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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란 무엇인가 - 중·일 미인의 비교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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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선’은 아름답고 ‘악’은 추하다는 메타포는 어느 시대건 상용되는 통념이었다. 동서고금의 문학은 물론이고 오늘날 할리우드의 영화에서조차, 착한 사람으로 등장하는 여성은 거개가 아름답고 악역을 맡은 인물은 못생기고 추하게 등장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반복되어 재생되는 이러한 인식의 근저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어째서 그 어떤 위화감도 없이 이처럼 획일화한 공식에 쉽게 동화되는 것일까?

    비교문화사를 공부한 저자는 바로 위와 같은 관념의 뿌리,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된 미의식의 정체와 변용의 실상을 다룬다. 그는 미인에 관한 사람들의 오해와 진실, 해묵은 선입견의 고리들을 시대와 역사, 문화를 조망하며 유기적으로 풀어낸다. 주장의 출발점은 “본래 아름다움의 문제는 개인의 감정이 얽힌 인식이며, 미인이란 전체적인 하나의 이미지다. 그것이 이미지인 이상, 관계의 문제=관계성이 문제일 뿐이다”는 것이고, 종착역은 “시대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이문화(異文化) 사이에 공통되는 미인관 따위는 전혀 찾아볼 길이 없다. 미의 기준은 전 세계 규모로 확대 중인 소비문화와 대중매체의 발달이 사람들의 안목을 ‘표준화’시키면서 세워진 데 불과하다”이다.

    다소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자가 시가, 소설, 민간전설, 회화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의 미인론, 미인관의 변천을 농밀하게 엮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고대 중국의 황실 미녀로부터 저잣거리의 아녀자는 물론이고 에도막부와 메이지시대를 거쳐 오늘날 도쿄 시부야 거리를 활보하는 소녀에 이르기까지, ‘공포와 동경’, ‘상승과 몰락’이라는 양날의 칼을 지닌 미인의 정체와 미모의 정의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미인의 조건은 무엇인가?

    빼빼 마른 체형에 가늘고 긴 팔다리, 쌍꺼풀진 커다란 눈과 도톰한 입술,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칼? 지금 우리 앞의 미인은, 천 년 뒤에도 변함없이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아니, 불과 십 년 후에는 어떨까? 504쪽 분량의 장대한 이 책을 덮을 때 즈음엔, 우리도 그 허망한 미의식의 본질과 실체를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특징

    *. 이문화의 교류 속에서 ‘미인’의 이미지가 변용되고 이식된 과정, 동아시아가 서로의 문화권에 주고받은 영향의 결과물을 수많은 자료와 문헌을 참고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중?일 미인 비교문화 연구의 결정판이다.

    *. 미인죄악론에서 추부예찬론까지, 미인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의 변화를 사회?역사적인 맥락에서 일목요연하게 서술했다.

    *. 각 시대를 풍미한 미인들에 얽힌 고사, 주도적인 미인론이 탄생하게 된 사회사적 배경, 인구에 회자되는 동서양 미녀들의 다양한 일화가 실려 있어, 풍부한 ‘옛날이야기’로 손색이 없다.

    *. 중국과 일본의 문화적 역관계에서 기인하는 미의식의 확산과 외래의식의 반발과 수용 등을 회화, 문학을 중심으로 살펴본, ‘그림과 문학으로 보는’ 미의 문화사다.

    *.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중국과 일본의 복식, 화장법, 머리 모양 등에서는 당대의 풍속사를, 남녀의 연애관, 혼인 풍속, 결혼 제도 등에서는 살아있는 생생한 생활사를 엿볼 수 있다.

    *. 방대한 중국의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에겐 자못 낯선 일본의 고전 시문과 근현대의 문학작품까지 종횡으로 구사하고 있어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

    *. 전국시대의 벽화 <인물용봉백화人物龍鳳帛畵>를 비롯, 동진시대 고개지의 <여사잠도女史箴圖>, 오대 고굉중의 <한희재야연도韓熙載夜宴圖>, 쵸분사이 에이시의 <화하미인도花下美人圖>, 우타가와 도요쿠니 <입술연지를 닦아내는 미인> 등 여기 실린 75컷은 중국과 일본의 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작품으로, 그림 자체만으로도 감상의 묘미가 충분하다.

    목차

    프롤로그 문화와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미녀의 보편적 기준은 존재하는가?



    제1장 마음을 사로잡는 미모

    서글서글한 눈매와 희고 깨끗한 치열, 초승달 같은 눈썹에 잘록한 허리


    백색 피부에 대한 동경


    피하지방의 매력




    제2장 미녀들의 공포, 공포의 미녀들

    미인은 불길하다


    귀신은 어째서 아름다운가?


