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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물리학과 힘 : 17세기의 동역학[양장]

원제 : Force in Newton’s Physics: The science of dynamics in the seventeen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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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은 17세기에 시작되었다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 법칙을 발견하게 되기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속도, 운동량, 충격량, 힘과 같은 새로운 개념, 새로운 언어
    ‘힘’과 ‘운동’을 인식하는 방법 자체에서부터 일어난 대변혁

    기원전 3세기와 17세기 그리고 20세기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사고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찬란하게 꽃피웠던 시기이다. 자연 현상을 지배하는 진리에 관한 생각을 크게 바꾼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이 17세기에 시작되면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역동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람들은 천상을 지배하는 법칙과 지상을 지배하는 법칙이 서로 다르며, 천상은 완전하고 지상은 불완전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믿음은 근 2천 년에 이르는 중세 내내 계속되었다. 그러나 16세기에 이르러 그동안 진리라고 믿었던 것이 옳지 않다는 증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행성 운동을 면밀하게 관찰한 브라헤의 자료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케플러는 행성 운동에서 법칙을 도출해냈다. 그 뒤로 사람들은 행성이 완전한 원궤도가 아니라 타원궤도를 따라 회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갈릴레이는 이전까지의 지상 법칙, 지상 세계에 속한 물체는 힘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다가도 결국 정지하게 된다는 법칙이 옳지 않음을 사고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렇게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위시해 나타난 새로운 문제는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 법칙을 발견하면서 한 번에 해결된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어려웠다. 당시 옳다고 믿었던 천상 법칙이 행성에 적용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다. 속도, 운동량, 충격량, 힘 등은 오늘날에는 당연하고 친숙하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개념이었으므로, 개념 정의부터 먼저 해야 했다. 그중에서도 힘 개념이 가장 중요했고 운동이란 무엇인지 인식하는 방법 자체부터 대변혁이 요구되었다. 이 책은 17세기에 수많은 학자가 새로운 역학을 수립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그 100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목차

    * 역자 해제: 찬란했던 기원전 3세기, 17세기, 그리고 20세기, 그중에서 17세기에 대한 이야기
    * 서문


    01 갈릴레오와 새로운 역학
    02 데카르트와 기계적 철학
    03 17세기 중엽의 역학
    04 크리스티안 호이겐스의 운동학
    05 17세기 말엽의 역학 체계
    06 라이프니츠의 동역학
    07 뉴턴과 힘의 개념
    08 뉴턴의 동역학

    * 부록

    A. 갈릴레오가 사용한 힘
    B. 데카르트가 사용한 힘
    C. 가상디가 사용한 힘
    D. 호이겐스가 사용한 힘
    E. 보렐리의 동역학적 전문 용어
    F. 뉴턴이 사용한 새겨진 힘
    G. 뉴턴이 사용한 작용

    * 참고문헌
    *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찬란했던 기원전 3세기, 17세기, 그리고 20세기, 그중에서 17세기에 대한 이야기

    2008년 11월 14일, 사상(史上) 최초로 외계 행성의 모습을 직접 촬영했다고 해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것은 지구 밖에도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준 굉장한 뉴스였다.

    하늘에 보이는 별은 모두 태양과 같이 크고 스스로 빛을 내지만, 행성은 작고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오랫동안 태양계에 속한 행성이 아닌 다른 별에 속한 행성은 비록 있다고 해도 직접 관찰할 수 없다고 여겼다. 또, 행성은 태양계에만 존재하고 고등 생명체 역시 지구에만 존재하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외계 행성의 직접 촬영을 시작으로, 우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정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도 이어서 다른 많은 외계 행성을 관찰했다는 보고를 실제로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사는 행성이 정말 있다면, 그들도 인간처럼 과학기술 문명을 이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니 어쩌면 인간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고 발달한 기술에 도달한 행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우리 인간만이 우주를 인식하는 외로운 존재인지, 아니면 하늘 저편에 그런 생각을 나눌 친구가 있어 그들과 만날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도 되는지 정말 궁금하다. 물리학이 그런 궁금증을 풀어 줄 수가 있다. 물리학이 어떻게 발달했는지가 바로 인간이 자연 법칙을 깨달아간 과정이며, 물리학의 발달로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첨단 과학기술 문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인간이 (또는 과학자들이) 자연 법칙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원자 내부의 미소(微小)한 세계에서 시작하여 우주 전체를 포함하는 광대(廣大)한 세계에 이르기까지 자연 현상이 어떤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일어나고 있는지 거의 모두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부터 몇 백년 전 또는 몇 천년 전 사람들도 역시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사람들이 (또는 그 시대의 학자들이)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 다른 말로 자연 법칙 또는 진리를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사람들은 그런 진리를 스스로 직접 깨달아서 진리인지 확인해보고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 윗대의 조상에게 이것이 진리라고 전해 듣고 믿는다. 그런 식으로 믿게 된 진리를 사람들은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렇게 굳게 믿었던 진리라도 그것이 옳지 않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온다면, 그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그때는 사람들이 그동안 믿었던 진리를 대신할 새로운 진리를 찾아 나선다. 자연 현상을 지배하는 진리가 무엇인지 크게 생각을 바꾼 시기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기원전 3세기와 17세기 그리고 20세기에 일어났다. 그 세 번의 기간이 인간의 역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사고(思考)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찬란하게 꽃피웠던 시기이다. 리처드 웨스트펄의 [뉴턴의 물리학과 힘: 17세기의 동역학]은 17세기에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이 시작되면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역동적으로 전해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과학에 별다른 생각이 없던 옛날 사람들은 모든 자연 현상은 신(神)이 좌지우지한다고 믿었다. 그러한 시대를 신화(神話) 시대라고 부르자. 신화 시대 사람들은 초능력이 있는 신이 자연 현상을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면 신은 인간의 청을 들어서 자연 현상을 조절해 줄 수 있으며, 심지어 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아침에 태양이 서쪽에서 뜨게 만들 수도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기원전 3세기에 이르러, 고대 그리스에서 자연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학자들이 많이 나왔다. 그들은 천상 세계를 지배하는 자연 법칙과 지상 세계를 지배하는 자연 법칙이 서로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이 살고 있는 천상 세계를 지배하는 자연 법칙은 완전하고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천상 세계에 속한 별들이 원을 그리며 운동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별들은 완전한 형태인 원을 따라 이동하며 절대로 멈추지 않고 영원히 움직일 뿐 아니라 결코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종류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다. 반면에 인간이 살고 있는 지상 세계는 불완전한 자연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상 세계에 속한 물체는 힘을 받아야 비로소 움직이고 힘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던 물체도 결국 정지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지상 세계에 속한 물질은 불완전하여 끊임없이 다른 물질로 바뀐다고 생각했다.

