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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설 2 [양장]

원제 : Deutsche Sa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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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독일전설]의 국내 최초 완역본

    그림 형제의 저작 중 독자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총 2권, 1812, 1815년 출간)이지만, 곧 이어 출간된 [독일전설](총 2권, 1816, 1818년) 역시 독일문화를 이해하는 토대 자료로서 매우 중요한 저술로 인정받고 있다. 그림 형제는 독일어권 각지의 구전되거나 기록된 자료를 집대성하되 편찬자의 개입과 윤문을 최대한 배제하고 독일 민중의 정서와 세계관 및 가치관을 민중의 언어로 충실히 채록하였는데, 이 점에 [독일전설]의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 책은 [독일전설]I, II권에 수록된 585개 전설 전체를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완역한 국내 유일본으로서 일반독자뿐만 아니라 민속학자들에게도 유용한 기초문헌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림 형제의 [독일전설] 완역본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헨젤과 그레텔이 나오는 그림동화를 모르고 자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림 형제가 동화에 이어 독일전설을 수집 출간했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들은 많지 않다. 그림 형제는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의 초판(1812) 서문에서 전설에도 처음 언급하였고, 방대한 목록의 독일전설을 1807년부터 동화와 함께 수집하여 제1권 지역전설(1816), 제2권 역사전설(1818)로 나누어 출간하였다. 동화집 편찬에서 형 야콥은 초기에만 관여하다가 편집과 출판 등 실질적인 작업을 동생인 빌헬름에게 맡겼던 반면, [독일전설]에서는 야콥이 마지막까지 거의 단독으로 편집을 진행하였다. 야콥은 [독일전설]의 주요 독자층을 "역사연구가"로 한정하였다. 이것은 초판 때부터 판매실적보다는 전설의 학술적 가치가 중시되었다는 뜻이다. 원전 편찬의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여, 역자들은 국내 최초의 완역본 [독일전설]이 독일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려는 일반 독자들의 교양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학계의 연구에도 기여하도록 원전의 내용과 체재를 최대한 존중하였다.

    독일전설 완역본의 의미
    그림 형제는 동화와 전설의 본질을 음식에 비유하였다. 동화가 우유와 꿀처럼 부드럽고 달콤하여 아이들에게 읽히기 적당하다면, 전설은 좀 더 강렬한 맛을 띠어서 단순하지만 더 많은 진지함과 숙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중이 암벽, 호수, 폐허, 나무들과 함께 생활하며 얻는 진실한 감흥과 교훈이 전설 속에 전승되므로, 자신의 전설을 상실하는 순간 그 민족의 정체성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설은 역사가 도달하지 못하는 지방과 장소에도 다가가기 때문에, 역사와 전설은 함께 뒤섞여 흐른다. 그림 형제는 이러한 신념으로 전설자료의 충실한 수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역자들도 이에 공감하여 문장이 다소 거칠더라도 원문에 최대한 다가가려 노력하였다. 독자들은 [독일전설]을 통하여 독일민족의 가치관과 관습을 좀 더 근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헤르만 그림의 머리말

