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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레미제라블 읽기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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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21세기의 ‘장 발장’들이 무한과 바리케이드 너머를 꿈꾸다

    21세기의 ‘장 발장’들이 무한과 바리케이드 너머를 꿈꾸다
    레미제라블에 대한 다채로운 콘 텍스트 읽기

    한국 현대사의 데자뷰:
    21세기 한국에서 ‘레미제라블’이 오버랩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19세기 초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그런데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도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읽히며, 다수의 영화와 뮤지컬 등으로 꾸준히 제작되어왔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2년 말 톰 후퍼 감독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개봉하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인에게 너무도 친숙한 줄거리, 반전이 없고 극적 긴장이 부족한 서사, 두 시간이 넘는 긴 상영 시간, 짧은 대사까지도 노래로 처리한 ‘송스루song-through’ 방식의 완전 뮤지컬 영화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레미제라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본 것인가

    21세기에도 존재하는 우리의 ‘미제라블’들, 즉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동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노숙자 등과, 그 고통에 공감하는 주체들의 연대와 활동이 영화의 마지막 바리케이드 장면에서 오버랩되고, 한국 땅에서 다시금 바리케이드 위로 성큼 올라선다. 경제발전을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아 노동, 인권, 민주주의를 희생시킨 개발주의, 돈을 신으로 삼아 다른 가치들을 모두 저버리게 한 천민자본주의, 자본의 야만을 억제하던 것을 규제란 이름으로 해제하고서 효율성, 이윤, 결과, 속도를 앞세워 인간과 생명, 과정, 안전을 희생시킨 신자유주의 체제, 정권-재벌-대형 교회-보수 언론으로 형성된 부패카르텔이 바리케이드 앞에 있다. 세월호 탑승자 304명 가운데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채 차가운 바다에 수장시키고서도 기득권층은 조금도 성찰을 하지 않고서 개혁은커녕 진상 규명조차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모순은 이미 프랑스대혁명 전야를 방불케 하고, 우리 시대의 미제라블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출판사 서평

    바다와도 같은 [레미제라블]의 가치,
    이 시대에 또 다시 해석해야만 하는 이유


    소설 [레미제라블]은 바다다. 비천함에서 거룩함에 이르기까지 비열함, 나약함, 악랄함, 정의로움, 순진함, 너그러움 등 다양한 인간들의 복잡다기한 성격과 행동을 적나라하게 묘사했고, 역사학자의 사료로 활용될 정도로 당대에 일어난 사건과 풍속이나 풍경을 정밀하게 보고했으며, 압박과 폭정과 전쟁의 종식, 자유 평등 박애, 모두를 위한 빵과 같은 진보 이념으로 비전을 펼치는 가운데 당대의 비참한 민중들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탁월하게 재현했으며, 신과 인간, 선과 악, 성찰과 구원, 개인과 제도, 사랑과 갈등, 주체와 타자, 전쟁과 혁명, 세계의 부조리와 실존과 같은 주제들을 망라하여 한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이는 인물에 집중해서 보면 성장소설이자 구원소설, 종교소설이고, 시대와 관련해서 보면 사회소설이자 혁명소설이며, 개인과 사건을 연관 지으면 역사소설이고, 사조로 보면 낭만주의 소설이자 리얼리즘 소설인 동시에 참여문학이다. 또 우파에게는 민중을 선동하여 세상을 뒤집어엎을 만한 잠재력을 가진 위험한 혁명소설이고, 중도의 시민들에게는 자신들이 놓인 실상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비전을 펼치는 진보적 계몽서이며, 좌파들에게는 기독교적 휴머니즘과 개량적 자유주의를 견지한 부르주아를 위한 성자전이다.

