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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에 관해 주목할 만한 책이 발간되었다. 〈유쾌한 심리학〉으로 서점가를 강타했던 심리학자 박지영의 『자기의 심리, 이런 거였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살펴보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남녀의 흥미로운 심리탐험기이다. 커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영업, 교육, 조직관리 등 남녀를 상대하는 장면에서도 훌륭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이 책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남녀 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Ⅰ부는 쇼핑, 길 찾기와 물건 찾기, 언어, 거짓말과 분위기 파악, 놀이, 싸움, 고통과 피로, 스트레스, 조직관리, 몸관리 등에서 목적지향적인 남자와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행동상의 차이를 살펴보고 그 원인을 태초부터 이어져 온 남녀의 역할분담에서 찾고 있다.
제Ⅱ부는 남녀가 배우자를 선택할 때 남자와 여자의 전략과 선호하는 이성을 살펴보았다. 남자는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려 하고, 여자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배우자를 찾으려 하는데, 이 때문에 남자는 많은 여자를 만나려 하고 여자는 남자를 요모조모 따져본다는 것이다.
제Ⅲ부는 남녀가 커플이 되기 전과 후의 여러 단계에서 진행되는 남녀의 차이를 살펴보고, 커플이 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실었다.

이 책의 특징

이 책은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남녀관계를 다루었다. 따라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읽어볼 수 있다. 또한 짧은 문장과 빠른 서술로 인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본문은 여러 진화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연구나 조사 결과도 많이 다루고 있다. 기존 외국의 번역서와는 다른 점이다.
판형이 작아 휴대하기 좋은 점도 매력이다. 재킷 주머니나 핸드백에 쏙 들어갈 정도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읽어볼 수 있다. 한손으로 쥐어도 될 정도며, 아래쪽을 잡아도 손가락이 글자를 가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책과 달리 단색으로 제작되었지만, 책에 몰입하기에는 오히려 좋다.

책속으로 추가

연구에 의하면 미팅을 할 때 여성이 상대방을 평가하는 시간은 30초 이내다. 스피드 데이팅(여러 명을 계속 만나면서 호감 여부를 결정)에 참가한 남녀를 대상으로 한 결과다. 미팅이 30초 내에 끝날 확률이 전체 미팅 건수 중 1/3을 차지했으며, 여성이 미팅을 빨리 마무리 짓는 경우가 남성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러므로 남자의 첫마디가 매우 중요하다. 위 실험에서는 독특하거나 다소 엉뚱한 말을 던지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컴퓨터 분야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와 같이 창의성이 다소 떨어지는 말을 한 사람들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제Ⅲ부 중 개막대사 편, 본문 230쪽)

상대에 대한 생각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식사도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고, 공부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랑의 증세가 계속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게다가 아이를 출산했음에도 부부의 관심이 아이가 아니라 부부 서로에게 있다면 2세의 안녕도 도모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다. 생텍쥐페리는 말했다. “사랑하는 것은 서로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응시하는 것이다.”(제Ⅲ부 중 사랑의 변화 편, 본문 260-261쪽)

커플인 남녀는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부담감이 적다. 그래서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결혼식까지 올리게 되면 자신의 체중과 외모에 대해 안심하게 된다. 그 때문에 일반적으로 커플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파트너를 얻길 원하는 싱글들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행복한 관계에 있을수록 살이 찌는 경향이 있다.(제Ⅲ부 중 결혼 그 이후 편, 본문 267쪽)

들어가면서

제Ⅰ부 사냥꾼의 후예 남자, 채집꾼의 후예 여자
쇼핑 ∥ 길 찾기와 물건 찾기 ∥ 언어 ∥ 거짓말과 분위기 파악 ∥ 놀이 ∥ 싸움 ∥ 고통과 피로 ∥ 스트레스 ∥ 조직관리 ∥ 몸관리 ∥ 운전 ∥ 우정 ∥ 꿈

제Ⅱ부 여자 밝히는 남자, 조건 따지는 여자
웬∼ 여자? vs 뭔∼ 남자! ∥ 착각하는 남자 ∥ 미인은 위험하다 ∥ 젊은 수컷 신드롬 ∥ 잘 튕기는 여자가 좋은 남자를 얻는다 ∥ 부성 불확실성 문제 ∥ 아빠 닮았네 ∥ 바람기 ∥ DNA 파수꾼, 남자 ∥ 질투 ∥ 일부일처제 ∥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

제Ⅲ부 커플 전과 후
알파걸과 ABCD이론 ∥ 매력의 변화 ∥ 호감을 주는 요인들 ∥ 곁눈질 ∥ 개막대사 ∥ 좋은 인상을 주는 방법 ∥ 관계의 진행과정 ∥ 사랑의 변화 ∥ 결혼 그 이후 ∥ 대반전

