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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을 사르다 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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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예술혼을 태워서 세상을 밝히다!

불꽃같은 생을 살다간 화가들의 치열한 삶과 예술세계




“한때 화가를 꿈꾸었던 나에게 그림은 언제나 고향처럼 푸근한 귀향터였다!”

사학자이면서 오랫동안 미술문화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미술의 대중화에 힘써온 지은이(경희대 사학과, 경희대박물관장)가 쓴 13인의 우리 미술가 이야기다.



이 책은 참다운 예술을 찾아 자기 혼을 불사르며 새로운 예술의 경지를 열었던 손상기, 오윤, 최욱경, 박길웅, 하인두, 박항섭, 양수아, 권진규, 박래현, 김환기, 박수근, 박생광, 이응노 화백의 지난한 삶의 여정을 좇으며, 예술을 인생보다 우위에 두었던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한 시대를 고뇌와 열정으로 살아간 예술가에게 보내는 존경은, 그것이 흘러 넘쳐도 다함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20세기 들어 한반도에 밀어닥친 질곡의 세월을 가로지르면서 스스로의 감각과 본능으로 작품을 담금질해나갔다. 이 책은 우리 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작가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평전 형식으로 다루되, 사학자로서의 엄정한 시각과 자료 섭렵, 그리고 불우한 생을 살다간 미술가들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한국 미술가의 초상'을 솜씨 있게 그려낸다.



'한국의 로트레크'라 불린 곱추화가 손상기, 칼칼한 칼맛으로 신화가 된 목판화가 오윤, 추상표현주의 풍으로 한 시대를 살다간 최욱경, 국전(國展)사상 추상화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미술계의 이단아 박길웅, 죽음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킨 '혼불'의 작가 하인두, 창작을 위해 직장을 버린 최초의 화가 박항섭, 미술계의 구조적인 모순 속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조각가 권진규, 이태의 『남부군』에 등장하는 '빨치산 종군화가' 양수아, 운보 김기창의 아내이자 대통령상을 2번씩이나 수상했던 우향 박래현, 파리와 뉴욕에서 우리의 시정신을 서양화로 꽃피운 수화 김환기, 민중적 삶의 저력을 형상화한 서민화가 박수근, 무속화(巫俗畵)의 현대화로 한국화의 진경을 연 박생광, 분단 이데올로기에 상처 입은 고암 이응노, 이들의 파란 많은 삶과 예술세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환기’에 핀 열세 송이의 예술혼

각 글들은 독립된 것이면서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 고리는 부제인 '전환기 한국 미술가 13인의 삶과 예술'에 잘 드러나 있다. 그들에겐 모두 '전환기 한국 미술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곧 이 책이 작가들이 보여준 창작행위의 의미를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에서 찾지 않고, '전환기'라는 사회적인 갈등 속에서 찾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런, 작가의 작업과 동시대적인 상황을 연속적인 상관관계에서 바라보려는 시각은 시간적으로나 양식상으로 서로 다른 13인의 작가에게 고루 적용된다. 물론 이들이 겪는 창작과정상의 개인적인 갈등과 서로 다른 시대를 살면서 겪는 대사회적인 갈등이 일률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은 식민통치, 해방, 6·25전쟁의 아픔, 미 군정시절, 그리고 6,7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겪은 현대화 과정과 일관되게 맞물려 있다.


또한 이 책은 미술가 일반의 역할을 상정함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즉 작가들의 개인적·사회적 갈등에 대해 결코 수동적이거나 패배적인 대응이 아닌 치열한 예술정신에 의한 극복이라는 형태로 제시한다. 이는 지은이가 작가들의 모습을 "후기 산업사회의 병폐인 인간상실의 위기, 문화의 상품화 속에 매몰되기를 거부하며 끝까지 자기를 지키려고 했던 이 시대의 마지막 피투성이 영웅"이라고 묘사한 데서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 예술가가 영웅일 수 있음은 그들이 겪는 시대적 좌절과 고통을 개별적 정서로 분산시키지 않고 창작의지로 수렴, 전화시켰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 지은이가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접근해 가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현대미술에 관한 관념론적 미학이념을 근간으로 하였다기보다, 오히려 작가들의 삶을 엮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줄 경험적 자료를 축으로 삼고 있다. 지은이는 이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작가와 접촉하려 했고, 그밖에도 유족들의 증언 및 유물, 전시회 자료, 신문 잡지 등의 자료를 수집 분석한다. 예컨대 우향 박래현의 경우, 운보 김기창과의 필담(筆談)으로 우향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적 열정을 찾아내는 식이다.