    364. 성스러운 소금강
    365. 헤르타의 신성한 호수
    366. 셈논 부족의 신성한 숲
    367. 안시바르 부족의 이동
    368. 우시피르 부족의 항해
    369. 고트족의 이동
    370. 붕괴된 다리
    371. 고트족은 왜 그리스로 침범했을까?
    372. 서고트 왕 프리티게른
    373. 왕의 무덤
    374. 아타울프의 죽음
    375. 트룰러 부족
    376. 겔리머 전설
    377. 은사슬에 묶인 겔리머
    378. 훈족의 기원
    379. 훈족의 이주
    380. 훈족의 전설
    381. 전쟁의 칼
    382. 황새
    383. 식탁 위의 물고기
    384. 테오데리히의 영혼
    385. 우라야스와 일데바트
    386. 성인(聖人)을 시험한 토틸라
    387. 장님 사비누스
    388. 랑고바르드족의 시작
    389. 랑고바르드족의 시작
    390. 감바라와 긴 수염 사람들의 이야기
    391. 랑고바르드족과 아시피트족
    392. 동굴 속에서 잠자고 있는 일곱 남자
    393. 양어장 속의 소년
    394. 라미시오와 아마존족
    395. 로둘프와 루메트루드 전설
    396. 아우도인과 같은 식탁에 앉게 된 알보인
    397. 이탈리아에 도착한 랑고바르드족
    398. 티키눔을 정복한 알보인
    399. 이탈리아를 둘러보는 알보인
    400. 알보인과 로시문트
    401. 로시문트, 헬미치스 그리고 페레데오
    402. 아우타리 왕의 전설
    403. 아우타리의 기둥
    404. 아길룰프와 테오델린트
    405. 테오델린트와 바다짐승
    406. 롬힐트와 막내 그리모알트
    407. 도주하는 로이피치스
    408. 창문 앞의 파리
    409. 리우트프란드 왕의 발
    410. 창(槍)의 끝에 앉은 새
    411. 아이스툴프의 출생
    412. 수도원의 발터
    413. 작센족의 기원
    414. 작센족의 혈통
    415. 작센족의 유래
    416. 작센 사람들과 튀링겐 사람들
    417. 앵글족과 작센족의 도착
    418. 픽트족의 도착
    419. 작센 사람들이 옥젠부르크를 건립하다
    420. 작센족과 슈바벤족 간의 증오
    421. 슈바벤족의 유래
    422. 바이에른족의 유래
    423. 프랑크족의 유래
    424. 메로빙거족
    425. 킬데리히와 바시나
    426. 성당 항아리
    427. 성인(聖人) 레미히가 자기 땅을 둘러보다
    428. 큰 화재를 진압한 레미히
    429. 바시쉔 숲의 레미히 구역
    430. 크로틸트의 약혼
    431. 가위와 검(劍)
    432. 마부 아탈루스와 하인 레오의 이야기
    433. 잠자는 왕
    434. 움직이는 숲과 소리 나는 방울
    435. 작센족을 물리친 클로타르
    436. 성인의 무덤
    437. 성(聖) 아르보가스트
    438. 다고베르트와 성(聖) 플로렌티우스
    439. 다고베르트의 영혼
    440. 다고베르트와 개
    441. 꼭 닮은 두 아들
    442. 힐데가르트
    443. 닭싸움
    444. 헝가리 땅에서 카를 왕이 귀환하다
    445. 마그데부르크의 사슴
    446. 롬바르디아의 악사
    447. 철인 카를
    448. 파비아를 포위한 카를
    449. 아델기스
    450. 카를 왕과 프리슬란트
    451. 세례받지 않은 라트보트
    452. 악마의 황금 집
    453. 비테킨트의 세례
    454. 비테킨트의 도주
    455. 프랑크푸르트의 건설
    456. 슈바벤 사람들이 왕국을 위해 앞장서 싸우는 이유
    457. 에긴하르트와 임마
    458. 아아헨 근처 바다 속의 반지
    459. 황제와 뱀
    460. 카를 황제
    461. 잠자고 있는 병사
    462. 힐데스하임을 건설한 루트비히 왕
    463. 힐데스하임의 장미나무
    464. 루트비히 왕의 늑골이 부러지다
    465. 밀랍 옷을 입은 왕비
    466. 아델하이트 왕비
    467. 지옥과 천국에서 선조를 본 카를 왕
    468. 아델베르트 폰 바벤베르크
    469. 하인리히 공작과 황금목걸이
    470. 새잡이 하인리히 황제
    471. 용감한 난쟁이
    472. 오토의 턱수염
    473. 라우잉겐의 구두장이
    474. 마인츠 문장(紋章)의 바퀴
    475. 람멜스베르크
    476. 폰 에버슈타인 백작
    477. 오토가 자신을 때리게 내버려 두지 않다
    478. 람파르텐의 황제 오토
    479. 죄 없는 기사
    480. 오토 황제가 과부와 고아들을 위한 재판을 열다
    481. 카를 대제 무덤 속의 오토 3세
    482. 신성한 쿠니군트
    483. 밤베르크의 대성당
    484. 비둘기가 적에 대해 알리다
    485. 이 빠진 잔
    486. 황제 하인리히 3세의 전설
    487. 도나우 강 소용돌이 옆의 악마 탑
    488. 강아지 크베들
    489. 대학생 힐데브란트의 전설
    490. 마늘왕
    491. 황제 하인리히가 왕비를 시험하다
    492. 만스펠트의 백작 호이어
    493. 바인스페르크의 여인들
    494. 사라져 버린 황제 프리드리히
    495. 알베르투스 마그누스와 빌헬름 황제
    496. 막시밀리안 황제와 마리아 폰 부르군트
    497. 바이에른의 아델거에 관한 전설
    498. 바람 난 암황새
    499. 바이에른의 하인리히 공작이 길을 깨끗하게 유지하다
    500. 디츠 슈빈부르크
    501. 가죽이 벗겨진 늑대
    502. 그레틀 방앗간
    503. 프리드리히 공작과 레오폴트 폰 외스터라이히
    504. 후작부인의 면사포
    505. 브렌베르거(첫 번째 전설)
    506. 브렌베르거(두 번째 전설)
    507. 슈레켄발트의 장미정원
    508. 마르가레타 마울타쉬
    509. 케른텐의 디트리히슈타인
    510. 마울타쉬-흙더미
    511. 라트볼트 폰 합스부르크
    512. 루돌프 폰 스트레틀링겐
    513. 이다 폰 토겐부르크
    514. 스위스인들의 이주
    515. 멜히탈 밭의 황소
    516. 욕조 속의 태수
    517. 뤼틀리 동맹
    518. 빌헬름 텔
    519. 소년이 난로에게 이야기하다
    520. 루체른의 사슴뿔호른
    521. 벨펜 가문의 기원
    522. 벨펜과 기블링어
    523. 늑대라 불린 분두스 공작
    524. 황금 마차를 탄 하인리히
    525. 황금 쟁기를 가진 하인리히
    526. 사자왕 하인리히
    527. 체링겐 가문의 기원
    528. 페터 딤링어 폰 슈타우펜베르크
    529. 고귀한 뫼링어의 순례
    530. 후베르트 폰 칼브 백작
    531. 우달리히와 벤딜가르트, 그리고 태어나지 않은 부르카르트
    532. 베텐하우젠 수도원의 설립
    533. 기사 울리히, 비르텐베르크의 부하
    534. 알브레히트 폰 짐메른 남작
    535. 크리스트부르크의 수도회기사 안드레아스 폰 장어비츠
    536. 비르둥의 시민
    537. 쟁기에 묶인 사나이
    538. 지그프리트와 게노페바
    539. 카를 이나흐, 잘비우스 브라본과 슈반 부인
    540. 백조와 함께 온 기사
    541. 라인 강의 백조가 끌고 온 배
    542. 브라반트의 로엔그린
    543. 로트링겐에서 맞이한 로헤란그린의 최후
    544. 백조의 기사
    545. 선량한 게르하르트 슈반
    546. 플레세의 슈반링 형제
    547. 올덴부르크의 호른
    548. 프리드리히 폰 올덴부르크
    549. 아홉 명의 아이들
    550. 아말라베르가 폰 튀링겐
    551. 이르민프리트, 이링, 그리고 디트리히에 대한 전설
    552. 다른 사람의 숲에서 하는 사냥
    553. 루트비히는 어떻게 바르트부르크를 점령했는가
    554. 슈프링어 루트비히
    555. 라인하르츠브룬
    556. 단단하게 제련된 방백
    557. 루트비히가 자신의 귀족들과 밭을 매다
    558. 루트비히가 성벽을 쌓다
    559. 루트비히의 시신이 운반되다
    560. 루드비히의 영혼이 어떻게 되었는가
    561. 바르트부르크 전쟁
    562. 바르트부르크의 루터 박사
    563. 어린이 루트비히와 엘리자베트의 결혼
    564. 어린이 하인리히 폰 브라반트
    565. 소피아 부인의 장갑
    566. 뺨을 물린 프리드리히
    567. 프리드리히 후작이 그의 딸이 젖을 먹도록 해 주다
    568. 궁사 오토
    569. 필립스 방백과 농부의 부인
    570. 사슬에 걸어 매달기
    571. 모리츠 폰 헤센 방백
    572. 하느님께서 빵과 소금을 축복하시다
    573. 니다
    574. 폰 마울스부르크 가문의 기원
    575. 폰 만스펠트 백작 가문의 기원
    576. 헤네베르크
    577. 여덟 명의 브루노
    578. 당나귀초원
    579. 탈만 폰 룬데르슈테트
    580. 트레푸르트의 헤르만
    581. 폰 글라이헨 백작
    582. 그랍스펠트의 굶주림
    583. 크로펜슈테트의 비상수단
    584. 한 해의 날들만큼 많은 아이들
    585. 폰 오를라뮌데 백작부인
    역자 후기
    참고문헌
    그림 형제 연보

