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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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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품의 분류

    책소개

    소설가 공지영이 초간단 요리법과 함께 딸에게 들려주는 27개의 인생 레시피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에게 보내는, 삶에 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작가는 결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인생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딸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10분~15분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쉬운 요리법들을 소개한다. 요리가 완성되는 동안, 작가가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후회했던, 생애의 긴 시간들을 이겨내면서 감사하게 살아왔던 인생 이야기를 하나 둘씩 들려준다.

    너는 나를 아버지로 만들어준 내 인생 최고의 스승이었다!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가진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이어령의 고백록!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암으로 딸을 잃은 이어령의 통한과 지극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딸을 향한 편지이지만 이어령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 지성을 대표하는 석학 이어령. 평론가에서 언론인, 교수, 문화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의 지적 활동은 여전히 왕성하다. 100여 권이 넘는 책을 써왔고 수많은 강의와 강연, 대담을 해온 그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까지의 글과 사뭇 다른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도 아버지의 그늘에 평생을 가려 있던 딸 이민아. 2012년 53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결혼과 함께 이민을 간 미국에서 검사와 변호사로서 성공했지만 이혼과 자식의 죽음, 암과 실명의 위기를 수차례 겪으면서 기독교에 귀의했고, 2009년 정식으로 목사 안수를 받고 땅끝 아이들을 도우며 살다가 위암으로 사망했다. 그녀의 사랑은 하나님을 모르는 땅끝 아이들부터 시작되었고, 그 사랑의 힘으로 평생 무신론자이자 이성주의자였던 아버지 이어령까지 영성의 문지방을 넘게 만들었다. 그를 하나님 앞에 세운 것은 딸의 실명이었다. 그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기독교도가 되어 세례를 받았고 딸 이민아의 남다른 사연과 함께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한국 최고의 지성으로 기독교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던 그였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이렇게 인생의 커다란 전환기에 나온 책이었고, 그의 손을 잡아준 것은 딸의 존재였다.

    영성이라고 하면 누구나 범접할 수 없는 신비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들은 누구나 사랑의 기적 안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합리주의 세계에서 이성은 있지만 영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주위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가 신비로운 것처럼 우리의 생명은 그 자체로 기적이다. 자식과 부모로 태어나 귀한 인연을 맺는 것도,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전부 이성으로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런 것이 영성이라고 이어령은 말한다. 영성은 늘 우리의 곁에 머물러 있다.

    딸은 그에게 기적이고 천국이며 자신의 전부라는 걸, 그는 딸의 죽음을 통해 뒤늦게 깨달았다.[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지난 2012년 딸 이민아 목사가 세상을 떠난 이래 가슴속에만 묻어놓았던 아버지 이어령의 못다 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아버지로서의 글쓰기와 지식인으로서의 글쓰기를 통합한 창작 행위를 통해, 딸을 잃은 슬픔을 세상의 모든 생명을 품에 안는 사랑으로 승화해내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걷듯이 가벼이 앞으로 나아가거라.
    다만 이 한순간이 너의 생의 전부라는 걸 잊지 마라!"


    "인생을 행복하게만 살다 간 사람은 없어. 다만 덜 행복하게 더 행복하게 살다 가는 사람들이 있단다. 어떤 것을 택할지는 네 몫이야. 그러니 눈을 크게 뜨고 이 순간을 깨어 있어라. ...... 엄마가 생을 믿고 그래 왔듯이 네 생을 믿어라. 걷듯 가벼이 앞으로 나아가거라. 다만 이 한순간이 너의 생의 전부라는 걸 잊지 마라." (/ '작가의 말' 중에서)

    자기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기 위해 오늘도 애쓰는 너에게
    소설가 공지영이 초간단 요리법과 함께 딸에게 들려주는 27개의 인생 레시피


    소설가 공지영이 27개의 초간단 요리법을 알려주면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에게 보내는 삶에 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결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인생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딸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10분~15분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쉬운 요리법들을 소개한다. 요리가 완성되는 동안, 작가가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후회했던, 생애의 긴 시간들을 이겨내면서 감사하게 살아왔던 인생 이야기를 하나둘씩 들려준다. 딸에게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라고 혼내기도 하고, 때론 힘을 내라고 다독여주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고, 그런 사랑을 또 다른 나인 남과 나누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실수와 실패와 시련들을 꿋꿋이 잘 이겨내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우울하고 초라할 때,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느낄 때, 모든 게 엉망일 때, 돈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을 때, 몸이 아프고 힘들 때 등 우리가 궁지에 처했을 때 어떻게 몸을 돌보고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를 들려준다. 또한 자립한다는 것은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하며, 스스로 먹을 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인간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한다. 작가의 경우, 요리를 안 하고 자꾸 뭘 사먹으려 하거나 귀찮아할 때는 인생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을 때였다고 한다. 마음이 힘들 때 마음을 일으키는 건 힘든 일이니, 우회해서 제일 먼저 몸을 돌보고 일으키라고 권한다. 몸을 돌보는 것은 성형을 하거나 사치스러운 것을 몸에 휘감는 것이 아니라,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악과 말을 듣고, 좋은 향기를 맡고, 좋은 생각을 하고, 무엇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딸을 위한 레시피]를 통해 작가는 스스로의 생을 믿으라는 멋진 응원의 메시지를, 이 한순간이 너의 생의 전부라는 걸 잊지 말라는 진심 어린 당부를, 오늘도 서로 좋은 하루를 맞이하자는 따뜻한 격려를 전한다. 우리는 모두 존엄하고 소중하며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 책에는 나를 위해 요리한 음식을 먹은 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진짜 단단하고 특별한 인생 레시피가 담겨 있다.

