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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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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대프니 듀 모리에가 선사하는 매혹적인 심리 미스터리

    20세기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작가 중 하나이자 ‘서스펜스의 여왕’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칭송받는 대프니 듀 모리에의 열한 번째 장편소설 [희생양](1957)이 출간되었다.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로 인해 일찍이 자기 내면은 남성이라 믿어왔고 일생 ‘이중 정체성’의 갈등에 대해 천착했던 작가가 자신을 투영하여 쓴 [희생양]은 국적도, 신분도, 성격도 전혀 다르지만 단 하나, 한 사람인 듯 똑같이 생긴 ‘얼굴’을 가진 두 남자 ‘존’과 ‘장 드게’의 이야기이다. 듀 모리에는 오랫동안 문학적 소재로 사랑받은 쌍둥이 주제를 특유의 심리적 리얼리즘 기법과 직접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이 가득한 심리 미스터리로 창조해냈다.

    출판사 서평

    뮤지컬 [레베카], 히치콕의 영화 [새] 원작자
    대프니 듀 모리에가 선사하는 매혹적인 심리 미스터리


    영국 고딕 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받는 듀 모리에는 초자연적이고 초일상적인 요소들이 일상에 스며들었을 때 느끼는 공포를 통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어둠을 드러내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인 작가였다. 그녀는 현실과 꿈이 모호하게 뒤섞인 듯한 기묘한 동화 같은 세계 속에서 외면되었던 무의식, 욕망, 억압된 자아를 암시했고, 이러한 작가의 스타일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 [희생양]이었다.

    "그는 내 그림자고, 나는 그의 그림자"였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는 한 남자의,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마주하는 기묘한 여행


    "설마 악마는 아니겠지요?" 우연히 마주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 장 드게. 그에게 끌려가듯 들어간 허름한 호텔 방에서 나란히 거울을 바라보았던 기억을 마지막으로, 다음 날 지독한 숙취 속에 존이 깨어났을 때 장은 그의 모든 신분을 훔쳐 사라지고 없었다......
    휴가를 맞아 온 프랑스에서 하룻밤 사이 모든 소지품을 도둑맞은 존 앞에 나타난 ‘장 드게 백작’의 운전기사에게 자신은 장이 아니라는 존의 해명은 스스로가 영국인 존임을 증명할 신분증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농담으로 여겨질 뿐이다. 하는 수 없이 드게 가문의 영지 생질 성으로 향하게 되는 존. 이제 장이라는 이름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남자 인생의 주인이 된 존이 겪는 일들은 서스펜스적인 전개 속에 마치 한낮의 악몽처럼 펼쳐진다.
    소심하고 무심한, 그리하여 세상에서 동떨어진 실패한 외톨이 인생을 살았다고 후회하던 프랑스 역사학자 존은 자신을 장이라 믿는 사람들 틈에서 서서히 자유로움을 느끼며 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데 빠져들어 간다. 그러나 그가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의도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사건들을 일으키고, 공포와 유머가 종이 한 장 차이처럼 공존하듯이 존의 가면극은 불안하게 흘러가는 가운데서도 희극처럼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을 연출한다.
    한편 환영을 보는 소녀, 종교에 광신적인 장의 누나, 갑작스러운 기분 변화를 드러내는 백작 부인 등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속 왕궁 사람들처럼 가시덤불에 갇혀 미래에서 차단된 채 무기력한 상태에 놓여 있는" 생질 성의 사람들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그들을 깊이 잠식하고 있다. 나치 독일 점령기로부터 12년 후인 프랑스의 작은 마을, 모두가 묻어두었던 전쟁 당시의 기억들과 음산한 성에 숨겨진 오랜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 보이는 가운데 장 드게의 희생양으로서 장이 저지른 많은 잘못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게 된 존이 장 드게의 진정한 죄를 깨닫는 순간, 가면극은 극적인 변화를 맞는다. [레베카]의 이름 없는 주인공 ‘나’처럼 성姓이 밝혀지지 않는 주인공 존. 자아를 찾지 못한 채 "내 안의 다른 나를 자유롭게" 만들고 싶어 한 그는 과연 실패한 삶을 극복하고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스크린이 사랑한 작가 듀 모리에의 다른 많은 작품들처럼 [희생양] 역시 1959년 앨릭 기니스 경 주연의 영화로 한 차례 제작되었고, 2012년에는 텔레비전 영화로 방영되었다. 두 영화 모두 저마다 독특한 각색으로 조금씩 다른 결말을 이끌어내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였는데, 2012년판 [희생양]에서는 이야기의 배경을 1952년, 원래 왕이 될 운명이 아니었던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을 앞둔 영국으로 옮기면서 눈길을 끌었다.

