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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 두렵거나, 외면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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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과학적인 시선으로 지진의 역사를 정리한 지진과 인간의 문화사!

Nature & Culture시리즈의 두 번째 책, [지진 - 두렵거나, 외면하거나]는 지구가 생겨난 이래 인류와 함께 해온 지진과의 치열한 기록이자 보고서이다. 인류문명에 큰 영향을 미쳤던 수많은 지진과, 이에 맞서 지진을 연구하고 예측하려 한 인물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지진이 각 나라의 신화와 전설, 문학 속에 어떻게 묘사되어 왔으며 정서에 영향을 주었는지도 살핀다. 지구가 생겨난 이래,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류의 크나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지진. 지진을 올바르게 알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인 지구를 이해하고 안전한 지구를 건설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출판사 서평

때로는 신의 분노로, 때로는 과학기술의 바로미터로 인식되었던
지진의 참모습 그리고 이에 맞서왔던 인류의 끝없는 투쟁!

▼ 지진은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바꾸었나?

인류는 지구상에 살기 시작한 이후 수많은 지진을 겪어왔다. 잠깐의 흔들림도 있었고, 도시가 붕괴하고 수만 명의 사람이 죽을 정도로 거대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 탓에 지진은 그 지역 사람들의 생각과 정서,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때로 역사의 줄기를 바꾸기도 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지진이 신의 분노 때문이라고 믿었다. 1775년 리스본 대지진 후에는 종교재판이 열렸고, 생존자 몇 명을 이단을 몰아 화형식을 열기도 했다. 일본의 전설에 따르면 지진은 육지 아래, 진흙 속에 사는 거대한 메기 때문이다. 보통 때는 지진으로부터 일본을 지키는 신이 메기의 머리를 커다란 돌로 눌러 놓는데, 신이 회의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울 때면 메기가 몸을 꿈틀거리며 장난을 한다는 거다. 오늘날 메기 그림은 일본 기상청의 지진 초기 경보 로고처럼 긴급 지진 대비 활동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다. 1820년대에 라틴아메리카가 스페인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베네수엘라 지진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지진이 볼리바르가 세웠던 베네수엘라의 첫 번째 공화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1920년대 도쿄 지진복구 비용 때문에 일본의 군사화가 촉진되었고 이로 인해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터키, 그리스, 크레타에 있던 청동기 문명을 사라지게 한 것 역시 지진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지진은 인류의 삶을 바꾼다. 그렇다면 지구 위에 사는 인간에게 지진은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숙명인 걸까? 이 책은 인류와 함께 했던 크고 작은 지진의 역사를 통해 비록 아직은 무모할 만큼의 수준이지만, 지진을 예측하려 부단히 노력해온 인물들의 모습, 지진의 과학적 원리와 지진학의 발전과정을 돌아본다. 화려하고 생생한 도판은, 지진과 현명한 공존을 이루려 한 인간과 지진의 또 다른 문화사이다.