    1부 걷는 것처럼 살아
    작가는 말한다. 산다는 건 걷는 것과 같다고. 그냥 걸으면 되고, 그냥 이 순간을 살면 된다고. 충실하게 의미 있게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이 순간을 만들면 된다고 한다. 1부에서 들려주는 9개의 레시피는 한참을 걷고 돌아와 먹기에 맞춤해 보인다. 우리는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에는 ‘시금치샐러드’, 엄마 없는 아이 같을 때는 ‘어묵두부탕’, 자존심이 깎이는 날에는 ‘안심스테이크’, 복잡하고 어려울 때는 ‘애플파이’, 고마운 친구들과는 ‘훈제연어’, 모든 게 잘못된 듯 느껴지는 날은 ‘꿀바나나’를 천천히 즐기고 맛보면서 이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포틀럭 파티에 가져가기 위해 ‘브로콜리 새우 견과류 샐러드’를 만들고, 세상이 개떡같이 보여서 ‘콩나물해장국’을 먹고, 갑갑하고 느끼한 속을 위해 ‘시금치된장국’을 끓이면서 당연한 것은 결코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이 간단한 시금치된장국을 끓이는 법을 모르고 살았듯이 끓이기 전에는 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에게 좋은 것들을 주는 것이다.

    2부 우리가 끝내 가지고 있을 것
    작가는 묻는다. 지금 사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에게 들려주는 위안과 희망의 이야기"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가진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이 시대의 대표 지성 이어령의 고백록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이 시대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가진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안과 희망의 이야기이다. 일찍이 세상을 떠난 딸 고(故) 이민아 목사의 3주기를 맞으면서 펴낸 이 책은 단순한 추모 산문집이 아니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아버지로서의 글쓰기와 지식인으로서의 글쓰기를 통합한 창작 행위를 통해, 딸을 잃은 슬픔을 세상의 모든 생명을 품에 안는 사랑으로 승화해내고자 한다.

    한창 읽고 쓰는 일에만 골몰하던 아버지 이어령의 삶 속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딸의 유년시절,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의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고 서재 문 앞에서 그를 불러도 일에 몰두하던 아버지는 등을 돌린 채 딸을 돌아보지도 못했었다. 이제 아버지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뒤늦게나마 글로써 딸을 향해 ‘굿나잇 키스’를 보낸다. 천국에 있는 딸을 향한 ‘우편번호 없는 편지 모음’이랄 수 있는 이 책은 귓속말로 속삭이는 듯한 어조로 씌어졌으며,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비디오로 되감듯 선명하게 재생하고 있다. 동시에 생명과 가족의 가치가 변질되고 고령화, 저출산 등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는 오늘날 이 시대에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시 성찰하게 함으로써 생명과 가족애라는 주제를 사회적으로 현실적으로 재조명하게 한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의 이 특별한 스토리텔링은 그의 어떤 스토리텔링보다도 더 절실하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딸을 잃은 슬픔과 고통을 겪고서 진짜 아버지로 거듭난 구체적인 사건으로부터 태동된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의 전체적 구성은 ‘딸의 죽음은 씨앗처럼 추억의 땅에 떨어져 오늘 싹이 나고 내일은 꽃이 피고 언젠가는 열매를 맺는다’는 저자 이어령의 생각에 기반하여 딸의 출생과 성장과정을 따라간다. 1부 [살아서 못다 한 말]은 에세이 모음으로, 딸이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아기집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들이다. 처음 아내의 입덧을 보고 체한 줄 알고 활명수로 아기를 맞는 축배를 들 뻔했던 이야기 등 초보 아버지로서 딸을 양육하면서 아버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경험한 갖가지 흥미로운 일화들이 재구성되었다. ‘거룩한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을 어째서 변소에서 구역질하는 소리로 시작해야 하는가’라고 생명의 순리에 의구심을 갖던 초보 아버지는 이제 입덧이야말로 아기가 뱃속에서부터 자신과 어머니의 몸을 보호해달라고 세상 사람들을 향해 외치는, 어머니와 생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표현임을 이해한다.

    딸의 출생으로 인해 땅을 보고 달리는 ‘속물’ 아버지로서 책임을 짊어진 이야기, 어린 딸을 가슴에 안고 여름 바다로 여행하면서 딸의 심장 뛰는 소리에 무한한 생명력의 감동을 체험한 이야기, 유치원에서 의자 뺏기 놀이를 하고 시험을 치르면서 제도권과 경쟁사회로 들어가는 딸의 모습에 아버지로서 안타까워하고 혼란스러워한 이야기, 딸의 첫사랑과 결혼식을 보면서 아버지로서 배우고 느낀 이야기, 딸이 어머니가 되고 자신이 할아버지가 되면서 지성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여성만이 이룩해낼 수 있는 생명 창조의 과업을 이해하고 생명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 이야기, 딸의 투병으로 영혼의 눈을 뜨게 된 이야기, 딸을 잃고서부터 글쓰기의 테마가 생명의 문제, 죽음의 문제로 전환되고 ‘생명자본주의’라는 것과 새롭게 씨름하게 된 이야기 등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로 전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더 이상 이어령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연대기를 따라 소개되고 해석되는 문화적, 학술적 담론과 일화들은 개인의 이야기를 거대한 사회의 보편적인 장으로 옮겨놓아 우리가 천착해야 할 삶과 죽음의 주제들을 환기시킨다.

