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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의 자식들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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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갈무리
  • 발행 : 2015년 12월 15일
  • 쪽수 : 192
  • ISBN : 97889619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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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모임 [ㄱ의 자식들]의 첫 시집 『ㄱ』. 각자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다른 강수경, 김태일, 김정현, 이록현, 서윤선, 선우원, 최영식, 한민규 8명이 모인 이들은 서로 만나 추천한 8편의 시를 읽고 다시 짧은 형식의 시로 그 감흥을 옮겨 보기도 하고, 각자의 자작시들을 들여다보고 벗겨 보고 서로 담아 나눠 가졌다.

출판사 서평

“시라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 답을 모른다. 그러나 가능한 답의 하나를 이 두 편의 시가 나에게 새삼 일깨우는 바가 있다. 그것은 쉽고 짧으며 그림처럼 선명한 것이 마법처럼 순식간에 우리 마음을 삶의 광채로 환하게 가득 채운다는 것이다. 어쩌면 여기서 짧다는 것, 쉽다는 것, 마법적이라는 것이 그 작용의 중요한 조건일 수 있다. 마치 이 책에 수록된 이록현의 「여섯 개의 사물시」가 ‘시집’에 관해 이렇게 재치 있게 정의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것이 시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기대치인 것처럼 말이다.”
― 성완경, 「발문ㆍ‘ㄱ의 자식들’의 첫 독자가 쓰는 글」

출간의 의미
마흔 다섯 번째 마이노리티 시선으로 시모임 <ㄱ의 자식들>의 첫 시집 『ㄱ』이 출간되었다.

우리 시모임 ‘ㄱ의 자식들’은 어느 봄날, 이록현의 “그냥 우리 같이 시 써볼까요?”로 시작되었다. 각자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다른 강수경, 김태일, 김정현, 이록현, 서윤선, 선우원, 최영식, 한민규 8명이 모여 “그러지, 뭐”로 詩作이 되었다.
‘ㄱ’으로 시작되는 자음들의 자식이기도 한 언어들은 점점 뭉뚝해지거나 날카로워지고 있다. 삶의 무게로 등은 자꾸 ‘ㄱ’을 닮으려 한다. 각자의 방식대로 얼어붙거나 굳어진 언어에 군불을 지피거나 그것을 불려 왔다. 서로 만나 추천한 8편의 시를 읽고 다시 짧은 형식의 시로 그 감흥을 옮겨 보기도 하고, 각자의 자작시들을 들여다보고 벗겨 보고 서로 담아 나눠 가졌다. 시를 핑계로 만나고, 만남을 핑계로 시를 썼다.
그렇게 모인 시로 2014년 겨울 [우체시 : 우애한 詩체놀이]라는 자작시 전시회를 열었다. 작년 전시회 때 갈무리 출판사의 권유로 올해는 시집을 내기로 했다. 잘 썼든 잘 못 썼든 우리의 시간과 기억들을 드러낸다. 우리 밖의 이웃들에게 『ㄱ』이라는 시집으로 조심스레 말을 건네 본다.
― 최영식 (마을 활동가, 시인)

책속으로 추가

「‘ㄱ의 자식들’의 첫 독자가 쓰는 글」 ― 예술ㆍ미학평론가 성완경의 발문 중에서
최영식의 경우 … 문래동이라는 장소성(철공소 동네의 쇳가루 냄새나는 어둡고 좁은 골목길과 그 속의 낮과 밤의 분위기!)과 6년 전 정년퇴직 후 성공적인 ‘인생이모작’의 삶을 일구어나가고 있는 늘―청 씨의 삶의 연륜과 체취가 묻어나는 시다. (166쪽)

「시간도둑」은 러브정현러브(김정현의 필명)의 작품 … 이 시는 동일한 제명 아래 두 개의 대칭 구조가 서로를 반사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몽환적인 공간 속의 매끄러운 움직임과 시공간의 빠른 전환이 빼어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169~170쪽)

나는 선우원의 「발렌타인」과 「금은보화」가 편안한 호흡과 노래 부르기 같은 율동으로 시 쓰기―시 읽기의 본질적 덕성과 삶의 보편적 광휘를 담뿍 뿜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172쪽)

