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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승만 시집『우주의 뜨락』. 1956년 문단 등단 이후 60년 동안 시를 창작하며 18권의 시집을 발표해 온 원로시인의 이번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의 지난 삶을 담은 연보와 함께 80 고령의 노 시인이 반신불수의 몸으로 죽기보다 힘든 삶을 어떻게 이어왔는지를 투명한 시어로 우리들에게 거짓 없이 보여주고 있다.

여천 랑승만 시집 『생사를 뛰어넘는 우주의 뜨락』이 도서출판 JMG(자료원, 메세나, 그래그래)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여천 선생이 2011년 랑승만 제18시집 《영산재 - 하늘 춤추어》 발간 이후 시 문학지와 시 전문지 등에 발표한 신작시 20편과 미발표 신작시 30편이 수록되어 있다.
1956년 문단 등단 이후 60년 동안 시를 창작하며 18권의 시집을 발표해 온 원로시인의 이번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문은 ▷제1부 : 생사를 뛰어넘는 우주의 뜨락, ▷제2부 : 간난이 恨, ▷제3부 : 먼저 떠난 바람소리, ▷제4부 : 놋그릇 이야기, ▷제5부 : 빈자의 하늘 외 《시인의 에스프리》 등 시인의 지난 삶을 담은 연보와 함께 80 고령의 노 시인이 반신불수의 몸으로 죽기보다 힘든 삶을 어떻게 이어왔는지를 투명한 시어로 우리들에게 거짓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 시인에게 있어서 詩는 단순히 詩로 인식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생명수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이 시집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집의 시편 중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제1부 ‘생사를 뛰어넘는 우주의 뜨락’에 수록된 표제시 11편인데, 『월간문학(2004년 6월호)』은 이 시편들을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불교의 연기론에서 우러나온 통합적 세계관을 미려한 언어의 붓으로 채색하고 있는 시적 풍경화이다. 어느 한 곳에서도 단절과 막힘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호흡과 숨결을 주고받으면서, 소통의 길을 열어간다. 죽음과 삶, 시작과 끝, 내부와 외부, 주체와 객체의 대립이 허물어져 있다.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말했던 《열린 세계》란 이런 세계를 일컫는 것이 아닐까?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열린 세계》 속에서 “나”와 “너”의 구분 없이 ‘유(有)와 무(無)’의 차이마저도 뛰어 넘고 있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천강(千江)》의 《춤》에 사무쳐 있다. 《송용구(시인 · 독문학자 · 고려대 독문과 교수)》

제1부 : 생사를 뛰어넘는 우주의 뜨락

찬불가 · 참회합니다
생사를 뛰어넘는 우주의 뜨락
크게 고요하여 크게 깨닫고,
크게 生死를 뛰어넘을 香火를 피우거라 ― 夢中佛事 · 大寂菴說話
임 그리다 굳어버린 관음의 노래 ― 망부석
신금강경논소(新金剛經論疏)
낙화 ― 신반야심경
풍경소리
般若의 山바람 물소리
雲門寺 가는 길
꽃의 열반涅槃


제2부 : 간난이 恨

간난이 恨 · 1 ― 빼앗긴 조선朝鮮의 숟가락
간난이 恨 · 2
간난이 恨 · 3
간난이 恨 · 4
간난이 恨 · 5
간난이 恨 · 6 ―엄마 생각
간난이 恨 · 7 ―엄마 생각
간난이 恨 · 8 ― 엄마 생각
간난이 恨 · 9 ― 엄마 생각
간난이 恨 · 10 ― 엄마 생각
간난이 恨 · 11 ― 엄마 생각
간난이 恨 · 12
간난이 恨 · 13

제3부 : 먼저 떠난 바람소리

먼저 떠난 바람소리 · 1
먼저 떠난 바람소리 · 2
먼저 떠난 바람소리 · 3
먼저 떠난 바람소리 · 4
먼저 떠난 바람소리 · 5


제4부 : 놋그릇 이야기
― 1940년대 조선 사람의 하늘이었던 유기령별곡(鍮器靈別曲)

놋그릇 이야기 · 1 ― 1940년대 조선 사람의 하늘이었던 유기령별곡(鍮器靈別曲)
놋그릇 이야기 · 2
놋그릇 이야기 · 3
놋그릇 이야기 · 4
놋그릇 이야기 · 5


제5부 : 貧者의 하늘

반딧불
목련 존자木蓮尊者
목련비가木蓮悲歌
산과락山果落
香을 사르며
울음 ― 꽃빛 눈물
고드름 · 1
고드름 · 2
얼음꽃
곶감
장다리꽃 필 무렵
朝鮮의 달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그 손님
오줌 한 방울
눈 오는 여름
貧者의 하늘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에
나 떠나는 날은 달도 울지 않으리
저녁 빗소리
내 하루의 기상도
가을 나들이
겨울비 소리
머리 안 깎은 부처
휠체어를 타신 부처님
아밀리다阿密里多


부록

■ 詩人의 에스프리
■ 如泉 浪丞萬 연보
■ 如泉 浪丞萬 시인 저서(詩集) 발간 연표

나뭇잎 한 장 노을에 흔들리면 백 리 밖 강물이 넘쳐나고

나뭇잎 하나 바람에 떨어지면 천 리 밖 산자락이 들썩이고

천 리 밖 산자락이 흔들리고
강물이 넘쳐나고 하늘이 흔들리면
새의 날개, 꽃망울 하나, 구름 한 조각 풀잎이 흔들리고

아니 우리들이 마음이 흔들리고……

달빛 젖은 천강(千江)이 흔들리고
천강이 흔들려서 우리들의 마음이 흔들리나니……

달빛 잠긴 강물이 이윽고 잠을 자고
달빛 내린 산자락이 고요해지고

적멸의 기쁨이 내려앉아
자유로운 새의 날개가 깃을 접고
꽃잎이 고개를 수그리고 구름이 멈추고
우리들의 마음이 큰 자유의 강물에 잠기나니……

아, 한밤중 달빛 잠긴 천강이 춤을 추노니
아, 생사를 뛰어넘는 저 우주의 뜨락이 바로 여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