    2부 [오늘만 울게 하소서]는 산문과 또 다른 울림으로 전해지는 이어령
    의 시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3부 [빨간 우편함의 기적]은 이어령뿐만 아니라 딸 이민아와 부인 강인숙이 서로에게 써보낸 편지 모음, 이민아를 인터뷰한 기사가 실려 가족애의 생생한 실체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목사 안수를 받고 신앙 간증서를 펴낸 이민아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살아온 삶과 이어령의 딸로서 겪은 행복과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아기집에서 세상의 집으로, 세상의 집에서 하나님의 집으로 옮겨가는 이민아 목사의 생애를 그려내면서 우리가 간과해왔던 삶의 순간들을 새로운 의미를 담아 돌려준다. 영문학도에서 변호사, 검사, 목사로 살다가 마침내 땅끝 아이들을 품고 암으로 숨을 거둘 때까지 소외된 젊은이들과 함께하기를 추구했던 이민아의 기적 같은 힘은 아버지인 이어령에게도 오랫동안 의문이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투병 기간이었음에도 어디에서 그 힘이 나오는지, 그는 이미 세상에 없는 딸에게 특유의 비유와 아포리즘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문화적 학술적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딸의 생애를 재구성하는 가운데 마치 점묘화법처럼 그 답을 추구해간다. 그렇게 그림을 완성하면서 답을 추구해가는 과정의 감동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전반을 흐르는 분위기이다.

    저자 이어령은 주지되었다시피 열두 가지 이상의 직함이 따라다니는 대한민국 대표 지성, 대표 석학이다. 문학평론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희곡작가, 시인 등 문인으로서의 이름 외에도 대학교수, 기호학자, 언론인이자 일본이 배우기를 자처할 정도로 저명한 일본 연구가이고, 초대 문화부 장관이며, 서울 올림픽과 월드컵 등 주요 국가 행사의 기획자로서도 역량을 떨쳐왔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한 명의 남편이자 자식을 둔 아버지, 나아가 할아버지인 이어령의 민낯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딸을 잃고 난 뒤에야 고통 없이는 사랑을 얻을 수 없음을 알게 되고 드디어 진정한 아버지 자격을 얻게 되었다’는 그의 고백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우리 딸들과 아버지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평생 달의 한 면밖에 볼 수 없다. 지구를 떠나 우주선을 타고서야,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없었던 달의 뒷면,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게 된다. 이어령이 글을 써온 6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이면을 우리는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통해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우리 자신들의 이면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통해 우리가 발견하는 것에는 이른바 평범하면서도 귀중한 가치가 포함된다. 널리 알려진 에로스, 필리아, 아가페라는 사랑의 가치에 덧붙여지는 ‘로드리게스’, 즉 가정애가 그것이다. 핵가족을 넘어서 싱글 족들이 넘쳐나는 가족 해체의 시대에 아버지 이어령은 딸 이민아 목사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읊조림으로써 궁극적으로 생명과 죽음, 그리고 온 세상을 이끌어가는 가족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죽음이 결코 인간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믿게 하는 위안의 책이다. 오히려 죽음 뒤에 미처 하지 못한 말들과 배움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로부터 새로운 시작이 열린다. "저녁 노을과 아침 노을을 누가 분간할 수 있겠는가. 지는 저녁 해는 바로 내일 떠오르는 아침 노을의 그 태양 빛"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굿나잇 키스’는 새로운 아침이 온다는 희망을 품은 인사말이다.랑을 느끼는지, 우리가 끝끝내 가지고 있을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2부에 등장하는 9개의 레시피는 우리의 가슴속에 우리가 외면했거나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 한 가지씩을 남긴다. ‘알리오 에 올리오’는 우리가 끝끝내 가지고 있을 것에 대해서, ‘김치비빔국수’는 누군가를 변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칠리왕새우’는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 ‘굴무침’은 우리를 진정 살게 하는 노동에 대해서, ‘불고기덮밥’은 너무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 ‘두부탕’은 술을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부추겉절이와 순댓국’은 소중한 일상의 평화에 대해서, ‘비프커틀릿’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가래떡’은 힘든 시간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묻는다.
    그러면서 작가는 그 질문들에 선뜻 답을 내주지 않는다. 다만 여러 가지 고민 속에서 힘들어하는 딸을 보고 오래전 자신이 고통받았던 시간들을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에겐 다른 인간을 변하게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얼마나 감사할 게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희망이 있는 거라고 말하는 작가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시절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3부 덜 행복하거나 더 행복하거나
    작가는 알려준다. 삶은 공평하지 않고, 행복하기만 하지도 않다고. 어쩌면 삶은 우리에게 온갖 좋은 것을 주려고 손을 내미는데 우리는 받을 수 있는 손이 없는지도 모른다고. 3부에서는 어떻게 사느냐는 사는 사람 마음이듯이, 어떻게 먹느냐는 먹는 사람 마음이란 걸 보여주는 9개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척박한 땅에서 열매 맺는 ‘올리브’와 힘겹고 아픈 날 먹는 ‘녹두죽과 애호박무침’, 요리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고민한 ‘달걀 요리’, 네 인생은 전부 봄이라고 말하는 ‘콩나물밥과 달래간장’, 한 사람도 고통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얘기하는 ‘더운 양상추’, 4월 16일을 생각하며 만든 ‘프렌치토스트’, 함부로 미안하다 하지 않기 위한 ‘오징엇국 혹은 찌개’, 요리를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시원한 ‘싱싱김밥’, 몸을 비우기 위해 먹는 ‘된장차’까지.
    작가는 오늘은 혼자서 따뜻한 된장차를 마시며 마음도 몸도 비운 채,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글을 읽는 게 어떻겠냐고 넌지시 권하며, 삶은 자기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오늘도 애쓰고 있는 우리들을 위한 공지영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특별 레시피이다.