    본문중에서

    여기 상재되는 책의 내용이자 실제 역사에 직접 연결되는 독일 전설들의 수집은 우리가 아는 바로는 아직 시도된 적이 없었고, 그래서 아마도 더욱 큰 업적이지만 더욱 힘든 일이기도 하다. 가장 핵심적인 역사서 간행본과 연대기들을 통독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필사 보조자료도 입수할 수 있는 한 세심하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중요하였다. 여기 보고된 이야기들 중에서 구전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였으니, 이 점에서도 이들은 지역 전설과 구분된다. 지역 전설은 전자의 경우와 대척적인 상황에서 민중들 사이의 생생한 전승에 의존한다. 이 전설을 규정하는 조건들은 단지 가끔씩만 역사적 실마리와 접촉점을 갖는다. 그 자체만 보자면, 민중이 지역 전설에 좀 더 튼튼한 발판을 제공하며, 최고로 고귀한 혈족들의 명성보다는 암벽 하나의 기이한 형상을 둘러싸고 전설이 더 지속적으로 축적된다. 역사와 전설의 관계에 관해서는 아직 유보된 개별적인 조사와 상론에 들어가지 못한 채, 할 수 있는 만큼은 이미 대략적으로 설명하였다. 이른바 부족 및 씨족 전설의 특징에 관해 덧붙이자면, 거기에 실제 사건과 기록된 사건이 내포되어 있는 경우는 드물리라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다루는 일반적인 경향에 대해 일견 상호 모순적인 두 가지 비난을 할 수 있으니, 역사가 전설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또 지나치게 경시하였다는 것이다. 순전히 후자 곧 전설의 요소에 속하는 모종의 상황들이 일련의 실제 사건 속으로 받아들여진 반면, 이와 달리 전적으로 동일한 보잘것없는 이야기들을 사람들은 수도승의 얼빠진 날조요 무료한 자들의 망상이라고 배척하곤 하였다, 그러니까 어떤 때는 전설이 지니지 않은 현세적인 진실을 전설에 부여하고, 어떤 때는 전설의 본질이 깃들어 있는 정신적 진실을 부인하면서, 마치 저 헤룰리(Heruli) 족 사람들이 파랗게 꽃이 만발하는 아마 밭을 헤엄쳐 지나가려 하듯이, 전혀 상이한 뜻에서 주장해야 할 일을 오히려 반박하려 하였다. 전설은 역사와는 다른 발걸음으로 걷고 다른 눈으로 본다. 역사에는 신체적인 것, 달리 말하자면 인간적인 것의 뒷맛 같은 것이 없는데, 바로 인간적인 것을 통해 후자 곧 전설은 그렇게도 강력하게 우리를 사로잡으며 영향을 미친다. 역사는 오히려 모든 관계들을 서사적인 순수성으로 집적하고 재탄생시킬 줄 안다. 그러나 민중에게 역사의 한낮이 전설의 아침 여명과 저녁노을을 지니고 있다면, 혹은 인간의 약한 시력으로는 결코 완전히는 알아챌 수 없는 지나간 일들의 확증이, 이 확증에 도달하려는 저 냉혹하고 무미건조하고 자주 스스로의 흔적을 지워 버리는 학문의 수고 대신 전설의 단순하고 명료한 형상들 속에서 ― 그 어떤 기적에 의한 것인지 누가 단언하리요 ― 희미하게 되비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분명 그것을 민중 각자에게 허용하고 하나의 고귀한 특성으로 평가해 줄 일이다. 그 사이에 어중간하게 있는 모든 것, 곧 민중에게 아늑한 전설의 순진무구한 개념을 경멸하면서도 엄격하고 메마른 진리 탐구에는 그러나 제대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 그것은 언제나 이 세계에 가장 쓸모없는 것이었다.
    우리의 수집본이 이제 담을 수 있는 것은 태곳적 독일 민속문학의 위대한 보화 가운데 종종 완전히 말라비틀어지고 산산 조각난 잔재로서, 그것이 선연하게 출현을 예고하니 이 사실은 북유럽 민족의 기록되거나 구전된, 수적으로 훨씬 풍성하고 더 잘 보존된 다량의 전승자료들이 증명해 준다. 그 밖의 민족들 대부분의 불안정, 전쟁, 부분적인 몰락, 이민족과의 혼종은 고대 가요와 전설을 위험에 빠뜨렸고 점차 소멸시켰다. 그러나 일개 민족이 그토록 풍성한 흔적과 잔해를 내보일 수 있다면, 그 민족이 필시 소유했던 것은 도대체 얼마나 많았겠는가! 이번에는 배열에서 우연을 줄여도 좋았기에, 시대와 부족 양면을 참작하여 배열을 구상하였다. 로마인들의 기록에 의존한, 다른 수집가들이 혹시 빠뜨리거나 덧붙여 늘렸을지도 모르는 몇 안 되는 이야기들이 앞세워져 있다. 한편, 그 가운데 전설로 보이는 다른 묶음들은 없었으니, 특히 아르미니우스(Arminius, Armin, Hermann, BC 18/17-AD 21)의 행적은 순전히 역사에 속한다. 고트족 전설의 화려함은 대부분 소멸하고 말았는데, 그 경위는 아무리 개탄해도 충분치 않다. 더욱 오래되고 풍부한 관련 출처들이 상실된 사실은 요르난데스(Jornandes, Jordanes, Jordanis)가 제시한, 그 가운데 아직 남아 있는 얼마 안 되는 것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역사는 고트족 및 이 부족의 근친 부족들에게 커다란 불이익을 안겨 주었다. 그들을 복속시켰던 아리우스파(Arianismus)와 이로써 구축되었던 정교도들에 대한 대항세력이 없었다면 여러 가지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이제 여기저기 흩어진 편린들에서 우리는 이 고트인들이 그들의 적, 곧 세력확장을 지향하던 교활한 프랑켄족보다 더 온화하고 교양 있고 고매한 천성을 지녔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역시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롱고바르드족에게도 이들이 고트족보다 더 전투적이고 난폭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동일한 평가가 약간 약화된 수준으로 해당된다. 이들의 전설은 조금 나은 성신(星辰)의 지배를 받은 덕에, 진정한 서사적 본질로 관철된 가장 아름다운 문학의 한 조각을 이루고 있다. 프랑켄족 전설은 대부분의 보존수단들을 누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칭송 받을 소지는 더욱 적다. 