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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레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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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이형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6년 01월 13일
  • 쪽수 : 3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39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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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윤이형 소설만이 복제해내는 그 기이한 온기

한국 문단의 중심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윤이형의 세번째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쿤의 여행], 제6회 젊은작가상과 제5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루카] 등의 작품들을 포함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된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스스로의 혐오감을 혼자 견디기 버거웠던 거식증 환자 ‘이연’과, 그녀가 고백한 상처에 몰입한 나머지 그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복제하기에 이르는 허언증 환자 ‘경’사이의 일을 그린 표제작 [러브 레플리카]등 신선함의 극치를 맛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국내 굴지의 문학상 후보로 거듭 거론되며 한국 문단의 중심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소설가 윤이형의 세번째 소설집 [러브 레플리카]가 출간되었다.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꼼꼼하게 응시하면서 그 치유의 대화적 지평"(우찬제)을 모색한 [셋을 위한 왈츠](2007), "견고한 현실의 장벽에 대응하여 환상의 공간을 한껏 확장시키는 모험의 서사"(백지연)를 펼친 [큰 늑대 파랑](2011) 이후 꼭 5년 만에 묶어낸 단편들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된 총 8편의 수록작 중에는,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쿤의 여행], 제6회 젊은작가상과 제5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루카] 등 일찍이 그 탁월함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번 소설집에서 윤이형이 앞으로의 작가 인생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근작들의 빛나는 성과와, ‘윤이형 소설이 달라졌고 더 깊어졌다’는 문단의 술렁임을 목도하고 있으니, 이 추측에 좀더 힘을 실어 이야기해도 좋을 듯하다. [러브 레플리카]는 오랜 공백을 깨고 등장한 윤이형의 새로운 행보, 그 시작을 수록하고 증거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우리는 서로 같을 수 없고
어떤 일들은 그저, 어쩔 수 없다
윤이형 소설만이 복제해내는 그 기이한 온기


표제작 [러브 레플리카]는 수록작들 중에서 현실과 가장 가까운 고도에 위치해 있다. 소설은 자신에게 이는 혐오감을 혼자 견디기 버거웠던 거식증 환자 ‘이연’과, 그녀가 고백한 상처에 몰입한 나머지 그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복제하기에 이르는 허언증 환자 ‘경’ 사이의 일을 그린다. 굳게 신뢰하는 누군가에게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준 뒤 그 사람의 옆얼굴을 올려다본 순간 그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눈치챘을 때의 당혹감, 들여다보면 볼수록 내가 알던 그 얼굴이 점점 나 자신의 얼굴로 굳어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을 때 엄습하는 불안감이 소설을 읽는 우리를 지배한다. 작품의 말미에 이르면 나 또한 누군가의 복제품(replica)이 아닌지 의심되고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하며, 믿을 수 없는 것들 투성이 속에서 현기증마저 느껴진다.
그 어지럽고 몽롱한 감각은 이번 소설집의 곳곳에서 다시금 전달된다. [대니]는 안드로이드 베이비시터인 ‘대니’가 홀로 힘겹게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에게 갖게 된 아름다운 감정의 기원을 서서히 밝혀내면서 그 감정이 사용자의 불순한 개입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회수하지 않는다. [굿바이]는 육체가 안겨주는 치욕을 감당하면서도 생을 이어나가려는 한 임신부와, 생보다 숭고하게 여기는 이상을 좇기 위해 본래의 육체를 되찾을 길을 단칼에 끊어버리는 기계인간을 대비시키면서 둘 중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핍]에서는 어른이라는 존재가 불시에 말소된 세계, 가상이라고 하기에는 세부적인 것마저 너무나 현실적인 어떤 세계 위에서 방황하는 십대 소년 ‘핍’을 지켜보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그 세계의 정체에 대해 확언해주지 않는다.
이렇듯 소설의 첫머리에서 시작된 의문은 소설이 끝나도록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윤이형이 그간 드러내왔던 비관적 세계관을 떠올려보면 그다운 결말이라 하겠다. 처음에 작중인물들은 그 의문들에 대해 고뇌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내보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그 무정한 세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끝내 인정하고 만다. [캠프 루비에 있었다]에서 감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린’은 행성 개발사업에 고용돼 별의 원래 주인을 몰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모르겠어. 당신들이 왜 사라지면 안 되는 건지. 사람들이 왜 당신들이 사라지길 바라는지. 왜 그 일을 그만두지 않는지. 당신들이 왜 그걸 추하다고 여기는지. 그리고 그러면서 왜 결국 사라지려고 하는 건지"라고 고백하지 않는가. [엘로]에서 타인의 희생을 통해서만 마법의 힘을 되찾을 수 있는 얼치기 마법사 ‘마르한’은 끝내 마법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평범한 인간으로 살기로 결심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체념 섞인 인정으로부터 비로소 기이한 온기가 피어오른다. "괜찮아요, 자라지 않아도"([쿤의 여행]), "어떤 일들은 그저 어쩔 수 없고 어떤 일들은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으며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는 함께 살 수 없다. 그저, 그럴 수 없다"([루카])와 같은 문장들 또한 보여주듯이 말이다.