    목차

    1부 걷는 것처럼 살아
    소망이 우수수 떨어지는 날도 있어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엔 시금치샐러드
    인생은 불공평하니까 살기 쉬운 것
    -‘엄마 없는 아이’ 같을 때 어묵두부탕
    자기 자신 사랑하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자존심이 깎이는 날 먹는 안심스테이크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는 거야
    -복잡하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파이
    한번은 시들고 한번은 완전히 죽는다
    -죽음을 위로해준 고마운 친구들과 먹는 훈제연어
    너는 네 자존심보다 중요하다
    -모든 게 잘못된 것같이 느껴지는 날, 꿀바나나
    만나지 말아야 할 세 사람
    -포틀럭 파티에 가져가는 브로콜리 새우 견과류 샐러드
    더러운 세상에는 “더럽다”고 해버려
    -세상이 개떡같이 보일 때 먹는 콩나물해장국
    베풀던 모든 A는 받기만 하는 모든 B에게 배신당한다
    -속이 갑갑하고 느끼할 때는 시금치된장국

    2부 우리가 끝내 가지고 있을 것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질리지 않는다
    -엄마표 5분 요리 알리오 에 올리오
    남자는 변하지 않으며, 변할 생각이 없다
    -우선 김치비빔국수를 먹자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해야 해
    -특별한 것이 먹고 싶을 때는 칠리왕새우
    살기 위해 노동하지만 노동이 우리를 살게 한다
    -지리산 친구들에게 건배하기 위한 굴무침
    물어보라 “지금 사랑을 느껴?”
    -향기롭고 든든한 불고기덮밥
    기분 나쁠 때는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신 다음 날엔 두부탕
    괜찮아요, 저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거든요
    -생일 기념 축일에는 부추겉절이와 순댓국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
    -엄마표 비프커틀릿을 먹으며 이야기를 해보자
    죽거나 미치지 않고 어떻게 힘든 시간을 이길까
    -가래떡을 먹으며 ‘홈뒹굴링’ 하는 날

    3부 덜 행복하거나 더 행복하거나
    젊으니깐 무조건 찬성
    -가장 척박한 땅에서 자라 열매 맺는 올리브
    집착을 다시 내 머리맡에 갖다 둔 사람
    -아픈 날에는 녹두죽과 애호박부침
    내가 먹을 건 내 맘대로 만들자
    -요리라고 부를 수도 없는 달걀 요리
    오늘 네가 제일 아름답다
    -봄을 향긋하게 하는 콩나물밥과 달래간장
    뼈저린 후회는 더 사랑하지 못한 것
    -너를 낳고 홍콩에서 먹은 더운 양상추
    슬픔에 휘둘려 삶의 한 자락을 잊어버리면 안 돼
    -따스하고 보드라운 프렌치토스트
    함부로 ‘미안하다’ 하지 않기 위해
    -속이 답답할 때 먹는 오징엇국 혹은 찌개
    나를 알고자 하지 않았던 대가
    -가끔 누가 있었으면 할 때는 싱싱김밥
    세상 모든 사람이 나보다 낫다
    -몸을 비우기 위해 먹는 된장차

    작가의 말

    머리글 인칭이 없는 글

    1부_살아서 못다 한 말(Essay)

    0. preface
    네가 없는 굿나잇 키스 | 목마를 타고 떠나다

    1. 탄생, 그리고 시작
    너는 멀리서 어떻게 왔니 | 사랑은 고통으로부터

    2. 살고 싶은 집
    아기집에서 세상의 집으로. | 세상의 집에서 영혼의 집으로 | 어둠 속에 몰래 우는 아버지

    3. 여행의 끝
    바다에서 아버지를 잃다 | 피아노, 환상의 악기
    경쟁 사회의 문 | 첫 번째 시험에 들다

    4. 딸이 첫사랑을 할 때
    너의 첫사랑 | 네가 결혼하던 날
    아버지의 주례사 | LA에서 온 타전 신호

    5. 딸이 어머니가 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하지 못한 것 |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