그들에게서는 문학이 거의 생성될 수 없었거니와, 그 전설도 암울하고 광적인 정신의 일면을 지니고 있다. 메로빙거 왕조가 끊어진 뒤에야 비로소 칼 대제(Karl der Große, Carolus Magnus, Karolus Magnus, Charlemagne, 747/ 748-814)를 둘러싼 지극히 고매한 전설군(傳說群)이 대대적으로 형성된다. 독일 북부에 거주하는 민족들, 곧 작센(Sachsen), 베스트팔렌(Westfalen), 프리젠(Friesen)족의 부족전승들은 거의 완전히 상실되어, 마치 단칼에 당하듯이 바닥에 짓눌려 버렸고, 앙겔작센(앵글로 색슨Angelsachen)족이 몇몇을 보존하였다. 그와 같은 절멸은 이들 민족들에게 가해진 칼 대제 치하의 잔인한 박해에서 그 원인을 찾지 않는다면 거의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기독교는 고대의 모든 유물들의 파괴를 수반하면서 이들에게 전해졌고, 이교적 풍속과 전설의 경시를 첨예화하였다. 작센 황제들 치하에서 이미 과거 민속문학의 기념비적 유산들은 그 울림을 멈춰, 우리 독일인들에게 그다지도 자비롭던 정부의 광채와 보호 아래에서도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으리라. 본격적인 황제 전설은 칼 대제와 함께 시작하여 오토 왕조(Ottonen, 919- 1024) 이후 퇴조하며, 슈타우퍼 왕조(Staufer, 1138-1254) 시대조차 비신화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붉은 수염왕 프리드리히 바바로사(Friedrich I. Barbarossa, 황제 재위: 1155-1190) 황제와 후대의 루돌프 폰 합스부르크(Rudolf I. von Habsburg, 1273-1291) 황제 및 막시밀리안(Maximilian, 1508-1519) 황제 주변에만 여전히 개별적인 광채가 불타오르고 있다. 이 시대는 다른 전설권들과는 거의 연결되지 않고, 12세기와 13세기에 이들 전설이 만개하였다. 전설에서 회자되는 모든 개별적인 부족들 가운데 아말러(Amaler), 군깅거(Gunginger), 아길롤핑거(Agilolfinger)와 후대의 벨펜(Welfen)과 튀링거(Th ringer)족이 월등히 두드러진다. 한 민족의 서사시는 도대체 어떤 토대에서 번창하고 유지되는가 ― 이 의문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고대 독일의 씨족 계보에서 가장 잘 나타나는 반면, 계보의 단절과 외래 민족, 심지어 다른 독일 부족과의 혼혈이 진행된 곳에서는 전설도 중단 및 퇴보하곤 한다는 사실이다. 독일에 이주해 들어와 점차 독일인이 된 슬라브계 부족들에게 이렇다 할 씨족 전설이 없고, 지역 전설에서도 원래의 정착지에서와 달리 빈손으로 서 있는 까닭이 바로 그것이다. 친숙하지 않은 땅에는 뿌리가 선뜻 내리지 않고, 뿌리가 낸 새싹과 이파리를 외지의 바람은 결코 어쩌지 못한다.
    여기 이 전설들을 제시하며 우리가 부득이 취하게 된 외적 형태는 몇몇 근거 있는 질책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이지만, 소재와 내용이 압도적으로 중요했던 터에 그것은 피하기 어려웠다. 이 측면들을 핵심문제로 간주하여 충실히 보호해야 했다면, 라틴어 출처의 번역, 운문 출처의 해체와 다중 출처들의 대조를 통해 부득이 매끄럽지 못한 혼합 문체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전체에 대한 더욱 엄격한 취급방법으로, 라틴어이든 독일어이든 모든 출처에 후세의 중요한 평가들까지 첨부하여, 원전 비판을 거친 정확한 단순 복제품을 만들어 전설문학의 본격적인 외교적 필사본을 구성하였더라면, 그러한 취급의 결과로 철저한 연구를 위해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소득 외에 몇 가지 매력까지 덧붙여 얻었겠으나, 하지만 그런 방법은 전체 자료에 대한 한결같이 균형 있는 개관을 일단 목표로 삼아야 하겠기에, 그 때문만으로도 지금은 제대로 적용할 수 없었다. 우리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하이델베르크 필사본 361(Heidelberger Kodex 361)에서 가져온, 언어만으로도 중요한 칼과 아달거(Karl und Adalger von Bayern) 전설을 산문 발췌본으로 약화시켜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여기엔 비교적 오래된 독일가요들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었다. 이 괄목할 만한 유운 연대기의 다른 부분들은 아노 주교(Anno II. von K ln, Erzbischof, 1010-1075)의 노래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모든 관점에서 작품의 축어적 완간 복제본을 기대해야 한다.
    다른 부족전설들에도 분명 그러한 가요형태의 토대가 있었다. 고대 고트족 가요에 대한 참조기록들이 알려져 있고, 랑고바르드 전설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개별적인 전승자료들이 사자왕 하인리히(Heinrich der L we, 1142/115-1180), 쟁기를 멘 남자 등과 같이 후대의 민요 형태로 돌아다닌다. 스위스 사람들의 서프리슬란트인들의 노래(Westfriesenlied)는 더욱 주목받을 만하다. 다른 것들은 수염 달린 오토, 백조의 기사, 울리히 폰 뷔르템베르크(Ulrich von W rttemberg) 등처럼 13세기에 창작되었다. 당시 시인들이 더 자주 외래전설보다 조국의 전설을 선호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토(Hatto)의 배신과 쿠르츠볼트(Kurzbold)의 영웅적 행적에 관한 전설에서 역사가들은 그 원형으로 민요와 장타령(B nkelges nge)을 지적한다. 다른 전설들은 바이에른 지방의 에르보(Erbo)의 들소 사냥, 벤노(Benno), 그리고 눈 먼 프리슬란트인 베른레프(Bernlef)가 부르는 것과 같은 가요들과 함께 소실되고 말았다.