    기원전 3세기의 고대 그리스 시대에 비롯한 천상 법칙과 지상 법칙에 대한 믿음은 근 2천 년에 이르는 중세 기간 내내 계속되었다. 그렇지만 16세기에 이르러 그동안 진리라고 믿었던 것이 옳지 않다는 증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행성들의 운동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얻은 브라헤의 자료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케플러는 행성의 운동에 대한 법칙을 도출해냈다. 그 뒤로 사람들은 행성들이 원궤도가 아니라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따라 회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탈리아의 갈릴레이는 지상 세계에 속한 물체가 힘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던 물체도 결국 정지하게 된다는 지상 법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사고(思考)실험을 통하여 증명했다.

    케플러의 공로로 행성들이 실제로 어떤 운동을 하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지만, 당시 학자들은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었다고 보았다. 행성들이 왜 원궤도가 아닌 타원궤도를 그리며 회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원래 브라헤가 행성들의 운동을 조사하기 시작한 것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때문이었다. 브라헤는 지동설이 옳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행성들의 운동을 직접 관찰해보자고 작정했다. 사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도 행성들이 원궤도를 그리지 않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브라헤의 믿을만한 자료에 근거해서 도출된 케플러 법칙으로 사람은 행성이 원이 아니라 타원궤도를 그리며 운동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았다. 그러나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뉴턴이다. 그는 태양과 행성 사이에 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행성이 태양 주위를 회전한다고 생각했다. 힘은 두 물체가 접촉하는 경우에만 작용한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발표된 이러한 제안은 획기적이었다. 뉴턴은 태양과 행성들 사이뿐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 사이에도 그러한 인력이 작용한다고 믿고, 원래부터 모든 물체가 지니고 있는 인력의 원인을 물체의 질량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의 크기는 그들이 지닌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그들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다.

    만유인력 법칙만으로는 왜 행성들이 태양 쪽으로 끌려가지 않고 오히려 태양 주위를 타원궤도를 그리며 운동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뉴턴은 물체에 힘이 작용하면 이 힘은 물체에 가속도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 지상 세계에 속한 물체에 힘이 작용하면 그 물체의 위치가 바뀌게 된다는 종전의 지상 법칙을, 힘은 물체의 속도를 바꾸는 원인이 된다는 것으로 수정한 셈이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뉴턴의 운동 법칙으로 뉴턴의 운동 방정식이라고도 알려진 F=ma이다. 행성의 운동에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과 뉴턴의 운동 법칙을 적용하면 왜 케플러 법칙이 성립하는지 잘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발견된 뉴턴의 운동 방정식은 놀랍게도 천상 세계에 속한 행성들의 운동을 설명해줄 뿐 아니라 지상 세계에 속한 물체에도 역시 똑같이 성립했다. 그래서 이 세상은 천상 세계와 지상 세계로 구분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자연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렇게 해서 17세기에 이르러 인간은 지상 세계와 천상 세계를 포함한 모든 자연 현상에서 성립하는 자연 법칙을 찾아냈다. 또한 뉴턴 역학은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는 어떤 현상에도 모두 다 성공적으로 적용되었다. 그리하여 인간은 올바르고 궁극적인 진리를 찾아냈다고 믿었고, 19세기 말에는 물리학이 완성되었다고 확신하는 학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20세기로 들어서기 직전, 뉴턴 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우연히 관찰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가 원자일 것으로 생각했고 그 내부는 오직 신(神)만 아는 존재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런데 음극선관 실험에서 전자(電子)를 발견한 톰슨은 전자가 원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 내부에는 구름 형태로 양전하가 분포하고 음전하를 지닌 전자들은 그 양전하 구름 사이사이에 박혀있을 것이라는 원자 모형을 제안했다. 그 뒤에 톰슨의 제자였던 러더퍼드는 톰슨의 원자 모형을 확인해볼 목적으로 당시 새로 발견된 방사선인 알파선을 금 원자에 충돌시켜서 그 내부를 조사했다.