▼ 신의 분노인가 한계에 다다른 지구의 경고인가
1923년 9월 1일 낮, 일본 도쿄의 수백만 채 목조 주택 안에서는 점심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석탄과 가스 화로를 이용해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준비하던 그때, 수도인 도쿄와 개항지 요코하마, 그 주변 지역들이 4~5분 동안이나 흔들리는 사상 최악의 지진이 일어났다. 곧이어 지진으로 야기된 11m 높이의 거대한 쓰나미 파도가 덮쳐왔다. 부엌마다 피웠던 불들이 목조 주택을 줄줄이 태우면서 도쿄는 말 그대로 불바다가 되고 말았다. 9월 3일 아침까지 최소한 14만 명이 사망했고, 도쿄의 3분의 2, 요코하마의 5분의 4 이상이 검은 재로 변했다.
방탕한 인간에 대한 신의 분노였을까 아니면 더 이상 망가지는 걸 허락하지 않으려는 지구의 경고였을까? 수많은 과학자들의 고민과 연구에도 아직 지진의 실체는 모두 밝혀지지는 않았다. 지구가 문명화될수록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 수치로 올라간다.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 피해 역시 회복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잊을 만하면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대규모 지진 피해는 지진을 절대 잊지 말라는 경고장과도 같다. 몇 년 전인 2010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를 덮친 규모 7.0의 지진은 도시 대부분을 파괴했으며, 30만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갔다. 또 중국 베이징 동쪽 120km쯤 떨어져 있는 탕산 역시 규모 7.5의 지진으로 최소 25만 명에서 최대 75만 명이라는 최악의 사망자를 냈다. 규모 9.1~9.3 정도였던 2004년 수마트라-안다만 지진으로 만들어진 쓰나미는 14개국 23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거대한 높이의 파도가 해안가를 지나 건물 위를 덮치면서 밀려오던 장면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 지구 어디에도 '절대' 안전한 곳은 없다
사람들은 사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 지진과 무관한 안전한 곳이라고 믿는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이 안전한 '영국'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 어느 날 저녁, 미세한 진동을 느끼기 전까지는 말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은 영국에서조차 매년 200회 이상의 작은 진동이 지진계에 잡힌다. 규모 4의 지진은 평균 2, 3년에 한 번씩 일어나고, 규모 5의 지진은 평균 10년에 한 번쯤 일어난다. 하지만 일반사람들은 이런 진동의 90퍼센트를 느끼지 못한다. 사실, 알았다 해도 금세 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캘리포니아나 알래스카, 칠레, 페루, 멕시코, 카리브 해 군도, 북아프리카,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터키, 이란, 파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중국, 일본처럼 땅이 격렬하게 흔들려서 마을과 도시가 파괴되고, 수백만 명이 죽는 지진만을 그나마 잠깐 기억한다.
지진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일본인들조차 지진에 대한 생각은 그리 다르지 않다. [세계를 바꿀 수 있는 60초]를 쓴 피터 해드필드가 인터뷰한 도쿄의 27세의 패션 디자이너는 이렇게 답했다. "몇 명이나 죽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100만 명? 10억 명? 정말로 잘 모르겠어요. 친구들이랑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거든요.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건 알지만, 솔직히 마음 깊은 곳에서는 진짜로 믿지는 않아요."
지구에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나에게 닥칠 수도 있는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 예측할 수 없기에 더 공포로 다가오는 지진
예측할 수 있다면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은 유혹적인 신기루와 같다. 계속해서 손짓을 하지만 항상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 지진학 전문가들은 대지진이 어디서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언제'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그들의 예지 범위 밖에 있다. 그런데도 간혹 예측을 하려는 유혹에 넘어가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기고 하고, 더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1923년 일본의 유명 지진학자였던 오모리가 예측한 간토 대지진은 완전히 빗나갔으며, 명망 높은 미국 지질학자는 페루에서 1980년 후반에 규모 8.4의 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예측으로 페루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1990년 12월 3일에 미국 중서부에서 대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예측은 풍파를 일으키며, 미주리 주 사람들을 지진 보험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게 만들었다.
지진은 인간이 예측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2009년 이탈리아의 아브루초Abruzzo 지역에서는 진동이 계속 일어나는데도, 지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정부 과학자들 탓에 규모 6.3의 지진에 예상보다 큰 인명 피해를 당했다. 이 과학자들은 시 당국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그나마 과학자들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신뢰를 얻은 지진 예측은 1975년 중국 하이청海城 지진이 유일하다. 지진의 전조를 면밀히 관찰하고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한 덕에 규모 7이 넘는 강한 지진에도 수만 명 대신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2천 명가량이 사망하는 정도로 피해가 줄었다.
장기적인 지진 예측은 장기적인 날씨 예보보다 훨씬 더 성공률이 낮고 위험도는 어마어마하게 높다. 지질학적 변이 과정은 굉장히 느려서 설령 한 세기 분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해도, 겨우 1분 관찰하고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려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다. 1960년대에 판구조론이 탄생하기 전까지 지진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던 것은 오로지 전에 일어났던 곳에 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뿐이었다. 오늘날의 이론은 이 예측에 조금 더 부연해서, 지진이 일어난 지 오래 되었을수록 다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인다. 또 휴면기가 길수록 지진의 규모는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진 예측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수년 동안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로 남을 것이다.

Nature & Culture 시리즈
자연현상의 과학적 탐구와 문화의 자취를 따라가는 통섭의 과학시리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과학은 물론 예술, 문학, 신화, 종교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새롭고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우리의 행성을 탐험한다.

목차

1. 세상, 흔들리다 _지구를 강타한 지진들
2. 신이 분노하는가? _흔적도 없이 사라진 1755년 리스본
3. 지진, 학문이 되다 - 지진의 기록
4. 대학살의 서막이 오르다 _1923년 도쿄를 휩쓴 지진과 화재
5. 흔들림의 크기를 측정하다 _지진계와 진도 그리고 규모
6. 땅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_단층, 지각판 그리고 대륙 이동
7. 부인하거나 혹은 잊어버리거나 _캘리포니아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수수께끼
8. 예측 불가능한 것을 예측하라 _지진 예측
9. 죽음을 상대로 계략을 펼치다 _우리의 현실

