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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그리울 때 보라 : 김탁환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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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탁환
  • 출판사 : 난다
  • 발행 : 2015년 09월 15일
  • 쪽수 : 2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37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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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김탁환이 읽은 흔적 엿보기!

    소설과 영화를 오가며 탁월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여 온 작가 김탁환이 각종 지면을 통해 발표해 온 칼럼들 중 되새겨 읽기에 좋은 글 50편을 추려 출간했다. ‘책을 부르는 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매 꼭지마다 각종 ‘책’을 소환하여 작성하고 있기 때문에 에세이를 읽으며 그 속에 소개된 52편의 숨겨진 책들을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화와 전설, 민담 소설에 탁월한 식견을 자랑하는 작가답게 소설뿐 아니라 인문, 과학, 물리와 우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사의 책들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 마지막 부분을 언급하며 단원고 희생자들의 가엾고 아픈 사연을 소개한 부분에서는 잠시 먹먹해지기도 한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을 단순한 서평이나 독서 일기로 여길 수 없는 까닭은, 그 속에 세상과 사람들, 그리고 작가의 삶을 끌어올려 보는 작가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공감할 줄 알고, 땅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작가의 책 이야기는 그래서 더 와 닿는다.

    출판사 서평

    진심은 기교를 이길 수 없다!

    난다의 새 산문선 ‘冊과 책임’, 그 첫 권으로 김탁환 작가의 [아비 그리울 때 보라]를 선보입니다. 소설과 영화를 오가며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진면목을 떨치느라 분주한 가운데 그는 십여 년 넘게 시의성을 담은 다양한 칼럼들을 각종 지면에 발표해오기도 했는데요, 이번 책은 그중 되새겨 읽기에 좋다 싶은 글 50편을 추려 채우는 일로 그 한 권을 완성해보았습니다. 그렇게 모으고 나니 이 책에 절로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었는데 바로 ‘책을 부르는 책’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익히 아시겠지만 ‘책’과 ‘김탁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철과 자석의 관계이기도 하거니와 매 꼭지마다 ‘책’을 불러놓으니 글을 다 읽고 난 뒤에 남는 묘한 아쉬움이 절로 달래지더군요. 본문은 물론이고, 작가 본인의 책을 제외한 총 52권의 책 소개가 겉표지 안쪽에까지 새겨지게 된 데는 바로 이러한 연유를 잊지 않고 있던 까닭에서였습니다.

    ‘왜 소설가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다양한 글씨체가 뒤섞인[임경업전]의 말미에 짧은 필사 후기가 덧붙었다. 결혼한 딸이 아우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친정에 와선 [임경업전]을 베끼다가 마치지 못하고 돌아간다. 아버지는 소설 애독자인 딸을 위해 종남매와 숙질까지 불러 함께 필사를 마친 뒤 마지막에 이렇게 적는다. "아비 그리운 때 보라". 소설을 받아본 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손끝으로 아버지의 글씨를 만지며 고마움의 눈물을 쏟지 않았을까. 여기서 소설은 몇천 원의 상품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이다. 소설이 이렇듯 인간과 인간을 잇는 선물이라면 평생 매진할 만하다고 느꼈다.
    (/ '필사의 핵심은 공감과 자발성이다' 중에서)

