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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원제 : L’extraordinaire voyage du fakir qui etait reste coince dans une armoire Ik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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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보다 더 기상천외한 여행은 없었다!
이케아 옷장에 갇혀 전 세계를 누빈 인도 고행자의 유쾌 상쾌 통쾌한 여행담!


2014년 쥘 베른상, 오디오립상, 비브르 리브르상을 수상한 바 있는 로맹 퓌에르톨라의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이 밝은세상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도 고행자와 밀입국자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자가 실제 불법 이민 관련 서류 분석 담당자로 일할 때 만났던 인물들을 소설화한 것이다. 이 소설은 이러한 저자의 독특한 이력과 삶의 가치관을 가진 로맹 퓌에르톨라만의 개성과 엉뚱한 상상력이 보태어져 탄생한 작품이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넉살과 익살, '우스운 것'과 '교훈적인 것'이 잘 어우러진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웃음과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1. 기발한 방식으로 전 세계를 휩쓸고 다니는 인도 고행자가 떴다!
-전 세계 36개국 출간, 프랑스 출간 즉시 30만 부 판매 기록!
-2014년 쥘 베른상, 오디오립상, 비브르 리브르상 수상 작품!


로맹 퓌에르톨라의 소설은 전 세계 36개국에 번역 출판되었고, 출판 6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려 나갈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를 둔 그는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며 스페인어, 영어, 카탈루냐어, 러시아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한다. 러시아 목각 인형 마트로시카처럼 다양한 인생을 살고 싶었던 그는 DJ, 작곡가, 어학 교사, 번역가, 항공기 승무원, 슬롯머신 청소원, 서커스단 소속 마술사 등 여러 직업을 경험했다. 현재는 프랑스 국경 경찰로서 위조 문서를 가려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실제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에 등장하는 인도 고행자와 밀입국자 사람들의 이야기는 불법 이민 관련 서류 분석 담당자로 일할 때 만났던 인물들을 소설화한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을 바로바로 스마트폰에 옮겨 적거나 빵집이나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글을 쓰기도 하고, 때론 껌 포장지나 포스트잇에 글을 쓴다는 그는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역시 출퇴근길에 이런 방식으로 썼다고 한다. 주인공 파텔이 비행기 짐칸에 실려 여행할 때 셔츠를 벗어 옷에 글을 써내려 간 에피소드는 작가의 이런 글쓰기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38세가 되기 전까지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오가며 무려 31차례나 이사를 다닌 그는 여행과 이동이 자신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독특한 이력과 삶의 가치관을 가진 로맹 퓌에르톨라만의 개성과 엉뚱한 상상력이 보태어져 탄생한 작품이다.

주인공 파텔은 이케아 침대를 사기 위해 무작정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무조건 ‘이케아’라고 외친다. 머리에 큼지막한 터번을 두르고 고급 실크 양복을 갖춰 입은 그는 인도의 돈 많은 사업가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택시기사 귀스타브는 파텔에게 택시 요금 바가지를 씌우기로 작정하지만 도리어 사기를 당하고 만다. 파텔에게 속은 귀스타브는 이후 파텔을 쫓으며 그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파텔과 귀스타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소설의 긴장감을 더한다. 볼리우드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최신 설비들로 가득한 이케아 매장에 선 파텔은 자신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는 자동으로 여닫히는 문을 한참 넋을 놓고 쳐다본다. 침대를 사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단순한 임무를 맡고 프랑스에 왔지만 침대는커녕 이케아 옷장에 갇히는 꼴이 된다. 파텔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리비아를 거치며 생전 겪어보지 못한 희한한 유럽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 속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연과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삶의 깨달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파텔은 고향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지난 삶을 반성하고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현대 문명의 혜택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인도 고행자의 다소 엉뚱한 행동들은 영화 속 부시맨이 콜라병을 주웠을 때의 모습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자동으로 열리는 문을 보고 놀라 한참을 지켜보고 서 있는다거나 형광 오렌지색의 연어를 매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배꼽을 잡고 웃게 된다. 잘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에 태어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한 초콜릿이 가득 담긴 상자 속에서 어떤 초콜릿을 고를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부모와 나라를 골라 태어날 수는 없다. 인도 고행자는 유럽을 여행하며 운명과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데 필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스스로 얼마만큼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여행이 끝나갈 무렵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 선의를 가지고 대가 없이 도움을 주는 사람,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나며 ‘나’를 위한 삶보다는 ‘남’을 위한 삶이 진정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걸 깨닫는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넉살과 익살, ‘우스운 것’과 ‘교훈적인 것’이 잘 어우러져 웃음과 신선한 감동을 전한다. 갑작스러운 여행과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해 가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 도전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신선한 감동을 제공한다.