    이처럼 바다와 같은 작품이기에 다채롭게 해독이 되고,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메시지를 가진다.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다양한 버전의 레미제라블이 만들어지고 그때마다 많은 독자나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책은 소설과 영화, 그리고 뮤지컬에 이르는 다양한 ‘레미제라블’ 작품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변화해온 시대정신의 발현과 등장인물, 그리고 가치를 다채로운 관점에서 비평한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다채로운 관점으로
    소설과 영화, 뮤지컬 [레미제라블] 텍스트를 분석하고 그 맥락을 해석하다


    1장 [레미제라블과 프랑스혁명](최갑수)은 소설과 혁명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를 비교하면서 역사와 허구가 어떻게 교착되고 있는지를 살폈다. [레미제라블]의 시간대와 집필 기간 사이에는 30여 년의 간극이 있는데, 뒤 시기의 위고의 삶의 궤적이 역으로 혁명적 전통에 대한 평가에 작용하여 소설에 반영되었다. [레미제라블]에서 배경막의 역할을 하는 19세기 프랑스의 혁명적 전통은 저자에 의해 선택적으로 부름을 받는다.

    2장 [프랑스혁명과 한국 사회, 두 현실의 맥락에서 [레미제라블]의 화쟁기호학적 읽기](이도흠)는 화쟁기호학으로 영화를 분석하여 프랑스혁명기의 맥락과 21세기 한국 사회의 맥락으로 읽었다. 위고는 19세기 프랑스 현실을 민주공화주의 이념과 계몽사상, 기독교적 휴머니즘의 세계관으로 해석하고 재현했다. 한국의 현실에서 이는 계층이나 그들이 놓인 사회경제적 맥락, 이데올로기 코드체계에 따라 크게 네 가지, ‘구원의 서사’, ‘사랑의 서사’, ‘혁명의 서사’, ‘탈현대성의 서사’로 읽히며, 각 해석들이 서로 헤게모니 투쟁을 하고 있다.

    3장 [사랑과 혁명의 전사들에게 바쳐진 진혼미사: 톰 후퍼 감독의 영화 [레미제라블]을 생각하다](김규종)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시간을 직선적으로 추적하면서 거기에 제시된 다채로운 양상의 인간, 그들이 엮어내는 갈등과 사건, 종당에 도달하는 세계인식과 정신성의 몇 가지 지점을 소설 [레미제라블]과 비교하며 분석했다. 영화를 1815년, 1823년, 1832년 세 시점을 중심으로 소설과 비교 분석하며 영화와 내용상 차이, 특히 더 나은 점에 주목하면서도 영화가 포착하지 못한 것도 찾아내고 있다.

    4장 [숭고의 데자뷰, 레미제라블](김응교)은 영화를 소설과 비교하면서 영화에 나타난 여러 인물의 운명 속에서 ‘숭고미’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흥행이 ‘한국 현대사의 데자뷰’에 원인이 있다고 보면서도 더 근본적으로는 숭고미의 반복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숭고의 데자뷰’라는 말로 이를 압축하여 표현한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이런 숭고를 한국의 현대사와 겹쳐서 읽으며 추체험한다.

    5장 [숭고와 그로테스크를 통해 ‘무한’을 사유하기: 무한의 드라마, [레미제라블]](이충훈)은 ‘미’와 ‘추’가 서로 역동적인 관계에 있음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한다. 장 발장은 숭고냐 전락이냐의 갈림길에서 번민하고 주저하고 회의하지만, 결국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놀라운 ‘힘’을 발휘해 이를 극복해낸다. 이런 점에서 [레미제라블]은 그의 다른 소설처럼 원죄와 같은 결함을 가진 존재가 내면의 불굴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기에 이른다는 한 편의 ‘드라마’이며 현대적 의미의 ‘서사시’다.

    6장 [연민을 이끌어내는 문학과 도덕적 상상력: 영화 [레미제라블]과 소설 [레미제라블]의 비교를 중심으로](고정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을 통해 어떻게 도덕적 상상력을 구성하는지에 대해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며 서술했다. 대체로 문학은 영화에 비해 독자가 작품 속에 그려진 타인의 고통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과 ‘상상력’의 자유를 허용하기에, 문학 작품을 읽을 때 독자는 고통당하는 타자가 자기와 무관하지 않은 연대의 존재임을 느끼면서 도덕적 상상력을 확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7장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로 다시 태어나다](이상민)는 한국에서 개봉된 두 편의 영화, 1998년 빌 어거스트Bille August 감독의 [레미제라블]과 2012년 톰 후퍼 감독의 [레미제라블]을 비교하고 후자를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이론으로 분석했다. 어거스트의 작품이 장 발장과 자베르의 인물 간 대립과 갈등이 중심 플롯인 반면, 후퍼의 작품은 ‘나는 누구인가’를 외치며 정체성에 대해 괴로워하는 장 발장의 내적 갈등이 중심 플롯으로 작용한다.

