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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생각한다 [양장]

원제 : Thinking the Twentie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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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20세기 사상의 정치학 - 국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사회 참여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진 토니 주트와 전도유망한 젊은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20세기 서구 정치사상에 대해 나눈 긴 대담의 기록이다. 역사가로서의 명성이 정점에 달해 있던 2008년, 토니 주트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20세기를 생각한다]는 바로 그러한 사정에서 탄생했다. 토니 주트가 통상적인 의미에서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된 역사가 티머시 스나이더가 그에게 책을 한 권 같이 쓰자고 제안했고, 주트가 이를 수락한 것이다. 2009년 정초부터 봄, 여름 내내 스나이더는 매주 목요일마다 주트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이를 녹음해 녹취한 뒤 주트가 생각한 방식에 따라 9개의 장으로 편집했다.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 파시스트 지식인들이 이해한 권력과 정의를 주제로 한 서구 근대 정치 사상사, 제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라는 격변이 일어난 직후 20세기 중반 런던에서 동유럽 유대인의 후손으로 태어난 역사가 토니 주트의 지적 전기, 그리고 20세기 정치사상의 한계와 도덕적 실패에 대한 윤리학적 사색, 이 세 가지 이야기가 교직되어 있다.

    출판사 서평

    주트는 독자들을 이끌고 20세기 사상의
    이념적 물살과 여울 들을 헤치며 거침없이 나아간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정신적 삶에 관한, 그리고 깨어 있는 삶에 관한 책


    [20세기를 생각한다]는 [전후 유럽에 관한 최고의 역사서]로 평가받는 [포스트워]의 저자이자 사회 참여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진 토니 주트와 전도유망한 젊은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20세기 서구 정치사상에 대해 나눈 긴 대담의 기록이다. 이 책은 [역사이자 전기이며 윤리학 논문]이다.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 파시스트 지식인들이 이해한 권력과 정의를 주제로 한 서구 근대 정치 사상사, 제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라는 격변이 일어난 직후 20세기 중반 런던에서 동유럽 유대인의 후손으로 태어난 역사가 토니 주트의 지적 전기, 그리고 20세기 정치사상의 한계와 도덕적 실패에 대한 윤리학적 사색, 이 세 가지 이야기가 교직되어 있다. 책은 과거에 대해 말하지만, 우리가 싸워 얻어야 할 미래에 대해 논증한다. 우리는 공동선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20세기는 이에 대해 우리에게 해줄 말이 많다.
    역사가로서의 명성이 정점에 달해 있던 2008년, 토니 주트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20세기를 생각한다]는 바로 그러한 사정에서 탄생했다. 토니 주트가 통상적인 의미에서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된 역사가 티머시 스나이더가 그에게 책을 한 권 같이 쓰자고 제안했고, 주트가 이를 수락한 것이다. 2009년 정초부터 봄, 여름 내내 스나이더는 매주 목요일마다 주트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이를 녹음해 녹취한 뒤 주트가 생각한 방식에 따라 9개의 장으로 편집했다. 스나이더와 나눈 일련의 대화에서 주트는 오로지 자신의 정신과 기억을 나침반 삼아 20세기라는 거대한 대륙을 탐험하며 그 지적, 정치적 지형도를 읽어 내고, 자신의 지적 좌표를 정치적 지식인의 역할과 역사가라는 직업에 비추어 자전적 이야기로 풀어냈다.
    전기적 요소와 역사적 요소로 나뉘어 있는 각 장은 토니 주트가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자전적 전기로 시작한다. 주트의 이야기는 대화에서 나온 것이지만 스나이더는 자신의 말은 빼고 주트의 이야기만 남겨 두었다. 역사 이야기는 주트의 간략한 자전적 이야기가 끝나는 자리에서 20세기 정치사상의 가장 중요한 현장들을 관통하며 진행된다. 홀로코스트와 이스라엘의 관계,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지식인들의 매혹과 환멸, 파시즘과 반파시즘, 동유럽에서 윤리학으로 부활한 자유주의, 유럽과 미국의 사회 계획 등이 주트의 빛나는 통찰력으로 새로운 조명을 받는다.
    주트는 이 책의 [후기]를 받아 적게 한 지 몇 주 뒤 이 세상과 작별을 고했고, 이로써 우리는 20세기의 유산에 대한 가장 중요한 논평자 한 명을 잃게 되었다. 주트의 마지막 지적 작업을 함께한 스나이더는 이 책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한다. [우리가 찾는 진실이 아니라 우리를 찾는 진실이 하나 있다. 자체로 완전한 이 진실은 우리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다른 진실들은 마치 블랙홀 둘레를 도는, 더 밝고 더 새롭고 더 무거운 별들처럼 이 진실의 궤도를 돈다. 이 최후의 진실 덕에 나는 결국 이 책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특정 시기에 특정 노력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노력은 내게는 그저 사교적인 몸짓이었지만 토니에게는 육체적으로 엄청난 투쟁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이 투쟁에 관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정신적 삶에 관한, 그리고 깨어 있는 삶에 관한 책이다.]

