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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찾는다 : 객토문학 동인 제1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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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객토문학》 동인 12집 『희망을 찾는다』. 1부는 객토 동인으로 활동하다 지병으로 고인이 된 문영규 동인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채웠다. 2부는 기획 시와 기획 산문을 통해 이 시대의 민낯을 고발하고자 하였다. 3부에서는 동인 개개인이 고민하고 있는 문학 세계를 펼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세월호 침몰은 무슨 학술적 용어나 감성적 문장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넘어 왜, 라는 의문과 나아가 국가의 존재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큰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 우리 주위에는 1년이 흐른 지금도 나는 ‘모르는 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흔드는 이들이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도 나침반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세월호는 언제까지나 내 가슴 속에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안고 운항 중이다. 파도를 헤치며.
- 표성배 ‘외면의 시대’ 중에서

1. 출간의 의미
마흔세 번째 마이노리티 시선으로 《객토문학》 동인 12집 『희망을 찾는다』가 출간되었다.
《객토문학》 동인은 1990년 동인을 결성,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한 후 지금까지 12권의 동인지와 2권의 기획 시집을 출간하였다. 첫 발을 내딛을 때는 구성원 모두가 공장 노동자였으나, 아이엠에프 이후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동인들만의 목소리가 아닌 지역의 여러 시인들과 함께 기획한 내용의 작품을 중심으로 시화전을 열고 해마다 동인지를 묶어 내고 있다.
이번 12번째 동인지 『희망을 찾는다』 1부는 객토 동인으로 활동하다 지병으로 고인이 된 문영규 동인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채웠다. 2부는 기획 시와 기획 산문을 통해 이 시대의 민낯을 고발하고자 하였다. 3부에서는 동인 개개인이 고민하고 있는 문학 세계를 펼치고 있다.
문영규는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취업, 내 집 마련, 희망을 포기한 소위 “7포 세대가 양산되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있는가를 물었다. 배재운은 공존의 삶이 “선택이 아니라 양심”의 문제라며 무상급식 논란을 응시하며 나이가 든 사람뜰만 있을 뿐 어른이 없음을 토로하고 있다. 이상호 역시 노인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규석은 땅콩회항으로 민낯이 드러난 “갑과 을”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무너져 가는 공동체”라는 말이 헛말이 아님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아직 그 진실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한 세월호 문제, 국가 권력에 의해 주민의 삶이 파괴된 밀양 송전탑 문제를 표성배와 최상해가 되짚어 보고 있다.
동인들은 한 목소리로 2015년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며 말한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나라, 노인들의 삶이 불안에 허덕이고 심지어 아이들마저 출산하지 않으려 하는 현실, 대낮에 침몰하는 배 속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어 가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무능한 국가 위정자들, 행정대집행이라는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국가 폭력의 상징이 되어버린 밀양 송전탑 문제.” 이 나라 어디를 가나 어느 것 하나 제 자리에 놓여 있지 않는 주춧돌들, 그러나, 이러한 척박한 현실 한가운데서 문학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객토 동인들은 묻고 있으며, 나아가 사람이 사는 세상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성 같은 것을 이번 객토 동인지 12집이 말하고 있다.

2. 12집을 내며
1990년 ‘객토’를 처음 만들던 시간이 아득하다. 열정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시간이 지나갔고, 2000년 처음 동인지 묶음 집을 발간하면서 제법 구색을 갖추게 되었으니 시작하고 10년, 두 권의 기획 묶음 집과 이제 열두 번째 묶음 집을 내게 되었으니 어언 15년이다. 시간과 함께 시대는 빠르게 변해 갔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린 시대의 변화에 맞서, 시대에 의해 소외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런 일련의 일들 속에서 우리 스스로 자부심과 비관을 시소처럼 타기도 하였다. 무슨 일이든 한계는 있기 마련, 초심이 그래서 필요한 마음가짐이지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닌 줄도 안다. 10월 9일 객토의 좌장인 문영규 시인이 긴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생을 다하고 말았다. 처음 부음 소식을 접하고 ‘객토’의 마지막을 생각한 것은 왜일까.
이번 동인지에는 문영규 시인을 생각하는 동인들의 마음과, 평소 '객토'의 곁에 머물러 주신 이응인 시인의 마음을 함께 담았다. 예상에 없던 일이라, 슬픔만큼 동인지가 무겁다. 그리고 올해 ‘객토’가 기획한 기획 시와 신작 시를 함께 선보인다. 문영규 시인은 없지만, 문영규 시인의 시 정신은 ‘객토’와 ‘객토’를 기억하는 모든 분과 함께 영원할 것이다.
올해는 동인들만으로 동인지를 묶는다. 역시 매년 해 왔던 것과 같이 기획 시를 만들고, 기획 산문을 덧붙인다. 삶이 갈수록 팍팍하다. 열두 번의 동인지 묶음 집을 내면서 한 번도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좀 더 희망적이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보지만 현실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오늘, 우린, 또,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동인들이 ‘객토’에 의기투합한 것이 이십 대, 창창 푸르렀으나 이제는 모두 오십 대가 되었다. 열정만으로 밀어붙이기에는 힘이 부친다. 늘어난 주름살과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삶의 무게에 처진 어깨가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놓지 않고 생을 마감한 문영규 시인 앞에 모든 동인이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2015년 10월
《객토문학》 동인