    이 책의 제목이 된 ‘아비 그리울 때 보라’는 위의 글에서 힌트를 삼았습니다. 소설이 그립고 그보다 혈육 간의 정이 그리울 때 아비가 필사를 해 넣어준 글귀를 읽어나가는 심경은 과연 어떠할까요. 한 글자 한 문장 빠짐없이 눈과 마음에 새기느라 놓치는 구절 하나 없었을 겁니다. 그런 귀함, 그런 특별함을 기본 매무새로 단단히 조여나간 [아비 그리울 때 보라]는 담백한 문장과 철심 같은 사유로 우리들 안으로 조여들고 우리들 안으로 파고듭니다. 굳이 어떤 ‘말씀’이 아니더라도 삶의 어려운 고비 때마다 나침반의 방향처럼 내 살아가야 하는 길을 일러주는 ‘지침’이 있다면 그 걷는 발걸음에 힘이 좀 실리지 않겠습니까. 그 역할을 능히 맡아줄 책임이 ‘아비’라고 지칭되는 어떤 인물에게 있다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볼 일입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나가기에 앞서 목차 페이지를 천천히 묵독하듯 읽어나가기를 팁으로 드리는 데는 ‘거미가 사용하는 도구는 한 가닥 실이다’, ‘실패한 곳으로 돌아가고, 성공한 곳은 떠나라’, ‘삶은 내가 쓰는 문장 속에 있다’, ‘코미디가 심각한 현실이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벼랑에 매달려 손을 놓는 이가 돼라’, 등등 이런 대목들이 우리를 희망으로 살게 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작가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작가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글을 생각합니다. 사람을 생각하니 우리 사회의 모순적인 면면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글을 생각하니 우리 사회의 비상식적인 면면들에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양달을 딛고서도 응달에 눈을 돌리고 어둠에 웅크려서도 빛줄기를 찾는 이가 바로 작가" 아닌가요. 더불어 "작가는 세상의 모든 말들을 믿지 않고 되살필 운명을 타고났으며 그 운명의 자세가 바로 삐딱함"에서 기인하기도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작가는 사람에게 꿈을 품습니다. 더불어 작가는 글에 미래를 겁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다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더 많이 모으면 더 많이 질문하게 되고, 더 많은 질문을 좇다보면 더 많은 기억을 찾아 기록하게 되는" 인간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물을 흘리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느꺼움"이라는 근본임을 알고 인간들에게 닥치는 그 ‘느꺼움의 순간’을 기다릴 줄 압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김탁환은 매일같이 쓰고 읽습니다. 읽고 쓰는 행위에 제 몸을 겁니다. "쓰기 힘들 때도 쓰고 쓸 수 없을 때도 쓰는 사람!"을 저만의 수식어인양 갖다 붙입니다. 반성이 아니라 자책이 아니라 매 순간 단련하는 인간, 다시 말해 손이 아니라 몸을 믿는 작가인 그는 끊임없이 제 안에서 흘러나오는 이 자문을 놓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인간인가?"

    여말선초의 혁명가 정도전도 스무 살 젊은 나이에 평생 잊지 못할 체험을 한다. 1361년 10만 명이 넘는 홍건적이 고려를 침공한 것이다. 고려의 정규군은 붉은 두건을 머리에 두른 도적떼를 막지 못했다. 왕은 수도인 개경을 버리고 지금의 안동까지 피난을 떠났다. 도성을 차지한 도적떼는 약탈과 방화를 일삼았다. 정도전은 똑똑히 보았다. 왕과 대신들은 홍건적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가장 먼저 달아났으며, 맞아 죽고 굶어 죽고 아파 죽은 이는 이 땅의 백성이었다. 도적떼로부터 백성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가 어찌 나라이겠는가. 쑥대밭이 된 전쟁터에서 정도전은 묻고 또 물었다. "이것이 인간인가?"
    (/ '이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행해진 모든 불의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구나' 중에서)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물음에 가장 정확한 답은 작가라면 응당 가져야 할 ‘태도’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수많은 풍경 중에서 자신만의 풍경을 발견하고자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신만의 문장으로 옮기고자 분투하는 것", 이는 "기교는 진심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로 돌리고 또한 줄여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예서의 ‘진심’은 이성과 상상을 넘나들며 제 자신을 옹골차게 열었다 닿아보지 않으면 구현하기 어려운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다시 말해 사랑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견디게 해줄 유일한 수단이라 믿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 책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났을 때 저마다 포인트로 밑줄 긋는 대목이 다르겠지만 아마도 겹칠 듯한 부분은 이 두 문장이 아닐까 합니다.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 또 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남은 나날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인간으로 태어나 평생토록 화두처럼 머리에 가슴에 두 발에 얹고 살아갈 두 대목. 작가 김탁환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첫번째 방법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라는 트뤼포 감독의 명언처럼 "두 번 보고 두 번 들을 때 비로소 처음 보이고 처음 들리는 법"이라며 연거푸 제 몸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글을 쓰는 한 우리는 젊은 영혼"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그 옛날 경주를 시작으로 둔황까지 나아갔던 혜초의 걸음을 제 이야기의 주춧돌로 삼을 수 있었을까요. 그 옛날 프랑스 고아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와 사랑에 빠져 파리까지 날아갔던 19세기 말 궁중 무희 리심의 흔적을 그토록 집요하게 좇아나갈 수 있었을까요.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임을 아는 김탁환.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한다는 랜디 포시의 말을 운동화의 끈처럼 단단히 조여 매는 김탁환.