    마르크스주의에 매혹된 지식인들과 그들의 환멸

    수많은 주제와 인물을 둘러싼 두 역사학자의 대화는 요약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가지 중심적인 테마는 있다. 그중 하나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지식인들의 매혹과 환멸이다. 마르크스주의는 19세기 말 신뢰를 잃은 신을 대신해 세속의 종교로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그 실패의 과정에는 끔찍한 이야기들이 있다. 주트가 보기에 지식인들은 이 끔찍한 결과에 책임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타인들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는가? 토니 주트는 지식인들의 그 책임과 의무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의 작동 방식을 놀랍도록 훌륭하게 설명했다. 역사가 자기편이며, 자기가 가는 길이 진보라고 의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마르크스주의는 지식인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나키스트들은 체제의 작동 방식에 대한 이론이 없었고, 개혁주의자들은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할 말이 없었으며, 자유주의자들은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는 이 모두를 분명하게 설명했다. 또한 공산주의는 동조자들에게 강렬한 공동체 의식을 제공했다. 파시즘에 관여했던 회고록의 첫 번째 권에 [나]라는 제목을, 공산주의 시절을 다루고 있는 두 번째 권에 [우리]라는 제목을 붙였던 프랑스의 시인 클로드 루아처럼, 공산주의 사상가들은 자신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지식인 공동체에 속한다고 생각했으며 자신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과정의 중심에 놓여 있다고 자신했다. 마르크스주의는 기독교의 세계관과 유사한 세속의 종교였다. 인간관계의 상실과 공동체의 파괴를 주제로 한 잃어버린 세계라는 오래된 이야기에 자본주의가 파괴되고 남은 퇴적물에서 등장할 수 있는 더 높은 차원의 인간 경험에 대한 상상을 덧붙였고, 인간의 타락, 메시아, 메시아의 고난과 대속, 구원, 부활 등 전통적인 기독교 종말론의 많은 부분을 포함했다. 역사의 궁극적인 목적을 말하는 마르스크스주의는 세속의 종교로서 구원을 약속했고, 구원을 위해서라면 희생은 감수할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환상은 깨져 나갔다. 1936년 스탈린의 시범 재판과 1939년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 그리고 1956년 헝가리 봉기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의 봄에 대한 소련의 무력 진압은 공산주의에 대한 지식인들의 환멸을 불러왔다. 전향한 지식인들은 한때 지녔던 신념을 합리화하고 신념의 상실 또한 표현해야 했는데, 역사가 아니 크리젤이 쓴 책의 제목 [내가 이해했다고 생각한 것], 그리고 프랑수아 퓌레가 쓴 20세기 역사에 관한 책의 제목 [어느 환상의 과거]는 그들이 생각한 방식을 잘 보여 준다. 그러나 여전히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이들이 있었다. 미래의 결과만이 현재의 믿음을 검증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이들에게 혁명의 희생자들은 헤겔 철학적 의미에서 정신Geist의 희생자, 즉 인간이 아닌 역사의 희생자였다. 이들은 타인의 운명에 가해진 폭력을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믈렛을 만들면서 달걀을 살살 다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
    주트는 이처럼 미래의 이름으로 현재의 악행을 정당화한 것을 20세기 지식인들의 윤리적 문제로 보았다. 스스로 미래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자들은 어쩔 수 없지만 타인에게 미래를 위해 희생할 것을 요구하거나 타인의 희생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죄악이었다. 공산주의의 죄과에 대해 침묵했다는 주트의 비판에서 사르트르도 홉스봄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죽음과 폭력에 대한 숭배라는 이 낭만적 감수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2006년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을 침공해 많은 민간인들이 고초를 겪었을 때, 부시 행정부의 국무장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는 이를 [새로운 중동의 탄생을 알리는 산고]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련을 역사가 새로운 세상을 낳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이런 식의 수사는, 주트가 보기에 타인들에게 가해진 폭력을 미화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의 궁극적 목적을 위해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20세기 지식인들의 수사와 한 치도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국가의 개입은 히틀러로 가는 길인가 ― 케인스와 하이에크, 복지 국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국가의 역할에 관한 논쟁은 20세기 내내 케인스와 하이에크 사이의 결투였다. 시장을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본 케인스에게 안정을 위한 국가의 개입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경제의 안녕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시장의 생존 자체를 위해서도 개입은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반면 하이에크는 의식적으로 케인스에 반대하면서 국가의 개입은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나쁜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이에크에게 국가의 개입은 히틀러에 이르는 길이었다.
    대처와 레이건은 하이에크의 사상을 받아들였고, 그것은 신자유주의로 불렸다. 오늘날의 세계 경제에서 하이에크의 사상은 주류가 되었다. 그러나 주트에 따르면, 자유로운 시장을 옹호하는 하이에크의 주된 논거는 경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것이었다. 경제적 자유가 훼손되면 정치적 자유의 상실이 뒤따른다는 것이 하이에크의 핵심 논거였고, 공산 체제하의 중부 유럽은 그 증거였다. 그러나 주트는 국가의 개입은 전체주의를 초래한다고 본 하이에크의 논리에서 [정치적 자폐성]을 본다. 오스트리아의 권위주의적 정권이 펼친 정책의 실패는 전혀 케인스주의적인 정책의 실패가 아니었는데, 하이에크는 이로부터 어떤 식으로든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은 나쁜 결말을 낳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영국과 북구 국가들에서 나타난 복지 국가는 하이에크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국가의 경제 개입을 옹호하는 복지 국가는 히틀러를 초래하기는커녕 오히려 히틀러의 등장을 막기 위한 조치로 쓰였고, 또한 그렇게 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공포의 시대에 다시 진입했다