목차

12집을 내며

1부 문영규 시인을 생각하며

문영규의 시 다시 읽기
별 이야기
회양나무 화단
오후에
사라지지 않는 함성
아브 그라이브 포로 수용소
손 흔들어 주기

소나기 그친 저녁
희망과 절망
웃음
영혼의 목소리
병따개
돈의 통일

문영규 시인을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의 별이 된 시인 / 이응인
마산역에서 / 이응인
구절초 / 노민영
이별주를 따르며 / 배재운
진정성 그 열림을 위하여 / 이규석
동인 영규 형을 생각하며 / 정은호
문영규 시인의 영전에 / 최상해
나가면 밥 한 그릇 사겠네 / 표성배
가을엽서 / 허영옥
마지막 부탁 / 이상호

2015년 기획 시와 산문 / 희망을 찾는다 외 2편·문영규
희망을 찾는다
희망의 촛불을 켜자
희망을 갖자

신작 / 개머루 외 5편·문영규
개머루
하루
화장실에서
비둘기와 뻐꾸기
플래카드
저녁 별

2부 공존의 길

어떤 배려와 배려 / 배재운
오팔 개띠가 오십 여덟에게 묻다 / 배재운
선택이 아닌 양심의 문제 / 배재운
멍 / 이상호
방임 / 이상호
불안의 시대에 인성(人性)을 찾다 / 이상호
갑과 을 1 / 이규석
갑과 을 2 / 이규석
상생을 통한 생존의 길 / 이규석
담쟁이 앞에서 / 최상해
쓸쓸한 문장 / 최상해
기억 / 최상해
외면의 시대 / 표성배
명암 / 표성배
외면(外面)의 시대 / 표성배

3부 갑과 을

갑과 을 3 / 이규석
갑과 을 4 / 이규석
갑과 을 5 / 이규석
봄비 / 최상해
악어 떼가 나오면? / 최상해
품절이십니다 / 최상해
장수 비결 / 배재운
귀향 / 배재운
꽃기린 / 배재운
악착같이 / 이상호
반가운 전화 / 이상호
맞교대 / 이상호
소나무 열차 / 노민영
막재 / 노민영
대밭에서 / 노민영
서울 지하철 / 정은호
벽 / 정은호
고백 / 정은호
비둘기 / 표성배
표면장력 / 표성배
부부 / 표성배

부록
객토문학 동인지 및 기획 묶음 집 연보 및 현황

본문중에서

희망을 찾는다 절망의 뿌리를 찾는다
나에게서 너에게서 희망을 묻는다
절망의 뿌리를 묻는다
산하와 바람에게도
절망을 묻는다 희망을 묻는다
날짐승과 들짐승에게도
물어 본다 희망을, 절망의 뿌리를

학원 과외로 늦은 시간 집으로 오는
무거운 가방 처진 어깨의 경진이를
열이레 달님이 내려다본다
달님이 경진이의 등을 토닥거린다
달님이 경진이한테서
천진함을 찾는다 발랄함을 찾는다
맑은 눈빛으로 말하는 꿈을 찾는다

대학 졸업한 지 4년 된 도환이는
아직 취업 준비생
호주에서 어학연수하고 돌아와
자격증도 서너 개, 하지만 아직도
최저임금 알바생
차라리 취업을 포기할까 싶지만
오늘도 이력서 챙겨 원룸을 나선다

그래 도환아 너의 희망을 믿는다
젊은 너의 사랑을, 이상을 응원한다
너에게서 절망의 뿌리를 캐내고 싶다
너의 낭만을 응원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결혼하고 출산하는
너의 장래를 응원한다

“고맙습니다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죠
개의치 마시고” 편지 봉투에다 이렇게 쓰고
십만 원 넣어서 탁자에 던져두고는
홀로 생을 마감한 최 씨 할아버지
마지막 순간에도 고맙다는 말
국밥 한 그릇 하라는 말
또 개의치 말라며 오히려 위로하는
최 씨 할아버지는 정이 많으신 분
개의치 않고 먹는 따뜻한 국밥은
평소에 할아버지가 즐겨 드셨던 음식
최 씨 할아버지는 참 겸손하신 분입니다
그런 분이 왜 그러셨어요 왜요?
가슴 따뜻한 분이 왜요?
양극화의 이 땅에서
그 극단에 계셨던 할아버지
최 씨 할아버지의 유서를 읽으며
시대의 희망을 묻는다
절망의 뿌리를 묻는다
쓸쓸함과 음산함을 쓸어내린다
공동체는 왜 할아버지를
감싸 안아 다독이지 못했나
이런 공동체는 진정한 공동체인가?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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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1990년 경남 마산 창원에서 터를 잡은 노동자 시인 모임. 1991년부터 1997년까지 작은책 시집 '북 1' 에서 '북 10' 까지 발행했다. 2000년 제1집 '오늘 하루만큼은 쉬고 싶다' (도서출판 다움). 2001년 제2집 '퇴출시대' (도서출판 삶이 보이는 창). 2002년 제3집 '부디 우리에게도 햇볕정책을' (도서출판 갈무리). 2003년 배달호 노동열사 추모 기획시집 '호루라기' (도서출판 갈무리). 2004년 제4집 '그곳에도 꽃은 피는가' (도서출판 불휘). 2006년 제5집 '칼' (도서출판 갈무리)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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