    6. 교토에서 부치지 못한 편지
    까마귀 울음이 멈출 때 | 운명의 갈림길
    깁스에 구멍을 뚫어주는 마음 | 원수를 사랑하라

    7. 영혼의 눈을 뜨다
    운명의 진화 | 어떤 미소에 끌리는 힘

    8. 노을종
    너의 마지막 | 네가 나에게 가르쳐준 그 모든 것
    노을이 종소리로 번져갈 때

    2부 오늘만 울게 하소서(Poems)

    살아 있는 게 정말 미안하다 | 오늘도 아침이 왔다 | 네버랜드로 가자| 달리다 굼 | 목숨의 깃발 | 숨겨진 수의 기적 | 죽음의 속도계 | 겨울이 아직 멀었는데 | 만우절 거짓말 | 사진처럼 강한 것은 없다 | 사진 찍던 자리 | 하나의 아침을 위하여 | 전화를 걸 수 없구나 | 기억 상자 | 네가 앉았던 자리 |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 네 생각 | 그 많은 사람들이 저기 있는데 | 돈으로 안 되는 것 | 죽음에는 수사학이 없다 | 무덤 | 지금 몇 시지 | 가나의 결혼식 하늘의 신부가 된 너의 숨소리 | 혹시 너인가 해서 | 바람 부는 저녁 |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3부 빨간 우편함의 기적(Letters)

    망각, 진실의 반대말
    빨간 우편함의 기적
    너는 나의 동행자
    우편번호 없는 편지
    엄마가 민아에게

    뒤에 붙이는 글-interview
    이민아와 땅끝의 아이들
    - [조선일보 why], 김윤덕 기자, 2011년 8월

    본문중에서

    위녕, 산다는 것도 그래. 걷는 것과 같아. 그냥 걸으면 돼.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돼. 그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그 순간을 가장 의미 있게, 그 순간을 가장 어여쁘고 가장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만들면 돼. 평생을 의미 있고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 수는 없어. 그러나 10분은 의미 있고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 수 있다. 그래, 그 10분들이 바로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첫 번째 걸음이고 그것이 수억 개 모인 게 인생이야. 그러니 그냥 그렇게 지금을 살면 되는 것.
    (/ p.27)

    연습을 해야 해. 거리를 두는 연습. 침묵하고 말을 적게 하고 정서적으로 훌쩍 거리를 두어야 한단다. 지금 엄마는 가끔 버릇없이 구는 내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려운 일이야.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만일 하지 않으면 그들은 한없이 고약해진단다. 우리가 그걸 허용하고 방치하고 심지어 조장한다는 죄를 깨달아야 한다는 거다. 너는 네 인생의 주인이야. 길거리에 서서 네 인생을 구경하며 누가 너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그러니 힘을 내자.
    (/ pp.38~39)

    사랑하는 딸, 꿀바나나는 설거지도 쉽지? 뽀독뽀독 씻은 그릇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오늘 밤은 책이라도 한 권 펴보자. 가을이 깊어간다.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지, 네게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지 우리는 사실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 수 있지.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거. 이 순간을 우물우물 보내면 인생이 그렇게 허망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거.
    (/ p.75)

    위녕, 엄마는 한때 이런 사람이었단다. 내가 싫었단다. 내 눈이 내 키가 내 발이 내 목소리가. 그때 세상은 모두 나를 싫어했어. 나는 이제야 확신할 수 있단다. 그런데 이제 엄마는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 어리석고 늘 덜렁거리며 변덕도 심한 나를 잘 견디면서 사랑해준단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국물을 내며 즐거워하는 휴일을 보낼 리가 없겠지. 나는 이제 안단다. 내가 내 눈을 내 키를 내 발을 내 목소리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세상은 모두 나를 사랑한단다. 당연한 것은 없다. 내가 이 간단한 시금치된장국을 끓이는 법을 모르고 살았듯이 끓이기 전에는 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무리 쉽고 아무리 간단해도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기 전에는 없는 것이지. 이제는 사랑하는 내 자신에게 좋은 음식을 주려고 해. 싸구려 재료들을 먼지가 앉도록 오래 보관하다가 합성 조미료에 비벼 낸 음식은 이제 먹지 않아. 이번 휴일에는 집 안을 청소하고 이 마법의 국물을 내어볼래? 점심에는 잔치국수를 먹고 저녁에는 시금치된장국에 현미밥을 먹어보면 어떨까?
    (/ pp.108~109)

    엄마는 이 파스타를 아주 좋아해. 먹을수록 다른 어떤 파스타보다 맛이 있어. 그런데 실제로 이탈리아 가정에서도 제일 많이 먹는 파스타라고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후배가 귀띔해주는구나.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질리지 않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도, 어쩌면 관계도, 마지막으로 삶조차 단순한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든가, 그냥 아껴주고 싶다든가 하는 그런.......
    (/ p.121)

    "그리하여 엄마도 언젠가 아주 아프게 깨달은 진실 하나. ‘네가 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너 자신밖에 없다’, 이것을 한 번 더 깨닫는 거지. 친구에게 말해주렴. 실은 수많은 명분과 고귀한 가치를 가지고도 인간이 자기 자신 하나 변하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절절하게 체험한다면 남을 바꾸려 해서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소중한 관계를 낭비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 pp.131~132)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렇게 사실과 사실 아닌 것, 사실과 망상, 사실과 집착, 사실과 환영 사이를 구분하게 되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모든 현상 속에서 사실을 골라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단다. 마치 유능한 외과의사가 대동맥과 대정맥뿐만 아니라 실핏줄을 갈라내고 떼어내어 접합하고 꿰매듯이 점점 더 섬세해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단다. 알겠니? 섬세하게 구분해낼 줄 아는 사랑이 힘이 세다는 것을 말이야.
    (/ pp.180~182)

    사람이 진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슬픔만 남는 것이 아니다. 흔히 자식은 땅이 아니라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냥 묻어두는 것만은 아니다. 죽음은 씨앗과도 같은 것이다. 슬픔의 자리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고 떨어진 자리에서 열매를 맺는다. 오히려 살아 있는 사람들보다 우리의 삶을 더 푸르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추임새로 돌아온다.