본문중에서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이 지진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에게 해와 지중해에서 지진으로 일어나는 쓰나미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포세이돈이 화가 나면 삼지창을 바닥에 내리꽂아 지진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몇 그리스 철학자들은 지진을 신의 힘 대신 자연의 힘으로 설명하려 했다.
(/ p.21)

지진의 역사를 바탕으로 보면, 세계 전역, 호주를 제외한 모든 대륙 의 60개 이상의 대도시에서 앞으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베이징, 카이로, 콜카타, 델리, 이스탄불, 자카르타, 리마, 로스앤젤레스, 멕시코시티,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서울, 상하이, 싱가포르, 테헤란 그리고 당연히 도쿄와 요코하마 같은 거대도시들이 포함된다. 유럽 도시들은 전반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편이지만, 대단히 강력한 지진이 지난 3세기 동안 아테네, 부쿠레슈티, 리스본, 마드리드, 메시나, 밀라노, 나폴리, 로마, 토리노 그리고 수많은 이탈리아 마을과 도시들을 덮쳤다.
(/ p.31)

진도계급intensity scales에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탈리아 화산학자 귀세피 메르칼리Giuseppe Mercalli가 1902년에 만든 것을 조금 변경한 형태이다. 여기에는 중대한 결점이 있다. 눈으로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측정이 주관적이 될 수밖에 없고, 쉽게 평가하기 어려운 건축 구조물의 질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진에 어떤 건물은 서 있는데 옆집은 무너졌을 수도 있다. 계급은 또한 문화적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유용했던 진도 지표가 어떤 경우에는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말하자면 도쿄에서는 돌과 보강 콘크리트 건물이 입은 손상이 중요하지만, 인도의 마을에서는 거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사실 캘리포니아 지진 과학자들은 메르칼리 계급을 캘리포니아에 맞게 수정하려면 식품점, 술 판매점, 가구 판매점이 어질러진 정도를 포함해야 하고 심지어 물침대의 운동 정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81, 83)

규모를 이해하려면 우선 지진파에 대해서 좀 더 알아야 한다. 미첼이 리스본 지진 때 처음 인지했던 것처럼 지진파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하에 있는 지진의 중심점소위 진원에서 곧장 위에 있는 지표면진앙으로 퍼져나가는 중심파실체파, body wave가 있고, 중심파의 일부가 지면에 도착한 다음 변형해서 생기는 표면파surface wave가 있다. 중심파는 일차파P파와 이차파S파로 이루어진다. 두 가지 주된 표면파인 러브파와 레일리파는 각각 1911년과 1885년에 이 파를 구분해낸 수학자인 A. E. H. 러브Love와 레일리 경으로 불리는 물리학자인 존 윌리엄 스트럿John William Strutt의 이름을 땄다.
(/ p.132)

경계에서는 마찰과 압력이 생기고, 바위는 맨틀에서 용해된 상태로 해령을 통해 분출되거나 또는 해구에서 맨틀 안으로 밀려들어가서 이렇게 들어가는 과정을 '섭입subduction'이라고 한다 다시 녹는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판이 지구 안으로 잠기면 이것이 녹으면서 일부가 화산이라는 형태로 다시 지표면으로 터져 나온다. 상세한 과정은 아직 대부분 불명이다.
섭입은 지난 세기의 가장 큰 지진인 1960년 칠레 지진, 1964년 알래스카 지진,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의 주범이다. 칠레에서는 현재 안데스 산맥 지대 아래에서 연간 8cm라는 빠른 속도로 태평양판이 남아메리카 판 아래로 섭입되고 있어서, 그 결과 안데스 산맥이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 또한 일본 해안선과 통가 아래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곳에서는 태평양판이 유라시아 판 아래로 35도 이상의 각도로 가라앉고 있다. 이 광범위한 섭입 지역에서는 판이 더 깊이 가라앉을수록 더 진원이 깊은 지진이 일어난다.
(/ pp.169~170)

저자소개

앤드루 로빈슨(Andrew Robins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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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화학 전공)와 런던대학교 동양 및 아프리카 연구대학(남아시아 지역 연구)에서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울프슨 칼리지의 방문연구원이었으며 현재 왕립아시아학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맥밀란 출판사와 [타임즈]의 편집자를 거쳐 2007년부터 전업 작가와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욕 타임즈를 비롯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등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고 있다.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의 100년], 토머스 영의 전기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등 과학자와 예술가에 관한 수십 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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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강사로 재직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지구 100》(전 2권) 《비하인드 허 아이즈》 《7번째 내가 죽던 날》 《루미너리스》(전 2권)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바다기담》과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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