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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살펴보는 『도시에 서다』 제1권. 제1권에서는 순천, 여수, 구례, 남원 지역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다루었다.

백진(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도시를 읽는다는 것
“도시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는 두 저자에게는 구조를 읽는 것이고, 그 구조의 주요 알갱이들을 읽는 것이며, 또 구조와 구조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광역적 지형을 탐색하고, 인프라의 종류와 위치를 파악하며, 앵커시설들의 전이과정을 짚어가며 도시의 생명사를 담아낸다. 시간의 편차를 두고 만들어진 지도들을 겹쳐보며, 발로 뛰고, 그리고, 찍는 가운데, 구조와 그 구조를 이루는 요소들이 혼돈의 세계를 탈출해 의미를 갖고 영롱하게 튀어오르는 새로운 지도를 만든다. 서로 다른 시스템들이 탄생하는 원인과 흔적, 그 요소들을 기록하고, 시스템들이 병치되는 경계부를 넘나들며, 또 행여나 태생이 다르지만 서로 겹치는 대목은 없는지 따져보는 가운데, 도시의 탄생과 쇠퇴, 그리고 발전을 기록한다.
이러기에 두 저자에게 도시는 하나의 일방적 시스템이 각인된 결과물이 아니다. 도시란 동질의 한 논리가 지배하는 순수결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질적인 시스템들이 경쟁하며 서로를 대체하기도 하고, 또 대체되기를 기다리는 혼합물이다. 두 저자는 우리 도시의 역사가 시스템들이 나열되고, 병치되고, 치환되고 대체되는 쳇바퀴의 역사임을 밝혀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느 입체파 화가의 콜라쥬처럼, 서로 다른 체계가 만나 적층을 이루며, 상호차이에 의해 서로를 지탱시키고 빛나도록 만들어주는 길은 무엇일까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이것의 첫 단추는 아마도 차이의 구조들을 이해하고, 이들의 현 상태와 그리고 상호교감의 정도를 추적하는 것일 것이다. 이 작업을 이 책은 해내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눈앞의 것마저 희미하고 아련할 때가 있다. 알갱이도 보이지 않는데, 그 이면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은 더더욱 어렵고, 또 역으로 구조를 모르니 알갱이의 의미가 드러나지도 않는다. 남들은 이처럼 스모그 낀 일상 속에서 보아도 보지 못하고 살아갈 때, 두 저자는 섬진강 변을 따라 유유자적하듯 흘러가며 해 맑은 대기 속에서 요소와 구조, 그리고 구조의 관계를 읽었다.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현대사에서 소외되었던 도시들 속에서 화석처럼 여전히 숨어 있는 도시구조의 원형을 밝혀내 생명을 부여하는 이 책은 진정 부러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순천
1. 안개 깊은 모래펄
계족산과 동천 | 해룡과 조양포
2. 순천부읍성
백제의 치소 | 해룡산성과 대대포구 | 고려의 승주목 |
순천부읍성 | 순천향교와 서원 | 동천과 환선정
3. 중앙로와 순천역
순천부읍성의 해체와 신작로 | 중앙로와 읍성의 개조 |
동순천역과 순천역 | 조곡동 철도관사 커뮤니티 |
남문교, 순천신사, 일본인 커뮤니티 |
매곡동과 선교사 커뮤니티 | 예양협정과 미국 남장로회 |
프레스톤 주택과 순천읍교회 |
매산학교 | 조지와츠 기념관(순천기독진료소) |
알렉산드리아 기념병원(안력산 병원)
4. 동순천과 순천만
순천 대홍수와 주공아파트 |
장천동 순천시청과 순천버스터미널 |
순천의 공업산업단지 | 동순천의 신주거지구 |
순천만 습지, 정원박람회장, PRT

여수
1. 쿠로시오 해류
하멜 | 광양만, 여천만, 여수만
60일의 바다길 | 안도와 엔닌 | 일본의 견수사 |
백제의 여수 | 고려의 여수 |
고려말의 왜구침입
2. 남해안 해군기지와 조선소
진례만호진과 내례포만호진 | 전라좌수영성 |
여수석보 | 며포와 종포의 조선소
3. 육상-해상의 교통시스템
지정항 여수 |
여수의 수산업과 일본인의 이주 |
여수구항, 신작로, 여수신항, 여수역 |
여수만의 매립 | 본정, 동정, 서정과 본정통 |
여수향교와 연등천 변의 서시장 |
여수신사와 군사기지
4. 산업생산공장과 뉴타운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산업단지 |
여천과 여서: 사택단지, 율촌, 웅천, 죽림, 문수 |
국동항과 국동지구 |
여수엑스포 행사장

구례
1. 한반도 내륙의 관문
모래내와 잔수진 |
봉성산과 서시천
2. 화엄사와 구례성
고랍과 백제의 봉성산성 |
지리산과 곡우제 | 화엄사와 장죽전 |
남원, 곡성, 순천의 경계지 | 구례성 |
백련천과 산정천 변의 주거지 | 서시천 변의 구례장 |
병방마을과 잔수역 |
구만촌과 화개장터
3. 구례역과 봉성로
구례성의 해체 |
봉성관, 구례군청, 구례면(읍)사무소 |
구례구역과 구례교
4. 화엄사 계곡과 백련동 블록
구례군청과 중앙극장 |
봉성로의 초·중·고등학교 |
화엄사 계곡의 지리산 관광단지 |
백련동 격자블록 |
냉천교차로와 순천완주고속도로

남원
1. 남원분지와 이동의 분기점
운봉과 교룡산 |
역참과 조운
2. 남원소경성과 광한루원
교룡산성 |
남원소경성 | 남원읍성
남원향교, 충렬사, 만인의총, 관왕묘, 전라좌영 |
남원의 역, 진, 찰방 |
광한루원 | 율장과 남원장
3. 남원철도역과 본정통
전주-순천 신작로와 전라철도선 |
도시중심부와 본정통 |
조선인 커뮤니티와 일본인 커뮤니티
4. 충정로와 시청로
국도 19, 국도 24, 국도 17(충정로) |
남원시청과 주공아파트 |
남원대교와 춘향테마파크 |
남원역의 이전과 신정지구 |
남원공설시장과 남원터미널 |
남원 예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