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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해변을 펼치다 : 박천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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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천순
  • 출판사 : 천년의시작
  • 발행 : 2016년 03월 02일
  • 쪽수 : 11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02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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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는 박천순 시인의 절제된 정서

    ‘천년의시 0055’ 박천순 시인의 시집 [달의 해변을 펼치다]가 (주)천년의시작에서 발간되었다. 박 시인의 시는 일상의 소소한 희로애락을 다루거나 우리 사회의 모순을 파헤쳐 비판하는 현실참여시가 아니다. 사색과 명상, 추리를 요하는 형이상학적인 시가 대부분이다. 이 시집의 제일 앞머리를 장식하는 시는 이미지도 선명하지 않고 의미도 주제도 분명치 않다. “고비사막에 눈물을 두고 왔다”라는 의미심장한 단문으로 시집이 시작된다.

    유독 시간, 뼈, 영원(히), 별, 바람 같은 시어가 많이 나오는데 시가 생활상의 애환 내지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영원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뼈를 세 가지로 표현한다. “밤마다 살을 뚫고 나가고 싶은 욕망을 움켜잡고/ 하얗게 정신을 깍아내던 뼈”, “아무런 방어기제도 없이/ 흙이 될 살을 다독이며 서 있는 몸속 나무”, “가면을 벗고 생각에 잠겨 서 있는 뼈”다. 즉 영원의 세계이며 시간, 존재, 영원 등의 시어를 대신하고 있다.
    박천순 시인은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의 감정에 호소하지도 않은 침착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대상과의 거리 두기를 확실히 하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는 시편들에서 시인의 절제된 정서를 읽게 된다. 희로애락의 철저한 절제, 그것이 박천순 시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추천사

    인간에게 삶이란 “모래 무덤을 만들어놓고/ 사라질 이름을 쓰다듬는”([사라진 이름]) 허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쓰다듬는’ 동작, 그 사랑의 몸짓이 계속될 때 삶은 의미를 지니게 되기도 한다. 박천순 시인의 시의 가치도 이 지점에서 뚜렷해진다. 그녀의 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삶을 저버리지 않고 자신의 품 안으로 감싸 안는다. 그녀에게 시는 “굳은살 박힌 신기루 속에/ 서늘하고 아득한 노래를 풀어내”([고비를 건너다])놓는 작업인 까닭이다. 사막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이 노래는 건조한 시간을 견디는 위안이고 새로운 길을 찾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건조한 사막을 ‘당신’과의 끝없는 인력과 척력이 살아나는 공간 ‘달의 해변’으로 가꾸어가는 시들, 그녀의 행간을 따라 걷다 보면 말라 있던 삶의 꽃줄기에 물오르는 소리를 다시 듣게 될 것이다.
    ― 길상호 / 시인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사라진 이름
    그림자
    부푸는 접시
    고비를 건너다
    봄날의 탭댄스
    파놉티콘
    테렐지
    갇힌 말
    거울
    마른 눈
    모르는 방
    소문
    그때부터 발이 출렁인다
    히키코모리
    아득
    악수
    거문고처럼 검은 밤
    쨍그랑
    여름 한낮
    뼈는 당당했다
    가방 속에서 악어를 꺼냈어
    물속에서 키운 아이들
    태동
    이 별, 이별
    마침표는 없다

    제2부
    오래전의 일
    겨울만 있는 달력
    기울어가다
    초승
    장마 후
    일요일의 반성
    러시안룰렛
    배후
    두 개의 베개
    벽을 읽다
    등대와 술잔
    꽃은 무릎을 꿇고
    달의 해변
    하모니카
    허물은 아직 거기
    드라이플라워
    상견相見
    싱싱한 고사목

    제3부
    그릇을 깨뜨리다
    떠다니는 잠
    생선구이 집 신의주 댁
    물고기의 발
    어머니의 세수는
    안개 낀 손

    젖은 발목
    잎맥

    수혈
    꽃집
    못 찾겠다 꾀꼬리
    가을의 옆구리
    몰포morpho나비
    오래 달인 어둠
    사진이 떨어졌다
    얇은 잠
    식지 않는 밤
    귀가 자라나는 방
    하혈
    카피라이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즐거운 비너스
    그 길목이 텅 비다
    변검술사
    정다운 이별

    해설 이승하 오래 달이다 졸아든 한약 같은 시

    본문중에서

    이 시집 속의 나는 내가 아니다.

    나를 찾아왔던 수많은 연민들!
    이들을 다독이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제 절망의 나날도 사랑해야 함을 안다.

    묵묵히 걸어가는 문장은 아름답다.
    이들이 꽃과 바람, 눈비를 잘 견뎌주면 좋겠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며 찍은 척추가
    부끄럼 없이 버티고 서 있다
    알몸의 뼈는 바람을 본 적이 있을까
    노을의 냄새를 맡은 적이 있을까
    밤마다 살을 뚫고 나가고 싶은 욕망을 움켜잡고
    하얗게 정신을 깎아내던 뼈
    고통이 나로부터 분리되어 나를 고문할 때
    아무런 방어기제도 없이
    흙이 될 살을 다독이며 서 있는 몸속 나무
    한쪽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건
    떨어진 신음을 모아 밤에게 바치던
    당신 때문인가, 편향된 사랑의 습관 때문인가
    어둡고 깊은 적막 때문에
    모공에서 눈물이 흐른 적 있다
    가면을 벗고 생각에 잠겨 서 있는 뼈는
    당신을 대변하기에 얼마나 좋은 자세인가
    (/ '뼈는 당당했다' 전문)

    독백이 독백을 잡아먹으며 밤이 깊어가네
    뼛속이 바삭 마를 때까지 당신은 오지 않고
    웅크린 몸에서 비린내가 나네
    천 개의 현을 가진 악기라면 당신을 연주할 수 있을까
    바닥을 다 뒤져도 발톱을 보이지 않는 토르소
    기척 없는 당신은 어느 길에 골똘하고 있나
    이슬도 별들도 바람도
    연인이 되고 이웃이 되고 무덤이 되는데

    당신을 한 올씩 풀어 끝없는 하늘을 엮네
    눈빛을 꺼도 볼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부를 수 있는 이름
    골방에 잠긴 내 영혼은 얼마나 섬세한 빛인가
    촉수를 자르면 핏빛 죽음들이 송이송이 피어나네
    푸른 녹이 떨어지는 문 앞에서
    핏줄보다 많은 당신 이름을 썼다 지우네
    손가락 지문이 사라지고
    비린내가 조금씩 응축되는 줄도 모르고
    (/ '초승' 전문)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7권

    1965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 과정에서 시를 공부했다. 2011년 [열린시학]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열린시학상을 수상하였다.
    sky-s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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