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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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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망자를 보내는 한바탕의 씻김굿!

이청준이 팔순 노모의 장례를 치른 이야기를 토대로 써내려간 소설 『축제』양장본. 저자가 그려온 ‘어머니 이야기’의 결산 편이자, 어머니를 씻기는 자식의 ‘씻김굿’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소설에서 저자는 40대의 꽤 이름 있는 작가이자 노모의 죽음 앞에 연민 어린 시선과 회한으로 가득한 화자인 이준섭에 직접 투영되어 있다.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 안성기, 오정혜, 한은진, 정경순 주연의 영화 《축제》(1996년)로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져 화제를 모았다. 저자가 영화에 직접 문상객 중의 한 명으로 출연, 잠깐 동안 카메라에 비치기도 한다.

서울 사는 꽤 알려진 작가 이준섭은 고향 집에 계신 노모의 부음을 받는다. 5년이 넘도록 치매를 않아 가족 특히 시집와 이때껏 시어미를 부양해온 준섭의 형수의 심정은 퍽 복잡다단하다. 준섭의 도착과 함께 시골집의 장례 절차가 시작된다. 상가에 하나둘 가족과 친척, 이웃들이 몰려드는데 각자의 관계와 사연 따라 말과 행동이 사뭇 다르다. 노모의 죽음 앞에서 오래된 가족 간의 갈등은 오래전 집의 돈을 훔쳐 가출한 준섭의 이복조카 용순의 등장으로 그 골이 깊어진다.

여기에 작가 이준섭을 취재하겠다는 명목으로 내려와 있는 잡지사 기자 장혜림의 등장은 용순을 비롯한 준섭의 일가친척은 물론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신경전, 노름판, 갖가지 해프닝으로 소란스러운 상가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문상객들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인물 개개인의 기억을 헤집는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노모의 생애가 회고되며 그동안의 갈등과 설음이 폭발하고 전개되고 또 치유의 과정을 함께 겪는다.

출판사 서평

어머니를 보내는 자식의 한판 씻김굿!
인간의 삶과 죽음이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축제의 현장


이청준의 모친은 작가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미수(米壽)를 한 해 앞둔 87세로 사망했다(1994). 총 7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차례가 오롯이 가리키듯, 장편 『축제』(1996)는 작가가 팔순 노모의 장례를 치른 이야기를 토대로 한 소설이다. 글의 진행이 사실과 거의 일치하며, 등장인물들은 기자 장혜림, 이복조카 용순 같은 허구의 인물도 있지만 대부분 실재한다. 그들의 이름은 실명도 있고 다소 변형되어 작품 곳곳에 산재한다. 예를 들어 이청준은 40대의 꽤 이름 있는 작가이자 노모의 죽음 앞에 연민 어린 시선과 회한으로 가득한 화자인 이준섭에 직접 투영되어 있고, 그의 딸 이름은 실제 그대로 은지이다.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 안성기, 오정혜, 한은진, 정경순 주연의 영화 「축제」(1996년)로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져 화제를 모았고, 작가 이청준이 직접 문상객 중의 한 명으로 출연, 잠깐 동안 카메라에 비치기도 한다.

“돌아가신 지 몇 달도 되지 않아 제 어머니의 지난 시절 일들을 시시콜콜 다시 들춰내고, 그것을 만인 앞에 영화로 꾸며내려는 일이 당신을 한 번 더 돌아가시게 하고 그 슬픔까지 팔아먹으려 나서는 것 같은 죄스런 마음, 감독님께서는 아마 그런 제 심경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으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제가 결국 이 일을 한번 감당해보기로 마음을 정하게 된 동기였는지도 모릅니다. 감독님께서도 팔순 노모를 모시고 계시고, 그 어른께서도 근래 괴로운 치매의 증세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계시다는 말씀, 그래서 제 어머님의 힘들었던 노년살이가 남의 일 같지 않게 여겨져 그 노인네와 당신을 모셔온 자식들의 일을 빌려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씀, 무엇보다 감독님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는 마음으로 정성껏 영화를 만들고, 그런 과정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치매증 노인들과 그 자식들을 위해, 당신들을 모시는 옳은 도리를 함께 배우고 찾아보자는 말씀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으니깐요.” (pp. 27~28)

삶과 죽음 사이를 영통(靈通)하는 글(소설),
인간의 삶과 죽음의 사회학/윤리학을 다루다


작가는 1996년 『축제』를 발표할 때 「머리말」을 붙였다. 이 「머리말」이 2003년판에서 「어머니 이야기」가 된다. 이청준의 작품들 가운데 한 특징이기도 여러 이질적인 텍스트들의 혼종적 조합은 『축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가령, 소설 「눈길」과 산문 「기억 여행」이, 콩트 「빗새 이야기」와 동화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의 작가의 말은 물론이고, 소설 「키 작은 자유인」과 수필 「꽃처녀 시절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일부 그대로 인용되기도 했다. 이 텍스트들이 한데 이어지며 마치 작가 이청준이 그린 ‘어머니 이야기’의 결산 편이자, 어머니를 씻기는 자식의 ‘씻김굿’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작가가 소설에 ‘축제’라는 표제를 붙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남은 사람들이 망자를 보내는 한바탕의 씻김굿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싶었다는 술회는 여러 지면을 통해, 그리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통해 잘 드러난다.

