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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원근법 : 최용훈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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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용훈
  • 출판사 : 지혜
  • 발행 : 2015년 06월 25일
  • 쪽수 : 12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72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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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지혜사랑 시선 126 - 최용훈 시집 [소리의 원근법]

    우리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그 부름에 부응하는 소리들로 소통하며 산다. 소리의 길이 끊긴 세계에서 있는 자는 그 부름에 응할 수가 없다. 혼자 고립되고 유폐될 수밖에 없다. 삶은 답답하고 제한적이다. 그 제한적 삶에 분노하고 그 불편부당한 세계에 저항하던 그는 이제 체념에 이른 듯하다. 듣지 못하면서 들어선 고요의 세계를 긍정한다. [소리의 원근법]은 체념과 달관 끝에 얻은 깨달음, 즉 고요야말로 지름길이고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사실을 속삭인다. 이 긍정은 아름답고 슬프다. 그가 그토록 일체 소리가 사라진 ‘그림자’ 세계에 몰두하는 것, 그리고 세계에 대한 비관주의는 바로 청력 손실 때문에 생긴 세계의 결손과 연관되는 것이 아닐까? 최용훈은 몸의 결손을 통해 불가피하게 죽음을 매우 가까운 것으로 인지한다. 죽음은 늘 삶의 지척이다! 그는 제 몸의 실존에 매우 예민하고 정직하게 반응한다. "폐관하지 못하는 마음은 나비 꿈으로 어지"([꽃의 폐관])러운 것은 욕망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그 욕망으로 매 순간 다가오는 죽음을 생명의 충일로 바꾸는 일이다. 나날의 삶을 생명의 충일이라는 춤사위로 바꾸는 동안, 죽음은 우리 곁에서 저 멀리로 떠나간다.

    출판사 서평

    최용훈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8년 {애지}로 등단했다.[소리의 원근법]은 체념과 달관 끝에 얻은 깨달음, 즉 고요야말로 지름길이고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사실을 속삭인다. 이 긍정은 아름답고 슬프다. 그가 그토록 일체 소리가 사라진 ‘그림자’ 세계에 몰두하는 것, 그리고 세계에 대한 비관주의는 바로 청력 손실 때문에 생긴 세계의 결손과 연관되는 것이 아닐까? 최용훈은 몸의 결손을 통해 불가피하게 죽음을 매우 가까운 것으로 인지한다. 죽음은 늘 삶의 지척이다! 그는 제 몸의 실존에 매우 예민하고 정직하게 반응한다(장석주).
    최용훈 시인의 {소리의 원근법}은 인간 속의 단절의 아픔(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명耳鳴이 이십 년 넘게 이석耳石을 쪼아댄" 그 절차탁마의 소산이라고 할 수가 있다.
    최용훈은 ‘그림자’라는 득의의 이미지로 세속 세계에서의 의미가 고달된 삶을 보여준다. 최용훈의 ‘그림자’는 이육사의 ‘초인’의 역상(逆像)이다. 초인이 [그림자 혹은 마음]연작시들은 본원적인 실체를 잃은 채 떠도는 그림자들을 묘사한다. 그림자는 자아 영역에서 추방된 비자아의 표상이다. 그림자로 사는 자들은 존재의 희박함, 존재의 비활성화 영역에 머문다. 그림자가 끝내 자기 전화(轉化)에 이르지 못할 때 그림자에 갇힐 때 내면에 불행은 응고하고 어두운 삶의 단초가 싹트는 것이다. 최용훈은 그림자를 집요하게 탐색하며 의미 있는 에피그램을 남긴다. 그림자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직립을 경배하면서도/부단히 수평을 지향하"([그림자 혹은 마음 1])고, "빛의 반대방향으로 옮겨가며 "어둠의 반대방향으로 가야/존재를 증명"([그림자 혹은 마음 2])할 수 있으며, "발바닥에 붙어 걸어온 행적을 말끔히 훔치며 따라오"([그림자 혹은 마음 3])고, "기립의 최하부에서 무게 중심을 잡고 있"([그림자 혹은 마음4])는 그 무엇이다. 존재하지만 실체가 아닌 것! 그 자체로는 완전한 존재가 못되는 것! 그림자는 실체의 부재, 잉여, 부속물이다. 그것은 현존이 없이, 실제와 의미라는 두 겹에서 거세된 실존이자 물리적 직접성이나 실체적 부피가 없는 존재의 도플갱어, 헛것, 유령이다.

    최용훈이 "우리들의 가계를 끝끝내 잇는 것은 오직 그림자뿐이다" ([우기(雨期)])라고 쓸 때 자아에 통합되지 못한 채 소외된 자아의 원천이 가계(家系) 내력과 상관있음을 넌지시 이른다. ‘그림자’는 소리를 듣지 못한 채 적막의 세계에 거한다. [적막]이라는 시는 "아버지와 아버지아들과 아버지아들의 아들까지/연혁(沿革)이 퇴적되고 있는 내 가계는/보청기가 동시통역을 해주지 않으면 소통이 불가하다"라고 ‘그림자’의 가계 내력을 드러낸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림자’는 "시끄럽고 번잡한 세상"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세상의 변방으로 갈수록 소리는 침묵을 모방한다"라는 시구는 시인의 직접적인 체험을 반영한다. 난청과 이명으로 소리를 듣지 못한 채 적막 속에 그토록 오래 유배된 이유는 "적막은 가족력"([적막])이라는 시구에 암시되어 있다.