    러더퍼드의 실험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원자 내부는 거의 빈 공간이었고 양전하는 원자 중심부 아주 작은 공간에 밀집되어 있었다. 러더퍼드는 이렇게 해서 원자핵을 발견했다. 원자핵은 아주 작아서 만일 원자 크기가 야구장만 하다면 원자핵은 모래 한 알만 하지만 원자핵이 원자 전체 질량의 99.95%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원자핵은 양전하이고 전자는 음전하이므로 원자 내부 여기저기에 전자가 정지해 있다면 전자들은 즉시 원자핵으로 끌려들어가고 말 것이다. 그래서 러더퍼드는 전자들이 원자핵의 주위를 회전한다는 원자 모형을 제안했다. 그러나 곧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도 수정되어야 했다. 그때 이미 잘 알고 있던 전자기(電磁氣) 이론에 의하면 가속 운동을 하는 전하(電荷)는 전자기파를 방출하며 자신의 운동 에너지를 잃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원자핵 주위를 회전하는 전자는 전자기파를 내보내면서 회전 속력이 줄어들고, 그러면 전자의 회전 반지름도 감소하여 결국에는 원자핵 주위를 회전하는 모든 전자가 원자핵으로 끌려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원자핵이 발견되고 원자가 기본 입자가 아니라 내부에 또 다른 구성 입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원자의 내부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자연 법칙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새롭게 나타났다. 그렇게 옳다고 확신했던 당시 물리학은 원자 내부 세계에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이제 당시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세계와 그렇지 못한 세계로 세상을 구분해야만 했다. 전자(前者)를 거시 세계 그리고 후자(後者), 즉 원자 내부 세계를, 미시 세계라고 부르자.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시 세계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는데, 사실은 그런 정보가 이미 많이 나와 있었다. 러시아의 과학자 멘델레예프는 1869년에 원소의 주기율표를 발표했다. 주기율표는 당시 알려진 원소들을 질량 순으로 배열한 것인데, 그로부터 동일한 화학적 성질을 가진 원소들이 주기적으로 출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원소 하나하나가 모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기본 입자가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이다. 또한 뜨거운 기체에서 나오는 빛도 역시 미시 세계, 즉 원자 내부의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었다. 18세기 말에는 이미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그 빛의 진동수를 알아내는 분광(分光) 기술이 매우 정교하게 발달해 있었는데, 뜨거운 고체에서 나오는 빛의 진동수는 연속적으로 분포하지만, 뜨거운 기체에서 나오는 빛의 진동수는 불연속적이었다. 스위스의 고등학교 교사인 발머는 뜨거운 수소 기체에서 나오는 빛의 몇 가지 진동수로 규칙적인 관계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당시 알고 있던 물리학으로는 발머의 공식이 왜 성립되는지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20세기로 들어서기 직전, 당시 물리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들이 또 있었다. 독일의 물리학자 플랑크는 뜨거운 고체에서 방출되는 복사파의 세기를 진동수의 함수로 표현하는 식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진동수가 증가할수록 세기는 더 커지다가 어떤 진동수에 이르면 최고가 되고 그보다 더 큰 진동수에서는 진동수가 증가할수록 세기는 점점 더 약해졌다. 그런데 당시 이론으로는 복사파의 세기가 이렇게 바뀌는 모습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단지 세기가 최대인 진동수를 중심으로 진동수가 낮은 쪽과 높은 쪽을 따로따로 설명하는 공식이 나와 있을 뿐이었다. 레일레이와 진스가 진동수가 낮은 쪽의 공식을 만들었고, 빈이 진동수가 높은 쪽의 공식을 만들었다. 그런데 플랑크는 우연히 레일레이-진스 공식과 빈의 공식을 하나로 연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렇지만 그것은 당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가정 아래서만 가능했다. 뜨거운 고체에서 나오는 복사파의 에너지가 아주 작지만 유한한 에너지의 정수배여야만 했다. 그보다 더 작은 에너지를 이용하면 양쪽을 잇는 복사 공식을 도저히 만들 수가 없었다. 이것은 복사파가 파동이 아닌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했다. 이렇게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가장 작은 에너지양을 규정하는 상수를 플랑크 상수라고 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그런 문제점들이 계속 나타났다. 금속 표면에 빛을 쪼여주면 금속 내부의 전자가 바깥으로 튕겨져 나오는데, 이 현상을 광전(光電) 효과라고 한다. 1886년에 헤르츠가 처음으로 광전 효과를 관찰했고, 전자를 발견했던 톰슨이 1899년에 빛을 쪼여준 금속에서 튕겨져 나오는 것이 정말 전자임을 확인했다. 그런데 1902년에 레너드는 당시 알고 있던 물리학 지식으로는 이 광전 효과 현상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금속 표면에 빛을 쪼이면 금속 내부의 전자가 빛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운동 에너지가 증가하고, 이 에너지가 충분히 커지면 금속 바깥으로 튕겨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빛은 파동인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따라서 빛이 나르는 에너지는 빛의 세기에 비례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광전 효과에서는 빛의 세기를 아무리 증가시켜도 나오지 않던 전자가 튕겨 나오는 경우는 없었고, 오히려 빛의 세기가 아무리 약하더라도 빛의 진동수를 증가시키면 나오지 않던 전자가 튕겨져 나오는 것을 관찰했다. 그리고 일단 전자가 튕겨져 나오기 시작할 때 빛의 세기를 증가시키면 나오는 전자의 수가 빛의 세기에 비례하여 많아졌다.