    20세기는 무엇이었는가? 주트는 20세기를 자유 대 전체주의의 세기가 아니라 국가의 역할에 대한 논쟁에 많은 사람들이 관여한 세기로 규정하고자 한다. 어떤 종류의 국가가 사람들을 궁핍에서 벗어나게 했는가?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기꺼이 내놓으려 했으며 국가가 어떤 목적에 봉사하기를 원했는가?
    우리는 20세기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주트는 두 대전 사이에 공산주의의 가장 신뢰할 만한 대안이 서유럽의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아니라 파시즘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사람들은 파시즘과 공산주의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했고, 그중에서 파시즘을 선택하려 했던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았다. 주트에 따르면, 이러한 극단적 이데올로기에 이끌린 사람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20세기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두 역사학자의 대화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열정적인 경고로 수렴한다. 유럽의 민족주의 정치인들은 이방인, 이민자, 불확실성 등 외부에서 오는 위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능했다. 오늘날에도 국민의 공포심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자들이 있다. 외부의 위협을 강조하면 내부의 민주주의가 왜곡된다. 예컨대,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 별다른 근거 없이 이라크 전쟁 같은 침략 전쟁에 나선 것은 그러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행태는 선과 악을 어떤 단일한 근원으로 환원하는 데 그 뿌리가 있다. 사회민주주의자이면서도 윤리적 다원주의를 고수하면서 자유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는 주트는 우리가 다시 공포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직업을 얻는 데 소용이 되었던 기술이 일하는 생애 내내 적절할 수 있다는 의식이 사라졌고,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뒤 은퇴하여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의 확실성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주트의 말대로, 우리는 공공선의 성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

    책 뒤에 실은 서평에서 홉스봄은 이 책이 [역사가들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며, 무엇보다 [훌륭한 한 인간과 그가 살아 내고자 했던 삶을 기록한 값진 기념비]라고 말한다. 홉스봄이 공산주의의 죄과를 묻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트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당사자이기에, 독자들은 이 서평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주트는 독자들을 이끌고 20세기 사상의 이념적 물살과 여울 들을 헤치며 거침없이 나아간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역사에 대한 무지와 정치적 무관심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맞선 주트의 마지막 싸움. 늘 그래왔듯이, 토니의 모든 문장은 멋지고 단호하며 독창적이다.
    - NPR(미국 공영 라디어 방송)

