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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 : 이성복 산문집[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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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성복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5년 09월 25일
  • 쪽수 : 26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37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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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산문으로 시작해 시로 귀결되는 이성복 시인의 산문집

    지난 2001년 출간되었던 이성복 시인의 산문집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의 개정판을 2015년에 가다듬어 펴낸다. 이 산문집은 액자 속 한 청년의 내면 풍경, 글쓰기의 소소한 일상이야기, 시론에 가까운 시인의 자문자답과 일상의 단상, 기형도, 이인성, 김현 세 사람에 대한 이야기의 총5부로 구성되었다.

    출판사 서평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출간된 산문집 [꽃핀 나무들의 괴로움]에서 일부를 가려 뽑고, 1994년 웅진출판사에서 간행된 [이성복 문학앨범]에 실린 산문들과 그 이후 여러 지면에서 발표했던 글들을 저자가 간추려 엮었던 이 책에 다시금 저자의 손이 덧대어져 이제 더는 빼고 넣을 것도 없이 매만져져 오늘에 이르렀다.
    이성복의 산문에 있어 가장 큰 힘은 특유의 솔직함을 우선순위에 놓을 수 있다 하겠다. 그의 솔직함은 피부를 홀딱 벗길 요량으로 덤비는 때밀이의 타월 낀 손과 같은데 이쯤해서 보태지는 것이 그의 타고난 직관이자 집요한 직관이다. 그 레이더망을 좀처럼 피해가기가 힘든 것이 보고 낚은 것을 순식간에 종이에 비벼 증거로 남길 줄 아는 정확한 문장을 가졌기 때문이다.

    산문이라 이름 붙였지만 시라 불러도 부족함이 만무한 그의 산문집을 읽고 새기기 좋을 모양새인 총 5부로 나눈 과정에는 변화가 없다. 1부의 첫 글 [액자 속의 사내를 찾아서]는 액자 속 한 청년의 내면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액자라는 틀을 놓고 보다 객관적인 거리에서 제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맛이 자못 쫄깃하다. 이어지는 산문들 역시 어린 시절 만나 시인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 카프카를 포함한 책에 관한 단상들, 대학 시절의 추억, 시의 절대적인 모티프가 되어준 ‘남해 금산’, 그 밖에 시인의 욕망을 자극한 여러 이야깃거리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어느 한 문장 허투루 쓰인 게 없음을 소리 내어 읽는 경험으로 말미암아 더더욱 무릎을 치며 인정하게 한다.
    2부 역시 글쓰기로 가는 길목에서 터진 글의 우물들이다. 왜 누구나 겪고 지나가기 일쑤인 소소한 일상이 시인에게는 곡괭이로 건진 시의 금맥이 되는가. 시인의 눈은 현미경과 망원경을 오간다. 놀라운 눈의 줄자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여타의 다른 시인들과 달리 이성복 시인의 문학상 수상 소감은 그 뼈대와 질감에 있어 한 편의 시로 불리기에 충분한 긴장감을 자랑하는데, 김수영 문학상 수상 소감과 소월시문학상 수상 소감은 30년을 훌쩍 넘은 지금에 와서 다시금 읽어봐도 한 문장 한 단락이 시의 한 토막이 아닐 수 없다.

    3부로 가면 시론에 가까워지는데 시를 향한 그의 자문자답 현장에서 저마다 건져갈 만한 시의 양식은 풍요롭기 이를 데 없다 하겠다. 그의 가르침은 말씀을 닮아 있으나 그 말씀의 끄트머리가 잡을라치면 늘 휘어져버려 도통 잡히지가 않는 그저 말이다. 말씀으로 들리는데 말이라니, 이런 어려움을 우리 몫으로 던져준 채 그는 그저 시로 향할 뿐이다. 그의 말끝에서 발끝에서 절로 뿜어져나오는 상상력은 온갖 비유와 갖가지 수사를 양산해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천혜의 보고다. 그는 어디에서 어떻게 예까지 온 시인일까. 일상에서 그가 어떻게 시를 건지는가 하는 그 현장의 예가 현란하게 구비되어 있는 페이지들의 모음이 이 3부라 하겠다.
    4부는 자동차, 산길 등 일상적인 장면을 통해 얻은 단상을 기록한 것으로 순간순간 든 생각들을 시적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갈무리했고, 5부는 기형도, 이인성, 김현 세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반추했다.

