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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아버지 : 한승원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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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한승원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5년 10월 20일
  • 쪽수 : 28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37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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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아버지, 이 맑고 밝은 아름다운 세상을왜 죽을 맛으로 살아야 합니까?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등단 이래 반세기 가까이 수백 편의 소설을 써내며, 잠시도 한국 소설문학의 계보에서 멀어진 적 없는 작가...... 희수(喜壽)의 나이를 맞은 작가 한승원이 자신의 소설세계의 정점에서 신작 장편소설 [물에 잠긴 아버지]를 펴냈다. 작가 스스로도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라 말할 정도로 한승원은 줄곧 고향인 장흥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지방의 정서를 대변하고 기록하는 데 천착해왔다. 곁눈질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지켜온 이 노작가의 집념은 그의 주인공들이 살아 움직인 ‘남도’라는 소설 속 공간을, 우리 소설문학의 단단한 지표를 상징하는 범접할 수 없는 공간으로까지 치환해냈다. 그리고 다시, 작가는 ‘아버지가 남로당원’이었던 한 남자의 곡진한 이야기를, 이번에는 바다가 아닌 고향땅의 깊은 분지로 끌고 들어가 풀어냈다. [물에 잠긴 아버지]는 시대에 순응하며 살았지만 시대의 불운에 침잠할 수밖에 없었던 남자를 통해 인간 존재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묻는 작품이다. 산아제한을 어긴 것을 빼고는 "비굴하고 양순한 삶을 죽은 듯이" 살아온 남자의 인생 궤적을 한승원 특유의 토착적이지만 보편적인 문장들로 좇으며 삶에 대한 뜨거운 성찰과 먹먹한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출판사 서평

    결핍의 대물림을 온몸으로 막아선
    유순한 가장의 분투


    육이오전쟁 직후 인민군이 장악해 ‘모스크바’라고 불린 장흥군 유치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로당의 골수분자였던 김오현의 아버지는 퇴각하는 인민군을 따라가지 못하고, 빨치산이 되어 유격투쟁을 벌이다 죽는다. 뒤이어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네 명의 형들이 아버지에게 숙청당한 사람의 유가족들에 의해 처참한 죽임을 당한다. 그 와중에 간신히 살아남은 할아버지는 외가로 몸을 피해 목숨을 건진 유일한 혈육인 오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할아버지의 삶의 목적은 가문을 일으키고 이어나가는 것이었다. 고등학생이던 오현을 서둘러 결혼시키고, "힘이 있는 데까지"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말을 유훈으로 남길 정도였다. 할아버지의 바람대로 오현은 시대에 순응하며 유순한 삶을 살아간다. 자신을 조롱하는 친구들에게 성적인 수모를 당하고, 옆집의 노총각에게 아내를 추행당하고, 대출까지 끌어다 시작한 장사가 불운한 사고로 망하고도 자신 외에는 누구도 책망하지 않는 것이다. 오현은 다만 끊임없이 자식을 낳는 것으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큰아들 일남이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오현의(혹은 할아버지의) 속내는 노골적이 되어간다. "일남이가 봉이라면" 다른 자식들 열은 "잡종 닭 같은 것들"로 보고, 일남에게 모든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법대에 들어가기까지 승승장구하던 일남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법고시에서 낙방을 거듭하고, 쫓기듯 고향을 떠난 오현은 서울에서 지난한 삶을 시작한다. 한 마리의 ‘사람거미’가 되어 고층빌딩의 유리창을 닦고, 백화점 앞에서 피에로나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아이들을 웃겼다. "공기총 한 자루도 가지지 못한 가난한 도시의 사냥꾼"이 되어 닥치는 대로 생활을 이어간 것이다. 그러다 유치면의 빨치산 토벌대장이었던 노인 박장수를 만나면서 상황은 급변하는데......