    1905년에 아인슈타인은 빛이 입자라고 생각하면 광전 효과 문제가 해결된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플랑크 상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빛이 입자들의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빛 입자 하나가 나르는 에너지는 플랑크 상수에 그 빛의 진동수를 곱한 것과 같다고 하면 광전 효과에서 관찰되는 모든 현상을 아주 잘 설명할 수 있었다. 빛이 입자라는 증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23년에 콤프턴은 단색광 빛을 전자에 충돌시켜 충돌 후 빛의 색깔이 바뀌는 것을 관찰했는데, 이때 빛을 입자라고 보고 구한 빛의 운동량이 플랑크 상수를 그 빛의 파장으로 나눈 것과 같다고 놓으면 충돌 전후 운동량의 합이 같도록 빛의 색깔이 바뀐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빛과 전자의 충돌이 마치 당구공끼리의 충돌과 똑같은 방법으로 기술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일 빛이 입자가 아니라 파동이라면 전자와 충돌한 뒤 회절하더라도 충돌 뒤 빛의 진동수가 바뀔 수는 없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다. 원래 역사학자였던 드브로이는 빛이 입자일 수도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924년에 그는 만일 파동이라고 믿었던 빛이 입자라면 그동안 입자라고 믿었던 전자가 파동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내용의 박사 학위 논문을 파리 대학에 제출했다. 드브로이의 생각은 1927년에 데비슨과 저머가 미국에서, 그리고 전자를 발견한 톰슨의 아들인 G. P. 톰슨이 영국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수행한 실험으로 증명했다. 결정체를 통과시킨 전자들에서 파동만의 특징인 회절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이와 같이 뉴턴 역학과 물리학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진 시기에, 미시 세계에 관해서 당시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마치 17세기에 브라헤가 수집한 행성들의 운동에 대한 관측 자료에서 경험 법칙인 행성의 운동에 대한 케플러 법칙이 나왔듯이, 20세기 초에는 미시 세계에 대한 수많은 실험 자료를 설명해주는 경험 법칙들이 나왔다. 1913년에 보어는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을 수정한 원자 모형을 발표했다. 보어는 전자가 원자핵 주위에서 정해진 궤도를 회전하면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전자가 높은 에너지의 안정된 궤도에서 낮은 에너지의 안정된 궤도로 옮겨갈 때만 전자기파를 방출한다고 생각했다. 보어의 원자 모형에서 안정된 궤도는 회전하는 전자의 각운동량이 플랑크 상수를 2π로 나눈 값의 정수배일 때뿐이다. 그리고 전자가 높은 에너지의 궤도에서 낮은 에너지의 궤도로 옮길 때는 그 에너지 차이를 플랑크 상수로 나눈 값과 같은 진동수의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그리고 보어의 원자 모형을 이용하면 뜨거운 기체가 방출하는 빛에서 관찰되는 선 스펙트럼의 진동수 사이의 관계도 잘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27년에 하이젠베르크는 전자 등과 같이 원자 내부 세계에서 관찰된 자료들을 보면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위치가 불확실한 정도와 운동량이 불확실한 정도의 곱이 플랑크 상수보다 더 작을 수는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를 발표했다. 예를 들어, 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면 전자의 운동량 값은 전혀 알 수가 없고 반대로 전자의 운동량을 정확히 알면 전자의 위치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1928년에 파울리는 여러 종류의 뜨거운 기체가 방출하는 선 스펙트럼의 진동수를 분류하면서,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보어의 원자 모형에 나오는 전자들에 대해, 모든 면에서 동일한 상태에 두 개 이상의 전자가 존재할 수는 없다는 배타 원리를 발표했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드러난 미시 세계를 지배하는 자연 법칙과 연관된 사정은 17세기에 대두되었던 것과 비슷했다. 천상 세계의 물체들이 완전한 원운동을 한다고 굳게 믿고 있던 시대에 경험 법칙인 케플러 법칙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케플러 법칙이 왜 성립되는지 그 이유를 몰랐는데, 그때 뉴턴이 제안한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 법칙으로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었으며 그것이 고전 물리학의 기초가 되었다. 이제 고전 물리학이 자연의 진리라고 굳게 믿고 있던 시대에 미시 세계에서 관찰된 자료를 설명하려면 경험 법칙인 보어의 원자 모형이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그리고 파울리의 배타 원리 등이 필요했는데 사람들은 그런 법칙들이 왜 성립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20세기에는 문제를 단번에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17세기의 뉴턴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많은 학자가 서로 의견을 나누며 고심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미시 세계에서 성립하는 자연 법칙을 찾아냈는데, 그 이론 체계를 양자 역학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뉴턴의 운동 방정식이 뉴턴 역학에서 했던 역할을 슈뢰딩거 방정식이 양자 역학에서 담당한다. 즉 슈뢰딩거 방정식은 미시 세계에서의 현상에 적용되는 운동 법칙이다.