    추천사

    이성복은, 뛰어난 시인과 뛰어난 산문가가 원래는 한 몸이라는 것을 행복하게 증거한다. 이성복의 산문을 읽다보면, 틀림없이 산문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시 속으로 들어가 있기 일쑤다. 담담하게 말과 말 사이의 산문적 고리를 걸며 전개되는 듯해도, 기어이는 그 깊은 곳에 깔려 고동치는 어떤 시적 비의(秘意)의 심장 맥박에 감응시키고야 마는 것이다. 아마도 그가 산문 속에서도 한결같이 말의 근본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의 산문은 말 그 자체에 대한 끝없는 되새김질 끝에 시인-소의 입에 길게 물리는 걸쭉한 침과 같다. 그 침은 얼핏 더러워 보이지만(너저분한 일상을 다루는 것이 산문이니까), 눈을 지그시 감으면 향기롭고 달콤하다. 더럽게 맛있기까지 하다. 카프카든 공자든, 석류 꽃잎이든 자동차든, 모든 것이 시인의 위 속에서 하나로 삭여져 그 침 안에 녹아 있다. 그것은 우리의 어린 시절 아가를 위해 당신의 입 안에서 음식을 꼭꼭 씹어주시던 어머니의 그 지극한 사랑의 침이 아닐까.
    - 이인성 / 소설가

    목차

    제1부
    액자 속의 사내를 찾아서-그의 삶, 그의 글쓰기
    기억 속 책들의 눈빛
    동숭동 시절의 추억
    물과 흙의 혼례, 남해 금산
    중세의 가을
    기억 속 붉은 팬지꽃의 환영
    인터넷의 ‘인’, 참을 ‘인’, 어질 ‘인’-변화하는 시대의 언어와 문학

    제2부
    집으로 가는 길
    연애시와 삶의 비밀
    아버지,어머니,당신
    당집 죽은 대나무의 기억
    문학 언어의 안과 밖- 아픈 어머니에서 숨은 아버지에로
    울음이 끝난 뒤의 하늘
    삶의 빛, 시의 숨결
    삶의 오열-제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소감
    세상과의 연애-제4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소감

    제3부
    고통과 갈등의 시학
    무위의 늪에서
    다시 무위의 늪에서
    자성록,1993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
    왜 시가 아닌가-왜 ‘시인가’라는 물음에 기대어

    제4부
    성인(聖人)을 찾아서- [논어論語][술이述而] 편 언저리
    차(車)에 관한 단상
    두 개의 막다른 골목
    산길
    사랑, 그 어리석음의 천적
    원장면들

    제5부
    맑고 정결한 눈송이
    뜨겁도록 쓸쓸한 사내의 초상
    크고 넓으신 스승

    본문중에서

    나에게 시의 의미는 시에 대한 나의 사랑의 의미이다. 그리고 시에 대한 나의 사랑은 삶에 대한 나의 사랑의 방법적·구체적 표현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시란 삶에 대한 나의 사랑의 구체적·방법적 이행이다. 시는 그것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사랑을 받아내는 그릇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시의 의미는 삶 앞에서 시가 스스로를 부정함으로써 얻어진다.
    (/ p.92)

    시 쓰는 사람에게 시는 호흡과 가장 가까운 것이리라.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시가 호흡이다. 이처럼 무모한 단언은 그 둘 사이의 닮은 점들 때문에 다소간 납득될 법도 하다. 호흡은 매 순간 죽음 위에 내딛는 한 발자국이다. 육체의 호흡이 끊어지는 것만이 죽음이 아니다. 정신이 호흡을 그친 순간부터 죽음이 시작되는 것이다. 육체의 호흡과 마찬가지로 정신의 호흡도 무한정 길 수는 없다. 명상의 대가들처럼 오랜 수련을 통해 호흡의 시간을 늘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 뿐이다. 그와 같이 시가 장편소설처럼 길어진다 하더라도, 또 그러한 현상이 주위 환경 속에서 필연적이고 당위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해도, 시의 시간은 삶의 시간처럼 짧다. 시를 무작정 길게 펼쳐 보이려는 노력 또한 짧음이라는 시의 숙명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시를 짧게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경악할 때 몸의 호흡은 급박하지만, 우리가 안도할 때 몸의 호흡은 고요해지지 않는가.
    (/ p.139)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2.05.04~
    출생지 경북 상주
    출간도서 27종
    판매수 10,249권

    1952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77년 [문학과지성]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남해금산] [그 여름의 끝][호랑가시나무의 기억] [아, 입이 없는 것들]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래여애반다라] [어둠 속의 시], 산문집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 [고백의 형식들] [오름 오르다] [타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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