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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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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최근 100년 동안 동양의 인텔리겐치아를 열광시킨 톨스토이


    ‘톨스토이와 동양’이란 문제는 톨스토이가 생존한 당시에도 관심을 끌었다. 1906년에 체르트코프의 논문 <톨스토이와 일본인들>이 발간되었다. 1960년에는 쉬프만의 저서 레프 톨스토이와 동양이 눈에 띄는 현상이었다. 쉬프만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문화 활동가들과 톨스토이의 개인적 접촉에 관한 회상록이나 서신들로 이루어진, 새롭고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을 학문적 관례로 도입했으며 동양 문학 발전에 톨스토이의 작품이 지닌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시도를 했다. 그의 판단으로는 ‘톨스토이와 동양’이라는 테마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현대 문예학이 수행해야 할 급선무이다.
    아시아에 끼친 톨스토이의 영향은 포괄적이며, 이것은 예술 문화와 사회사상의 영역으로 한정될 수 없다. 이런 영향력의 작용은 동양 인텔리겐치아의 한 세대만이 아닌 개인적 운명들과 관련되었다. 로망 롤랑은 자신의 유명한 논문 <톨스토이를 향한 아시아의 대답>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할 근거를 가진다.

    “아시아에 끼친 톨스토이의 영향은, 아마도 톨스토이가 유럽에 끼친 영향보다 아시아의 역사에 있어 훨씬 의미심장할 것이다.”


    톨스토이에게 동양은 근대 서양에 매우 특징적이었던 지적 시야의 확장을 위한 지식의 어떤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정신적 발전을 위해 동양의 지혜를 배우고 전유했다. 그에게는 동양의 기원이 서양의 그것보다 내면적으로 더 가까웠다. 톨스토이가 노자를 알게 된 후, 고대 중국 철학자인 그를 원본으로 읽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했다.
    코쥐노프는 다름과 같이 말했다.

    “아시아 인민의 형상을 재창조하는, 러시아 문학의 모든 창작물-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과 톨스토이의 <카프카스 단편들>-에서 무조건적인 평등함의 분위기가 실현된다.”

    동서양이 숭배하는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는 고대중국의 철학자인 노자를 자신의 도덕적 표본으로 삼는다. 톨스토이 주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노자』는 항상 작가의 수중에 있었으며 그의 일상생활을 통해 구현되었다.
    톨스토이는 인생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탐색하던 시기에 노자를 알게 되었다. 이때는 그의 세계관에 전환이 일어나던 때였다. 자연으로서의 인간을 확고하게 믿고, 인간 속에 영원한 자연의 본질을 높이 평가하는, 도교의 가르침은 톨스토이의 지적 경향에 어울렸다.
    사실, 전쟁과 평화를 저술할 때 톨스토이는 아직 노자 철학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톨스토이 소설에서 도덕_철학적인 개념, 사유의 형상, 그가 사랑하는 주인공들의 행동이 보여 주는 성격이 위대한 중국인 노자의 가르침에 공명하는 듯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동양의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톨스토이에 관한 표상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동양의 여러 나라에 있어서 어떤 공통점을 형성하는 특징이 동시에 발견된다. 이것은 바로 러시아 작가들과의 정신적인 유대감이다. 동양에서 톨스토이 창작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친밀한 심정관계는 특징적이다.
    물론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그의 형상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동양에서 톨스토이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아카데미적인 연구들로 제한되지는 않았다. 톨스토이는 도덕적 권위였으며 사람들은 그에 대한 내적인 애착을 느끼면서 매우 신봉했다.
    콘라드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톨스토이는 단순히 작가 혹은 예술가만은 아니었다. 그는 많은 일본인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그들은 톨스토이를 ‘스승’이라고 불렀다.”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동양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톨스토이를 그렇게 이해했다.



    톨스토이의 정신세계에 가장 가까운 나라, 한국


    1906년 8월에 발간된 《조양보》 제5호에는 은퇴한 문호 톨스토이에 관한 글이 실렸다. 또한 그의 이상을 공(孔), 노(老), 맹(孟)과 대비하여 그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톨스토이와 동양사상이 실로 깊은 관계에 있음을 한국비평이 벌써 수용 초기에 주목하였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하다. 이후 톨스토이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최남선이 발행하는 종합잡지 《소년》에서였다.
    러일전쟁을 전후하여 한국 문제는 톨스토이의 각별한 주의를 끌었다. 톨스토이가 『도덕적 입장에서 본 러일전쟁 발생의 원인』이라는 책에서 특히 주목한 구절은 바로 한국인은 “동양적 의미에서 볼 때 대단히 문명한 국민”이라는 대목이다. 그리고 조선 통감으로서 한국을 지배한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서는 ‘미치광이’며 ‘타락한 무도의 인간’이라고 하였다.
    톨스토이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동양 문화의 항구적 가치를 인식하고 서양 중심적 입장을 거부한다. 따라서 ‘서양화’에서 제일 ‘우등생’이었던 일본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동양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으니 서양을 모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탈아(脫亞)’가 아니라 동양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동양적’ 한국은 그의 정신세계에 가장 가까웠고 이 나라의 문화를 그는 많이 알고 싶었다.