    우리 수집본에서 어떤 독일전설들이 배제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혀야 하겠다. 그렇게 된 이유는, 각 작품 자체가 더욱 생동적인 분량을 유지하며 우리 시대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속하는 전설은 다음과 같다. 1) 니벨룽겐, 아말룽겐, 볼풍겐, 하를룽겐 및 본래 고트, 부르군트, 아우스트라지엔(Austrasien)의 대규모 문학권을 형성하는 모든 것으로, 그 중심에 니벨룽겐의 노래와 영웅전이 위치한다. 2) 케를링거(Kerlinger) 전설권, 특히 칼, 롤란트, 하이몬의 자식들과 그밖에 주로 아우스트라지엔에서 유래하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및 스페인 시가에도 특유의 형태로 내포된 영웅들의 이야기, 칼 대제에 관한 몇몇 독특한 전설들은 연결고리 때문에, 그리고 이들이 중심 전설권 지역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기 때문에 부득이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칼의 출생과 젊은 시절에 관한 멋진 (바이에른 지방의) 이야기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3) 후기 프랑켄 전설과 이미 더 프랑스적으로 변한 로타르(Lothar), 말러(Maller), 후크샤플러(Hugschapler) 및 성(聖) 빌헬름 전설. 4) 로드리고(Rodrigo)에 관한 서고트 전설. 5) 에른스트(Ernst) 제후와 베첼(Wetzel)에 관한 바이에른 전설. 6) 프리드리히 폰 슈바벤(Friedrich von Schwaben)과 가련한 하인리히(Der arme Heinrich)에 관한 슈바벤 전설. 7) 오렌델(Orendel)과 브라이테(Breite), 마가레타 폰 림부르크(Margaretha von Limburg)에 관한 아우스라지엔 전설. 8) 테델 폰 발모덴(Thedel von Wallmoden)에 관한 니더작센 전설.
    이렇게 하여 우리 계획의 경계선이 적절히 표시되었으니, 현재 상태의 제2권의 내용에 중요한 추기가 필요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예기치 못한 전혀 새로운 출처들이 개척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지역전설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작업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제1권에 대한 추가 수집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거니와, 너무나 반가운 통지가 쇄도하여 그 결과를 우선 제3부로 간행하고, 그로써 한층 차분한 상태에서 확실하게 수집자료 전체의 조사에 착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1818년 2월 24일
    카셀
    (/ '머리말' 중에서)