2.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인도 고행자의 유쾌한 로드 소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채 영국으로 가는 트럭 안에서 파텔은 수단 출신의 불법 이민자를 만난다. 이 만남은 그의 인생과 삶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파텔은 오로지 자신을 위해, 남을 속이기 위한 도구를 사기 위해 프랑스에 첫 발을 내딛는다. 생애 첫 여행에서 그는 자식이 배를 곯게 하지 않기 위해, 자신보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식을 키우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만나며 첫 번째 온몸을 관통하는 짜릿한 전기 충격을 맛보게 된다.
실제 불법 이민 관련 서류 분석 담당자로 일하며 밀입국자를 만났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 저자는 인도 고행자와 밀입국자의 만남은 작가로서 메시지를 가장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말한다. 쉥겐 조약으로 하나 된 유럽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덤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잘사는 나라에 태어나 여행의 자유, 문명의 혜택이 보장된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 있는 반면, 여행의 자유는커녕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필요한 기본적 혜택마저 받지 못한, 최소한의 삶을 보장 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불법 밀입국자가 되는 이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소설의 주인공 파텔은 스스로 잘사는 나라, 혹은 못 사는 나라에 태어났다고 불평불만을 느낄 새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유럽 전역을 누비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내적 변화를 겪게 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는 앞으로 남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돈을 벌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비행기 짐칸에 실려 로마로 가는 길, 우연한 기회에 쓴 소설은 10만 유로라는 놀라운 선인세를 받게 되는 행운을 갖는다. 파텔은 최초로 정직하게 일한 대가로 번 돈을 트럭 짐칸에서 만난 불법 이민자에게 나누어 준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느끼는 짜릿한 행복감을 맛본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남을 돕기는커녕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해 목숨 걸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만나며, 행복과 불행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오로지 이기심으로만 살아온 파텔은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인생의 참다운 의미를 발견해 나간다.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겪게 되는 개성 만점 에피소드와 더불어 파텔이 새 직업을 갖게 되며 써내려 간 [신은 택시를 타고 여행하신다]의 눈먼 장님의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3. 이케아 옷장에 갇혀 전 세계를 누빈 인도 고행자의 유쾌 상쾌 통쾌한 여행담!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줄거리 요약


인도 고행자 파텔은 수행 필요한 이케아 침대를 사기 위해 무작정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사촌 잠리다눕의 충고로 실크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매 한껏 차려입은 그는 인도의 돈 많은 사업가로 보여지길 원했지만 머리에 두른 흰 터번과 자르지 않은 수염, 귀와 입술에 달려 있는 고리는 파리에 처음 온 관광객으로 비칠 뿐이다. 택시기사 귀스타브 팔루르드는 얼뜨기 같은 차림으로 택시에 올라타 무작정 ‘이케아’라고 외친 인도 남자를 보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파텔은 택시요금을 바가지 씌우기에 딱인 대상인 것이다. 양복을 차려입은 것으로 보아 돈 많은 인도 사업가처럼 보이니 택시비 정도로 귀찮게 굴 것 같지도 않다. 귀스타브는 8유로면 가능할 거리의 이케아 매장이 아닌 98유로의 요금이 나온 이케아 매장에 파텔을 내려준다. 파텔은 나름대로 자신의 전략이 통했다고 생각하며 이번 여행을 위해 준비해 온 한쪽 면만 인쇄된 위조지폐를 내민다. 귀스타브가 돈을 건네받는 순간 파텔은 고향에서 사람들을 속였던 방식으로 택시기사의 주위를 딴 곳으로 끌며 잽싸게 새끼손가락과 지폐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을 잡아당긴다. 10분의 1초도 안 돼 100유로 위조지폐는 다시 파텔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드디어 3시간의 버스, 8시간의 비행기 여정을 거쳐 파리 이케아 매장에 선 그는 눈앞에서 유리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닫히는 광경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그에게 현대적인 것에 대한 모든 것은 텔레비전에서 본 할리우드와 볼리우드 영화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이 전부다. 기술의 보석이라 생각했던 것이 유럽 사람들에게는 한낱 보잘것없는 조형물이며, 아무도 자동 유리문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실에 그저 문화적 충격을 받고 서 있을 뿐이다. 칼 삼키기, 유리 조각 삼키기, 양팔에 바늘 꽂기를 비롯해 온갖 눈속임만으로 삶을 살아온 모든 행위가 이곳에서는 아무 보잘것없는 일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이케아 매장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한 채 입만 헤벌리고 서 있던 파텔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동문을 통과해 매장으로 들어간다. 프랑스에 온 목적인 침대를 사기 위해서는 2층으로 올라가 끝없이 이어지는 긴 복도를 따라가야 한다. 침대를 사러 이케아에 온 것이지만, 견본 침실, 거실, 주방을 지나고 식당을 지나야지만 비로소 침대 매장에 갈 수 있다. 식당을 지나면서 미트볼, 연어 샌드위치를 안 먹고 지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스웨덴 사람은 정말 영악하다는 생각을 한다.