    미녀는 냉혹하다


    추부醜婦예찬의 계보


    미인은 불행하다


    미인은 병약하다


    동양과 서양의 요부들




    제3장 도상圖像의 수사학

    일본의 미녀와 중국의 미녀


    누가 아름다운가?


    미녀의 우의寓意




    제4장 시문 속의 미녀, 회화 속의 미녀

    애매모호함이 가져온 영원한 아름다움


    상투적 표현의 수사학적 기능


    반복과 변이의 이중주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




    제5장 조작된 아름다움

    아름다운 얼굴의 표류


    잇꽃[紅花]의 전래


    홍의 확산


    피부는 더욱 희게, 눈썹은 더욱 검고 진하게


    이민족이 전해준 화장법




    제6장 한시문 속의 미인, 일본시문 속의 미인

    스가와라 미치자네의 한시에 나타난 미인상


    대륙적 미의식의 수용과 배척


    화문 속의 미인 묘사


    모노가타리 문학 속의 미녀




    제7장 심미관의 교향

    헤이안 귀족여성들의 자태


    야윈 얼굴의 아름다움


    군기물 속의 미인


    양귀비와 미인상




    제8장 에도문화의 여과기

    미인상의 ‘번안’


    유녀에서 우아한 여성으로


    ‘수호전’ 묘사의 수용


    ‘꽃’이라는 알레고리




    제9장 나오미가 탄생하기까지

    서양 미인과의 만남


    근대적 미인의 창출


    풍속의 정보, 용자容姿


    서양인으로 변해가는 여주인공




    에필로그 검은 얼굴의 계시



    저자 후기

    미주

    참고문헌

    옮기고 나서


    본문중에서


    동아시아는 근 백 년 이래로 서구문화의 미의식을 수용해왔다. 오늘날 미인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서양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근대 이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예컨대 현대인들은 커다란 눈망울을 아름답게 생각하고 있는 관계로, 어린이용 만화 등에서는 비정상으로 보이리만치 눈을 크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고작 1세기 전만하더라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청나라 이어는 [한정우기]에서 “눈이 우락부락하게 큰” 여성은 성격이 고약하다고 하면서, “가늘고 눈초리가 긴” 여성이 온순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여성의 큰 눈(망울)을 좋게 평가하기는커녕, 도리어 이를 결점으로 지적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 /P.420)



    ‘관능미’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에서도 접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성의 둔부를 직접적으로 묘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둔부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데에 그 어떤 망설임이나 주저함도 느끼지 않았다. 「치인의 사랑」 제10장에서도 “도톰한 어깨에 커다란 엉덩이, 가슴이 튀어나온” 나오미의 육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예찬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다리 길이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다리가 길면 그만큼 아름답다. 미의식이라기보다, 오히려 강박관념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관념을 지탱해주는 것은 서구문화에 대한 동경[遠方憧憬]과 콤플렉스 위에 형성된 심미관이다.

    (긴 다리에 대한 환상 /P.465)



    본래 미인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비로소 그 희소가치를 표시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미인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된 오늘의 상황은, 미모가 지닌 충격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현대에는 ‘경성경국’ 즉 미인으로 인해 한 나라가 멸망한다거나 사회 전체가 붕괴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일어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미모를 돈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중요한 변화를 낳았다. 다시 말하면 절대 미인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누구나 비슷비슷한 ‘미인’이 될 수 있다면, 제아무리 빼어난 아름다운 용모를 갖추고 있더라도 금방 싫증나버릴 것이다.

    (미모의 민주주의 /P.478)



    과거와 비교하면, 현대의 미모는 비일상의 저편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지위를 상실하고 말았다. 과거 ‘미인’은 정념의 수급관계에서 창출되고 유통되었다. 그러나 대중소비사회의 탄생으로 인하여, 이상적 미인의 존재는 동경의 대상에서 누구나 각자 스스로 꿈꿀 수 있는 목표로 변했다. ‘미인’은 이제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다.

    (소비되는 미모 /P.479)

    저자소개

    장징(張競)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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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 때 젊은 시절을 보내고 그후 화등사범대학을 졸업했다. 같은 대학 조교를 거쳐 일본에 유학,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에서 비교문학?비교문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고쿠가쿠인대학 문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는 메이지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은 이 책 외에도, 산토리 학예상을 받은 『근대 중국과 ‘연애’의 발견』, 중국 요리의 문화사인 『공자의 식탁』, 고대 중국의 상상 동물을 소개한 『하늘을 비상하는 심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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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림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곡서당에서 공부했다. 문학, 역사, 철학 고전에 관심을 기울이며 근현대사로 이어지는 일본의 근세 후기 문화와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소년의 눈물]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청춘을 읽는다] [한무제] [국경을 넘는 방법] [하루 한 구절 중국명언집]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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