    딸을 잃었다. 처음에는 나에게만 닥쳐온 비극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겪는다.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가고 딸의 3주기를 맞으면서 여유가 생긴 것일까. 나와 똑같은 슬픔과 고통을 쫓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당신도 그랬냐고. 그때 그 골목을 지나다가 그런 기억들이 떠올랐느냐고. 그게 죽음인데도 오히려 그 애가 태어나던 때 생각이 나더냐고.

    사람들은 남에게 자기의 우는 모습이나 눈물자국 같은 것을 보여주기를 꺼려한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자기 울음소리가 바깥으로 새지 않도록 수돗물을 켜놓고 울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은 마음속에 개켜두었던 글들이 급기야 이런 책이 되고 말았다. 마음과 행동이 항상 어긋나는 것이 인간들이 하는 짓이지만 이번에도 또 내 마음과는 다른 결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딸을 잃은 슬픔을 처음에는 독백처럼 썼다. 내가 나를 향해 쓴 들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독백은 대화가 되어 딸에게 이야기하는 글로 바뀌었다. 1인칭에서 2인칭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급기야는 내 마음과 생각들이 3인칭으로 변하게 된다. 하나의 산문이 되고 시가 되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그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아무 관계없는 사람들, 한 번도 너라고 당신이라고 불러보지 못한 사람들, 그 3인칭을 향해서 언어들이 쏠리게 된다.

    내가 나에게 하는 소리인지, 이미 떠난 내 딸에게 하는 소리인지, 그리고 누군지도 모르는, 그러나 나와 똑같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글이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낸다.

    울지마 아무것도 아니야.
    구름이 흘러가고 바람이 부는 게지.
    길가의 돌은 거기 있고
    풀들은 가을이 오기 전까지 푸르지

    울지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가는 거야. 뒤돌아다 볼 틈도 없이
    바삐 사라지는 것들은 뒤통수만 보여

    그러니 울지마.
    조금 있으면 구름도 안 보이고
    바람도 불지 않아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벌판에는 아무것도 없지

    그때 지붕 위로 내리던 비
    타다 만 휴지 조각

    생각하지마
    아무것도 아니야 처음부터 없었던 것.
    울지마 그냥 가게 두는 거야.

    유행가 가사 같아서가 아니다. 누구보고 울지 말라고 하는 글인지, 나인지 민아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인지.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글이다. 다듬고 수정하고 교정을 본 글들이 아니라 그냥 흘러나온 글이다. 내가 아는 사람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는데 “요즘은 왜인지 자꾸 울음이 난다”는 구절을 읽었을 때 아마도 그 사람에게 위로의 말로 들려주려고 쓴 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내 딸에 대해서 쓴 이 글들이 출판되어 나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가시처럼 마음에 걸린다.
    다만 이 글들이 나와 내 딸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잃은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평창동 딸과 함께하던 그 봄날에
    2015년 4월
    이어령
    (/ '작가의 말_인칭이 없는 글' 중에서)

    만일 지금 나에게 그 3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나님이 그런 기적을 베풀어주신다면, 그래 민아야, 딱 한 번이라도 좋다.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때의 옛날로 돌아가자.
    나는 그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 “아빠 굿나잇!” 하고 외치는 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며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 p.23)

    네가 태어나던 날 나도 함께 이 세상에 태어났다. 농담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다. 네가 태어나는 순간 나도 아버지가 된 것이니까.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누구의 아들이거나 누구의 남편이었다. 누구의 아버지는 아니었다.
    여자는 아이를 잉태하는 순간, 어머니가 될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남자는 다르단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아버지가 된다.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가 되는 거지. 참 우습지 않니?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다들 잊고 있는 것 같구나.
    (/ p.33)

    쉽게 말해서 나의 통장에 작은 집 한 채를 살 돈이 들어 있었다면 과연 그런 글들을 썼겠는가 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내 불만과 저항이 물질적 결핍에서 나온 것이라면 내가 쓴 그 글들이 저금통장의 무게만도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실제로 나는 그때 글을 쓰다가 펜촉을 부러뜨리면서 맹세했다. 네가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공간을 내 손으로 마련할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 있다고. 파우스트 앞에 나타난 그 유식한 메피스토펠레스가 아니더라도, 이따금 시골 머슴방에 등장하는 온몸에 털이 듬성듬성 난 촌스러운 도깨비라 할지라도,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영혼을 집 한 채와 바꿨을지 모른다.
    (/ p.62)