김태일의 경우는 이것이 「환생」이나 「하루만의 이별」 같은 애틋한 부부의 정으로 변주되며 재확인된다. 김태일의 시에서 나는 전반적으로 매우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발견한다.(174쪽)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인 한민규는 자기 직업의 자의식을 웅얼거리거나 자신의 삶에 대한 내적 성찰을 토해내기도 한다....“C로 시작해서 나를 생각한다”로 시작하는 그의 「길 2」는 말하자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기 성찰을 담은 시라고 하겠는데 오르내리는 삶의 부침과 굴곡들이 마치 오선지 위의 음표들처럼 오르내린다.(178쪽)

서윤선의 시는 세계사적 지식들과 뉴스들과 현대의 신화들을 마치 랩 가사처럼 숨가쁜 서사로 토해내며 그 갈피갈피에 서정적 로망이나 트랜디한 생태적 사유 혹은 정치 비평도 끼워넣는다.(181쪽)

강수경의 시들은 아마도 이 시집 전체에서 가장 직설적으로, 슬프고 절망적이고 도발적인 톤으로 자신의 주변에 대해 특히 가족 관계의 현실과 그 폭력성에 대해 발언하는 시다.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하고 리얼한 토픽이 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184쪽)

시각예술가이자 시인으로 이록현의 작업에서 중요한 특징으로 그리고 깊은 특징으로 감지되는 것은 우선 세상을 보는 시선이다. 곧 세상에 대해 품는 감정이나 태도이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작은 것, 낮은 것, 연약한 것에 대한 공감적이고 참여적인 감정이다.(187~188쪽)

대표시

「접히다」

최영식

마지막으로 프레스가 트럭에 실려 나갔다. 점.멸.점.멸.
그의 삶도 묶인 끈에 엉켜 질질 끌려가고 있다.
비는 내리고 내뿜는 담배 한 모금에 뿌연 서리가 내린다.
빗방울은 오늘도 사선으로만 들이친다.
누렇게 바랜 고지서, 견적서, 야식 전단, 도면들 위에
굵은 신발 자국들이 지그재그로 소인처럼 찍혀 이리저리
휘몰리고, 뒹굴고, 비는 내리고 ―
휙 ― 허공으로 새처럼 날아오르는 검은 비닐봉지,
헛바람이라도 불어넣어 날아오르던 그런 때가 있었다.
삶의 무게만큼 휘어진 등뼈, 삶의 밀도만큼 두터워진
손바닥, 삶의 고통만큼 나빠진 시력, 뭉텅이 채 뽑혀나간
머리칼, 지렁이처럼 튀어나온 힘줄, 깊게 팬 이마의 등고선,
퀭한 공간에 그는 [ㄱ]자로 접혀 있다.
00 공업사 간판도 비에 젖고, 플라타너스 잎은 이리저리
바람에 내몰리고, 검버섯 같은 각질도 마침내 흔들리고 …
비는 점점 세차게 긋고 있다.
물웅덩이에 쓸개즙같이 진한 구리스에서 천연덕스럽게
무지개가 피어나고 있다.
참 지랄 맞다. 멸.멸.멸,점.점.점


「39」

이록현

벌써 웃음을 숨기지 못하는 H
그렇게 잠시 기다리던 H는
웃어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 보듯 한다
나는 누가 먼저 웃어버린 웃음을 두고
나를 세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다
항상 이렇진 않다는 얘기다
많은 다른 이야기들에선 데구루루 구르기도 하니까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

혁명

너는 한때 장미 나무를
가진 아이였다
그것도 하얀 장미 나무를
붉은 장미를 책에서 배우기도 전에

흰빛에서 나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매움의 향을
처음 배우고
여러 겹의 뺨을 쓸어보다
잎 아래 가시로
각인을 배웠다

까마득한 저 건너편엔
흰 낯으로 붉은 향을 뿜던 나무와
무릎으로 빨간 맥을 뛰었던 네가
함께 서 있다

라는 이야기


「태양의 유효기간」

김태일

굴참나무 단단한 장작을 불태운다.
굴참나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몇십 번 뜀박질하는 동안
쌓고 또 쌓은 자기 안의 태양 빛을
흰 연기가 걷히자 뿜어낸다.
굴참나무가 어느새 제 어미인 태양을 닮아
타오르는 태양이 된다.

내 안의 태양은 얼마나 유효기간이 남았느냐?

