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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당신 : 윤성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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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성희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2년 07월 17일
  • 쪽수 : 276
  • ISBN : 9788982818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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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윤성희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거기 당신?』. 소설 10편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우리 시대의 '주변인의 주변인'인 고독한 존재들의 숨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절망을 해학화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 편, 그들을 위무하는 윤성희 소설가는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온기를 독자에게 감염시킨다. 경험이 파괴된, 혹은 몰수된 시대를 현시하면서도 궁핍, 고독, 소외, 결핍의 경험을 보고하는 소설집이다.

출판사 서평

윤성희 두번째 소설집 『거기, 당신?』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1년 첫 소설집 『레고로 만든 집』을 내놓았던 윤성희가 삼 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등단한 지 오 년, 그 동안 발표하는 작품마다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현대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되는 등 끊임없이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그이기에 두번째 작품집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거기, 당신인가요?
첫 소설집에서 방 안에 홀로 내던져져 있던 이들의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담담하게 그려 보였던 작가는 소설의 주인공들을 조심스레, 문 밖으로 안내하고, 서로를 만나게 하고, 이야기 나누게 만든다. 저마다 아픈 상처를 안고 있지만 자신의 상처에 대해 엄살 한 번 떨지 않고 그저 주어진 삶을 살아냈던 주인공들은 이제 그 상처를 건너고 극복하기 위해 서툰 발걸음을 한 발, 내딛는다.
-
쌍둥이 언니와 ‘나’를 낳은 직후 죽은 어머니,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사고로 죽은 쌍둥이 언니, 그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가 죽은 이후 홀로 남은(그전에도 혼자였지만) ‘나’는 우연히 기차칸에서 만난 이들과 보물을 찾아 산을 오르고, 산에서 내려온 후엔 ‘함께’ 만두가게를 차린다.(「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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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남동생을 유학 보내고 혼자 남은 남자의 집에 정작 자신의 물건은 없다. 그는 애당초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물건들을 ‘이야기를 갖고 있는 물건’이어야만 팔 수 있는 중고품 가게 ‘숨쉬는 물건들’에 판다. 그리고 그곳 ‘숨쉬는 물건들’의 매장에서 그는 “자신의 가슴을 들여다보”고 깨닫는다. “지난 삼십 년 동안 자신이 얼마나 외로웠었는지.”
이제 그는 ‘숨쉬는 물건들’에서 노부부의 추억이 담긴 장롱과 텔레비전을 사고, 마술도구를 사선 위층 여자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시청 광장의 매점 여자에게 말을 건넨다. 하늘이 아주 좋네요.(「누군가 문을 두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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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외아들인 P가 사라진 후, 더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 그에게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하루를 이야기하던 ‘그녀’는 그의 시체가 발견되고 난 후(그의 죽음엔 어떠한 이유도 발견되지 않는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봉자네 분식집’으로 향한다. 우연히 알게 된 초등학교 동창 친구. 지금은 없는 아이 ‘봉자’의 이름을 딴 ‘봉자네 분식집’은 이제 ‘봉자네 백반집’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곳에서 그녀는 손님들의 구부정한 등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봉자네 분식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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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에게 또다른 자신이던 W와 O, H, K는 고등학교 동창생. W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남은 세 사람의 삶도 조금씩 변한다. O는 칠 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고, 먹지 않던 생선을 먹게 되었으며, 자도 자도 부족하던 잠이 사라져버린다. 재택 집배원인 H는 혼잣말이 늘어났고, 다른 사람의 슬픔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느끼는 K는 결국 요양원으로 들어간다. 세 사람의 삶을 놓지 않는 건 그러나 W가 아니라, 세 사람 자신이다. 세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그랬듯 서로의 손을 붙잡고, 인사한다. 잘 가, 또 보자.(「잘 가,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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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버려진 세금 고지서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그 사연들을 불태우는 ‘그’와 누군지도 모르는 그를 기다리는 ‘그녀’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거기, 당신?」) 198쪽에 남겨놓았다는 여자친구의 마음을 찾아 서가의 책을 뒤지는 ‘갈매기’와 친구가 된 도서관 사서 ‘그녀’는 그와 함께 책을 찾고 우동을 먹고, 그가 사라진 후에는 다른 이들의 손을 (사진)찍기 시작한다.(「그 남자의 책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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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름이 없는 그 누군가들은(윤성희 소설의 주인공은 항상 ‘나’이거나 ‘그' 혹은 ‘그녀’이거나 W, Q, H이다)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가려 한다. 닫힌 공간 안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듬으며 스스로를 추스르던 그들은 이제 다른 이의 상처를 감싸안기 시작했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그저 세상의 한 배경일 뿐이던 눈에 띄지 않던 그/그녀 들은 이제 각자 자기 그림의 주인공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윤성희의 다음 작품들이 기다려지고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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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촘촘한 이야기 속에서 소외된 ‘우리’,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윤성희의 소설은 간결하지만 또한 촘촘하다.
소설의 줄거리를 알고 있다고 해서 윤성희의 소설을 읽었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그 치밀한 결과 결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의 빈 공간을 읽어야 하고, 인물과 인물 사이의 거리를 읽어야 하고, 차마 입 밖에 내지 않는 인물들의 슬픔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
평론가 소영현의 말처럼 “윤성희 소설의 궁극적 지향은, 고독한 존재들의 숨은 사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절망을 유머화하는 인물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시대의 ‘주변인의 주변인’, 그들을 위무하는 데 있다. 윤성희의 소설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위로하고 그 위로의 온기를 독자에게 감염시키고자 한다.”
불행과 불운, 고통과 절망으로 점철된 시대를 박박 기면서 견뎌내는 우리 시대의 ‘주변인의 주변인들’에게 그의 소설은 “나지막하지만 따뜻”한 울림으로 속삭인다.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니 쓸쓸하다는 생각은 조금씩 옅어졌다. 사람들은 그래서 밥을 먹나봐.”
이제 독자들은 윤성희의 소설과 함께 소박하고 따뜻한 밥상 한 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더운 밥 한 공기와 짜지 않은 국, 산의 향기를 머금은 나물반찬 한 상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우리의 삶, 한번 살아볼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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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씨의 소설은 문장에 부사가 없지요. 형용사도 썩 제한되어 있습니다. 장면이 제시된 다음 설명이 뒤따르되, 논리적 맥락을 암시할 뿐 건너뛰기로 되어 있지요. 삶의 부조리를 유머러스하게 처리한 까닭이겠지요. 이를 잘 음미하자면 다른 작품이나 작가의 경우도 그렇지만 독자측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합니다."--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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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의 이번 소설집 『거기, 당신』은 참담하고 비통한 이야기 속에서도 따뜻한 정감과 활기찬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이 정감과 유머가 있는 한 우리는 살아갈 것이고 또 내일의 아침을 준비할 것이다. 봉자네 분식집의 봉자네와 한때의 어린이 암산왕, 그리고 만년 소년 들의 궁지와 남루가 빛을 잃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일상이 주최하는 마술적 축제 덕분이다. 윤성희에 이르러 이제 소설은 보물찾기로부터 유턴하여 보물지도 없이도 살아가는 방법을 탐구하게 되었다. 그녀는 무릇 ‘당신’이란 항상 ‘거기’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몇 안 되는 작가다.--신수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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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작품 발표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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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창작과비평』 2004년 여름호)
어린이 암산왕(『문학사상』 2002년 1월호)
누군가 문을 두드리다(『문예중앙』 2002년 여름호)
거기, 당신?(『창작과비평』 2002년 여름호)
그 남자의 책 198쪽(『세계의문학』 2002년 가을호)
길(『현대문학』 2003년 3월호)
봉자네 분식집(『내일을 여는 작가』 2003년 봄호)
고독의 의무(『문학동네』 2003년 여름호)
만년 소년(『파라21』 2003년 겨울호)
잘 가, 또 보자(『실천문학』 2004년 봄호)

