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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시인의 네 번째 시집『억새꽃바람』. 평생을 금융계와 재계에 몸담고 살아오면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해맑은 소년의 눈으로 써내려간 김효정 시인의 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은 독자들을 시인 김효정의 시 세계로 초대한다.

(주)진로 회장을 역임한, 김효정 시인의 제4시집
평생을 금융계와 재계에 몸담고 살아오면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해맑은 소년의 눈으로 써내려간 김효정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첫 번째 시집 『새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살리』, 두 번째 시집 『그물로 올린 우주』를 펴내고 나서 어언 14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후 틈틈이 써서 모은 시들이 책으로 펴내도 될 만큼 쌓여서 이번에 두 권의 시집에 담기로 했다. 오랜 세월 병상에 누워 투병하면서 내 곁을 떠나지 않은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나와 소중한 인연을 맺은 모든 이들에게 삼가 이 시집을 바치고자 한다.
?김효정, <바치는 글>에서

*시란 일부 문학인만이 누리는 전유물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시인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굳이 밖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모두들 가슴속에 소중한 시를 품고 있다. 김효정 시인이 첫 번째 시집 서문에서 “시 짓기에 특출한 재능이 있어서 시를 쓴 것은 아니었다.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하는 것처럼 허구화시키는 소설이 싫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운문의 형태를 빌려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인 김효정의 시어詩語는 아름답다. 너무나 맑고 투명해서 세속의 찌든 때나 삿된 생각이 뚫고 들어갈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충북 영동의 깊은 산골에서 자란 그는 지금도 소년 시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대상을 바라보는 순수하고 자연스런 시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에서는 이 세상에 대한 분노도, 원한도, 그 어떤 일그러진 심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인위적으로 시어를 만들지 않고,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묘사한다. 계곡 사이를 무심코 흘러가는 물소리, 철따라 피고 지는 이름 모를 꽃들, 빠알갛게 타는 저녁노을,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가는 바람, 가을의 산야山野에서 출렁이는 은빛 억새꽃의 춤……. 이런 자연 현상들을 거침없이 노래한다. 이렇듯 때 묻지 않은 해맑은 소년의 눈을 가지고 있기에 그의 시는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그는 첫 번째 시집 『새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살리』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그중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앞부분 줄임)
하늘 일
남 먼저 알리고
계절의 바뀜을
나무들에게 전하는

바람뿐인 산과 들을
즐거운 지저귐으로
채워 주는

나는 새처럼 살리
나도 한 마리
새이고 싶네
(가운데 줄임)
하늘 향해
우뚝 선 채
거센 비바람을
몸짓으로만 저항하는

그 많은 잎새로
녹음을 만들어
누구이든
웃음으로 맞이하는

나는 나무처럼 살리
나도 한 그루
나무이고 싶네
(뒷부분 줄임)
??새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살리?에서

이처럼 그의 시는 순결한 감성이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발라드로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사랑의 성찰省察이 배어 있다. 부디 끝까지 이런 보석처럼 빛나는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기를 바란다.
그는 시를 쓰는 재능 이외에도 4개 외국어를 터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어 이외에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꽤 수준 높은 경지에서 자유롭게 구사할 줄 안다. 물론 그동안 그가 거쳐 온 경력으로 보아, 그것도 한국 굴지의 대회사 총수로서 앞장서 회사를 이끌어나가려면 주요 외국어로 잘 무장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어려운 외국어를 한 가지도 아니고 네 가지나 거의 독학으로 정복한 그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외국어 공부의 비결을 묻는 나에게 “외국어란 문법적으로만 분석하거나 앵무새처럼 암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들의 생활 속으로 뛰어 들어가 함께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언어란 바로 그들 고유의 문화와 역사의 축도이기 때문입니다.”고 대답했다. 과연 그다운 발상이다. 외국어 공부를 하는 데도 그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극히 단순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는 한반도의 서남쪽 끝 진도라는 섬의 바닷가에 아름다운 별장 한 채를 갖고 있다. 진도는 공교롭게도 나 김정훈이 유소년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새해 들어, 그가 국제 추리문학 심포지엄에 한국을 대표하여 해외를 다녀온 후에 그 별장을 함께 찾아갔으면 한다. 내 유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름다운 섬 진도……. 그 외딴 별장에서 정겨운 파도 소리 들으며 그와 인생 이야기, 문학 이야기를 밤새워 도란도란 나누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새해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김정훈, 꼬리글 <해맑은 소년의 눈을 간직한 시인에게>

봄 편지·11 봄 편지·12 봄 들꽃 삼제三題·13 봄의 함성·16 봄 아지랑이·17 봄은 내 곁에·18 봄날엔·19 봄 Ⅰ·20 봄 Ⅱ·22
사랑 뒤엔 눈물이·23 사랑의 아픔·24 입맞춤·25 임·26 부부의 길·28 식탁에 오른 봄·30 나박김치·31 감처럼 잘 익은 사랑·32 그리움이 밀물처럼·33 사랑 뒤엔 눈물이·34 그대 떠난 뒤·36 손잡고 가을 산에 오르다·38
산다화·41 목련꽃·42 팬지꽃·43 진달래·44 해바라기·46 석류·47 키 큰 코스모스·48 산다화山茶花·49 억새꽃 바람·50 야생화·51 꽃가루 병·52
달팽이의 삶·53 장맛비·54 한 줌의 흙·56 개구리 연가戀歌·57 달팽이의 삶·58 고사리 손·60 별무리·62 고향 까치집·63 허수아비·64 공원 벤치·66 커피와 세 여인·67 한강·68 서울은 지금·70
모래톱에 앉아·71 수평선은 나의 기도·72 해녀·74 흰 돛배·76 다도해多島海·77 모래톱에 앉아·78 물새 발자국·79 여귀산女貴山·80 해변 풍경·82 먼 수평선·84
겨울 단상·87 겨울 북한산·88 겨울 단상斷想·90 첫눈·91 눈 오는 밤·92 고드름·93 큰 눈·94 정월 보름달·95
냇물은 밤에 운다·97 냇물은 밤에 운다·98 단풍이 곱구나·99 하루 이 시간만은·100 상흔傷痕·102 갈무리·103 증오·104 도시의 하늘·106 바람인 여인·108 우리 난蘭·110 한 포기 들꽃이길·111
계절의 끝자락에서·115 가을 매미·116 가을 연못·117 갈대 밭·118 하늘길·120 홍시·122 가을 독백·124 가을비 수채화·126 겨울 나들이·128 밤에 온 첫눈·130 겨울 밤·132
기다림·133 너의 모습·134 기다림·136 봄꿈·137 내 마음의 봄은·138 동백, 그리고 남도 나그네·140 진달래·141 꽃 가꾸기·142 산사山寺·144 어떤 죽음·146
꼬리글?해맑은 소년의 눈을 간직한 시인에게?김정훈·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