    신화 전설 민담 소설의 전문가인 그는 인문을 기본으로 삼되 과학과 물리와 우주에 대한 관심 또한 지대한 영향권 안에 놓고 있습니다. 콘텐트의 중요성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왔다는 얘기지요. 스토리텔러가 아니라 스토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관심으로 읽어온 그의 추천 도서들이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할 겁니다. 인문과 과학의 융합이 이끌어낼 진정한 이야기의 세계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면서 흥분에 마지않는 작가는 순간순간 불안과 매혹을 느끼는 데서 자신이 뭔가 쓰고 있는 존재임을, 그렇게 살아 있는 존재임을 거듭 확인합니다. 몰두하고 즐기는 데서 더한 쾌락을 얻어가라 이끌기도 합니다. 삶의 이치는 그 과정이라는 ‘道’에 전부 드러남을 아는 까닭에 말이지요.

    김탁환 작가는 지칠 줄 모릅니다. 아니 지칠 수가 없습니다. 언제나 "최고 상황을 기대하고 최악 상황에 대비"해왔기 때문입니다.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 그입니다. 그 길 위에서 오며가며 만나게 된 스승들의 귀함에 누구보다 먼저 머리 숙일 줄 아는 유연성도 키우게 된 그입니다. "배움이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뜨겁게 만나는 과정"이기에 생을 바쳐 그들과의 대화를 기록하려는 준비 자세 또한 늘 갖추고 있는 그입니다. 더불어 "벼랑에 매달려 손을 놓는 이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강하게 자신을 단련해야 하는지도 너무나 잘 아는 그입니다. 이토록 제 자신을 잘 아는 이는 말이 없습니다. 묵묵히 오늘도 한 문장을 쓸 뿐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 하나"를 찾아 김탁환 작가는 오늘도 "영원의 세계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남은 것이 바로 이 책[아비 그리울 때 보라]이지요. 어려운 얘기를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 복잡한 얘기를 단순하게 풀어주는 책, 감성과 이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말랑말랑하면서도 단단한 이 한 권의 책을 여러분들에게 진심 어린 애정으로 권하는 바입니다.

    추천사

    김탁환의 산문집은 책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 사실이지만, 책의 무엇에 관한 이야기라고 그다음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서평이 아니며, 책의 소개문이 아니며, 독서 일기도 독서 비망록도 독서 회고록도 아니다. 저자는 세상을, 사람들의 삶을 고찰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진지하게 궁구한다. 그 생각의 중심에, 또는 갈림길에, 또는 한 귀퉁이에 늘 한두 권의 책이 있다. 그 책들은 그의 생각을 증명하거나 참고자료가 되기 위해서 거기 강제로 불려나온 것이 아니다. 책은 그 생각의 맥박과 같아서 거기 있는 줄도 모르게 거기 있다. 책은 누가 부여한 생명이 아니라 제 생명으로 거기 있다. 김탁환의 산문집은 책의 생명록이다. 그가 읽은 책들은 무덤에서 가장 멀리 떨러져 있다 .그의 생각들이 또한 그러할 것이다.
    - 황현산 / 불문학자, 문학평론가