    최남선의 관심을 끌었던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


    최남선은 우리나라 독자들의 세계지식을 넓히기 위해 《소년》에 위인들의 전기를 소개하였는데 그중에서도 그의 관심은 톨스토이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1908~1914년에 걸쳐 두옹의 사상을 소개하는 십여 편의 글과 번역을 발표하였고 위대한 문호가 말하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널리 알렸다. 물론 작가의 삼대소설도 잊지 않았다. 전쟁과 평화를 ‘세계전쟁문학에 한 신기원을 그은 대작’이라 불렀고, 아나 카레니나를 ‘러시아 상류사회의 측면을 묘사한 제2의 걸작’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매혹적인 작품은 부활이었다. 그는 “선생의 저작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으로 괴테의 파우스트와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단테의 신곡과 같이 만세불후의 대작”이라 찬양한다. 1914년, 부활은 최남선의 의역으로 처음으로 한국에서 빛을 본다.
    현대문학 초창기에 현실주의자 최남선은 톨스토이의 문학유산에서 주요한 교훈으로 ‘정의’와 ‘선’을 들면서 그의 민화를 ‘인간의 덕성과 인격의 배양’에 필요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한다. 30년대에 이르러서 이광수 역시 작가로서의 톨스토이보다는 인류의 선지자로서의 톨스토이에 주목한다.
    특기할 점은 오늘날 기계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한국에서 톨스토이의 민화가 넓은 독자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모더니즘 문학작품으로 서적 시장이 범람할 때 인디북 출판사가 발간한 톨스토이 단편선이 출판부수를 100만 부 이상 넘겼다. 이는 세계적으로 근래에 들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아주 경탄할 만한 사실이다.



    러시아 문화에서의 동양성


    유라시아 주의자들의 주장은 러시아 사상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의 지정학적 특수성에 대해 주목하고, 러시아 문화에서의 ‘동양서’을 중시해 왔다. 유명한 물리학자 멘델레예프는 그의 저서 러시아의 인식을 위하여에서 “러시아는 세계에서 특수한 지역으로 나타난다. 러시아는 유럽과도 동양과도 같지 않다”라고 지적하면서 동서의 중간에 끼어 있는 러시아의 사명은 양대륙의 문화를 ‘화해’시키는 데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 문화와 생활양식에는 동양적인 요소가 많다. 러시아의 민족적 성격은 기본적으로 15~16세기 모스크바 공국시대에 형성되었다. 정신적인 것과 인간의 존재의 의의를 탐구하는 러시아의 사상은 서구적인 개인 중심주의와는 다른 인간관계를 찾는다. “가옥에 가옥을 더하고 밭에 밭을 늘려 타인에게 조금도 남기려고 하지 않는 자에게 불행이 있으라”라고 말한 비잔틴 전도사 요안 즐라토스트의 사상을 러시아에 깊은 뿌리를 내렸다.
    고대 러시아와 동양의 관계를 개관하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피해 지나갈 수는 없다. 바로 알렉산드로?네프스키의 동방정책이었다. 이 정책의 핵심에는 러시아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교를 정복하려는 서방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들어 있었다. 러시아 정교는 인간을 정신적 변용으로 이끌러 갔다. 그리고 인간의 도덕적 자기 완성을 촉진하여 왔다. 러시아 문화가 서구 문화와는 달리 영성(靈性), 정신성을 중요시하는 원인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같은 전통을 지닌 러시아 문화인
    들이 동양의 철학세계를 발견하였을 때 그들이 두 문화의 단순한 유사점뿐만 아니라 어떤 친근감을 느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 기계문명에 병들어 있는 오늘날 가장 필요한 톨스토이 정신


    톨스토이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러시아에 대해 끊임없이 사고하였으며 평생 동양의 정신을 비롯하여 동방 문화의 근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동양에 대한 깊은 관심을 잃지 않았다. 잘 알려진 <중국인에게 보내는 편지(1906년)>에서 톨스토이는 중국과 페르시아, 인도 민족들의 역사적 사명에 대해 언급했다. 톨스토이에 따르면 이 민족들은 전 인류가 처해 있는 ‘전환기적 상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든 민족에게 제시할 운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작가 도쿠토미 로카와의 대화에서 톨스토이는 러시아와 동양 민족들의 사명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면서 이 사명이란 사람들이 참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기계의 도움으로 이룩한 문명’의 조건에서 존재하는 것은 ‘정말 아무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의견을 논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날처럼 인간이 기계 문명에 병들어 있는 한, 지구는 결코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분명히 느껴야 한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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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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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6~
    출생지 충청남도 당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6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 연구교수,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단국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설의 정치학], [사냥꾼의 눈, 시인의 마음], [러시아 문학의 이해]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러시아 문학사], [첫사랑], [루진], [아버지와 아들], [내가 처음 만난 톨스토이](1, 2), [추콥스키 동화집](1, 2), [학교에 간 필리포크],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등이 있고, 러시아 문학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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