    추천사

    “악몽으로 채색된, 멋지고 독창적인 소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러먼트

    “얼마나 근사한 스릴러인가!”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눈부시게 기발하고 대단히 재미있는 소설.”
    - 뉴욕 타임스

    “선과 악, 구원과 정체성의 주제로 점철된 이 작품은 더욱 야심 차고 더욱 다채로워졌다.”
    - 르몽드

    “이 책은 이야기가 끝나야 할 적절한 지점에서 멈춘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이 끝의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종종 궁금해한다.”
    - 조 월턴 / SF,판타지 소설가

    본문중에서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충격과 공포, 구역질이 모두 뒤섞인 듯 묘한 기분이 되었다. 상대의 얼굴과 목소리는 내게 너무도 익숙했다.
    나는 또 다른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 p.16)

    우리는 오싹할 정도로 똑같았다. 무늬 벽지와 삐걱거리는 바닥으로 이루어진 방이 마치 바깥세상으로부터 차단된 무덤 같았다. 우리는 함께 거기 있었고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가 내 떨리는 손에 코냑 담긴 양치 컵을 들려주었고 자기는 병째 마셨다. 그러고는 내 목소리처럼 불안정한 소리로 “내가 당신 옷을 입고 당신이 내 옷을 입어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말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바닥에 쓰러질 때 둘 중 한 사람은 큰 소리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 p.34)

    나는 충동적으로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한 후 내려서 정적 속에 잠시 서 있었다. 뒤쪽으로 해가 지면서 하늘이 검붉게 물들었고 하얀 안개가 피어올랐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땅을 최초로 탐험하는 누구라 해도 그 텅 빈 길에 선 나보다 더 고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적이 땅에서 올라왔다. 오랜 세월이, 백만 년의 시간이, 그 위에서 벌어진 역사가, 그 땅에서 먹고살다 죽은 사람들이 쌓여 만들어진 정적이었다. 그 어떤 생각이나 말, 행동으로도 땅의 정적을 깰 수 없었다. 그곳, 내 발밑과 내 주변에 본질이 있었다. 그 한순간 나는 내 고통과 의혹, 좌절에 대한 답에 접근했다. 내면의 충동을 따라 트라피스트 대수도원을 향해 북쪽으로 차를 몰아가는 것보다 어두워지는 하늘 아래 펼쳐진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 해답에 훨씬 더 가까웠다.
    (/ p.46~47)

    “약인데. 엘릭시르래.” 아이는 큰 소리로 설명서를 읽기 시작했다. “인체 기관의 기능을 높임. 발기부전을 해결하는 호르몬 약제. 발기부전이 뭐야, 아빠?”
    더 이상 읽지 못하도록 폴이 약병을 낚아챘다. “자, 이리 주고 조용히 하렴.” 폴은 약병을 윗옷 주머니에 넣고 격분한 얼굴을 내게 돌렸다. “이게 장난이라면 나한테는 전혀 재미가 없는걸.”
    그는 벌떡 일어나 나가버렸다. 간담 서늘한 침묵이 식당에 가득 찼다.
    (/ p.131~132)

    내가 밤 인사를 하러 갔을 때 프랑수아즈는 책을 읽다가 창백하고 무심한 뺨을 내 쪽으로 돌렸다. 나는 다시금 안도감보다는 죄의식을 느꼈다. 장 드게의 죄가 희생양 덕분에 열 배나 늘어나버렸다는 죄책감이었다.
    (/ p.188)