    매 페이지마다 지적 에너지가 강렬한 빛을 발한다
    - [프로스펙트 매거진]

    감동적이고 계몽적이며 도발적이다. 죽음에 임박한 인간의 비범한 기억력과 도덕적 청렴함에 경이감을 감출 수 없다.
    - [선데이 타임스]

    최고 수준의 책
    - [더 타임스]

    목차

    서문 ― 티머시 스나이더

    1장 이름은 남는다: 유대인 질문자
    2장 런던과 언어: 영국인 작가
    3장 가족의 사회주의: 정치적 마르크스주의자
    4장 킹스 칼리지와 키부츠: 케임브리지의 시오니스트
    5장 파리, 캘리포니아: 프랑스 지식인
    6장 이해의 세대: 동유럽 자유주의자
    7장 통합체와 단편들: 유럽의 역사가
    8장 책임의 시대: 미국인 모랄리스트
    9장 선의 평범함: 사회민주주의자

    후기 ― 토니 주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냉전 이후: 토니 주트를 추억하며 ― 에릭 홉스봄

    본문중에서

    독자에게 바라건대 지성사의 주제들을 소개하는 전기라는 이 특수한 형태의 글에서 일생 동안 연구에 매진한 한 사람을, 발전하고 향상되는 한 정신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어떤 의미에서 지성사는 토니가 가진 전부다. 이는 토니와 매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몸으로 느낀 사실이다. 책의 모든 내용은 그의 정신 속에(아니면 나의 정신 속에) 있어야 했다. 역사가 어떻게 사람 속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나왔는지는 이러한 종류의 책만이 다룰 수 있는 질문이다.
    ('서문' 중에서/ p.14)

    특히 이탈리아에서 파시즘은 하나의 신조라기보다는 어떤 징후를 드러내는 정치적 방식이었다. 파시즘은 젊었고 과감했고 활력이 넘쳤으며 변화와 행동, 혁신의 편에 섰다. 놀랍도록 많았던 그 찬미자들에게 파시즘은 요컨대 작은 영국이라는 따분하고 과거를 동경하는 쓸쓸한 세계에서 놓쳤던 모든 것이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파시즘은 그 시절 좌파와 우파에서 똑같이 널리 알려졌듯이 공산주의의 반대가 아니었다. 파시즘의 매력을 설명해 주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큰 대조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2장 런던과 언어: 영국인 작가' 중에서/ p.97)

    나는 1968년에 실제로 파리에 갔고 다른 사람들처럼 휩쓸렸다. 그러나 나는 사회주의자요 마르크스주의자로 자랐고 그 특성을 아직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이 하나의 (아니면 유일한) 혁명 계급일 수 있다는 프랑스에 널리 퍼진 관념을 본능적으로 의심했다. 그래서 나는 그해 일어난 르노 사의 파업과 다른 공장 점거 사건에서 큰 감명을 받았던 반면, 다니 콘벤디트와 [포장 도로 밑의 해변]에는 전혀 열광할 수 없었다.
    ('3장 가족의 사회주의: 정치적 마르크스주의' 중에서/ p.115)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 미래에 의존하여 추정하는 사람들과 그렇게 추정하고 제멋대로 그러한 추정한 추정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자들에 관련된다. 더 나을 가능성이 있는 미래를 위해 기꺼이 고초를 겪겠다고 말하는 것과 바로 이와 똑같은 증명할 수 없는 가설의 이름으로 타인의 고통이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전연 별개이다. 내 생각에는, 이 점이 20세기 지식인의 죄악이다. 이들은 자기 눈에 비친 타인의 미래를 거론하며 그들의 운명을 재단하지만, 그 미래를 위해 투자한 것이 없으며 그러면서도 그 미래에 관하여 자신들만이 완벽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3장 가족의 사회주의: 정치적 마르크스주의' 중에서/ p.131)

    1917년 이후 공산주의자 지식인들과 파시스트 지식인들 사이의 공통점은 목숨을 건 사투와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혜택이나 미학적 혜택에 큰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특히 파시스트 지식인들은 한때 죽음을 전쟁과 시민 사회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요소이자 매력으로 여겼다. 그러한 무차별 폭력으로부터 더 훌륭한 인간과 더 나은 세계가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3장 가족의 사회주의: 정치적 마르크스주의' 중에서/ p.142)