    미시 세계와 연관된 것 외에도, 19세기 말부터 관찰하기 시작한 현상 중에서 당시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또 있었다. 바로 광속이 일정하다는 실험 결과가 그것이다. 광속이 일정하다는 말은 빛의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공기를 통과하는 빛의 속도나 물을 통과하는 빛의 속도가 바뀌지 않고 같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매질이 다르면 빛의 속도도 바뀐다. 광속이 일정하다는 말은 똑같은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데 서로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두 사람이 관찰하더라도 똑같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광속이 일정하다는 결과는 당시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올바른 해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이라는 이론 체계를 수립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1905년에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과 1916년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구성된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는 상대방 기준계에 대해 서로 등속도 운동을 하는 두 기준계에서 대상 물체의 운동을 관찰하면 그 운동을 기술하는 방법이 두 기준계에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가를 다룬다. 그리고 일반 상대성 이론은 두 기준계가 서로 상대방에 대해 가속도 운동을 하는 경우까지 확장한 것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인간은 그동안 공간과 시간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뉴턴 역학에서는 공간과 시간을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으로 이해하고 있었으나, 아인슈타인은 광속이 일정하다는 실험 사실을 근거로 공간과 시간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이라는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예언하기도 했는데, 오늘날 실험실에서는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이 일상사로 일어나고 관찰할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종전의 물리학을 수정한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함께 현대 물리학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현대 물리학과 대비하는 의미로, 19세기까지 이론 체계가 완성된 뉴턴 역학과 맥스웰이 통합한 전자기학을 함께 고전 물리학이라고 부른다. 현대 물리학에 속하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 중에서 상대성 이론은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수정한 이론이라고 한다면, 양자 역학은 거시 세계와 구별되는 미시 세계에 속한 자연 현상에 대한 기본 법칙을 알려주는 이론이다. 양자 역학이 나온 초기에는 미시 세계의 기본 법칙인 양자 역학이 진리이고 거시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된 뉴턴 역학은 진리가 아니라 단순히 양자 역학의 근사 이론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오늘날에는 미시 세계를 기술하는 언어가 거시 세계를 기술하는 언어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특수 상대성 이론과 뉴턴 역학 사이의 관계는 양자 역학과 뉴턴 역학 사이의 관계와는 다르다. 뉴턴 역학은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이라는 개념 아래서 시작하는데, 공간과 시간에 대해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이 옳다. 그래서 뉴턴 역학이 엄밀하게는 틀린 이론이다. 그렇지만 뉴턴 역학을 적용하는 거시 세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에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기 때문에 뉴턴 역학으로 얻는 결과나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적용하여 얻는 결과나 똑같다. 그렇지만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근접하는 현상에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적용하여 얻은 결과와 그렇지 않은 결과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난다. 그런 경우에는 뉴턴 역학의 결과는 틀리고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적용한 결과만 옳다. 그런 의미에서 뉴턴 역학은 비상대론적 근사이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수 상대성 이론이 성공적이라고 판명된 뒤 아인슈타인은 두 관찰자가 서로에 대해 일반적인 운동, 즉 가속 운동을 하는 경우로 상대성 이론을 확장했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아인슈타인은 엄격하게 논리에 의존했다. 양자 역학은 관찰한 실험 사실을 설명할 수 있도록 이론을 다듬고 다듬어 완성했다면, 아인슈타인은 논리적으로 모든 것이 들어맞도록 일반 상대성 이론을 짜 맞추어 나갔다. 그리고 일반 상대성 이론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아인슈타인은 가속 운동에 의한 효과와 중력 효과가 서로 구별되지 않고 동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중력 이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그렇게 하여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 법칙을 대체하는 이론으로 대두된다. 그뿐 아니라, 일반 상대성 이론은, 아인슈타인 자신도 미리 예상하지 못했지만, 우주의 창조와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우주론인 대폭발이론의 모체가 된다.

    그렇다. 외계의 어떤 행성에 고등 생명체가 출현했다면, 그들도 처음에는 신(神)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고 믿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시작했다면 지구의 인간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결국에는 직접 관찰할 수 없는 미시 세계에 대한 자연 법칙과, 역시 직접 관찰할 수 없는 우주 전체에 대한 우주론까지 깨닫게 되지 않을까?

    *

    인간이 자연의 진리라고 생각했던 믿음이 급격하게 바뀌었던 기원전 3세기와 17세기 그리고 20세기 중에서 얼핏 생각하면 17세기가 가장 쉬웠을 것처럼 여겨진다.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 법칙을 발견하여 코페르니쿠스에서 케플러에 이르기까지 제기했던 문제들이 한 번에 해결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니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수립하기까지 처음 시작한 학자들 당대(當代)에 20~30년이 걸렸다면, 17세기에는 갈릴레오에서 뉴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학자가 기여하면서 근 한 세기가 필요했다. 리처드 웨스트펄은 [뉴턴의 물리학과 힘: 17세기의 동역학]에서 바로 17세기에 뉴턴 역학을 수립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자세하게 소개했다.