먼 길을 돌아 셀프 서비스 코너에 도착한 그는 매장 직원에게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인도에서부터 들고 온 99유로짜리 침대 사진이 담긴 카탈로그다. 드디어 침대를 사서 고향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매장 직원은 침대는 주문을 하고 내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건넬 뿐이다. 게다가 카탈로그의 가격은 세일 가격이며 현재는 세일이 끝나 110유로에 침대를 살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주문은 해놓았지만 파텔은 모자란 돈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보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그는 일단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임기응변에 능한 파텔은 점심값은 물론 침대를 사기 위해 모자란 돈을 마련한다. 이제 아침이 되기만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그는 이케아 매장의 파란 철제 옷장에 몸을 숨긴 채 다음날이 밝기만을 기다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파텔이 몸을 숨긴 옷장은 영국으로 배송되기로 예정되어 있다. 옷장에 갇힌 꼴이 된 파텔은 여행용 가방, 열기구, 선박 등의 기상천외한 운송 수단에 실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리비아 등지를 여행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본문중에서

파텔은 잠시 눈앞에서 유리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닫히는 광경을 관찰했다. 현대적인 것에 대한 모든 경험은 양어머니 시링그의 집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본 할리우드와 볼리우드 영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파텔이 현대 기술의 보석이라 생각했던 인공적인 것들이 유럽 사람들에게는 한낱 보잘것없는 조형물일 뿐이며, 아무도 자동 유리문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같은 종류의 시설이 키샨요구르에 있었다면 파텔은 매번 유리문을 지날 때마다 감탄스러운 마음으로 그윽하게 바라보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 버릇없는 사람들이 됐나 봐.’
파텔은 속으로 생각했다.
(/ p.20)

이케아 씨는 민주적 성향의 서방 국가에서 온 사람치고는 어느 모로 보나 당돌하다고 할 수 있는 영업 방식을 택했다. 이케아가 좋든 싫든 매장 전체를 방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서 하는 말이었다.
가령 제일 아래층에 위치한 셀프 서비스 코너에 가려면 일단 2층으로 올라가 끝없이 이어지는 긴 복도를 따라가야 했다. 가는 길에는 누가 더 멋있는지 뽐내고 있는 다양한 견본 침실, 거실, 주방을 보며 지나야 했고, 그다음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식당을 지나야 했다. 식당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미트볼, 연어 샌드위치 등을 안 먹고 지나치는 사람은 몇 없을 테니 말이었다. 식당을 지나고 나야 비로소 목적지인 셀프 서비스 진열대에 도착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나사못 세 개, 볼트 두 개를 사려고 왔던 사람이 네 시간 후 주방가구 일습과 소화불량까지 덤으로 얻어 돌아가는 꼴이 되기 일쑤였다.
스웨덴 사람들은 영리한 사람들임에 틀림없었다. 그들은 혹시라도 정해진 방문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그랬는지 바닥에 노란 줄까지 그어놓는 철저함을 보였다. 덕분에 파텔은 가구의 제왕이 옷장 위에 저격수를 매복시켜 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층을 돌아다니는 내내 노란 줄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다.
(/ pp.23~24)

"하나만 더 묻죠.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째서 못 1만 5천개짜리 침대가 2백 개짜리보다 값이 3배나 더 싼 거죠? 게다가 훨씬 더 위험하고요."
매장 점원은 고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듯 안경테 너머로 파텔을 넘겨다보았다.
"질문을 이해 못하셨나 보군요. 제 말은 어떤 바보가 값은 더 비싼데 훨씬 덜 안락하고 위험한 물건을 사겠냐는 말이었습니다."
"합판에 미리 그려진 1만 5천 개의 구멍에 못을 박느라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마 그런 질문은 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고 나면 값이 약간 더 비싸고 안락하고 더 위험한 2백 개짜리 모델을 사지 않은 걸 후회할 테고요."
(/ p.31)

침대 밑으로 들어오기 몇 시간 전, 주문을 마치고 나자 그제야 시장기를 느낀 파텔은 식당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정확히 몇 시쯤인지는 알 수 없었다. 더구나 실내에서 태양의 움직임을 읽을 수도 없었다. 언젠가 또 한 명의 사촌인 파크만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시계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 시계가 없다 보니 자신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머물렀는지 가늠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획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케아 매장 역시 벽에 시계라고는 하나도 걸려 있지 않았다. 혹시라도 꾀 많은 고객들이 잔머리를 굴릴 것을 미리 대비해서 판매용 벽시계조차 배터리가 들어 있지 않은 걸 보아 카지노에서 쓰는 수법을 베껴 쓰는 모양이었다. 파텔에겐 벽시계가 있든 없든 더 이상의 지출을 한다는 건 형편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었다.
(/ p.35)