여기서 지은이의 사학자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하나의 예술현상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가능한 한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다는 의미에서, 지은이는 최대한 자료에 충실하고자 한다. 이런 사실은 어떠한 미적형식이나 작품관도 작가의 삶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시각을 증거하는 것이기도 하다.




화가를 키운 '화가의 아내'이야기

이 책이 지닌 특장의 하나는 화가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의 헌신적인 내조를 조명한 점이다.


흔히 화가의 아내는, 화가의 그늘에 묻혀 잊혀지고 만다. 그런데 현실적인 생활을 책임진 아내가 없었다면 화가들의 작업생활도 순탄치 않았을 것이고, 사후에 화가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아내들의 힘겨운 노력 없이는 지금 화가들이 누리는 명성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피페한 현실과 불화하는 남편 화가를 대신해서, 가족을 건사하고 살림을 떠맡은 것은 순전히 아내의 몫이었다. 화가의 작품은 어쩌면 아내의 깊은 헌신이 피운 사랑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아내들은 '빛나는 조연'이었다.


예컨대 박길웅의 아내 박경란이 보여준 헌신적인 남편의 작품 보존과 연구, 양수아의 아내 곽아미의 곡절한 생활상, 수화 김환기의 역량을 만개시켜준 아내 김향안의 숨은 노력, 같은 작가로서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이 보여준 예술적 동지애, 죽음과 맞서는 하인두를 내조한 아내 류민자, 박수근 작품의 영원한 모델이 된 아내 김복순, 고암 이응노와 함께 한 아내 박인경 등의 관계에서 볼 수 있듯이, 13인의 화가들은 아내의 내조와 집념이 없었다면 작가로서 성공적인 삶과 영광의 광채는 덜했을 것이다.


지은이는 작가의 아내들(자식들)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그들의 헌신적인 삶과 남편인 화가의 초상을 되살린다. 그래서 이 책은 '화가의 아내'라는 코드로 읽으면 색다른 감동을 준다. 일반 독자를 겨냥한 미술가 열전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전문가에게도 유용한 것은 아내의 증언을 비롯한 지인들의 육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의 작가들

지은이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미술문화가 보편화되었으면 하는 절실한 바람의 산물이다. 고흐, 피카소, 렘브란트, 샤갈 등 외국 미술가들을 더 가까이 느끼는 그릇된 현실에 제동을 걸며, 우리에게도 그들 못지않게 뛰어난 작가가 있음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그것도 작가들의 뜨거운 삶과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가공하여 전문가와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 끈끈한 다리를 놓아준다.



"경쟁과 능률, 눈앞의 보상에 몰입해 있는 오늘의 이 화려한 외양, 가식의 시대에 살면서도 우리가 그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공허 때문일 터이다. 이 책이 작가에게는 높은 자긍심의 회복, 심오한 예술적 영감과 용기를 주는 것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는 저 멀리 신비롭게 타오르고 있는 예술세계와 작가를 이해하는 한 통로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_「지은이의 말」에서



이 책은, 1990년 같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오래 전에 절판되었던 것을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만큼 대중적이면서 전문성을 겸비한 우리 미술가 열전은 아직도 흔치 않다. 묵직한 감동은 여전하다.

목차

손상기_회화의 표현성과 시적 직관력을 갖춘 경의 예술, 삶의 아픔

오 윤
_생명의 힘과 맥을 형상으로 떠낸 선구자

최욱경
_삶과 예술을 합일시키려던 구도자

박길웅
_소외의 아픔을 창조적 고집으로 버틴 화단의 이단아

하인두
_생명의 화가, 생명을 화폭에 불사르다

박항섭
_예술의 완성인가, 패배인가

양수아
_역사의 격랑 속에 침몰한 낭만적 예술참여주의자

박래현
_예술을 위해 가시밭길을 밟고, 삶의 향기 그대로

박수근
_민중정서의 미를 창출한 위대한 환쟁이

김환기
_미를 찾아 나선 끝없는 여로, 한국적 시정신의 서양화적 표현

박생광
_문화적 정체성의 위기를 예술정신으로 극복한 작은 거인

이응노
_분단 이데올로기로 상처 입은 예술혼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 및 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고 동 대학 명예교수로 있으며, 현재 겸재정선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사람의 흔적이다. 그 흔적을 따라가는 동안 그는 역사와 미술이 교차하는 지점에 늘 매료되곤 했다. 그에게 "미술은 역사의 표정이며,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자, 역사와 만나는 직접적인 통로"이다. 그래서 그는 "역사를 만나러 미술관에 간다"라고 말한다. 또한 역사와 미술은 직관을 통해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있으니, 그가 두 영역과 친구처럼 함께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학에서 정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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