윤이형은 그의 첫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의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보다 열심히 살지만 자꾸만 외롭고 자꾸만 행복하지 않은 당신들을 위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쓰고 싶다." 그래서일까. 남겨진 그 의문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때때로 느끼는 의아함과도 닮아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집에서 감지되는 그 기이한 온기는, 아무리 애를 써도 이 세계에는 ‘가망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윤이형의 시선이 품고 있는 온도와 일치하는 것이리라. 그것은 오후의 강한 햇빛의 온도도 아니고, 반대로 한밤의 싸늘한 온도도 아니다. 저녁 무렵, 주변이 어두워지면서부터 슬슬 빛을 내기 시작하는 거리의 네온사인 만큼의 온기다. 그 세련되고 은은한 불빛과 윤이형 소설은 닮아 있다. 이것이 첫 소설집을 출간할 때부터 작가가 그려왔던 또하나의 윤이형 소설세계인지도 모른다.

추천사

윤이형은 상처와 불안과 결핍을 보고 반영하고 보듬는 다양한 전략을 갖고 있다. 그는 안일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그가 보는 것들을 성큼, 건너뛰지도 않는다. 예민한 감성과 남다른 통찰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형식의 진부함을 넘어서려는 젊은 작가다운 모색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로서 그의 내적 성장과 형식적 확장을 따라가는 일이 즐겁다.
- 박범신 / 소설가

윤이형이 변신중인 듯하다. 이 우주와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우회하였던 그가 지구의 중력 속을 걷고 있다. (……) 이 소설에서 마침내 가장 선명하게 마주하게 되는 것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날카롭고 무거운 관계들과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둡고 뜨거운 눈물이다.
- 백지은 / 문학평론가

목차

대니
굿바이
쿤의 여행
루카
러브 레플리카

캠프 루비에 있었다
엘로

해설 _ 양경언 / 문학평론가
가망 없는 세계의 사랑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말들은 장식이다. 혹은 허상이다. 기억은 사람을 살게 해주지만 대부분 홀로그램에 가깝다. 대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어진 끝을 받아들였다. 나는 일흔두 살이고, 그를 사랑했고, 죽였다.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이 희미하게 사라져가지만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나는 여전히 살아 그것을 견딘다.
( '대니' 중에서/ p.47)

대장과 식도와 위와 쓸개의 삶, 먹고 싸는 일의 치욕을 감당해야 하는 이 삶을 거부할 수 있는 그녀를. 세계의 이런 불공평함을. 견뎌야 할까. 견뎌도 괜찮은 것일까.
당신이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어떤 것들에 그녀는 아무런 존중심도 느끼지 않는다. 이를테면 몸안에서 들려오는 작은 심장 소리와 열 달 동안의 기다림 같은 것들.
( '굿바이' 중에서/ p.76)

너는 나를 유일한 시민으로 갖는 사회가 되어야 했다. 네가 내 사회의 유일한 시민이었으니까. 너는 나를 온전해지게 하는 가족이었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단 한 명의 친구였으며, 주기적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어주는 지인이었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좀더 나은 삶이었다. 나는 너라는 한 사람 속에서 그 모두를 찾고 구했다. 그 일이 잘못이었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 '루카' 중에서/ p.143)

사람은 아무리 슬프고 불행해도 사소한 행운 하나로 며칠을 웃으며 보내기도 하니까. 너에게 행운을, 당신에게 새 신 한 켤레가 생기기를, 여자들 앞에서 말을 더듬지 않게 되기를, 머리카
락이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몸에 살집이 도독하게 붙기를.
( '엘로' 중에서/ p.29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6~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9종
판매수 8,509권

1976년 서울 출생. [검은 불가사리]로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2019년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셋을 위한 왈츠], [설랑]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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