파텔은 비라지가 그의 나라를 떠난 건 유명 가구점에서 침대를 하나 구입하는 식의 사소한 이유 때문이 아니란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수단 출신의 비라지는 소위 ‘잘사는 나라’에서 인생 역전 기회를 잡기 위해 가족들을 남겨둔 채 먼 길을 떠나온 것이었다. 그가 밀입국자 신세가 된 건 빈곤과 기아가 쌍둥이 질병처럼 싹이 터서 모든 것을 부패시키고 황폐하게 파괴해 버리는 별 볼일 없는 곳에서 태어났다는 점뿐이었다.
수단의 어지러운 정치 상황은 경제적 침체를 가져왔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특히 신체 건강한 사람들)은 이민이라는 가시밭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사람들조차 고국을 등지고 나니 힘없는 사람, 죽도록 매 맞고 쓰러져서 총기 빠진 눈만 껌뻑이는 짐승처럼 불쌍하게 변해 버렸다. 모두 잔뜩 겁먹은 아이들이 되고 말았다. 이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건 모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뿐이었다.
(/ pp.79~80)

파텔은 혹시라도 택시기사가 기다렸다는 듯 면전에 다시 한 번 아이스박스를 날리면 어쩌나 싶어 아무도 모르게 살짝 눈을 떴지만 이미 상황은 너무 늦어 버렸다. 죽은 시늉을 너무 오랫동안 한 모양이었다.
파텔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처럼 거울의 반대편, 즉, 짐 가방을 보관해 주는 창고에 들어와 있었다. 계속 가방을 토해내는 기계가 벨트가 한 바퀴 다 돌도록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하찮은 트렁크처럼 그를 꿀꺽 삼켜 버렸던 것이었다. 순간 얼굴에서 찢어질 듯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파텔은 뺨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충격의 순간 아이스박스에서 쏟아져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수히 많은 작은 얼음 조각들이 사춘기 소년 시절 그의 얼굴에 무섭게 돋아났던 여드름 상처 자국들 속에 알알이 박혔다.
(/ pp.117~118)

‘이번엔 또 어디로 가는 거지.’
파텔은 속으로 생각했지만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파텔은 그저 이 비행기가 누벨 칼레도니아엔 가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먹을 거라곤 엔사이마다 반쪽이 전부인 채 1미터 20센티미터짜리 트렁크에 쪼그리고 앉아 32시간을 버텨야 하는 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머리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랬다면 정말 참기 힘들었을 것이었다. 수하물 담당자들이 트렁크를 옆으로 세워두었기에 비록 무릎이 거의 입안으로 들어올 지경이었지만 잠자기엔 적합한 자세였다. 파텔은 트렁크가 자신의 관이 되지 않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파텔이 수천 년 동안 이어 내려온 화장 전통을 따르는 대부분의 힌두교 고행자들과 달리 매장을 원한다 해도 그는 매장의 순간이 최대한 늦게 찾아오기를 바랐다.
(/ p.134)

파텔은 청년 앞에 쭈그리고 앉아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대해 이야기했을 것이었다. 여행은 시도해 볼만 하다고도 말해주었을 것이었다. 그와 비슷한 친구들, 이 순간 주머니 속에 프랑스의 슈퍼마켓, 원하는 모든 게 넘치도록 널려 있고, 양면 모두가 인쇄된 지폐 몇 장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당신을 향해 손을 내미는 것처럼 보이는 그곳에서 산 초콜릿 과자를 잔뜩 쑤셔 넣은 채 영국으로 가는 트럭에서 덜컹거리고 있을 친구들이 있다고도 말해주었을 것이었다. 마음 단단히 먹고 견뎌야 하며 약속의 땅은 바다 저쪽, 열기구로 몇 시간을 날아가는 곳에 있다고, 그곳에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말했을 것이었다. ‘잘사는 나라들’은 일종의 초콜릿 상자이며 꼭 경찰과 맞닥뜨리란 법도 없다고 말해주었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곳 경찰들은 그가 떠나온 마을의 경찰들처럼 커다란 막대기로 사람을 때리지 않는다고도 말했을 터였다. 특히 어디를 가든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잊지 않고 덧붙였을 것이었다.
(/ pp.230~231)

저자소개

로맹 퓌에르톨라(Romain Puertola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5~
출생지 프랑스
출간도서 3종
판매수 558권

1975년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태어났다. 스페인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를 두었으며, 스페인 문학, 프랑스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그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카탈루냐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데뷔작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으로 2014년 쥘 베른상, 오디오립상, 비브르 리브르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3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려 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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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식물의 역사와 신화』,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탐욕의 시대』, 『빈곤한 만찬』, 『그리스인 이야기』,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재미가 지배하는 사회』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 사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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