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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 길상호 시집[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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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길상호
  • 출판사 : 천년의시작
  • 발행 : 2016년 04월 28일
  • 쪽수 : 9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0212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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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내면에 펼쳐져 있는 불안과 고통을 가감 없이 털어놓다

    시작시인선 0082권.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길상호 시인이 2007년에 출간한 [모르는 척]을 수정·증보한 개정판 시집이다.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기존의 자연친화적인 서정성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펼쳐져 있는 불안과 고통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추천 글에서 이재무 시인이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그의 시에서는 사물어들의 형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집에서 눈길을 끄는 사물어 ‘물고기’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일그러진 형태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화상을 입었거나, 광어가 되어가고 있거나 지독한 비린내(언어)를 풍기고 있다. 이는 시인과 동일시되는 시적 주체가 외적 억압의 현실 속에서 수인囚人의 시간을 가까스로 견인해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반면 그 상한 몸의 물고기들을 가슴에 담아놓고 보듬는 시인의 모습을 통해 그가 지니고 있는 세상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병들어가는 세상에 초점을 맞춘 시인의 눈도 붉게 충혈이 심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통을 모르는 척하며 詩作에 더욱 몰두하는 시인, 세상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 하나를 이 시집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다.

    추천사

    길상호는 우리말을 자유자재 능란하게 구사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시인이다. 언어의 바느질 솜씨는 촘촘하기 이를 데 없어 누빈 자국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두 번째 시집 [모르는 척]?에서 우리는, 예의 언어에 대한 남다른 자의식과 더불어 그가 즐겨 쓰는 사물어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애용하는 사물어들은 대개가 시적 주체의 내면적 현주소를 반영하거나 표상하는 것들로서 시의 미래까지를 가늠해주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사물어는 물고기인데, 시의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한결같이 상해를 입었거나, 다른 주파수를 지녔거나, 다른 농도 속에 살고 있거나, 화상을 입었거나, 광어狂魚가 되어가고 있거나 지독한 비린내(언어)를 풍기고 있다. 이는 시인과 동일시되는 시적 주체가 외적 억압의 현실 속에서 수인囚人의 시간을 가까스로 견인해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우리 시대 몸피 작은 시인의 초록처럼 여리고 섬세한 감성이 가공할 자본의 무차별적인 횡포와 공세에 무방비로 철저히 유린당하는 현실이 아프고 괴롭다.
    ― 이재무 / 시인

    목차

    제1부
    물의 집을 허물 때
    길상號를 보았네
    향기로운 배꼽
    차 한 잔
    정전기처럼 너는
    물고기는 모두 꽃을 피운다
    탁족濯足은 뜨거워라
    허공 지팡이
    심해, 그리고 호수
    장마 속의 잠
    풍경 소리
    너의 발자국엔 뿌리가 있다
    껍질의 본능
    저녁에 떠나는 사람
    유전 혹은 재활용
    그림자에게도 우산을

    제2부
    어미를 먹은 기억
    모르는 척, 아프다
    구두 한 마리
    돌탑을 받치는 것
    열매 떨어진 자리
    실 감는 여자
    세다리물고기
    어떤 노숙자
    손을 타다
    귤껍질을 까세요
    잘 자라 우리 아가
    붉게 익은 뼈
    나방의 날개
    발자국을 그냥 내버려둬요
    배관 속을 헤엄치던 한 무리 시인들
    물에게 속다
    양파야 싹을 올리지 마라
    다큐멘터리

    제3부

    안개에게 물린 자국이 없다
    버려진 손
    도무지
    수상한 냄새
    악몽은 머리에 둥지를 틀었다
    한 켤레 운동화
    눈꽃에 앉은 나비를 보라
    수족관의 겨울
    거미줄로 쓰다
    명치에 치명적인 붉은 점이
    개미의 바느질
    계단이 없다
    바다에는 썩은 물고기가 산다
    구부러진 상처에게 듣다
    헐렁헐렁
    멸치의 표정

    제4부
    집 아닌 집 있다
    거주자우선주차구역
    이태원에 산다
    서울이여, 안녕
    얼음계단
    이 가는 남자
    다큐멘터리 2
    버드나무 가든
    나이테를 돈다
    서울쥐는 울었네
    비의 뜨개질
    조금 가서 비

    해설
    문혜원 -나의 생은 불안으로 삐걱거린다

    본문중에서

    심해로 들어간 물고기는
    가혹한 수압을 견디기 위해
    부레 속에 기름을 채운다,
    물고기의 부레를 꺼내 불붙이면
    활활 세상은 밝을 것이다,
    나의 시는 언제
    심해에 다다를 것인가?
    (/ '시인의 말' 중에서)

    술 취해 전봇대에 대고
    오줌 내갈기다가 씨팔씨팔 욕이
    팔랑이며 입에 달라붙을 때에도
    전깃줄은 모르는 척, 아프다
    꼬리 잘린 뱀처럼 참을 수 없어
    수많은 길 방향 없이 떠돌 때에도
    아프다 아프다 모르는 척,
    너와 나의 집 사이 언제나 팽팽하게
    긴장을 풀지 못하는 인연이란 게 있어서
    때로는 축 늘어지고 싶어도
    때로는 끊어버리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감전된 사랑이란 게 있어서
    네가 없어도 나는 전깃줄 끝의
    저린 고통을 받아
    오늘도 모르는 척,
    밥을 끓이고 불을 밝힌다
    가끔 새벽녘 바람이 불면 우우웅……
    작은 울음소리 들리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인연은 모르는 척
    (/ '모르는 척, 아프다' 중에서)

    삼성시장 골목 끝 지하도
    너는 웅크리고 누워 있었지
    장도리로 빼낸 못처럼
    구부러진 등에
    녹이 슬어도 가시지 않는
    통증,을 소주와 섞어 마시며
    중얼거리던 누더기 사내,
    네가 박혀 있던 벽은
    꽃무늬가 퍽 아름다웠다고 했지
    뽑히면서 흠집을 냈지만
    시들지 않던 꽃,
    거기 향기를 심어주는 게
    너의 평생 꿈이었다고
    깨진 시멘트 벽처럼 웃을 때
    머리카락 사이로 선명하게
    찍혀 있던 망치 자국,
    지하도는 네가 뽑힌 구멍처럼
    시큼한 녹 냄새가 났지
    (/ '구부러진 상처에게 듣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출생지 충남 논산
    출간도서 8종
    판매수 432권

    197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 [우리의 죄는 야옹], 사진에세이 [한 사람을 건너왔다]를 출간했다. 현대시동인상, 천상병시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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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시인선 시리즈(총 315권 / 현재구매 가능도서 26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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