    너를 낳고 아버지가 된 순간 나는 글 쓰는 사람도, 교수도, 언론인도 아닌 한 아버지로 너와 함께 태어난 거야. 그때부터 아버지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 그래, 나는 앞으로 태어날 내 아이들을 추운 겨울날 방 안에서 떨게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단다. 나에게 가족이 없었더라면, 네가 없었더라면 내가 쓴 모든 글은 아마 전혀 달랐을지도 모른다.
    너로 인하여 나의 꿈은 항상 땅을 향해 있었어. 마치 그 전설의 새처럼 말이다. 눈은 땅을 보고, 꽁지는 하늘을 향해서 날아다닌다는 메롭스란 새, 하늘을 보며 나는 게 아니라 항상 땅을 보면서 거꾸로 비상하는 그 이상한 새처럼 말이야. 젊은 시절 그토록 경멸했던 ‘속물’을 자처하며 땅만 보며 달리는 소시민, 그게 너희들에게 주는 내 사랑, 온 희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p.89)

    너를 가슴에 안고 내려다본 바다, 우리의 바다. 하얀 백사장과 초록빛으로 출렁이는 바다는 내가 여드름이 잔뜩 난 얼굴로 처음 보았던 그 바다보다 더 큰 파도 소리를 내며 출렁거렸지. 왜인지 아니? 널 가슴에 품고 동시에 바다를 품고 파도를 보았기 때문이야. 너의 작은 심장이 뛰는 그 생명의 소리가 파도의 진동으로 울리면서 바다 전체로 퍼져갔던 거야.
    그게 바로 생명이라는 거야. 끝이 없는 것, 작은 파도와 큰 파도, 그리고 바람까지도 쉬지 않고 출렁거리는 것. 그 바람을 따라 모세혈관같이 가늘고 섬세한 네 머리카락 한 오라기가 내 볼을 스쳐 갔어. 네 작은 손은 놀라움이 커질수록 내 손을 꼭 붙들었지. 마치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처음 보는 바다의 경이로움에 조금은 겁을 먹었는지 넌 좀처럼 내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어.
    (/ pp.96~97)

    너는 밤중에 파도 소리에 묻혀 가냘픈 목청으로 아빠를 불렀다. 그리고 나는 네 곁에 없었다. 어찌 그날뿐이었겠니. 네가 절망에 빠졌을 때, 절대 고독 속에 혼자 놓여 있을 때, 나는 네 곁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없었다. 너는 울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아빠를 불렀을 것이고 나는 너의 눈물이 마를 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깜깜한 바다, 끝이 없는 어둠의 공간이 널 삼켰다. 네가 이혼을 하고 빈방에 앉아 있을 때, 아이를 잃고 흙바닥에 앉아 있을 때, 병에 걸려 어둠 속에서 혼자 떨고 있을 때, 그 자리에 아빠는 없었다.
    (/ pp.105~106)

    훈우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익지 않은 파란 열매였어. 그렇기 때문에 나의 글에는 독기가 있었지. 아마 독자들은 내 글을 읽고 설사를 하거나 역겨워서 뱉어버리는 경우도 있었을 거야. 시고 단맛이 나는 매실 있잖니, 그것이 청매일 때는 먹으면 독 때문에 죽는 수도 있어. 이를테면 내 글은 청매와도 같은 것이었정 자립을 한다는 것, 사람이 진정 어른이 되어 자기를 책임진다는 것은 간단하더라도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포함돼. 아주 중요한 요소지. 얼마 전 어떤 사회복지사를 만나 이야기하는데, 독거노인 중 남자 노인의 자살 충동에는 먹거리를 한 번도 책임져보지 못해 이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절망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더라. 일리가 있었어. 그래서 그는 독거노인들에게 요리 강습을 해야 한다고, 밥하는 법부터 간단한 겉절이와 국 만드는 것까지 가르쳐야 한다고 하시더라구.
    (/ p.239)

    엄마는 가끔 죽음을 생각한단다. 이 나이가 되면 죽음을 준비해야 하고. 실은 젊은 날부터 그랬어. 내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기에나는 이 글을 쓰고 네가 오면 함께 깔깔거리며 먹을거리들을 준비한단다. 언제 죽을지 알 수 없기에 내게는 오늘이 더 소중하고 아름답단다. 아름다운 나의 딸, 그래 하루씩 사는 거야. 오직 오늘이 있을 뿐이야. 그게 인생의 전부이다. 엄마를 만나러 오는 버스 안에서 네가 보는 풍경이 온통 봄빛이라면 네 인생은 전부 봄인 거야. 엄마는 이제 너를 마중하러 들길을 걸어 나가련다. 죽는 날 아침에도 거울을 보며 말하고 싶구나. "네가 살아온 모든 날 중에서 오늘 네가 제일 아름답다" 하고.
    (/ pp.251~253)

