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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니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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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페트라르카의 탄생 700주년을 기념하여 민음사에서 『칸초니에레』의 국내 최초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칸초니에레』는 페트라르카가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쓴 일련의 시들을 모은 시집이다. ‘칸초니에레’는 원래 이탈리아어로 ‘시집’이라는 뜻을 가진 일반명사지만, 페트라르카의 시집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칸초니에레』는 일부를 제외하곤 전부 그의 평생의 연인이었던 라우라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초반부의 시들에서 시인은 거절당한 사랑으로 인한 비탄, 정열과 아름다움의 덧없음을 노래하였으나 후반부로 가면 지상의 욕망을 천상의 것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형식에 있어서 『칸초니에레』는 페트라르카식 소네트의 완성형을 보여주며, 이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시인들의 끊임없는 모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일컬어 ‘페트라르키즘’이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만큼, 페트라르카의 작품은 서양 근대 서정시의 정전(正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문주의자 페트라르카



    페트라르카가 활동한 14세기는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시기였다. 여전히 중세부터 지속되어 온 신(神) 중심적 사고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었고, 유일하게 교양 있는 언어로 인식되었던 라틴어가 대부분의 문학 작품에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라틴 속어’라 불리며 무시되었던, 라틴어에서 파생된 유럽 각 지역의 방언들로 쓰인 문학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주제 면에서도 그리스 로마의 고전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인간 중심의 문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현대 이탈리아어의 모태가 된 토스카나 지방의 방언으로 쓰인, 르네상스기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들이 14세기에 나타났다. 그 대표적 작가가 바로 단테, 보카치오 그리고 페트라르카이다. 페트라르카에게서 발견되는 인문주의자적 특징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라틴어가 아닌 속어, 즉 이탈리아어로 작품을 썼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중세의 라틴 문학에서 벗어난 진정한 이탈리아 문학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중세를 문화적 암흑기로 칭하며 그리스 로마 고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것 역시 페트라르카였다. 이러한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이 바로 『칸초니에레』다. 이 시집에서 페트라르카는 숭고한 신의 영역이 아닌 평범한 인간의 삶에서 시의 주제를 발견함으로써 예술 세계의 폭을 넓혔다. 『칸초니에레』는 ‘사랑’이라는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그 헛됨을 인식하고 신에게로 귀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단테의 세계는 천상에 있었고, 페트라르카의 세계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었으며, 보카치오의 세계는 철저하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서양 근대 서정시의 정전(正典)



    서양 시 형식에서 가장 대표적인 형식 중 하나인 소네트는 프로방스 음유시인들의 연애시로부터 영향을 받은 시칠리아의 궁정 시인들에게서 생겨나 페트라르카에 의해 가장 세련되게 완성되었다. 페트라르카가 확립한 소네트 형식은 ‘이탈리아풍 소네트’로 불리며, 소네트 형식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탈리아풍 소네트는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어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에 정착되었고, 폴란드를 통해 슬라브 문학으로도 퍼져나갔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지역 중 소네트가 가장 많이 발달한 곳은 영국으로, ‘영국(셰익스피어)풍 소네트’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어 이탈리아풍 소네트와 함께 2대 소네트 형식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 영국풍 소네트 역시 출발은 페트라르카풍 소네트의 모방이었다. 특히 ‘불처럼 뜨겁고 얼음처럼 차갑다’와 같은, 영국풍 소네트에 셀 수 없이 등장하는 직유법이나 16세기에 유행했던 연작 연애시는 모두 페트라르카의 소네트에서 따온 것이다. 페트라르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칸초니에레』에 실린 시는 총 366편으로, 그중 317편이 소네트이고 이들 대부분이 라우라에 대한 사랑을 읊은 것이다. 라우라의 삶과 죽음이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칸초니에레』는 라우라의 생전과 사후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라우라의 생전 부분에서 페트라르카는 매우 인간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후 부분에서 라우라는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어머니와 같이 따스하고 온화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이 시집에 실린 시는 첫 번째 서시부터 50번째 시로서, 라우라가 사망한 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서시를 제외하곤 전부 라우라 생전에 해당하는 시들이다. 이 시들에서 페트라르카는 라우라의 아름다움과 미덕을 찬양하는 동시에, 그녀의 냉담함으로 인해 상처받은 자기 영혼의 고통과 슬픔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칸초니에레』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시들로 가면, 아름다움과 정열의 덧없음을 깨닫고 신에게로 귀의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페트라르카 탄생 700주년을 맞이하여 페트라르카가 말년에 주로 머물렀던 ‘아르콰 페트라르카’(페트라르카의 묘지가 있는 곳으로, 원래는 ‘아르콰’였으나 페트라르카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바꿨다.)와 파도바를 중심으로 각종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클래식 음악회, 페트라르카가 살았던 집의 재개장, 페트라르카의 장시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 전시회, 『칸초니에레』에 수록된 시 낭송회, 강연 등의 행사들이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특히 파도바에서는 ‘페트라르카와 그의 시대(Petrarca e il suo tempo)'라는 이름으로 시립 미술관에서 페트라르카와 관련된 170여점의 그림, 삽화, 필사본 등을 전시하고, 페트라르카 시대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시내 투어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페트라르카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과 클래식 음악회가 있을 예정이다.

    본문중에서

    이미 나는 마음으로 느꼈네

    그대에게서 생명을 얻었던 정신이 스러지고 있음을.

    지상의 동물이라면 당연히

    죽음에 맞서야 하나니,


    난 열정을 펼쳐, 자제하며,

    거의 잃을 뻔한 길 위에 내려놓았네.

    열정은 밤낮으로 나를 그 길로 초대하지만,

    나는 다른 곳으로 가려 하네.


    수줍음 많고 게으른 나를 이끌어,

    그 아름다운 눈길을 다시 보게 하지만

    그대에게 부담 줄까 내 모습만 바라보네.


    이제 나는 조금 더 살리라, 나의 삶에

    단 한 번의 그대 눈길이 그토록 힘이 되기에.

    내가 열정을 신뢰하지 않게 될 때, 그때 죽으리.


    (/'47번 시' 중에서)

    저자소개

    프란체스코페트라르카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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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4년 7월 20일 이탈리아 아레초에서 태어났다. 공증인으로서 가업을 잇기를 바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몽펠리에 및 볼로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였으나, 이미 1320년경부터 “문학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열정”이 그의 내부에서 싹트고 있었다. 1326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법학 공부를 중단하고 아비뇽으로 가서 평소 좋아하던 고전 작가들의 작품과 라틴 속어로 써진 작품들을 탐독한다. 1327년 4월 6일 아비뇽에서 라우라를 처음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그러나 페트라르카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평생 동안 간직했으며, 이러한 사랑의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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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영남대학교 국문학 박사(비교문학전공).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저서로 [한국 근대문학과 파시즘], [시와 영화 그리고 정치], [이탈리아문학사], [세계30대시인선], [문학과 인간] 등이 있으며, 역서로 [칸초니에레]가 있다. 대표 논저로는 <이상(李箱)의 시와 시대적 저항성>, <르네상스 천재, 미켈란젤로의 서정시와 미적 갈등>, <임화와 파솔리니의 시 비교연구>, <1930년대 한국 근대시에 나타난 파시즘 양상 연구>, <미래주의 선언과 한국 문학>, <한국 근대 문화와 이탈리아 파시즘 담론: 1930년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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