    1. 그림 형제의 [독일전설] 수집과 출판
    그림 형제는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Kinder- und Hausm rchen)] 초판에 붙인 1812. 10. 18.자 서문에서 전설의 수집에 처음 언급하였다. 동화집과 별도로 전설집 출간을 예정하고 있는데, 지역적 민간전설은 “실재하는 장소 또는 역사적 주인공들에 연계되어 있는 점에서 동화와 구별”된다는 것이다. 전설 수집은 형 야콥과 동생 빌헬름이 각각 21세 및 20세이던 18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듬해인 1807년부터 문헌적 출처에 구전자료를 더하는 방식으로 동화와 전설의 수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809년 당시의 광범위한 색인에 따르면, 그림 형제는 수집된 전설자료의 출간을 [독일전설] 제1권 지역전설(초간 1816)과 제2권 역사전설(초간 1818)에 이어 나머지 전설과 상세한 주해로 구성될 제3권(또는 제3권 전설 및 제4권 주해)으로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추가 출판은 저자들의 생전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제2권 초간 후 175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부분적으로 실현되어, 유고로 남아 있던 자료 가운데 161개 항목이 1993년 제3권으로 출간되었다.
    수집과정에서 동화(민담 M rchen)와 전설(Sage)은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고 1815년까지도 ‘전설’이 통합개념처럼 사용되곤 하였는데, 초판 출판(1812, 1815)을 계기로 두 장르의 개념이 분화하여 1816년 간행된 [독일전설] 제1권의 서문 제1장 ‘전설의 본질’에서 상세히 정의되었다. “동화는 좀 더 시적이고 전설은 좀 더 역사적이어서, 전자가 타고난 화사함과 완성도를 보이며 거의 그 자체만으로 확고히 서 있다면, 전설은 색깔의 다채로움은 조금 덜해도 무언가 알려지고 의식된 것, 특정의 장소, 또는 역사를 통해 확인된 특정한 이름에 매여 있는 점에서 고유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오늘날 일반화한 유사 장르들의 개념 ― 신화, 전설과 성담(성자전: 종교적 전설), 민담(동화), 우화, 재담(소담) 등 ― 이른바 문학의 ‘단순형식들’이 독일문학사에서 학술용어로 정착하는 시발점을 그림 형제가 제공하였다.
    [독일전설]의 편집은 야콥이 거의 단독으로 진행하였다. 그는 동화 수집의 초기단계를 주도하다가 편집에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작업을 동생 빌헬름에게 넘겼던 반면, 전설 부분은 거의 혼자 편집을 마친 뒤 동생 빌헬름에게 맡겨 출판을 진행시켰다. 그렇게 베를린의 출판사 니콜라이 서적에서 출간된 제1권의 판매는 동화집에 비하여 부진하였고 비평계의 초기 반응도 미온적이었다. 동화집은 여성을 포함한 폭넓은 일반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여 성공할 수 있었으나, 전설집에 관심을 가질 독자는 “이른바 역사연구가들”일 것이라는 야콥의 예상이 적중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판매실적보다는 전설의 학술적 가치가 더 중요하였고, 이러한 편집방침이 [독일전설]을 특징짓고 그 수용을 좌우하였다.
    그림 형제의 전설집과 동화집은 자료의 출처와 수집방법에서부터 차별화될 수밖에 없었다. 전설의 주요 출처는 문서보관실 자료, 연대기, 괴담서와 기적서, 여행안내서, 기존의 전설집(특히 오트마르-나흐티갈[1800]과 비스[1815]의 [민간전설(Volkssagen)]) 등이었다. 동화집 자료의 큰 몫을 16-18세기 문학이 차지한 것과 달리 전설집의 문학적 출처는 거의 전적으로 중세문학에 한정되었고, 전설 수집에서 구전자료가 차지하는 비중(제1권 지역전설 363[362]편 중 70편 이상, 제2권 역사전설 222편 중 겨우 5편)도 동화집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그림전설은 그 출처의 조건 때문에도 종종 핵심이 없고 무미건조한 기록문서처럼 느껴지거나, 동일 주제의 반복으로 피로감을 야기하기도 한다. 예컨대 특정 사건, 명칭, 전통 등의 원인을 설명하는 기원설 계열의 전설들이 그러하다. 그림전설이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다른 원인은 앞서 지적한 대로 야콥이 선택한 선별 및 편집의 원칙에도 있었다. 동화집 편집에서 빌헬름은 동화의 원형 또는 이상적 형상을 도출하려는 목표 아래 수집 당시의 원문에 예술적 문체적 윤문과 첨삭을 가하였으나, 야콥은 편집자의 가필로 전설 원본을 ‘오염’시키고 ‘혼탁’하게 만드는 것을 극구 반대하였다.
    학술적 가치가 문학적 예술성을 능가하는 점에서 [독일전설]은 그림 형제의 전체 저술 가운데 예술과 학술의 전환기에 위치한다. 야콥 그림의 단독 저서인 [독일어 문법(Deutsche Grammatik)](1819) 이후에 그림 형제는 오로지 학술적 저술에만 전념하였으니, ‘문법 이전 단계’의 마지막 공동작업이 곧 [독일전설]이다. 이 전설집은 민요, 민담(동화), 전설과 성담, 신화 등 민속문학의 발견과 부흥이라는 낭만주의 운동의 종결부에 해당한다. 이 운동은 아르님(Achim von Arnin)과 브렌타노(Clemens Brentano)의 민요집 [소년의 마술피리(Des Knaben Wunderhorn)](1806-1808, 3권)에서 시작하여 그림 형제의 동화집에서 정점에 이르렀는데, 민요 수집에서는 브렌타노가 구전자료의 정확한 재현을, 아르님이 예술적 편집을 각각 주창하여 ‘자연시 Naturpoesie’(구전문학)와 ‘예술시 Kunstpoesie’(창작문학)에 관한 논쟁을 촉발하였고, 이 논쟁이 야콥의 전설집 및 빌헬름의 동화집 편집에도 이어진 것이다.
    [독일전설]의 초판본이 언제 매진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야콥 그림의 사망(1863) 이전이었을 것이다. 빌헬름의 아들 헤르만 그림(Herman Grimm)이 야콥 사후 1864년 12월 첫 출간을 예고하여 1865∼1866년 베를린의 니콜라이 서적에서 제2판 증보판이 나왔다. 그사이에 그림 형제의 전설집은 넓은 독자층은 아니어도 전문가들에게는 기본서로 인정받았고, 오늘날까지도 독일전설의 표준으로 간주된다. 민요 수집의 대가 아르님이 [독일전설] 제2권 출간(1818. 4.) 이후 발표한 서평이 공식적인 첫 찬사였다.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는 중세독일어 서사시를 번안한 자신의 [가련한 하인리히(Der arme Heinrich)](1837)의 첫 연 헌사에서 그림 형제의 전설집과 동화집을 이렇게 예찬하였다. ― “그대들 내게 정원을 열어 주고, / 전설의 보고를 드러내셨소. / 도취한 나의 귓속을 저 동화세계 / 마술의 음향으로 채워 주셨소.”

    2. 원전의 구성
    그림 형제는 동화집 제목에는 ― 필시 국제적 보급을 염두에 두고 ― 사용하지 않은 ‘독일’이라는 한정어를 전설집 제목에 앞세움으로써 특히 제1권 지역전설에 부각된 전승문학의 ‘조국애’ 경향에 부응하는 한편, 고대 로마 작가 오비디우스의 [변신]에서 유래하는 전설의 전통과 그 구전문학적 함의를 부각시켰다. [독일전설]에 수록된 전설들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 독일어권 거의 전체를 포괄하되 각 지역의 비중이 일정하지는 않다. 야콥 그림이 필사본에 덧붙인 목록 원고에는 엘자스에서 슈바벤과 스위스를 거쳐 프랑켄, 헤센, 튀링겐에 이르는 30개 지역이 수록되었는데, 니더작센/알트작센(49편), 튀링겐(39편), 프랑켄(35편), 헤센(27편), 스위스(24편)가 가장 자주 등장한다.
    제2권 역사전설은 게르만족 시대부터 종교개혁까지 약 1500년간의 시기를 포괄하는데, 제1권과 달리 연대기적 순서로 배열되었다. 야콥 그림의 자필 목록에는 다음과 같이 분류기준이 기재되어 있다.
    ① 364-368[363-367]: 게르만
    ② 369-387[368-386]: 고트
    ③ 388-412[387-407], 446-449[441-444]: 롬바르드(랑고바르드)
    (446-449[441-444]: 동시에 케를링거[카롤링거])
    ④ 413-420[408-415], 453[448], 551[545]: 작센
    (453[448] 이하: 동시에 케를링거[카롤링거],
    551[545]: 동시에 튀링겐)
    ⑤ 423-440[418-435]: 메로빙거
    ⑥ 440-467[436-461]: 케를링거[카롤링거]
    ⑦ 450-452[445-447], 547-549[541-543]: 프리시아(프리슬란트)
    (450-452[445-447]: 동시에 케를링거[카롤링거])
    ⑧ 468-496[462-490]: 독일 황제
    ⑨ 497-502[491-496]: 바이에른
    ⑩ 503-511[497-505]: 오스트리아
    ⑪ 512-520[506-514]: 스위스
    ⑫ 521-533[515-527], 420[415], 421[416], 456[450]: 슈바벤
    (420[415]: 동시에 작센, 456[450: 동시에 케를링거[카롤링거])
    ⑬ 536-545[530-539]: 아우스트라시아
    ⑭ 550-563[544-557], 415[410], 416[411], 425[420]: 튀링겐
    (415[410] 이하: 동시에 작센, 425[420]: 동시에 메로빙거)
    ⑮ 564-574[558-568]: 헤센-튀링겐
    575-585[569-579]: 위 분류에 맞지 않거나, 정확히 분류할 수 없거나, 추후에 추가된 항목

    야콥 그림은 위와 같은 분류 원칙에 더하여 각 항목의 제목 아래에 출처를 명시함으로써 출처 이외에 항목별 선행판본 또는 병행판본의 존재를 암시하였다.