    위녕,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실은 이거야. 네가 설사 너무 바빠 며칠을 라면만 먹고 산다 해도, 네가 너무 가난해져서 엄마도 떠난 먼 훗날에 신선한 요리를 하나도 해 먹을 수 없다 해도, 너는 소중하다고.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돼. 앞에 놓인 음식이 무엇이든 그것을 감사하며 맛있게 먹고 웃어. 큰 경지에서 인생을 보고 너무 많은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오늘 하루 먹은 음식이 별로 맛없었다 해서, 오늘 고른 내 요리가 별로라고 해서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되어지지 않듯이 말이야. 그렇지 않니? 그래도 행복하지 않다면 생각해봐야 해.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있는지 말이야.
    (/ pp.312~313)
    지.
    그런데 훈우를 가슴에 품고 난 다음부터는 용서하는 법, 그리고 내가 저지른 과실, 남에게 상처를 주었던 손톱자국, 이런 것들이 다 보이는 거야.
    내 글은 저항의 문학에서부터 시작되었지. 나는 세계를 향해 외치고자 했어. 마땅치 않은 것들, 냄새나는 것들, 거룩한 척하는 위선자들, 보고도 못 본 체하는 눈 뜬 장님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어른들이나 친구들까지도 나는 거부하고 또 거부하면서 그들의 가면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으로 손톱을 세웠지.
    너를 낳을 때만 해도 나는 너를 지키기 위해 두 손에 도끼를 들었고, 가정을 지키고 침입자를 향해서 사정없이 도끼를 내려치기 위해 도끼날을 갈고 있었던 거야.
    (/ pp.178~179)

    나는 잠시 하나님을 원망했다. 주님을 위해서, 훈우 또래의 젊은이들을 위해서, 방황하는 땅끝 아이들을 위해서 아픈 몸으로 기도를 드렸던 너의 정성이 안타까웠던 거야. 병들었음에도 여전히 하나님을 위해 사역해야 하는 너의 그 검불 같은 야윈 몸에서 무엇을 더 가져간단 말이니. 차마 애처로워 무엇을 더 네 몸에서 거둬 갈 수 있었겠니. 나는 잔인하다고 생각했어. 정말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이렇게 너를 세상으로부터 데려갈 수 있겠는가. 아무리 성경을 읽고 또 읽어도 납득할 수가 없었어.
    그 조용한 방, 새벽이 지나고 밝은 햇빛이 비치는 그 방에 30명도 더 되는 사람들이, 정말 네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모두 모였어. 그 속에서 너는 하늘의 신부로서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났어. 그때 나는 하나님을 원망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고 비겁하다고 느꼈단다. 당사자인 너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하늘의 신부 옷을 입고 지상을 떠났는데, 신앙심이 부족한 나는 주님에 대해 욕된 생각을 잠시나마 했던 거야.
    (/ pp.256~257)

    나는 이제 더 이상 너의 죽음에 대하여 말하지 않아. 그만큼 죽음은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왔어. 나에게 죽음은 더 이상 추상명사가 아니란다. 손으로 잡을 수 있고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던지면 깨뜨릴 수 있는 유리그릇같이, 아주 구상적인 명사가 되었지.
    우선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하는 법부터 배우기 시작했어. 자기를 속이는 마지막 거짓말까지 덮어주며 사랑하는, 관대함과 동정 그리고 위로를 배웠지. 사실 나는 나를 참 많이 미워했단다.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 똑같은 방법으로 살고 있는 사람을 길에서 만난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설문조사를 받았던 적이 있어. 그때 나는, 보기 좋게 뺨을 때릴 거라고 대답할 정도였지. 나는 단 한 번도 나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었어. 위험한 짐승을 기르는 것처럼 위태로운 내 마음 앞에서 떨고 있었지. 그러나 나는 나의 약점까지도 사랑하게 되어버린 거야. 불완전하고 깨지기 쉬운 인간이라는 생명을 사랑으로 끌어안는 방법을 조금 터득한 까닭이겠지. 이 단계를 지나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면, 자연히 남도 사랑하게 된단다.
    (/ pp.270~271)

    지금 그냥 눈만 뜨면 되는 거야. 나는 단지 정서진의 노을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건 바로 정동진에 뜨는 아침 해의 노을인 거야. 너는 정동진에 있고 나는 정서진에 있는 그 차이밖에는 없어. 같은 노을이다. 나는 너를 위해서 울거나 또 너는 나를 위해 가슴 아파할 이유가 없다.
    이 말을 꼭 들려주고 싶어. 나는 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망각한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의 노을을 아침의 노을로 바꾸어버리는 재생과 부활의 힘을 믿는 것이라고. 남들이 다 놀리더라도, 나는 그 힘이 네가 말하는 믿음의 힘이고 희망이고 빛이라고 생각해.
    (/ p.28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4.01.16~
    출생지 충남 온양
    출간도서 98종
    판매수 90,231권

    1934년 충남 아산에서 일곱 남매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났어요. 일제 강점기에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 때 해방과 6·25 전쟁을 치렀지요. 선생님은 전쟁 때문에 학교 공부를 거의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집에서 책을 읽고 혼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지요. 이어령 선생님의 어머니는 책을 무척 좋아하셨다고 해요. 선생님이 글자를 모르던 어린아이 때부터 잠들기 전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 주셨는데, 그 덕분에 선생님은 문학에 눈을 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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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3.01.31~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79종
    판매수 485,674권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 『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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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책에 그림 그리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쓴 드로잉 일기를 모아 [순간 울컥]을 펴냈고, 어린이 책 [산양들아, 잘 잤니], [조선 왕실의 보물 의궤], [유일한 이야기], [한국사를 뒤흔든 열 명의 장군], [네가 아니었다면], 청소년 책 [물고기가 왜?]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박경화 작가와 함께 '피스앤그린보트'에서 겪은 일을 생생한 그림으로 담아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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