주석

…그래서 사냥에 나서던 남자는 길 찾기와 표적 맞추기 등에 알맞은 뇌를 지니게 됐고, 채집을 하거나 아이를 키우던 여자는 언어능력과 분위기 파악에 능통한 뇌 구조를 갖추게 됐다. 그 결과 남자는 사냥과 같은 목적지향적인 행동을, 여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관계지향적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램된 것이다.(들어가면서, 본문 18쪽)

…이처럼 남자와 여자의 화법은 다르다. 남자는 직접화법을 쓰고 여자는 간접화법을 쓴다. 여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다가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그 뜻을 헤아려야 한다. 남자는 마음먹은 대로 말을 하지만, 여자는 말 속에 마음을 남기는 것이다.(제Ⅰ부 중 언어 편, 본문 53쪽)

싸움은 학교에서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싸운다. 남자의 싸움이라면 주먹이 날아가고 여자의 싸움이라면 고함을 지르고 머리채를 잡고 흔든다. 남자는 직접적이고 여자는 간접적이다.… 여성들 간의 싸움은 더 많은 남성을 확보하는 것과 관계가 없었다. 싸움에서 이겼다 하여 돌아오는 혜택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직접적인 공격을 하게 되면 서로가 부상을 입게 되고, 이러한 것은 아름다움을 유지하거나 아이를 낳는 여자들의 능력을 크게 손상시킬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뒷공론을 싸움의 방편으로 삼게 된 것이다.(제Ⅰ부 중 싸움 편, 본문 68, 70쪽)

…이런 현상을 보면 남자는 본능적으로 많은 여자를 추구하게끔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남성은 성적으로 끌리는 여성을 만날수록 상대방의 의사를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이러한 것도 많은 여자를 만나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자의 이러한 착각은 짝짓기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자가 진짜 호의를 보였지만 너무 작아서 알아채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조그마한 호의에라도 무작정 반응하게 되면 그만큼 성공의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제Ⅱ부 중 착각하는 남자 편, 본문 108-109쪽)

이런 것 때문에 미인은 위험하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고 하지만 미인 옆에 있는 남자가 더 명이 짧을 수 있다. 미인을 쳐다보는 데 정신이 팔려 시내버스를 놓치기도 하고, 기둥에 부딪치기도 한다. 잘못하다간 차에 치일 수도 있고, 운전 중이라면 사고를 낼 수도 있다. 남성들은 주변에 미인이 있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강하게 분비되면서 한눈을 팔고 부주의해져 다칠 위험이 훨씬 높아지고 모험을 불사하기 때문이다.(제Ⅱ부 중 미인은 위험하다 편, 본문 112-113쪽)

만남 초기에 여성은 남자의 겉모습만으로는 그의 성격을 충분히 알 수 없다. 나쁜 남자는 자신을 잘 꾸미기 때문에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적당히 튕기기 때문에 여자들이 빠져들기 쉽다. 게다가 이들은 여자에 대한 경험이 많아 눈치가 빠르다. 알아서 챙겨주고 신경 써주기 때문에 여자의 마음은 사로잡히고 만다.(제Ⅱ부 중 잘 튕기는 여자가 좋은 남자를 얻는다 편, 본문 122-123쪽)

현대의 남성들은 직업이나 경제력, 권력, 능력 등에서 여자에게 과시할 것이 많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남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였던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끌기 위해 섹시한 몸매, 아슬아슬한 노출, 성형이나 화장과 같은 꾸미기를 하나의 방편으로 삼았다. 즉 그것은 바로 아름다움이었다.(제Ⅱ부 중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편, 본문 164쪽)

…이런 것 때문에 친구의 애인을 뺏는 ‘잘못된 만남’이 벌어진다. 한 조사에서 남녀 모두 바람 상대로는 가까운 이성친구(58.3%)가 제일 많았다. 그 다음으로 남성은 비즈니스 파트너(13.7%)였지만 여성은 친구의 애인(23.4%)이었다.
인간은 낯선 얼굴보다 익숙한 얼굴에 더 매력을 느낀다. 이미 봤던 얼굴에서 ‘안전하다’거나 ‘접근하기 쉽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친구의 애인은 처음 보는 이성에 비해 볼 기회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호감을 쉽게 가질 수 있다. ‘잘못된 만남’은 하늘이 정해놓은 운명적인 사랑이 아닌 것이다.(제Ⅱ부 중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 편, 본문 188쪽)

이러한 감정의 점진적 변화는 드문 일이 아니다. 진화심리학자 헬렌 피셔 박사가 조사를 해보았다. 처음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과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성의 33%, 여성의 43%라는 매우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짝에 대한 감정의 변화 요인은 훌륭한 대화, 공통의 관심, 상대의 유머감각이었다.(제Ⅲ부 중 매력의 변화 편, 본문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