추천사


삶의 순간순간 만나고 부딪히는 수많은 사람과 만남과 일들, 그 스침과 문지름과 두드림을 동반한 접촉은 우리의 마음과 머리에 무언가 흔적을 남긴다. 우리는 이 느낌과 생각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 이것이 아마 우리가 1년 반의 작업을 시집으로 출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꿀 거대한 혁명이나 보는 이 누구나 주르륵 눈물 흘리게 할 감동은 없지만, 무딘 손끝으로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쓰고 또 쓸 따름이다. 내년에도 우리의 시 읽기와 쓰기는 계속될 테고, 어디선가 인연을 만난다면 다시 책으로 엮어지는 행운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년 반 동안 우리는 시를 읽고 쓰고 하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나 깨달음, 서로에 관한 깊은 이해를 만들어 왔다. 시가 우리에게 준 이 선물은 우리가 시를 읽고, 쓰고 만나는 한 지속될 것이기에 오늘밤도 공포를 기다리는 흰 종이 위에 무언가를 써 내려간다.
또 다른 시집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 시인의 말

우리는 최영식 선생님의 시 「접히다」에 나오는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서 만나 시를 읽고 쓰고, 술 마시고 시를 이야기하곤 했다. 이제 1년 반 동안 우리가 살아 낸 “ㄱ”처럼 접혔던 삶의 한 페이지, 추억이라 부르기엔 아픈 기억만 남긴 채 접히고 구겨진 지난 삶을 밝은 곳으로 꺼낸다. 그것이 이 시집 『ㄱ』이다.
우리 중 네 명은 문래동에 살거나 문래동에 작업실이 있다. - 저자의 말

오철수(시인 문학평론가)
자신의 외부뿐 아니라 조금 전 감성까지도 반역하는 순간의 한 치짜리 혁명정부! ― 그것이 詩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물웅덩이에 쓸개즙같이 진한 구리스에서 천연덕스럽게” 번지는 “무지개”(최영식, 「접히다」)이고, 그게 때론 “참 지랄 맞다” 싶어도 “굴참나무가 어느새 제 어미인 태양을 닮아 / 타오르는”(김태일, 「태양의 유효기간」) 불꽃일 때 시다. 그 창조의 전위(前衛)는 “키우고 있는 것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것일 때가 많다”(이록현, 「여섯 개의 사물시」)는 길을 간다. 바로 거기서 콧수염이 없을 때와 ‘콧수염을 붙였을 때’(러브정현러브, 「콧수염」)라는 모서리가 생겨나고, 그것으로 이 세상을 가르고 “황금빛 시간”을 터지게 한다. 그래서 한민규 시인은 “중첩되고 전조되는 길 위에서”(「길」) 늘 새로운 시를 만난다. 하지만 그런 시가 새로움에 대한 강박일 수는 없으리라! 혁명은 생명적 사랑의 힘의 작용일 뿐이다. 그게 정말인지 궁금하면 강수경의 「자랑」을 읽으며 웃고, 서윤선의 「지구에 박힌 돌」을 마음속에 그려보라. 이들의 시가 또 다른 창조를 부를 것이다. 그 창조는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것에 틈을 벌리고 보풀보풀한 퍼지 삶 만들기다. 선우원의 「왕래」에서처럼 출구가 동시에 입구가 되는 不一而不二의 원융한 역동적 삶을!

표광소(시인)
‘ㄱ의 자식들’이 지닌 장점들 중의 하나는 소통 가능한 시편들을 창작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현실에서 시도 때도 없이 마주치는 슬프고 외로운 순간들을 다양한 양태로 표현하여 자본과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는 삶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생활과 생각, 고통과 기쁨의 갈등을 버무리어 공감을 빚어냈다.

목차

최영식
으뭉하다
철들다
외롭다
접히다
짠하다
새나가다
뒤바뀌다
다니다
떨궈지다
죽다

선우원
발렌타인
진주
금은보화
Au Schlusselad

주벽
왕래
Carte postale

김태일
박쥐
귀뚜라미 클럽데이
여우비와 갈비냄새
파도와 엉터리 화가
환생還生
푸른 바다거북을 영결永訣하며
하루만의 이별
오대산
태양의 유효기간
진부령