    20세기에 들어와 당시 옳다고 믿었던 고전 물리학이 미시 세계와 관계된 현상에 적용되지 않았는데, 이것이 단지 뉴턴의 운동 법칙이 미시 세계에서 성립되지 않아서 대신 다른 법칙을 찾아야 했던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미시 세계를 기술하는 언어가 거시 세계를 기술하는 언어와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처음 알려준 것이 빛의 이중성(二重性)이었다. 거시 세계에서는 어떤 존재가 입자이면 그것은 절대로 파동일 수 없다. 또한 어떤 존재가 파동이면 그것은 절대로 입자일 수 없다. 그런데 빛은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 그것이 빛만의 특별한 성질이 아니라, 사실은 미시 세계에서는 모든 존재가 입자이자 파동이고, 더 정확하게는 미시 세계는 모든 존재가 거시 세계의 언어인 입자와 파동으로 구분되는 그런 세계가 아니었고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다.

    17세기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옳다고 믿고 있던 천상 법칙이 행성들에게 적용되지 않았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다. 17세기에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너무 당연하고 친숙한 속도, 운동량, 충격량, 힘 등이 무엇을 의미할지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중에서도 힘에 대한 개념이 가장 중요했고 물체의 운동이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방법 자체부터 대변혁이 요구되었다. 힘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갈릴레오에서 비롯되었는데, 웨스트펄의 책은 갈릴레오부터 (아래 표에 보인) 데카르트, 호이겐스, 그리고 라이프니츠 등을 거쳐서 뉴턴에 의해 힘의 개념이 확실히 정립될 때까지 100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책에는, 이들 다섯 명의 주요 등장인물들 외에도, 17세기 중엽에 가상디(프랑스), 홉스(영국), 발리아니(이탈리아), 메르센(프랑스), 마르시(체코), 토리첼리(이탈리아) 등이, 그리고 17세기 말엽에 파디스(프랑스), 드 샤를(프랑스), 렌(영국), 후크(영국), 보렐리(이탈리아), 월리스(영국), 마리오트(프랑스), 로베르발(프랑스) 등이 어떻게 힘의 개념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

    이 책은 영어로 쓰여 있지만 라틴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의 외국어를 광범위하게 인용하고 있다. 이 책에서 외국어를 인용할 때 영어로 부연 설명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번역본에서는 영어만 번역을 하고 영어가 아닌 외국어는 원문을 그대로 두었다. 다만 필요하면 그 외국어가 무슨 의미인지 역주를 달았다. 본문에 이미 영어로 설명을 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본문의 내용으로 의미가 분명한 것은 따로 역주를 달지 않았다. 역주는 설명할 대상이 되는 부분의 바로 뒤에 괄호를 하고 달았는데, 본문과 구분을 쉽게 만들기 위해 별색으로 표기했다. 이 책에서 외국어로 인용한 용어나 논문의 제목 또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장은 이탤릭체로 표기했다. 이 책에 이탤릭체로 표기한 부분을 번역본에서는 모두 별색 굵은 글자로 표기했다.

    이 책에는 상당히 많은 인명이 등장한다. 본문에 나오는 인명은 모두 한글로 표기했는데, 그 인명이 최초로 나올 때 괄호 안에 그 이름의 원문을 표기했다. 본문에 나오는 서명(書名)이나 논문 제목 등도 모두 한글로 번역했는데, 그 제목이 최초로 나온 때 괄호에 원문을 표기했다. 서명이나 논문 제목이 영어가 아닌 외국어면 원문을 그대로 두었고 필요하면 역주를 달아 그 의미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인용한 책이나 논문의 내용 중 한두 문단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도 영어는 번역하고 영어가 아닌 외국어의 경우에는 원문을 그대로 두었으며 따로 역주를 달지도 않았다. 그렇게 외국어로 소개된 부분은 저자가 단순히 그 부분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원전(原典)의 내용을 그대로 독자에게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된다. 7장과 8장에서는 뉴턴의 어릴 적 일기장에서 그대로 소개한 부분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부분도 번역하지 않고 별색 문자로 그대로 표기했다. 거기서도 역시 저자가 그 부분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원래 뉴턴이 쓴 것을 그대로 독자에게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된다.
    (/ '역자해제' 중에서)