    8장 [연극, 뮤지컬 그리고 레미제라블](강익모)은 소설이 어떤 원리와 장치, 기술에 의하여 시대의 변천에 따라 퍼포먼스와 영화로 변형되고 활용되었는지에 대하여 살폈다.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이 빚은 영상들은 공연예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하여 공연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공연예술은 다양해지고 질적으로도 향상되었다. 융합콘텐츠인 영화 [레미제라블]이 공연예술에 준 가장 큰 영향은 기술을 동원하여 휴먼과 힐링을 감성적인 표현으로 극대화하는 것이다.

    9장 [레미제라블과 그 불만: 노트르담의 꼽추 기억하기](김상률)는 장애인을 우리 시대의 가장 미제라블한 존재로 보고, 노트르담의 꼽추를 중심으로 타자로서의 장애 문제에 주목한다. 소설 [레미제라블]은 장애인과 같은 소수 미제라블보다는 노동자, 고아 등 다수의 미제라블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이는 위고가 부르주아적 공리주의의 세계관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위고는 [파리의 노트르담]의 꼽추를 통해서는 근대가 강요한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신체적 타자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부여하고 있다.

    10장 [엘리트에게 빼앗긴 민중의 에너지에 관한 단상](신항식)은 프랑스혁명과 영국혁명에서 부르주아 엘리트들이 민중의 혁명 에너지를 빼앗아 자신의 권력과 부를 늘린 데 주목한다. 들라크루아의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 여신은 민중에 대한 위선과 협박으로 똘똘 뭉친 ‘공공’ 엘리트로 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민중에게 공화국과 근대화는 기업의 대형화와 금융 민영화의 도구였고 민중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이는 현재의 관점에서 민중이 주체가 되는 탈국가 지역 자치 실천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한국의 레미제라블 현상에서부터 이 책의 출간까지,
    10명의 학자가 말하는 ‘레미제라블’


    톰 후퍼 감독의 영화 [레미제라블Les Mise rables]은 한국에서 누적 관객 590만 명을 넘어서며 뮤지컬 영화로서는 경이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개봉 8일 만인 2012년 12월 26일에 관객 200만 명을 넘어서더니, 개봉 30일째인 2013년 1월 17일 오전에 뮤지컬 영화 최초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9세기의 프랑스 독자들이 대체로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프랑스대혁명 이후 왕정복고기 민중들의 비참한 삶과 인간 구원, 부조리한 구체제ancien re gime에 대한 분노와 혁명의 길을 읽었다면, 2012년 말 2013년 초의 한국 대중들은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신자유주의를 비롯한 여러 모순에 놓인 한국 민중의 비참한 삶과 구원의 길, 부조리한 체제에 대한 분노와 희망의 메시지를 읽었으리라.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영화 속의 미제라블과 자신을 동일화했으며, 민주화 운동 세대들은 광주민중항쟁의 기시감(데자뷰)를 느끼며 바리케이드 너머를 함께 꿈꾸었다. [레 밀리터리블], [레 스클제라블] 등 억압된 군대나 학교를 패러디를 통해 풍자하는 작품이 속속 만들어져 SNS를 달구고 인구에 회자되었다. ‘레미제라블’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것이다.