이록현
오래된 납득
만물의 걸음걸이
여섯 개의 사물시
구원
익사
39
공깃돌
떨구는 시간
오늘
녹색 해변
장애자
다채로운 틀

러브정현러브
가을나비
시간도둑
시간도둑
석정리집
콧수염
소나기 한 잔
우기
웃음은 나의 힘

한민규

노래 2
길 2
DV8 : 이상한 날
나는 알고 있다
뜨거운 안녕
베토벤 현악4중주 15번
거짓말

강수경
자랑
붉은 눈썹
내 가죽 내 가족
말값

서윤선
San tiago
친구여 내가 죽거든
지구에 박힌 돌
장인의 소파1
장인의 소파2
불의 배
파키스탄으로 떠난 여인
다시 이 땅에 태어나 ― 공깃돌答歌
조약돌

해설 ㆍ 각자의 시편들로 구축한 작은 공통체 이성혁 (문학평론가)
발문 ㆍ ‘ㄱ의 자식들’의 첫 독자가 쓰는 글 성완경 (미학ㆍ예술평론가)

본문중에서

「각자의 시편들로 구축한 작은 공통체」 ― 문학평론가 이성혁의 해설 중에서
이들의 작업은 “각자의 자작시들을 들여다보고 벗겨 보고 서로 담아 나눠 가”지는 작업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각자의 특이한 시들은 “서로 담아 나눠 가”질 수 있는 공통적인 것으로 변모되면서 각자의 특이성을 증폭시켰던 것으로 생각된다. ‘시’ 또는 ‘예술’이 지니는 기능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140쪽)

최영식의 … 시의 제목은 흥미롭게도 동사와 형용사 단어로 되어 있다. ‘철들다’, ‘으뭉하다’, ‘외롭다’, ‘접히다’, ‘짠하다’, ‘새나가다’, ‘뒤바뀌다’, ‘다니다’, ‘떨궈지다’, ‘죽다’가 그것이다. 이는 그가 어떤 사태에서 본질적인 것은 ‘주체―주어’보다 어떤 움직임이나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려준다.(141쪽)

선우원의 시에서는 도시 공간과 기억의 문제를 접목시키는 감수성이 돋보였다. …「왕래」는 “16번지연초록색건물의대문을열고거리를나선후” 도보로 골목과 거리를 걸어 다니다가 다시 “16번지연초록색건물대문앞”으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포착한 거리의 모습을 치밀하고 끈기 있게, 가능한 한 꾸밈없이 그대로 묘사한다. (143쪽)

김태일의 시는 시간에 대한 사유가 눈에 띈다. 그런데 김태일의 시간관은 심원일의 시간관과는 달리 기억의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인연론에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 시간관은 우주적인 차원에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우주적인 차원의 시간은 소소한 일상과의 연결 끈을 놓지 않는다.(146쪽)

이록현의 시편들은 「여섯 개의 사물시」에서 볼 수 있듯이 사물에 대한 남다른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이 사물시들에서 이록현의 반짝이는 시선을 느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여섯 번째 사물시 ‘포크레인’에는 “심성이 순한 짐승으로 오인되어 뭇 짐승들과 빨리 친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흥미로운 설명이 붙어 있다.(149쪽)

‘러브정현러브’는, 자신의 필명처럼 재밌는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 재미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에서 온다. 두 편의 「시간도둑」 역시 그러한데, 그 서사 속에는 시간사냥꾼과 시간도둑의 긴장과 갈등이 내재해 있다. 주제는 삶에서 잃어버린 시간과 그 시간의 되찾기라고 하겠다. (151~152쪽)

한민규의 시편들에서는 ‘노래’ 또는 ‘음악’과 삶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베토벤 현악4중주 15번」은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악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를 뽑아내고 있다. …즉 ‘베토벤 현악4중주 15번’은 하늘의 신에 대한 찬양이라기보다는 이승과 삶의 욕망에 대한 찬양이라는 것이다.(155쪽)

강수경의 시에서는 여러 연작시들을 펼쳐내고 있는 「내 가죽 내 가족」이 흥미롭다. … 이 시는 주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연결되는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소파’나 ‘식탁’과 같은 집의 실내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구체적인 사물들과 얽혀 있는 그 기억은 폭력과 위선, 무기력과 관련된 아버지의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현현하고 있다.(157~158쪽)

서윤선은 흔적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지구에 박힌 돌」는 … “무의 우주 한 점마저 사라진 때”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아름다운 향기도/결국 사라”지고 “기억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사라져도” “흔적은 남아/지구에 박힌 돌로 남아”있으리라고 말하고 있다. 이 시는 서윤선이 생각하고 있는 존재론을 보여준다.(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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