    이제는 기억하기조차 힘든 오래 전에, 나는 힘에 대한 뉴턴의 개념을 공부하려고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과학 역사 도서관의 편집장인 미카엘 허스킨(Michael Hoskin)의 추천으로 붙이게 된 [뉴턴의 물리학과 힘]이라는 책 제목은 그 당시 프로젝트를 위해서 임시로 사용했던 것이다. 역사학자로서 나는 시작할 때부터 힘에 대한 뉴턴의 개념을 그 이름에 걸맞게 조사하려면 반드시 17세기 역학 전반을 아우르는 무대에서 보는 것이 필요함을 알았지만, 순진하게도 나는 그런 프로젝트가 얼마나 엄청난 일일지는 거의 깨닫지 못했다. UCLA의 갈릴레오 탄생 400주년 기념행사에서 갈릴레오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달라는 초청을 받고서 힘의 개념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하여 갈릴레오의 역학을 새롭게 연구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도 나는 여전히 뉴턴 자신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뉴턴 이전의 17세기가 뉴턴의 동역학을 얼마나 잘 조명할 수 있는지 알고부터 나의 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아이디어도 생겼다. 뉴턴이 여전히 전체 분량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초기 의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연구는 17세기 동역학의 역사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어서, [17세기의 동역학]이라는 부제(副題)를 추가하게 되었다.

    이 연구가 17세기의 동역학에 대한 역사라면, 나는 그것이 색다른 역사라고 생각하고 싶다. 비록 동역학의 모든 중요 발전을 상당히 자세히 다루었지만, 이를 분류해서 모으는 데 주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현대 동역학에 이르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려 했고, 또 풀어야만 했던 개념의 매듭이라는 다른 모습을 통해 바라보고자 했다. 내가 바라본 시각(視覺)이 17세기 동역학을, 그 과학을 만들어냈던 사람들의 눈을 통하여 보는 것이라 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이 자기들의 전문 분야에 전력을 다 했던 문제를 정의(定義)하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적(知的) 장치와 관련해서 제안했던 해결책이 무엇이었는지 보려 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나는 3세기에 걸쳐 조망할 수 있는 장점도 활용하려 했다. 나는 17세기의 어떤 과학자도 이 연구에서 논의한 일련의 질문들을 20세기 역사학자들이나 가능할 정도로 명료하게 기술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옳게 보이는 그들의 업적을 단순히 열거하는 정도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 그들의 눈으로 동역학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 그들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혼동을 현재 우리의 위치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 나는 감동을 기대하면서 17세기의 동역학 공부를 시작했고, 그 결과에 실망하지 않는다. 기초 동역학은 이제, 총명한 학생이라면, 17세기 한 세기에 걸쳐 만들어 낸 모든 것을 불과 몇 주일 동안에 정복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화되고 체계화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기초 동역학을 만들 수 있었는지 자세히 연구해보면 그 작업이 간단했으리란 의구심은 사라질 것이다. 앞서 얘기한 두 관점에서 보면, 17세기에 새로운 동역학의 창시는, ‘천재들의 세기’에 충분히 걸맞은 성공으로서 인간 정신이 이룩한 최고봉 중의 하나인 듯하다.

    약간의 의문이라도 남을 경우를 대비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이것은 생각의 역사이다. 나는 동역학이 출현하게 된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무대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이 책이 끝났을 때, 부르주아 계급의 수준이 나의 노력으로 이 책의 첫 페이지가 시작될 때보다 1인치라도 더 높아진 것이 없다. 능력을 갖춘 많은 사람이 17세기 동안 일반적으로는 자연 과학에, 특히 역학에 전념했다는 사실은 유럽의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상황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내 경험을 조금이라도 따른다면, 역학에 대한 17세기의 문헌에서, 경제적 시스템에 따라 주어진 실용적인 생각이나 기술적인 문제들이 과학의 개념적 발전을 인도했고 결정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불가능하다. 당시에 동역학이 가장 중요하게 적용된 대상은 순수 과학에서의 문제들이었다. 한 예로, 뉴턴의 Principia에서는 여기서 등장하는 천체(天體) 동역학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17세기만 놓고 볼 때는, 그 결론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사람들은 그 다음 시대의 기술자들이었는데, 이는 계획된 일이었기보다는 우연이었다. 이 책에서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적 상황이나 실용적 생각들이 아니라, 17세기 초에 제안된 운동에 대한 새로운 생각에 따른 개념의 발전에 관한 것이다. 비록 사회적 요소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술적이고 수학적인 의문들에 더 관심을 기울인 것도 아니다. 물론 17세기 동역학에서 수학의 중요성을 부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예를 들어, 그때까지 정량적인 역학의 손에 닿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영역의 문제들이 미적분학과 함께 정확하게 다룰 수 있게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의 주된 관심사는 개념적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뉴턴에 이르기까지 동역학이 개발되는 동안에, 나에게는 그런 문제들이 동역학이라는 과학의 중심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나의 시도는, 한편으로는 이어져 내려오던 생각에서 오는 한계와,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에 대해 널리 퍼져있던 철학이 부과한 한계 내에서 개념의 발전과정을 쫓아가는 것이었다.