    이것은 한승원의 소설이다,
    당위의 소설이다


    김오현의 삶은 대체로 불운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할아버지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혹은 이 결핍을 자식들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한 간절한 몸부림이 바로 그의 인생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겠다’는 역설적인 희망 또한 찾을 수 있다. "산아제한을 철저하게 실천한 세대"이면서 열한 명이나 되는 자식을 낳은 것은, 어쩌면 무력한 시대를 건너는 가장 의욕적인 삶의 방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현의 삶이 불운했다고 해서 불행했다거나 실패한 것은 아니다. 오현이 가장 애정을 쏟은 자식은 일남이었지만, 일남은 결국 오현의 결핍을 채우는 대신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나간다. 오현의 쪽에서는 실패였지만, 일남의 쪽에서는 실패가 아닌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다른 열 명의 자식들도 고단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우리의 삶이 무엇으로 결정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설령 어떤 절대자가 지어놓은 결에 따라 밀려나는 것일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볼 권리가 있다. 한승원의 소설에는 이러한 당위가 살아 있다. 인물들이 애달프고 불운할지언정 결코 불행해지거나 실패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세계 속에서 좀처럼 삶을 지탱하는 건전한 동력을 발견해내기 어려운 오늘날, 한승원의 소설이 더욱 빛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육이오니 이념이니 빨치산이니 하는 단어들이 낡은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이 남긴 잔상과 결핍은 이전 세대만의 것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아버지가 남로당원이었던 김오현과 연좌제에 막혀 사법고시를 접어야 했던 그의 맏아들 김일남, 그리고 가족의 상흔을 맨눈으로 바라보아야 했던 시인 아들 김칠남이 여전히 우리와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한승원은 끊임없이 고향땅에서 벌어지는 시대의 비극과 한을 명징한 언어로 소설화해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물에 잠긴 아버지]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선연한 할(喝)처럼 묻고 있다.

    목차

    식물성 아나키스트 | 물 | 강 | 전야 | 허공 | 청람색 물너울 | 할아버지의 난초 | 놋쇠화로 | 결혼 | 신행길 | 맥주 한잔 | 초례 | 신부 | 일곱 벌의 망자 옷 | 할아버지의 유언 | 어머니 같은 | 갈대철학 | 중국성 | 흔들리는 모텔 방바닥 | 챙 챈 챙챙 | 트라우마와 결핍 | 몸보신 | 수학시간 | 운동장 다섯 바퀴 | 이웃집 노총각 | 교련 검열 | 인격 파산 | 자투리 인간 | 밀주 | 동전의 양면 | 나주 배 | 첫아들 | 호떡 | 괴소문 | 휴가 | 한 많은 인생 | 신동 | 특별한 제의 | 편애 | 명태 | 나비 꿈과 무지개 꿈

    허무 | 법대 합격 | 열한번째 자식 | 일남이의 입대 | 금시계 | 고시촌 | 살아 있는 어둠 | 절망 | 잠적 | 암흑 세상 | 황치 | 다시 부용산 | 배반 | 타자의 시선 | 한풀이 | 아버지의 광기 | 김장사 | 밤봇짐 | 흐르는 음화 | 반지하 방 한 칸 | 거미 | 아버지의 자리 | 산타클로스 | 눈물 묻은 군고구마 | 일순의 변신 | 피에로 | 연립주택 | 무덤들 | 불효 죄인 | 아파트 경비원 | 고무줄 시간 | 고향 노인 | 아내의 배반 | 건너지 못할 강 | 빨치산 토벌대장 | 파리 | 창고 관리인 | 아픈 가슴 | 행운 | 모순 | 망향비 앞에서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그것은 한 마리 개미로서 수없이 많은 개미들 속에 참여하여 거대하고 오만한 권력의 성을 허물어뜨리려 덤비는 것이고, 거대하여 끄떡도 않는 오만한 절벽을 향하여 무모하게 날아가는 달걀 한 개쯤이었다. 밟혀 죽거나 깨질 줄 알면서 왜 덤비는가. 인간으로 대접받으며 살고 싶다는 자존 하나가 속에서 꿈틀거리기 때문이었다. 횟배앓이를 하는 사람처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울부짖으며 덤비는 것이었다.
    (/ pp.7∼8)

    아들딸들에게 자기처럼 비굴하고 양순한 삶을 죽은 듯이 살아가라고 가르쳤다. 무조건 여당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관권 앞에서 철저한 복종자로서의 길을 가라고 설교를 했다. 물처럼 아래로만 흐를 뿐 절대로 거스르지 말라는 것이었다. 관에 대들어보아야 대드는 놈만 다친다는 것, 대대로 흘러온 이 나라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었다.
    (/ p.11)

    어떤 사람들은 질그릇 항아리를 속에 감추고 사는데, 그 안에 뱀을 담아 키운다. 밖에서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그 사람이 뱀을 몇 마리 키우고 있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큰 어떤 색깔의, 어떠한 독을 가진 뱀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항아리를 속에 감추고 있는 사람을 의뭉하다고 한단다.
    (/ p.20)

    아, 공기총 한 자루도 가지지 못한 가난한 도시의 사냥꾼이여,
    그래도 그 아버지는 나에게 신이었네.
    (/ p.277)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9.10.13~
    출생지 전남 장흥
    출간도서 84종
    판매수 13,966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68년 <대한일보>에 「목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달 긷는 집』,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이별 연습하는 시간』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불의 딸』, 『포구』, 『아제아제 바라아제』, 『아버지와 아들』, 『해일』, 『시인의 잠』, 『동학제』, 『아버지를 위하여』, 『해산 가는 길』, 『멍텅구리배』, 『사랑』, 『물보라』, 『초의』, 『흑산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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