    목차

    Intro 별을 보기 위해선 고개를 들어야 한다

    목격자가 되자
    ‘정확히’란 단어에 힘을 주라
    호기심의 모험을 즐기자
    진상 규명엔 시간제한이 없다
    눈물은 눈에 있는가 아니면 마음에 있는가
    쓰기 힘들 때도 쓰고, 쓸 수 없을 때도 쓰는 사람!
    이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행해진 모든 불의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구나
    시간, 공간, 인간의 그‘사이 간間’을 주목하라
    모든 삶을 전기에 기댈 필요는 없다
    궁금한 이야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비상은 파괴요, 설렘이다
    삐딱함 없이는 작가도 없다
    또 써봐!
    ‘인생의 잡음’을‘ 내면의 울림’으로 이끌라
    김광석은 왜 노래를 찾아 떠돌았을까
    가까이서 본다고 더 잘 보이는 것은 아니더라
    필사의 핵심은 공감과 자발성이다
    지금 당신의 7은 무엇인가
    가정법을 통한 상상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
    사랑이 그를 견디게 한 것이다
    거미가 사용하는 도구는 한 가닥 실이다
    실패한 곳으로 돌아가고, 성공한 곳은 떠나라
    삶은 내가 쓰는 문장 속에 있다
    법칙을 이끌어내는 건 경험이다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한다
    글을 쓰는 한 우리는 젊은 영혼이다
    이 길에서 저 길까지, 혜초는 그저 걸었다
    ‘동네 영화관’보다 더 좋은 몽상관은 없다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리심이 맺어준 인연(1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리심이 맺어준 인연(2)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리심이 맺어준 인연(3)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리심이 맺어준 인연(4)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리심이 맺어준 인연(5)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한다
    지구는 왜 외국인만 지킬까
    로봇 휴보가 시를 읊는 그날을 기대하자
    살아서 돌아온 자만이 여행기를 남기는 법이다
    스토리텔러가 아닌, 스토리 디자이너가 되라
    코미디가 심각한 현실이 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햇빛을 저 반딧불과 비교하지 말라
    문화 콘텐트의 힘은 무한하다
    불안과 매혹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삶의 이치는 ‘도道’에 다 있다
    오늘이야말로 올바름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일지니
    이야기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라
    지금 여기의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다
    최고 상황을 기대하고 최악 상황에 대비하라
    배움이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뜨겁게 만나는 과정에 다름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 하나면 돼
    벼랑에 매달려 손을 놓는 이가 돼라

    outro 갈 길이 멀다
    작가의 말 기교는 진심을 이길 수 없다

    본문중에서

    단원고 희생자들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단테가 쓴 [신곡](민음사, 2007)의 마지막 부분이 떠올랐다. 지옥 편, 연옥 편, 천국 편 모두 별을 언급하며 끝난다. 지난 1년 우리는 가여운 영혼들이 사라진 바다를 아픈 질문을 쏟아내며 들여다보았다. 절망의 끝, 울분의 끝, 사무침의 끝이 거기에 있었다. 별을 보기 위해선 고개를 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서 별이 되었다는 문장은, 그 하늘 아래에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다.봄 바다에서 밤하늘까지 들여다보고 올려다보자. 외면하는 짐승이 아니라 질문하는 인간이 되자.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핵심 질문을 만들어 끈질기게 묻고 또 묻자. 글로도 묻고 그림으로도 묻고 노래로도 묻자.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을 만들고 내일을 준비하자. 그렇게 고투하며 쌓은 시간을 장편 작가들은 소설의 아름다운 육체라고도 불렀다. 물음을 쥐고 답을 만들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만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방법이며, 우리가 다른 인간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 'Intro 별을 보기 위해선 고개를 들어야 한다' 중에서)

    인생이란 내면의 소리를 만드는 나날이 아닐까. 세상의 소리는 많지만 내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소리는 지극히 적다. 어떤 소리는 매일 찾아와도 스치듯 사라지고 어떤 소리는 일생에 단 한 번 닿더라도 심신을 온통 울려댄 후 내 안에 머무른다. 그렇게 바뀐 내면의 소리는 또 언젠가 바깥으로 흘러나가 타인의 영혼을 울리고 그 내면에 둥지를 튼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이 신비로운 안과 밖의 공명共鳴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당신을 흔드는 소리가 들려오면 걸음을 멈춘 후 이 소리가 하필 당신을 감동시키는 이유를 따져보아야 한다. 정은임은 ‘영화를 사랑하는 첫번째 방법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라는 트뤼포 감독의 명언을 자주 인용했다. 두 번 보고 두 번 들을 때 비로소 처음 보이고 처음 들리는 법이다. 오래전 즐긴 라디오 방송을 팟캐스트로 다시 들은 덕분에 내면의 소리를 하나 더 찾았다. 살은 빠지지 않고 귀만 예민해진 여름 황혼의 일이다. (2013)
    (/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한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8.10.27~
    출생지 경상남도 진해
    출간도서 86종
    판매수 51,424권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하소설 『불멸의 이순신』, 『압록강』을 비롯해 장편소설 『혜초』,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허균, 최후의 19일』,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목격자들』, 『조선 마술사』 , 『거짓말이다』, 『대장 김창수』, 『이토록 고고한 연예』, 『살아야겠다』 등을 발표했다. 소설집 『진해 벚꽃』과 『아름다운 그이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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