    3. 번역 원본
    그림 형제의 사후(야콥 1863, 빌헬름 1859 사망)에 빌헬름의 아들 헤르만 그림(Herman Grimm, 1828-1901)이 제2판 증보판(베를린 1865/1866)에 이어 간행한 제3판(베를린 1891)에서는 원래 초판의 각 항목 제목 아래에 배치되었던 항목별 출처 정보가 1∼2권 각각의 본문 뒤로 옮겨졌다. 제2판 이후에 계승된 주요 변동으로는 초판 제2권 끝에 추기되었던 전설 6개 항목 가운데 1개(‘폰 보니카우 부인’)가 제1권 70번으로, 나머지 5개는 제2권에 분산 삽입된 것이다. 헤르만의 편집 의도는 자신의 서문에서 밝힌 대로 “(그림) 전설을 오히려 독본으로 민족에게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초판의 체재를 재구성하여 가독성을 높이려는 헤르만의 시도를 라이홀트 슈타이크가 제4판에서 계승하였으나, 항목별 출처를 본문 다음의 부록에 수록하는 한편 481∼487번까지의 항목별 번호를 초판의 구성에 따라 헤르만 판본 이전의 원래 형태로 되돌렸다. 한스-외르크 우터는 1993년 간행본(Hans-J rg Uther: Br der Grimm: Deutsche Sagen, 2 Bde. M nchen 1993)에서 각 항목의 출처를 전반적으로 추적하여 출처비평을 한 단계 진전시켰고, 그 결과를 뢸레케도 1994년 간행본에 반영하였다.
    2010년대까지 간행된 판본들 가운데 번역 원전으로 고려할 대상은 헤르만 그림의 1891년 제3판에 기초한 1956년 뮌헨 빙클러 출판사 간행본과 뢸레케의 1994년 간행본으로 압축할 수 있다(위 각주 2 참조). 우리의 번역에서는 뮌헨 간행본의 학술서적조합 특별판을 원전으로 선택하고 뢸레케 간행본의 체재와 주해를 부분적으로 참조하였다. 원본의 체재와 학술성을 재현하려는 뢸레케와 독자편의를 배려한 헤르만 및 그 이후의 간행본들 사이의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을뿐더러 국제적 보급에서 헤르만 식의 체재가 선호되는 현상을 고려하였다.
    초판에서 본문의 각 항목 제목 다음에 덧붙여졌다가 헤르만 간행본에서 본문 뒤의 부록에 수록된 항목별 출처는 원칙적으로 우리의 번역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출처 연구 등 학술적 목적에만 소용될 이 부분이 번역본의 가독성을 현저하게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 그림 형제의 유고에서 발췌하여 뢸레케 간행본 부록에 수록된 26편(A1∼A26)도 ― 헤르만 판본 제1권에 70번으로 수록된 A23 ‘폰 보니카우 부인’을 예외로 하고 ― 번역에서 제외하였다. 제2권 서문의 각주 가운데 전문가에게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출처나 문헌 소개도 번역에서 배제하였다. 지명과 인명 가운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역주를 붙이거나 원문을 병기한 경우도 있으나, 그 범위는 최소한으로 한정하였다. 이렇게 생략되거나 일률적이지 못한 부분들 때문에 우리의 번역집이 추구한 가독성과 학술성의 균형이 깨지거나 번역 본문의 학술적 용도에 제약이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4. [독일전설] 완역의 의의
    [독일전설]은 그림 형제의 저술들 가운데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 다음으로 규모가 큰 대작이며 독일어권 전설 모음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이 역작을 선례로 삼아 유사한 선집들이 지속적으로 출간되었고 수많은 예술적 각색과 번안이 이어져 왔다. ‘빙겐의 쥐탑’(242번), ‘하멜른의 아이들’(245번), ‘쥐잡이’(246번) 등의 쥐떼 이야기, 재산을 다 버리고 남편을 구하는 ‘바인스페르크의 여인들’(493번), 탄호이저(171번), ‘사자왕 하인리히’(526번), 로엔그린(542번), 루터가 마귀의 머리통에 잉크통을 던진 이야기(562번) 등 여러 전설이 그림 형제의 명망과 각 소재의 매력에 힘입어 문학적 교양의 필수 자산이 되었다. 그림동화가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인의 자산이라면, 그림전설은 독일인 특유의 상상력과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비추어 볼 거울로서 동화와는 다른 매력과 문화소통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독일전설]의 국내 기존 번역으로는 원전의 5분의 1 정도를 수록한 발췌역과 어린이용으로 발췌 개작된 단행본 몇 가지가 있을 뿐이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 국내 최초의 완역본을 내게 된 번역진은 각별한 보람을 느끼며, 이 책이 일반 독자들의 애호를 받을 뿐만 아니라 독일문학 외 비교민속학 등 관련 학계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은 [기적의 진실과 환상 속의 현실(1, 2권)](송동준 임한순 외 10인 공역. 서울대출판부, 1996∼1997), [에다](임한순 최윤영 김길웅 공역. 서울대출판부, 2004)에 이어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독일어권문화연구소가 기획하여 내어놓는 세 번째 독일문학 기초분야의 번역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첫 번역은 18세기 낭만주의부터 20세기 초까지 독일 작가들이 수집 또는 창작한 전래민담(그림동화)과 민담소설을 선별 수록한 2권의 작품집이고, 둘째 번역은 북유럽신화 [에다](고[에다], 운문[에다])를 국내 최초로 완역한 것이다. [에다]에 이어 다시금 국내 최초로 완역된 [독일전설]은 일반 독자들을 위한 ‘독본’이자 또한 인용 가능한 학술용 정본을 목표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공역자 임한순은 독일어권문화연구소 소장으로서 번역을 기획하고 제1권 및 제2권의 서문, 제1권의 1∼60번, 127∼214번 본문(합계 148항목)을 번역하는 한편 역자 서문을 집필하였고, 윤순식은 제1권 317∼363번 및 제2권 364∼468번(합계 152항목)을, 홍진호는 제1권 61∼126번, 215∼316번 및 제2권 469∼585번(합계 285항목)을 각각 번역하였다. 1∼2권 전설 본문과 주석의 약 1/2을 홍진호가, 윤순식과 임한순이 약 1/4씩을 분담한 것이다. 각 분담 부분에 대한 책임은 해당 역자에게 있다. 전설처럼 구술체 또는 구술을 전제한 서술체가 지배적인 문학적 원문의 공역에서는 문체의 통일이 중요하므로 역자들도 이 문제에 부심하였으나, 미진한 부분은 추후에 계속 보완해 나갈 생각이다. 참고문헌 목록은 역자 3인이 공동으로 작성하였다. 기획 초기의 원본 검토에 독일어문화권연구소 학술부장 김화경 박사가 참여하였다.

