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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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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강정규
  • 출판사 : 푸른책들
  • 발행 : 2004년 12월 30일
  • 쪽수 : 1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895798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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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전장의 한가운데에 ‘소품’으로 서야 했던 아이들

    이전의 아동문학사를 돌이켜보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면서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반공’을 제일의 국시로 삼았던 과거 군사정권 아래에서 한국전쟁은, 하나도 남김없이 쳐서 무찔러야 할 원수 ‘빨갱이’들과의 전쟁이어야만 했기에 대개의 작품 속 아이들은 ‘투철한 반공의식’을 선보이거나 ‘처참하지만 숭고한 희생’을 당하기 위해 참혹한 전쟁의 한가운데에 서 있어야만 했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빨갱이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절대악’임을 강조하기 위한 교재요, ‘비장함’을 더하기 위한 소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때, 어디에선가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강정규 소설집 『토끼의 눈』에 실린 세 편의 소설 역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세 편의 소설에서는 총소리도 들을 수 없고, 화약 냄새도 맡을 수 없다. 아이들이 혁혁한 무공을 세운다거나,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일도 없다. 그저 토끼를 잡는다거나, 예쁜 주사약병을 모은다거나, 같은 학교 여선생님과 남선생님의 로맨스를 훔쳐보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이다. ‘전쟁이라고는 했지만 적군은 물론이고 아군도 본 적이 없었다.’ (「토끼의 눈」, 81p)는 ‘나’의 고백처럼, 이 소설 속 아이들에게 전쟁은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로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규의 소설 속에서 ‘전쟁’은 숨이 막힐 듯 무겁게, 또 가깝게 다가온다. 이전의 작품에서 높고 날카로운 ‘소프라노’였던 전쟁은, 강정규의 소설 속에서는 은은하고 묵직한 ‘베이스’인 것이다.



    아이들의 눈을 통한 전쟁의 처연한 관조(觀照)

    「토끼의 눈」의 ‘나’에게 전쟁은 그다지 무서운 일이 아니다. 칡고개 너머에서 미제 수류탄을 주워 살펴보던 조무래기 다섯 명이 한꺼번에 죽기도 하고, 어디론가 끌려갔던 어른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거나 팔다리가 잘린 채 돌아오기도 하지만 ‘나’와는 그다지 상관없는 일이다. 토끼 잡는 올무를 만드는 데에 최고라는 ‘미제 삐삐선’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었으니 오히려 호재에 가깝다. ‘나’는 쇠심줄보다 질기다는 ‘미제 삐삐선’으로 일곱 개의 올무를 만들고, 철사로 만든 올무를 끊고 달아났던 잿빛 토끼가 걸려들기를 기다린다. 철사를 끊을 정도로 힘이 센 ‘잿빛 토끼’에 비한다면 ‘전쟁’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 해 겨울,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간 토끼몰이에서 예의 그 ‘잿빛토끼’를 몰게 되고, ‘잿빛토끼’는 마을사람들에 의해 끝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나’는 죽음의 참혹함을 맛본다. 수류탄을 갖고 놀다가 죽은 조무래기들, 징병을 피하기 위해 내내 굶다가 진간장을 두 사발이나 먹고 죽은 당숙, 등기소에 갇혀 있다가 퇴각하는 인민군이 놓은 불에 타 죽은 마을 사람들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았던 ‘나’인데 말이다. 힘없이 죽어갔지만 그들도,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던 잿빛토끼만큼이나 ‘살고 싶었을 것’이 자명하기에 ‘전쟁’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전쟁’을 베이스 삼아 ‘생명의 소중함’을 훌륭히 연주해 낸 소설

    강정규 소설집『토끼의 눈』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모두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한 번도 ‘전쟁’이 두드러지거나 새된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이야기의 기저에 묵묵히, 또 담담히 깔려 있을 뿐이다. 그렇게 ‘전쟁’을 베이스 삼아 ‘생명의 소중함’을 잔인할 정도로 선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솜씨에서 작가 강정규의 깊은 연륜과 성숙한 역량을 엿볼 수 있다. 문단에서는 ‘한물간’ 소재인 ‘한국전쟁’을 참신한 시각으로 다시 재조명한 이 소설은, 불과 50년 전의 비극을 잊어가고 있는 전후세대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민족의 비극임을 가르치는 실로 소중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작가 강정규의 솜씨만은 아닐 터이다. 그는 작가이기 이전에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한 명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목차

    흰무리

    두껍아 두껍아

    토끼의 눈

    작가의 말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1.06.27~
    출생지 북만주
    출간도서 31종
    판매수 11,172권

    1941년 북만주에서 태어나 1945년 8·15 해방 뒤에 충청도로 이사해 성장한다. 서라벌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오뚜기 야학'을 10년 이상 지속했다.
    1973년에는 '크리스천 신문사'에 취직해 이후 기자와 교수 생활을 이어 오며 1997년 아동문학 계간지인 [시와 동화]를 창간해 발행하는 등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역 작가다. 그는 동화작가로서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1969년 [신동아] 논픽션 공모에 [방화]가 당선되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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