    나는 1980년대의 사회사 글쓰기에 정말로 당혹했다. 경제와 정치, 심지어, 사회 자체까지 관심의 초점에서, 실로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나는 사회적 자료와 문화적 자료를 선별적으로 사용하여 주요 사건들을 맥락 속에서 설명하거나 정치적으로 설명하는 통상적인 방법을 없애 버리는 데 짜증이 났다. 프랑스 혁명은 젠더 폭동이나 나아가 세대 간 불만의 사춘기적 표현으로 축소될 수도 있었다. 한때 과거에 일어난 주요한 사건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명백하게 여겨졌던 것들을 밀어내고 이제까지 완전히 주변적이었던 측면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5장 파리, 캘리포니아: 프랑스 지식인' 중에서/ p.209)

    당연히 파시즘은 여기에서 생긴다. 국가는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행동해도 된다는 관념 말이다. 필요하다면 화폐를 찍어 내고 필요한 곳에 비용과 노동자를 다시 할당하며 몇십 년 동안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지라도 기반 시설 사업에 공적 자금을 투장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 자체가 파시스트적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생각은 좀 더 정교한 형태로 곧 케인스의 저작과 연결된다. 그러나 1930년대에는 오직 파시스트들만이 이러한 생각을 채택하는 데 관심을 두었다.
    ('5장, 파리 캘리포니아, 프랑스인 지식인' 중에서/ p.228)

    제2차 세계 대전 후 아롱은 유럽인들에게 미국과 소련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는 어느 곳이 더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지가 아니라 어느 곳이 덜 나쁜 쪽이라고 생각하는지의 함수였다는 견해를 취했다. 아롱은 우파 보수주의자였던 적이 없는데도 흔히 그렇게 오해를 받는다. 실로 아롱은 통상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중도 좌파에 속했다. 그러나 아롱의 경멸은 우파의 백치들이 아니라(이들을 싫어하긴 했다) 장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공산주의에 동조했던 좌파의 어리석음을 겨냥했다.
    ('6장 이해의 시대: 동유럽 자유주의자' 중에서/ p.295)

    아주 최근에 나는 우리가 1970년대 말 이후 경제 쪽으로 담론의 변화가 이루어진 결과의 희생자라고 생각했다. 지식인들은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 묻지 않고 어느 정책이 효율적인지 비효율적인지를 묻는다. 지식인들은 어떤 조치가 좋은지 나쁜지 묻지 않고 그것이 생산성을 높이는지 아닌지를 묻는다. 이들이 그러는 이유는 꼭 사회에 관심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 경제 정책의 요점이 자원을 산출하는 것이라는 가정을 꽤나 무비판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상투적인 후렴구가 반복된다. 자원을 산출해 내기까지 자원을 분배하는 얘기는 해봤자 소용없다고.
    (/ '9장 선의 평범함: 사회민주주의자' 중에서)

    저자소개

    토니 주트(Tony Jud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8~2010.8
    출생지 런던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8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케임브리지 대학 킹스 칼리지와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하고, 케임브리지 대학, 옥스퍼드 대학, UC 버클리 대학, 뉴욕 대학에서 가르쳤다. 또한 뉴욕 대학에 유럽을 연구하는 레마르크연구소를 설립해 소장으로 재임했다. 토니 주트의 주요 저서로는 [포스트워 1945~2005],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재평가: 잃어버린 20세기에 대한 성찰], [기억의 집], [미완의 과거: 프랑스 지성 1944~1956], [마르크스주의와 프랑스 좌파], [지식인의 책임] 등이 있다. 2007년에 해나 아렌트 상을, 2009년에 조지 오웰 상을 수상했다.

    티머시 스나이더(Timothy Snyd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7종
    판매수 448권

    1969년 미국 오하이오 주 출생. 중유럽 및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다. 현재 예일 대학 사학과 리처드 레빈 교수이며, 빈 인문학 연구소 종신 연구원,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 양심 위원회 위원이다. 런던 정경대, 바르샤바 유럽 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해나 아렌트상(2013)을 수상한 [피의 땅Bloodlands](2010)과 [블랙 어스](2015)가 주저이다. 스나이더는 두 책에서 제2차 세계 대전을 동유럽의 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한 히틀러와 스탈린 의 식민지 쟁탈전으로 제시한다. 또 홀로코스트를 히틀러의 악마성의 구현이라기보다는 국가가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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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6~
    출생지 경기도 화성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20세기를 생각한다》, 《포스트워》, 《독재자들》, 《나폴레옹》,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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