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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순 수필집 『적심』. 크게 4부로 나뉜 이 수필집은 1부 마칼바람의 흔적들, 2부 묵시(默示)의 종소리 , 3부 못 뿌리에 생(生)을 걸고 , 4부검지 속의 자화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나를 위하여 , 박달나무 도마 위의 노래, 해 하나씩 가슴에 품고 등 주옥같은 시편을 수록했다.

제1부 마칼바람의 흔적들
썩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12
규화(葵花) 18
적심 24
불면의 바다 30
타다 만 연탄 32
꽃불잔치 38
진아(眞我)를 찾아서 44
마칼바람의 흔적들 48
처음처럼 52
나는 참 행복한 사람 54
오월의 초대장 59

제2부 묵시(默示)의 종소리
외발 귀뚜라미 66
소금 71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나를 위하여 76
박달나무 도마 위의 노래 84
해 하나씩 가슴에 품고 89
춤추는 구두 95
묵시(默示)의 종소리 100
쓸쓸해서 설날 106
전봇대에 기대어 108
생의 봄날은 가고 114
퍼즐 맞추기 120

제3부 못 뿌리에 생(生)을 걸고
배춧잎 부부 128
그리운 간판 133
묵언 138
북창 앞의 소나무 143
노포동역 비둘기 150
바람 난 길, 그 비탈에 서서 152
소통의 꽃 157
농장일기Ｉ 162
못 뿌리에 생(生)을 걸고 168
진다는 것은 173
둥지가 된 뿌연 그리움들 175

제4부 검지 속의 자화상
力 182
정중동(靜中動) 187
그대 속에서 살아가는 나 192
소프트 파워(soft power)와 매력 197
껌딱지처럼 203
검지 속의 자화상 210
황토색이 그리운 세상 215
네모난 바퀴를 굴리며 217
사각형 속의 사각형 222
양가죽 지갑을 따라서 227

해설│적심(摘心)으로 일구어 온 적심(赤心)의 세월 곽흥렬 232

목표와 열정 사이에서

어떤 사람이 링컨에게 묻는다.
“당신은 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으면서 어떻게 변호사가 되고 미국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습니까?”
링컨은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마음먹은 날, 이미 절반은 이루어진 것입니다.”
윤문원 선생님의 『살아 있는 현재에 행동하라』는 책에 실려 있는 글귀다. 그렇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자만이 글을 쓸 수 있다면 나는 아마 수필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을 것이다.
‘목표’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수필’이란 항구를 찾아 떠돈 지 23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방향키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표류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수필지도’를 빠뜨리고 온 듯하다. 그 지도를 가지러 먼 길을 되돌아가는 중이다.
등단한 지 23년 만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수필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너무 늦고 곰삭지 못해 부끄럽고, 그동안 쌓인 외상값이 너무 많아 죄송스럽다. 나의 수필은 늘 미숙아거나 난산, 아니면 유산이 됐다. 그래서 제대로 키우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건진 43편이 효자 노릇을 해 주어 고맙기 그지없다. 못나면 어떻고 개구쟁이면 또 어떠랴, 뼈를 깎고 살을 찢어 낳은 나의 분신인 것을. 첫 단추 같은 수필집이 첫돌 아기걸음으로 제 구멍을 찾아갈는지 적이 염려스럽다. 이제 방향키를 제대로 작동해서,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수필항구에 정박할 때까지 마지막 남은 열정을 다할 생각이다.
이 수필집이 출판될 때까지 여러 면에서 지원과 격려를 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설익은 졸작을 다듬고 서평을 써주신 곽흥렬 교수님을 비롯하여 졸서를 흔쾌히 출판해 주신 수필세계사 홍억선 교수님, 그리고 좋은 수필을 쓸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신 부경대 박양근 교수님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드린다. 또한 여러 모로 도움을 준 아들과 딸 내외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2015년 여름. 갈전 서재에서
김 원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