    이에 이 현상을 학술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하기 위한 문학과영상학회의 기획으로 2013년 4월에 ‘[레미제라블] 다시 보기/읽기’라는 주제로 한양대에서 학술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여기에서 이도흠, 이상민, 강익모, 김상률 교수가 총 5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이도흠 교수가 학회의 의뢰로 편자가 되어 학회에서 발표된 이 논문들을 우선으로 하면서 추가되어야 할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부합하는 논문을 기존 논문에서 찾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주제는 그 주제로 가장 잘 작성할 수 있는 학자를 선정하여 청탁을 했다. 김응교, 고정희 교수는 기존 학술지에 실렸던 글을 이 책에 게재했고, 최갑수, 김규종, 신항식 교수는 이 책을 위하여 새로 원고를 써주었다. 그렇게 하여 모인 10명의 학자가 다채롭게 ‘레미제라블’을 분석한 것을 엮어 이 책으로 출간하였다.

    목차

    01 ‘레미제라블’과 프랑스혁명_ 최갑수
    1. 머리말 │ 2. 시대적 배경: 역사와 허구의 교착 │ 3. 이중적 혁명관 │ 4. 19세기 프랑스와 혁명적 전통 │ 5. 민주공화국의 이념 │ 6. 맺음말

    02 프랑스혁명과 한국 사회, 두 현실의 맥락에서 [레미제라블]의 화쟁기호학적 읽기_ 이도흠
    1. 머리말 │ 2. 연구방법: 화쟁기호학 │ 3. 프랑스혁명기의 현실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의 읽기 │ 4. 21세기 한국 현실의 맥락에서 영화 [레미제라블] 읽기 │ 5. 맺음말

    03 사랑과 혁명의 전사들에게 바쳐진 진혼미사: 톰 후퍼 감독의 영화 [레미제라블]을 생각하다_ 김규종
    1. 머리말 │ 2. 제1부: 1815년 │ 3. 제2부: 1823년 │ 4. 제3부: 1832년 │ 5. 영화가 포착하지 못한, 하지만 치명적으로 중요한! │ 6. 맺음말

    04 숭고의 데자뷰, 레미제라블_ 김응교
    1. 데자뷰와 숭고미 │ 2. 숭고라는 판타지 │ 3. 숭고한 인물들: 초자아의 대결 │ 4. 숭고의 데자뷰

    05 숭고와 그로테스크를 통해 ‘무한’을 사유하기: 무한의 드라마, [레미제라블]_ 이충훈
    1. 들어가면서 │ 2. [크롬웰] 서문에 나타난 숭고와 그로테스크의 이념 │ 3. [레미제라블]에서 그로테스크와 숭고가 결합된 한 예: 캉브론과 가브로슈 │ 4. 장 발장의 숭고와 [레미제라블]의 변신론 │ 5. [레미제라블]: 무한의 드라마

    06 연민을 이끌어내는 문학과 도덕적 상상력: 영화 [레미제라블]과 소설 [레미제라블]의 비교를 중심으로_ 고정희
    1. 머리말 │ 2. 타인의 고통에 대한 시각적 재현의 한계 │ 3.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의 특징 │ 4. 문학과 도덕적 상상력의 관계 │ 5. 맺음말

    07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로 다시 태어나다_ 이상민
    1. 2012년 한국을 달군 [레미제라블] │ 2. 영화 [레미제라블]이 담아낸 두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 │ 3. 노래로 풀어내는 욕망의 삼각 구도 │ 4. 오늘날 우리 자화상, [레미제라블]

    08 연극, 뮤지컬 그리고 레미제라블_ 강익모
    1. 콘텐츠로서의 [레미제라블] │ 2. 문학으로부터 공연예술과 영화의 감성에 편승하기 │ 3. [레미제라블]영화가 다른 공연예술에 끼친 영향 │ 4. 문학 작품에 상상력 강화와 변형을 가하는 궁극점: 인문학적 상상력 24601의 계시 │ 5. 문학의 매체변형론은 중단 없이 흐르는 영원성이 결론

    09 레미제라블과 그 불만: 노트르담의 꼽추 기억하기_ 김상률
    1. 왜 빅토르 위고인가? │ 2. "레미제라블"과 그 불만 │ 3. 노트르담의 꼽추, 더 레알 레미제라블 │ 4. 정상의 폭력을 넘어서 │ 5. 대안을 찾아서

