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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담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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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영래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04년 11월 12일
  • 쪽수 : 13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8937407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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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1 동토(凍土)의 하늘을 녹이는 섬광의 화력


    시인이 있는 곳은 “대낮에도 갈퀴손으로 후려치는 어둠에/길은 무릎까지 빠지”는 곳이며 그 시간은 늘 “수억 년 생명이 지층 속에 생매장된/떼죽음의 밤”이다. “동토(凍土)의 하늘을 톱질하는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곳이며 “위독한 영혼이 얼음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하지만 시인은 이 겨울과 눈과 밤을 피해 갈 수 없음을 안다. 알고 싶어서도 아니고 알고자 해서도 아니다. 그저 이 생이 그에게 알라고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아는 것이다. 부득이하다면 견디는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시인은 말한다. “부득이 올겨울은 여기서 나야겠다.”
    그렇다면 “눈으로 교신이 끊긴 저 밑바닥 매몰된 갱도” 같은 세계 한가운데 있는 시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불기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불을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성냥개비, 부싯돌, 숯, 심지, 군불, 아궁이, 등대, 고압의 동아줄, 화염 그리고 푸른 불기둥까지, 시인은 발화성 높은 광석을 찾아 “밤의 내장” 같은 땅속 밑바닥을 뒤진다. “신음 한 방울, 한 줄기 한숨마저 얼려 더욱 굳히며 오체투지 새하얀 포복으로 나아”간다. “엄동의 갑옷 뚫고 부르튼 덩굴 끝에서 봄 아지랑이를 움켜쥔” 조막손 같은 새싹이 돋기를 기다리며, “인화 물질이 부족한 주머니에서/어린 새 같은 언어를 키우며/밤을 통과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허물어진 마음, 썩는 몸의 헛간 쪽에/생살로 저며 드는/발이 굵은 빛”이 시인을 비춘다. 어쩌면 김영래의 시편들이 보여주는 이 강건한 정신은, 수시로 찾아오는 엄동의 계절을 나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뜨겁게 치솟는 불기둥은 못 되더라도 하나의 불빛, 또는 어떤 ‘섬광’은 될 수 있을 것이다.




    2 새벽 샘을 찾아 떠도는 방랑자


    도시가 버린 자연은 더 이상 유토피아도 낭만적 우주도 아니다. 그곳은 가난과 소외와 외로움만이 무성하게 자라는 버려진 고향이다. 시인은 그런 고향을 등지고, 거대한 철골 구조물들이 머리 위로 가득한 도시로 이사 온다. 하지만 사투리는 고쳐지지 않고, “버릴 수 없는 억양을 문신처럼 감”춘 채, “뜨내기들의 동네”에서 허기와 감기와 추위와 기운 양말이 일상인 삶을 산다.
    하지만 시인은 그 도시의 일상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수없이 체념하지만 또한 수없이 다시 일어선다. 새벽별이 아직 남은 계곡의 샘을 찾아 산들을 떠돈다. 그리고 망설임과 불안과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마다 그를 일으켜주는 것은 매번 자연 속에서 수행하며 구도하는 존재들이다. 때로 그것은 월정사의 전나무 숲이고, 때로는 은해사의 향나무고, 또 때로는 봉정사의 상수리나무이다. 시인은 심지어 도시의 한가운데서도 그 구도적 존재들을 발견한다. 성공회 대성당의 기와지붕을 보고, 쓰레기 소각장 예정지에 서 있는 늙은 굴참나무를 본다.
    시집의 표제작인 '하늘이 담긴 손'은 이러한 시인의 세계를 압축해 보여준다. 도시로 내려와 탁발하는 승려의 손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이 시는 구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동냥 그릇처럼 놓인/탁발의 허기진 손”에 담긴 것은 밥이 아니라 하늘이다. 빈손이다. “어느 손도 그 손을 맞잡아주지 못했고/자신의 다른 한 손조차 그 손의 아주 오래된 기다림을 달래줄 수 없었”다. 이쯤 되면 인간의 정신이란 과연 밥을 구하는 허기를 뛰어넘을 만큼 강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목차

    1. 도개교가 있는 풍경

    가득한 손

    꿈꾸는 정원

    새벽

    연등

    프람바난

    얼음 편지 1

    얼음 편지 2

    화석의 밤

    그해 겨울

    봉인된 책

    부유도

    우화의 집

    포도밭 벌목 1

    포도밭 벌목 2

    포도밭 벌목 3

    도개교가 있는 풍경

    얼음 편지 3

    얼음 편지 4



    2. 구름으로 만든 집

    해빙의 아침

    산돌배나무

    아그배나무 그늘에 앉아

    무릎으로 걷기

    내 영혼의 핵과 여무는 소리로 듣는

    백두옹

    소금쟁이

    인사

    하늘 지붕

    구름으로 만든 집

    집시의 시간

    기억의 장례

    주술의 시간



    3. 겨울 산의 물고기들

    씨앗

    나도바람꽃

    월정사 전나무 숲

    친견

    은해사

    봉정사 시편

    겨울 산의 물고기들

    화염의 길

    화두

    분향

    지리산의 샘들



    4. 이타케 가는 배

    하늘이 담긴 손

    성지주일

    황금가지

    성공회 대성당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살로메

    이타케 가는 배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3~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5종
    판매수 439권

    1963년에 부산에서 태어나 그곳 금정산 자락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에 서울로 이사하여 왕십리, 봉천동, 금호동, 마포 등지에서 살다가 인근 도시인 성남, 안양에서 성장하였다.
    1997년 [동서문학] 신인상 시 부문에 [소금쟁이] 외 4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어서 2000년에는 [문학동네] 소설상에 장편소설 [숲의 왕]이 당선되어 소설 쓰기도 함께하게 되었다.
    시집으로는 [하늘이 담긴 손]과 [두 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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