    “무엇을 했냐고요? 아무것도 안 했답니다. 동료 병사들과 몇 달 동안 주둔했던 게 다예요. 하루는 문제가 생겼지요.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군복에 얼룩이 있었거든요. 저한테 찾아와 손짓 발짓으로 얼룩을 지워줄 수 있는지 묻더군요. 안 그러면 처벌을 받게 된다고요. 므시외 장, 전 제 두 아들을 생각했답니다. 앙드레는 포로였고 알베르는 전사한 상태였지요. 딱 그 또래 아이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엄마뻘 되는 저한테 옷 얼룩을 지워달라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해줬지요. 나중에 다시 찾아와 고맙다면서 이 사진을 줬어요. 그 아이가 독일인이든 일본인이든 달나라에서 왔든 저한테는 아무 차이가 없었어요. 그 아이는 나중에 결국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요. 그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처럼 그렇게 죽으려고 태어났던 것이죠. 하지만 제가 그 아이 군복을 빨아주었다는 이유로 생질 시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2년 동안이나 저한테 한 마디도 하지 않더군요. 아시겠습니까, 전쟁이 내가 사는 마을로, 내 집 앞으로 오게 되면 그건 더 이상 객관적인 비극이 아니에요. 사적인 원한을 풀어낼 구실일 뿐이지요. 전 그래서 열렬한 애국자가 아닙니다. 점령기 때 생질 일을 거리낌 없이 얘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 p.269~270)

    내 시간은 꿈속의 꿈과도 같았다. 나는 벨러의 세계에도, 나를 기다리는 세계에도 속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벨러가 간밤에 안았던 연인은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였고 가스통이 모시는 주인은 그의 환상 속에만 살아가는 유령이었다.
    (/ p.343)

    “그게 시작이 아니면 좋겠어.” 아이가 말했다.
    “무엇의 시작 말이니?” 내가 물었다.
    “내 불길한 꿈의 시작.” 담요를 옆으로 밀어놓고 아이가 일어서더니 코트의 먼지를 떨고 자기 손을 내 손안에 넣었다. “성모님이 우리 모두를 걱정하고 계셔. 성모님 말씀이 할머니는 엄마가 죽기를 바란대. 꿈속에서 나 역시 그랬어. 아빠도 그랬고. 우리 다 죄인이었다고. 아주 악한 일이었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 p.367~368)

    나는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할 수는 없었다. 희생양으로서 나는 그저 잘못을 안고 갈 수밖에 없었다.
    (/ p.451)

    아이는 여전히 완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좋으신 하느님은 모든 것을 가장 좋게 만들어주시지. 하지만 때로는 사탄이 자신을 숨기고 우리를 유혹하곤 해. [마태오의 복음서]에도 자기 앞에 절하면 모든 것을 주겠다고 하는 사탄이 나오잖아."
    전화벨 소리가 그쳤다. 가스통이 전화를 받은 것이다. 잠시 후 그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러니까," 마리노엘이 말을 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걸 누가 주었는지 제대로 구별하는 게 중요해. 하느님 아니면 사탄인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지?"
    (/ p.464)

    저자소개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7~1989
    출생지 -
    출간도서 10종
    판매수 2,921권

    ‘서스펜스의 여왕’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칭송되는 20세기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작가 중 한 명. 1907년 저명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문화적 세례를 듬뿍 받으며 자란 듀 모리에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에 몰두했으며 런던과 파리에서 교육을 받았다. 1931년 첫 장편소설 [사랑하는 영혼]을 발표해 호평을 받았지만 이 작품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1936년 그녀가 29세에 쓴 [자메이카 여인숙]을 시작으로 뒤이어 펴낸 [프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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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거쳐 한국외대에서 통번역대학원 한노과 석사, 통번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이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과 한국어 관련 강의를 해왔으며 2006년부터 서울대 기초교육원 글쓰기 강의교수로 일하고 있다. [성서, 그리고 역사]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체호프 단편선] [레베카] 등 70여 권의 번역서를 냈다. 저서로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글로벌 인재들을 위한 한국어 특강](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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