목차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어린이 암산왕
누군가 문을 두드리다
거기, 당신?
그 남자의 책 198쪽

봉자네 분식집
고독의 의무
만년 소년
잘 가, 또 보자
해설. 위무의 문학, 믿거나 말거나 식탁 공동체 / 소영현 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창이, 가늘게, 흔들렸다. 그녀는 창에 손바닥을 대고 가만히 숨을 멈추었다. 떨림이 혈관을 타고 심장까지 전해졌다. 십오층까지 올라오는 동안 바람은 약간 신경질적이 되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바람이라면 나뭇가지는 나뭇잎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가만가만 흔들릴 것이고, 구름은 둥근 달을 일그러뜨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움직일 것이다. 그녀는 베란다에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녀의 예감이 맞다면 아랫동네 어느 골목에서 곧 연기가 피어오를 것이다. 지난 한 달 내내 동네를 공포에 젖게 만들었던 방화범이 오늘 같은 날을 지나치진 않을 것임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의 쓰레기통에 불을 질렀을 때도, 의류 재활용품을 모아두는 상자에 불을 질렀을 때도, 모두 오늘처럼 가만한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표제 소설 《거기, 당신?》 중.

저자소개

윤성희(尹成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3

저자 윤성희는 1973년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청주대 철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가 실렸다. 2001년 '계단'이 연이어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1'에 실렸으며, '모자'는 '2001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그림자들'은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수록되었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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