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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몇 가지 방법』은 이동희 작가의 네 번째 평론집이다. 한 월간지에 청탁을 받아 일 년여 동안 쓴 글을 엮었다. 월간지 연재를 마치며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를 읽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고, 아니어야 한다. 시인들이 생산하는 시 작품 편마다 모두가 차별적인 시의 세계-완성적 형식미를 담고 있는 시를 어떻게 하나의 독서법으로 읽을 수 있겠는가?” 그런 출발점에서 이 책이 탄생했다. 시를 쓰는 작업이나 이를 읽는 작업이 분리될 수 없듯이, 시를 쓰는 작업이나 이를 비평하는 작업 역시 제2의 독서이자 창작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이 책 저변에 다분히 깔려있다.

시인이 알려주는 시 읽는 방법에 대하여
열두 가지 관점에서 시의 본질과 의미를 파헤치다

산 하나를 올라갈 때에도 완만한 길이 있는 반면, 가파르고 험한 길이 있다. 사전 지식 없이 무턱대고 오르기에 ‘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시인이면서 평론가이기도 한 작가가 시 독해를 어려워하는 독자를 위해 논문 투의 난해한 분석을 자제하고,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즐기는 독자의 입장에서 서술하였다. 본격적으로 시를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유용하다.
『시를 읽는 몇 가지 방법』은 이동희 작가의 네 번째 평론집이다. 한 월간지에 청탁을 받아 일 년여 동안 쓴 글을 엮었다. 월간지 연재를 마치며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를 읽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고, 아니어야 한다. 시인들이 생산하는 시 작품 편마다 모두가 차별적인 시의 세계-완성적 형식미를 담고 있는 시를 어떻게 하나의 독서법으로 읽을 수 있겠는가?” 그런 출발점에서 이 책이 탄생했다. 시를 쓰는 작업이나 이를 읽는 작업이 분리될 수 없듯이, 시를 쓰는 작업이나 이를 비평하는 작업 역시 제2의 독서이자 창작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이 책 저변에 다분히 깔려있다.
1장에서는 시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왜 시를 쓰고 읽는가’에 대해 고찰하고,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시 독법을 소개하고 있다.

머리말
제1장_시의 본질
시, 고독한 영혼을 위한 진혼곡
시, 길을 묻는 이를 위한 마음 그림
나의 시론_자작에 대한 변명

제2장_시를 읽는 몇 가지 방법
시, 영안으로 보다
시, 마음을 읽다
시, 사물을 읽다
시, 있는 그대로 읽다
시, 서정을 읽다
시, 길을 읽다
시, 그리움을 읽다
시, 흐름을 읽다
시, 망각을 읽다
시, 사람을 읽다
시, 이름을 읽다
시, 형식미를 읽다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중독에 빠질 수 없어서 시를 읽는다. 외롭고 쓸쓸해서 시를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외롭고 쓸쓸함 자체가 시를 이루는 질료가 된다. 고독한 사람이 시를 쓰고 읽는 것이 아니다. 고독함이 시를 읽고 쓴다. 고독은 방편이 되지 못하고 고독이 주체가 된다. 그러므로 시문학은 고독이 낳은 외로움의 힘이다. 그 쓸쓸한 힘이 비로소 육체적 허기를 이기게 하고, 정신적 공허를 메우게 하며, 심리적 허무를 극복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 시만이 존재의 이유가 있다.
-18p

사물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서 얻어진 인지적 각성을 가장 개성적인 언어로 표현해 내는 시-문학이야말로 육안-뇌안-심안을 거쳐 마침내 영안을 갖춰야 가능한 세계일 터이다. 육안이 사물의 겉모습만을 비출 때, 뇌안은 사물의 생각이 지배하는 눈길이지만 여기엔 정서적 감동이 없다. 심안에 이르러서 비로소 감정이 개입하고 감흥을 불러일으켜서 대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빌미를 마련한다.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심안으로 정서의 내면에 인지된 사실을 보통 눈으로는 ‘생각지도 못한 생각’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안을 갖추고, 영안을 통해서 대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게 바라보는 대상이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결국 사람과 자연이다. 이를 한마디로 사물이라 하지만, 시는 결국 영안으로 사물-즉 사람과 세상을 바라본 기록이다.
-78~79p

형식미가 인간의 주관적 능력이 어떤 대상을 계기로 해서 느끼게 되는 아름다움이라면, 시에서 형식미를 느끼게 되는 계기는 바로 시인이 한 편의 시에서 발휘하는 언어 구사의 모든 것이다. 하나의 시어, 한 줄의 시행, 한 덩어리의 시연, 한 편의 시에 담긴 언어 구사의 개성이 바로 형식미를 이루는 바탕이 된다.
(중략) 아무리 좋은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는 시라 할지라도 그것이 독서자의 탄탄한 심미적 해석의 근거와 내적 지각이 감성적 채널과 합치되지 않고서는 꽃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시는 전적으로 시를 생산해 내는 시인의 심미안적 형식성의 깊이와 이를 알아보는 독자의 심미안적 해석의 넓이가 만나서 풀어내는 불가사의하지만 의미 있는 공동 작업이다.
-26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