한편, 작가가 2004년에 발표한 단편 「꽃 지고 강물 흘러」는 어머니 사후 무덤을 찾아가는 이청준과 형수의 이야기를 주축을 이룬다. 그 이야기의 끝에 작가는 형수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1)글장이가 도고 나서 나는 그런 아버지 같은 어머니, 당차고 비정스럽고 모진 어머니의 이야기를 여러 번 글로 썼다. 이번 소설 속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몇 부분 다시 인용되거나 되새김질되었다. 「눈길」이나 「기억 여행」 「빗새 이야기」, ‘게자루’ 이야기 같은 것이 그렇다. 비밀 지하실이나 노년의 치매 증세에 관한 것도 동화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나 다른 수필 따위에 한번씩 씌어진 이야기이다. 이미 그것들을 접한 독자들에겐 염치없는 노릇인지 모른다. 이런 말은 그런 독자들에게 미리 그것을 밝혀두기 위해서지만, 그러나 내가 그 ‘어머니’의 사연을 다시 취해 쓴 것은 이것으로 내 ‘어머니 이야기’의 결산 편을 삼고 싶어서였다. 2) 한마디로 지난 일 년 반 동안은 글을 썼다기보다 ‘노인’을 씻겨드리는 굿판 삼아 그것을 되세워 일으켜서 가다듬고 기구하고…//기왕에 한바탕 굿판을 치렀을 바에야 돌아가신 노인을 위한 뜻깊은 굿이 되어드렸으면 좋겠다.”

―이청준, 「어머니 이야기」, 『축제』 2003년판 머리말에서

■ 작품 줄거리

서울 사는 꽤 알려진 작가 이준섭은 고향 집에 계신 노모의 부음을 받는다. 5년이 넘도록 치매를 않아 가족 특히 시집와 이때껏 시어미를 부양해온 준섭의 형수의 심정은 퍽 복잡다단하다. 준섭의 도착과 함께 시골집의 장례 절차가 시작된다. 상가에 하나둘 가족과 친척, 이웃들이 몰려드는데 각자의 관계와 사연 따라 말과 행동이 사뭇 다르다. 노모의 죽음 앞에서 오래된 가족 간의 갈등은 오래전 집의 돈을 훔쳐 가출한 준섭의 이복조카 용순의 등장으로 그 골이 깊어진다. 옷매무새며 천방지축이나 다를 바 없는 용순의 행동에 집안사람들 다수가 보내는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용순은 그 나름대로 어릴 적 이복형제들 사이에서 부침을 겪으며 얻은 깊은 상처와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품어준 할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서울에 떨어져 출세한 삶을 사는 듯 보이는 삼촌 준섭이 그 할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않았다는 서운함과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 작가 이준섭을 취재하겠다는 명목으로 내려와 있는 잡지사 기자 장혜림의 등장은 용순을 비롯한 준섭의 일가친척은 물론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신경전, 노름판, 갖가지 해프닝으로 소란스러운 상가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문상객들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인물 개개인의 기억을 헤집는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노모의 생애가 회고되며 그동안의 갈등과 설음이 폭발하고 전개되고 또 치유의 과정을 함께 겪는다.

■ 해설

활짝 핀 꽃의 이미지. 이것은 왜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인지를, 왜 장례가 비극이 아니라 한바탕 축제가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줄 것이다. 장례 절차가 모두 끝난 후에 가족들은 마당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동안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인물(용순)을 중심에 두고. 이 사진이야말로 어머니의 죽음이 건네준 마지막 선물이다.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불화와 미움과 설움을 치유하는 것. 그건 토막 난 인정을 하나로 이어붙이는 죽음의 힘이다.

개화는 식물에게는 가장 화려한 시기지만 언제나 낙화(落花)가 잇따르는 순간이기도 하다. 화양연화(花樣年華), 즉 죽음을 자기 속에 포함하고 있는 삶이다. 저 사진을 찍은 후에 가족들은 각자가 살고 있는 곳으로 뿔뿔이 흩어질 테지만(그것은 삶이 죽음을 모방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른 죽음을 계기로 다시 한곳에 모일 것이다(죽음이 삶을 초대하는 절차가 바로 장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합집산은 죽음과 삶이 교대하는 현장이다. 또한 죽음은 이산(離散)이 아니라 집합(集合)이라는 점에서 축제의 성격을 지닌다.

―양윤의, 해설 「만개한 죽음, 무성한 삶」(p.294)에서

목차

제1장 큰일 채비를 갖춰 시골로 내려가다 7
제2장 고속도로에서 손사랫짓을 만나다 31
제3장 노인이 비녀를 찾으시다 77
제4장 원로의 문상객들 하루씩 일찍 도착하다 117
제5장 단 한 번, 마지막을 씻겨드리다 178
제6장 사랑과 믿음의 문을 잃은 세월 228
제7장 바람 되고 구름 되고 눈비 되어 가시다 269

해설/ 만개한 죽음, 무성한 삶 _ 양윤의 293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 _ 이윤옥 320

본문중에서

“―내 어머니의 연세는 올해로 미수(米壽)를 한 해 앞두신 87세.

그 어머니는 지금 당신이 살아오신 지난날의 생애를 현재에서 과거 쪽으로 다시 한 번 거꾸로 살고 계신 격이다. 머릿속 기억이 자꾸만 가까운 시절의 일에서 옛날 일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걷혀나가는 때문이다. 당신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찾으실 때는 두 분이 젊으셨을 적 한창 새살림을 일구고 계실 무렵으로, 시어머니 저녁 진지 마련 걱정으로 마음이 바쁘실 때는 당신이 갓 시집을 오신 시어머니(나의 할머니) 생존 시의 새색시 시절로, 그리고 옷보퉁이를 싸 들고 옛 외가 쪽으로 해변 길을 나서실 때는 시집도 오시기 전의 아득한 꽃처녀 시절로, 머릿속 기억이 그런 식으로 자꾸만 먼 옛날 쪽으로 돌아가고 계신 것이다……” (p.7)

저자소개

이청준(李淸俊)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390809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소설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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