과를 말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는 순간 안전을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 p.96)

    열다섯 번째 환자를 봤던 인턴 선생이 있는데요, 흔히 인턴 선생들에게 임프레션(추정 진단)해보라고 하거든요? 보통은 잘 못 맞추죠. 그런데 그 선생은 폐렴이 있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심한 증상과 피지컬(신체검진) 소견을 보인 거죠. 결국 그 인턴 선생은 저한테 "임프레션 맞췄어, 훌륭해"라는 칭찬을 받고는 며칠 후에 격리되었어요. (웃음) 어쨌든 그 환자는 입원했어요. 나중에 그 환자의 주치의 교수님이 "이상하다. 임상적으로 안 맞는다"라고 하시더군요. 객담 등에서 박테리아가 안 나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열은 계속 나고, 폐렴 증세는 있는데도.......
    (/ p.118)

    제가 전시 행정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게 실질적으로 환자들한테 도움되지 않는다는 의미예요. 보통 응급실 앞에 선별진료소를 운영하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지하주차장에서 환자가 올라와요. 이미 거기서부터 다른 사람들과 동선이 겹쳐요. 그러면 선별진료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선별진료소는 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조건에서 운영할 때 가능하죠. 또 선별진료소는 환자에게 일종의 낙인을 찍는 거예요. 너는 위험한 사람이라는....... 결국 선별진료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평상시에 일상적으로 환자를 분류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죠. 감염 환자, 중증 환자 모두 포괄해 분류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말이죠.
    (/ p.154)

    예전부터 사전 예방의 원칙에 따라서 격리했다고 하셨는데요, 공중보건에는 전통적으로 사전 예방도 있고, 인간 개종도 있고, 우생학적 조치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서로 다 연결되었고요. 인권적 접근은 1990년대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HIV를 계기로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공중보건의 방향이라는 점을 세계보건기구에서도 강조한다고 알고 있어요. 공중보건에 필요한 조치를 어느 수준으로 합의할 수 있는지, 인권을 얼마나 제한할 수 있는지, 이런 걸 고민해야 하죠. 이런 합의 덕분에 아무리 사전 예방의 원칙이라도 무소불위의 법칙은 아닌 것 같아요.
    (/ p.178)

    "매뉴얼이 없다. 지침이 없다"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매뉴얼과 지침은 언제나 과거에 일어난 일을 정리한 것일 뿐입니다. 새로 일어난 일을 예상하고 써진 텍스트가 아니죠. 기초적인 방향만 제시할 뿐입니다. (중략) 이번 사태 역시 지나간 상황을 돌아보면 거의 대부분 매뉴얼을 '너무 잘' 지켜서 문제가 일어났어요. 중동의 메르스 발생 국가 10개국에 속하지 않은 바레인에 갔다 왔다니까 첫 번째 환자를 메르스 의사 환자로 신고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일을 예로 들 수 있겠죠. 매뉴얼에 갇혀버려 그 경계를 넘어 사고하지 못하는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 pp.207~208)

    그날 또 중요한 점은 '환경'에서 검체를 채취한 것이었어요. 거기가 4층이었는데, 환자는 8층에 있었거든요. 말라리아 기생충과에 있는 이상은 박사님이 파견 나와 있어, 그 선생님 팀이 8층에 가서 검체를 채취했죠. 그때만 해도 우리는 그 병원에서 메르스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병원에서 다 소독했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첫 환자가 확진된 20일 이후 8층을 비웠고, 28일 다른 환자가 나온 다음 날 병원 문을 닫았잖아요. (중략) 그런데 이틀 후 검사 결과를 보니, 에어컨필터, 손잡이, 화장실 등 온갖 곳에서 검체가 다 나온 거예요.
    (/ p.249)

    요사이 국립대 병원 평가 때문에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국립대 병원을 경영지표로만 평가하는 것은 문제다. 그러니 국립대 병원에서 가난한 환자를 진료하려고 하지 않는다. 본다고 하더라도 보증을 세우라고 한다.' 교수들은 수술 몇 건 하느냐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답니다. 사실 지방 의료원 같은 공공병원도 그 측면에서 크게 자유롭지가 않아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지방의료원법)을 보면 당기순손실이 연속 3년 발생하면 병원 경영과 관련해서 정부가 간섭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요. 저는 그게 독소 조항이라고 생각해요. 당기순손실이라는 것이 결국은 수익이 안 난다는 뜻이거든요. 공공병원은 운영상 불가피하게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 pp.285~286)

    룰이 하나도 없어요. (중략) 청소 문제도 그래요. 깨끗한 구역, 준오염 구역, 오염 구역을 구분하는 것부터 각 구역별 청소 방식과 도구 등도 문제였어요. 아무 룰이 없으니까요. 심지어 쓰레기통 배출구 방향도 문제예요. 그래서 저희는 직접 룰을 만들었어요. 이게 맞다, 저게 맞다 토론하면서 만들었죠. (중략) 메르스 환자 중에 중환자가 굉장히 많았잖아요? 누군가 환자 옆에 붙어 있어야 해요. 옆에서 산소 봐주고, 석션해주고, 네블라이즈(천식 치료용 흡입분무 치료기) 해줘야 하는데요, 그 모든 일을 간호사가 다 해야 하죠. 환자의 분비물 처리까지도요. 간호사들 진짜 펑펑 울었어요.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 없고, 장비는 허접한 거 주면서 일만 시키니까요. "1,800원 짜리니, 40,000원 짜리니 아껴 써"라고 하면서요.
    (/ pp.325~326)

    언론에 "살려야 한다" 이 말이 많이 나와서 아시겠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때 좌절감을 느꼈어요. 열네 번째 환자가 있을 때였죠. 우리는 그 환자분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어요. 그래서 저희 펠로우 선생님이 궁서체로 그 말을 써서 환자 이름(간호사실 칠판) 위에다 붙여놓은 거예요. 그런데 청와대에서 와서 보니까 그 말이 와 닿은 거죠. 그래서 '저걸' 살려야 된다, 이렇게 된 거예요. 그 '문구'를 살려야 된다는 거죠. 청와대에서 홍보 담당자가 와서는 그 문구를 열 장 출력해서 여기저기 붙였어요. 진짜 살려야 할 건 사람인데, 왜 저렇게 할까,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 p.331)

    저자소개

    메르스 사태 인터뷰 기획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63권

    소외받는 계층의 건강권을 넓히고 한국 의료의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계, 사회운동단체, 의료인 단체, 인권단체, 정당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료인들이 있다. 이들은 메르스 감염병이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되고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초래되던 과정을 지켜보면서 '왜 메르스 감염병은 사태가 되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만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의사에게조차 알려진 정보가 매우 부족해 혼란스러운 상황은 지속되었다. 2015년 7월 초 처음으로 모인 이들은 서로의 궁금증과 의견을 나누었다. 그 결과 다양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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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6.05.15~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45종
    판매수 19,813권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로 20여 년간 50여 권의 인터뷰집을 냈다. 인터뷰라는 장르 안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서 삶에 관한 깊은 시선과 태도를 배우고,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주요 인터뷰집으로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닥치고 정치],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 경제를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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