    [독일전설]의 완역본 출간을 결정하고 정밀한 작업으로 마무리해 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2014. 12.
    대표역자 임한순
    (/ '역자 후기' 중에서)

    바이에른 종족은 아르메니아(역자 주: 현재 소아시아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공화국)에서 이주해 왔다고 한다. 아르메니아란 곳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에게 비둘기 한 마리가 초록색의 나뭇가지를 가져다주자, 노아가 방주에서 내렸던 곳이다. 바이에른족의 문장(紋章)에는 그들이 방주를 타고 아라라트 산 위에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독일어를 말하는 종족들이 인도 쪽으로도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 p.68)

    황제 하인리히 4세는 작센 사람들에게 자기의 아들을 왕으로 선택하면 결코 작센으로 쳐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작센 사람들은 그럴 생각이 없었으니, 오토 폰 베제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못된 소에서 좋은 송아지가 나오는 법이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헤르만 폰 로트링겐(룩셈부르크)을 그에 대항하는 또 다른 왕으로 선출하여, 마인츠의 주교를 통해 즉위하도록 하고, 마늘이 자라는 아이스레벤의 성에 앉혀 놓았다. 황실에서는 그를 마늘왕이라 부르며 비웃었다. 폰 로트링겐은 결코 권력을 얻지 못했으며, 어떤 성으로 도망쳤다가 그곳에서 맞아 죽었다. 이때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말했다. “마늘왕이 죽었다!”
    (/ p.173)

    소피아가 세 살 난 아들과 함께 브라반트에서 헤센으로 왔을 때, 그녀는 아이제나흐로 가서 폰 마이센 가문의 후작인 하인리히와 대화를 나눴다. 자신에게 헤센을 다시 돌려줬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영주는 이렇게 답했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너무나도 친애하는 사촌누님. 충실한 제 손이 누님과 누님의 아들에게 닫혀 있어서는 안 되지요.” 그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궁내대신 헬비히 폰 슐로트하임과 그의 동생인 헤르만이 와서 그를 뒤쪽으로 데리고 가 말했다. “주인님, 무엇을 하려 하시는 겁니까? 한 발은 하늘에 두고 다른 한 발은 바르트부르크에 두시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보다는 발 하나를 하늘에서 빼내어 바르트부르크 위에 두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영주는 돌아와 다시 소피아에게 말하였다. “친애하는 사촌누님,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제가 믿는 사람들의 충고도 들어봐야겠습니다.” 그러고는 그녀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채 떠났다. 이에 방백 부인은 슬퍼져서 쓰디쓴 눈물을 흘리며 손에서 장갑을 벗고 외쳤다. “아, 모든 정의의 적, 너 말이다, 악마여! 내 장갑을 저 엉터리 고문관들과 함께 가져가거라!” 그녀는 장갑을 허공에 던졌다. 그러자 장갑은 사라져서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고문관들도 후에 편히 죽지는 못했다고 한다.
    (/ p.305)

    저자소개

    그림형제(Jacob Grimm, Wilhelm Grimm)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785~1863, 1786~1859
    출생지 독일 헤센주 하나우
    출간도서 183종
    판매수 51,447권

    그림 형제로 널리 불리는 야콥 그림(Jakob Grimm)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은 독일의 대표적 동화 작가이자 언어학자, 문헌학자로 활동하였다. 형인 야콥은 1785년, 동생 빌헬름은 1786년 독일 헤센 주 하나우에서 태어났다. 그들은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였으나 신화, 전설, 민속, 동화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고대 독일 문학과 옛 관습을 연구하여 중요한 업적을 남기기에 이른다. 그들은 향토적이고 서민적인 것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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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의 본(Bonn)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오랫동안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저술로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그의 중국철학에의 관계](Bonn, 1984), [독일고전시](청록출판사, 편저), [브레히트의 서사극](서울대학교출판부, 공저), [기적의 진실과 환상 속의 현실(1, 2)](서울대학교출판부, 공역), [에다](서울대학교출판부, 공역), [브레히트 희곡선집(1, 2)](서울대학교출판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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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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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인문대학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공군사관학교에서 독일어 전임교수를 역임했고,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박사후 연수(Post-doc) 과정으로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현대독문학을 연구하였으며, 한양대학교 연구교수, 덕성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대중을 위한 공개강연도 자주 하고 있다.(http://www.pressian.com/news/article. htmlno=115079) [병과 문학], [문학과 정치], [근대독일문학 작품에 나타난 자본주의 경제] 등의 논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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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베를린 훔볼트(Humboldt) 대학에서 [자연주의의 자연과학적 문학컨셉과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의 성이야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자연주의의 자연과학적 문학컨셉과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의 성이야기]가 있고, 번역서로는 [라이겐](을유문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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