    이 세계는 빛과 사물들로 이루어진다. 아침 햇살이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로 날카롭게 뻗어올 때 새들은 지저귄다. 해가 공중으로 불끈 솟는다. 자기가 언젠가 죽을 것이란 사실을 잊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세계의 이곳저곳은 그들이 내는 소리들로 채워진다. 어디 그뿐인가. 자동차가 질주하는 소리, 주방의 가스렌지 위에서 주전자 물이 푸푸거리며 끓는 소리, 불행한 여자가 내쉬는 한숨 소리, 도란대는 음성들, 소녀의 웃음소리, 저녁 무렵 동네에서 제 아이를 부르는 어머니의 외침, 개가 행인의 발걸음 소리에 놀라 짖는 소리, 골목에 울려 퍼지는 발정기 고양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종탑에서 울려오는 종소리, 바람결을 타고 들려오는 흘러간 유행가 소리...... 빛과 사물들로 이루어진 세계는 이런 다채로운 소리들이 더해짐으로써 하나의 세계로 완전해진다. 이 세계에 생동감을 더하는 것은 소리들이다. 이 소리들이 사라진다면, 세상은 생동을 잃고 칙칙한 적막에 잠기고 말 것이다.

    몸을 관통한 구급차 경광등 소리가 원근법으로 사라졌다
    몸을 통과해도 상처를 내지 않는 것은 소리밖에 없다
    두 귀가 몸의 외곽에 달려있는 이유와
    잠을 잘 때도 열려있는 까닭이 설명됐다
    때때로 어떤 소리들은 통과하지 못하고 몸에 박혀 상처가 됐다
    귀가 따가운 까닭이 이해됐다

    광릉수목원 숲속에서 착암기 소리가 들렸다
    까막딱따구리가 서서 죽은 사이프러스나무 상부에 소리의 길을 내고 있었다
    까막딱따구리는 소리가 지름길임을 어떻게 알았을까?
    새들이 수시로 우는 까닭과
    울음이 아름다운 이유가 설명됐다

    모년 모월 모일
    등과 배가 서로 붙은 ‘자살’과 ‘살자’는
    우울에게서 태어난 샴쌍둥이...... 억장이 무너져
    이석(耳石)이 소리의 길에 굴러 떨어진 걸 어떻게 알았을까
    이명이 이십 년 넘게 이석을 쪼아대고 있다
    소리의 길이 끊겼으므로
    귀가 우는 걸 아무도 몰라 몸에 박힌 소리들이 덧나갔다
    상처가 덧나면 소리에 침묵이 고이는 까닭이 이해됐다

    소리의 길이 끊어진 곳은 어디 거나
    보이지 않는 방음벽이 사방에 둘러쳐져 있었다
    그 벽에 가로막혀 소리들이 주저앉았을 때
    눈이 실체를 축소시키는 원(遠)을 동경하는 까닭을 이해한 귀는
    사실을 과장하는 근(近)에 친숙한 근시안,
    동시에 눈과 귀로 상황을 포착해야 하는 이유가 설명됐다

    소리의 길을 이탈한 당신들의 수화는 시끌벅적 조용했지만
    고요는 선명해 멀리서도 보였다
    고요가 가장 빠른 지름길인 이유와
    가장 아름다운 소리인 까닭이 설명됐다
    (/ '소리의 원근법' 중에서)

    최용훈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는 "이명이 이십 년 넘게 이석을 쪼아대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는 보청기에 의지해 소리를 듣지만, 청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제는 보청기를 끼고도 잘 듣지 못한다. 소리의 길이 끊기자 소리들은 몸에 박혀 상처로 덧난다. 그의 청각 손실은 그가 고백하고 있듯 가족력 탓이다. "소리의 길이 끊어진 곳은 어디거나/보이지 않는 방음벽이 사방에 둘러쳐져 있었다". 마치 사방에 방음벽이 둘러쳐진 세계 속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활동적 삶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반면 듣지 못하자 오히려 소리에 예민해진다. 소리가 부재하는 세계를 형상화한 [소리의 원근법]에서 시적 화자는 소리에 예민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소리에 예민해지는 것은 듣지 못하는 귀와 관련이 있다. 소리의 세계와 단절되자 그럴수록 소리 쪽으로 촉수가 뻗어간다. 물론 그런다고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접속사의 사생활
    밤을 새워 비를 읽다
    소리의 원근법
    우기雨期
    절망을 혁명하고 싶소
    카오스모스
    나무학 - 숲
    나무학 - 이율배반
    나무학 - 고욤나무를 이식한 사내
    나무학 - 덫
    나무학 - 형용모순
    꽃의 폐관 - ㅊ형에게
    괄호를 수태한 문장文章
    몽유병
    청맹과니

    2부

    검은 길
    입관入棺
    죽음의 시간
    광복光復
    발인發靷
    나무학 - 무제無際
    테러리스트
    시편들
    신탁神託
    물의 집합방정식
    상징 1 - 겉과 속
    상징 2 - 가을
    게눈
    고향 - 여우는 죽을 때 왜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두는가
    나무학 - 그루터기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8년 {애지}로 등단했다.[소리의 원근법]은 체념과 달관 끝에 얻은 깨달음, 즉 고요야말로 지름길이고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사실을 속삭인다. 이 긍정은 아름답고 슬프다. 그가 그토록 일체 소리가 사라진 ‘그림자’ 세계에 몰두하는 것, 그리고 세계에 대한 비관주의는 바로 청력 손실 때문에 생긴 세계의 결손과 연관되는 것이 아닐까? 최용훈은 몸의 결손을 통해 불가피하게 죽음을 매우 가까운 것으로 인지한다. 죽음은 늘 삶의 지척이다! 그는 제 몸의 실존에 매우 예민하고 정직하게 반응한다(장석주).
    최용훈 시인의 {소리의 원근법}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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