    조금은 놀랍게도 원고를 완성하면서 나는 어쩌면 암묵적으로 오늘날 과학의 역사라는 분야를 괴롭히는 질문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학적 변화는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문제인가 아니면 급격한 패러다임의 전환인가? 본문에서 상세하게 제시하겠지만, 17세기 동역학을 연구하면서 가장 감동스러웠던 점은, 3세기만큼 떨어져서 보면 개념적 맥락에서 그들의 개념과 완전히 대치되어 보이는 생각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끈질기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우리는 갈릴레오에게서 뉴턴의 동역학을 찾으려 했다. 실제로, 수많은 능력자가 근 한 세기에 걸쳐서 노력한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에게는 그렇게도 자명해 보이는 결과인 운동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추출해 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그러는 과정 중에 너무도 친숙해서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중세나 고대의 역학에서 전해 내려온 일련의 아이디어들이 정량적인 동역학을 구축하는 데 큰 축이 되었다. 누군가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동역학에서 이 시기로의 변화를 찾고자 할지라도, 역학에 관한 17세기의 문헌에서는 극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했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변화가 점진적이었으므로 기술적인 용어들이 상당히 애매모호했다. 나는 예외 없이 뉴턴의 동역학에서 사용하는 전문적인 용어들이 그 이전의 역학에서 흔히 사용하던 것들에서 전해져 내려왔다고 믿는다. 뉴턴에 와서야 정확한 의미를 얻게 된 단어들은 대부분 역학에서 오랜 동안 교류되어 온 신조어(新造語)의 일부분이었으며, 대체할 신조어의 부족으로 그 단어들은 17세기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그 단어들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그 단어들이 충분히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결국 새로이 등장했던 동역학과 관련해 그 단어들은 애매함이라는 결함을 드러냈다. 나는 독자들에게 그런 단어들에 현대적으로 정확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라고 경고해야만 한다. 라틴어로 된 본문에 ‘velocitas’가 나왔을 때, 그리고 프랑스어로 된 본문에 ‘gravite’가 나왔을 때, 그 단어들을 ‘velocity(속도)’와 ‘gravity(중력)’라고 번역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으며, 영어로 된 본문에 나오는 ‘force(힘)’를 다른 단어로 바꾸는 일은 거의 내 능력 밖의 일이었다. 내가 열거한 역사의 상당 부분은 정확한 용어의 발전과 관계가 있으며, 당시 널리 퍼져 있었던 애매함을 지적하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임무였다. 그래서 독자들이 그런 단어에 부과하는 의미는 신중히 할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나의 경우에는, 17세기 동역학의 용어에 문제가 있음을 점점 더 많이 깨달아가면서, 특별히 ‘힘’이라는 단어의 사용법에 대해서 광범위한 에세이들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런 에세이들이 각주(脚註)에 인용한 부록이다.

    사용법과 관련해 번역에 대해서도 역시 한마디 보태야겠다. 내가 포함한 모든 구절을 새로 번역하는 대신에, 그런 것이 나와 있다면 나는 표준으로 인정된 번역을 활용했다. 어떤 특별한 용어가 문제가 될 때마다, 나는 정확한 단어나 구절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원래 원문을 참고했다.

    상당한 분량의 원고를 완성한 모든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많은 출처에서 여러 형태로 충분히 도움을 받았다. 미국 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없었더라면, 나는 결코 이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며, 미국 과학재단의 후한 지원에 감사드린다. 인디애나 대학(Indiana University)의 연구처에서 지급한 연구비도 최종 원고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연구는 대부분 케임브리지 대학 도서관, 하바드의 와이드너(Widener) 도서관, 그리고 인디애나 대학 도서관 등 세 도서관에서 했다. 세 도서관 직원들의 전문적인 도움에 감사드린다. 케임브리지 대학 도서관의 평의회에서는 고맙게도 그들이 소장하고 있는 뉴턴의 논문들을 광범위하게 인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었다. 인디애나 대학 역사철학과의 직원들이 원고 준비과정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조이스 추바타우(Joyce Chubatow), 진 코핀(Jean Coppin), 그리고 이나 미첼(Ina Mitchell)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세기나 떨어진 일에 전념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오랫동안 견뎌준 나의 아내 글로리아(Gloria)와 자식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었다. 이제 책을 완성했고 내가 20세기로 돌아올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좋은 동행자가 될지는 역시 분명하지 않다.
    (/ '저자서문' 중에서)

    저자소개

    리처드 샘 웨스트펄(Richard S. Westfal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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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chard Sam Westfall, 1924-1996)
    미국의 저명한 과학사학자로 명문 예일 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3년에 미국의 인디애나 대학 교수로 부임해서 1989년에 은퇴할 때까지 근무했다. 뉴턴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한 학자로 유명하며 [근대과학의 형성](1971), [뉴턴의 물리학과 힘](1971), [17세기 영국에서 과학과 종교](1973), [결코 쉬지 않는 사람: 아이작 뉴턴의 일대기](1980), [갈릴레오 재판에 관한 에세이 모음](1989), [아이작 뉴턴의 일생](1989) 등의 저서를 남겼다. 1977-1978년에 미국 과학사학회의 학회장을 역임했으며, 과학사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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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이론 핵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인하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 [상대성이론], [교양물리], [핵물리학] 등이 있고, 역서로는 [뉴턴의 물리학과 힘], [새로운 물리를 찾아서], [물리이야기], [양자역학과 경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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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 대학에서 이론 핵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2~2003년에는 미국 워싱턴 대학교 객원교수, 2006-2007년에는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국 물리학회에서 실무이사, 세계물리연맹 실무위원, 여고생 물리캠프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
    [뉴턴의 물리학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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