    10 엘리트에게 빼앗긴 민중의 에너지에 관한 단상_ 신항식
    1. 들어가며 │2. 공화국의 장면들 │ 3. 왕정복고의 프랑스 │4. 루이 필리프, 프랑스 민중의 아이콘 │ 5. 엘리트: 민중을 이용했던 자들 │ 6. 결론을 대신하여

    본문중에서

    위고가 볼 때, 인간은 사실과 사상의 두 초점을 중심으로 타원이라는 역사를 구성하는 존재다. 그러기에 그 역사는 인간의 내면적 사상이 심층을 형성하고 이것이 표면적인 사건으로 드러난 것이다. 왕위 싸움, 군주의 출생, 제왕의 결혼, 전쟁, 집회 등 표면적 사건을 다루는 역사가들이 사건들의 역사가라면, 인간의 내면, 밑바닥, 일하고 고생하고 기다리는 민중, 짓눌린 여성, 암흑 속의 생령 등 심층의 사상을 다루는 이들이 풍습과 사상들의 역사가이다. 이처럼 위고는 양자를 대비하면서 후자의 주창자로 자처한다. 이는 혁명적 사건들의 폭력성과 비참함 속에서 진보의 필연성을 읽어내는 그의 비관적 낙관주의의 역사적 문법이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혁명적 전통’이 야기한 공포정치('1993년), 1848년 6월봉기, ‘파리코뮌’ 등의 ‘진창’을 ‘영혼’으로 승화시켰다. 참으로 [레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역사의 진혼곡이자 진보의 서사시였다.
    ('1장' 중에서/ p.26)

    혁명에 참여한 이들은 물론 미제라블들, 가브로슈, 팡틴 등 죽은 자까지 모두 바리케이드에 몰려들어 삼색기를 높이 흔들며 [인민의 노랫소리가 들리는가]를 합창하는 것으로 대단원을 구성한다. 이 순간, 비천함이 거룩함으로 변증법적인 종합을 하고, 인물의 형상이든 행동이든, 영화에 산견되었던 모든 거룩한 퍼즐들이 모여 숭고함의 절정을 이루며, 미제라블들이 더는 착취당하고 억압당하지 않는 내일에 대한 웅대한 비전을 품게 만든다. 이 장면에서 한국의 많은 관객, 특히 40대 후반 이상의 남성들은 자신들이 역사 수업, 미술 수업, 독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읽고 기억하고 있던 프랑스대혁명의 장면들만이 아니라 자신이 체험한 광주민중항쟁과 6월 항쟁을 부재텍스트로 떠올리고, ABC의 벗들에 윤상현을, 바리케이드에 1980년 5월 빛고을의 ‘절대 공동체’를, 가브로슈에 아낌없이 목숨을 던진 광주의 기층민들을, 바리케이드 너머에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한 새로운 세계를 겹쳐서 읽었을 것이다.
    ('2장' 중에서/ pp.82~83)

    그래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한국 현대사의 데자뷰’라는 말이 많이 쓰였다. 그것은 한국 대통령선거의 힐링용으로 쓰였을 가망성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이 글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의 흥행은 그보다 더 근원적으로 숭고미의 반복으로 보았다. ('중략) ‘레미제라블’이라는 스토리에는 고통스런 삶의 역정과 장엄한 역사의 흐름이 동시에 융기하는 숭고/숭고미가 발현되고 있다. 장 발장을 선과 구원으로 이끌어가는 ‘숭고’의 길은 그를 더 깊은 심연으로 떨어뜨리는 끊임없는 전락轉落의 길과 이어져 있다. 장 발장은 숭고냐 전락이냐의 갈림길에서 번민하고 주저하고 회의하지만, 결국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놀라운 힘을 발휘해 이를 극복해낸다.
    ('4장' 중에서/ pp.138~139)

    그러나 바로 이렇게 "비교적 마음 편하게 남의 고통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레미제라블]은 아쉬움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관객들을 관음증 환자로 전락시키지도 않지만 동시에 작품 속 민중들에 대한 충분한 ‘연민’을 관객들로부터 이끌어내지도 않는다. 필자는 어린 시절 [장 발장]이라는 아동용 소설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코제트가 겪고 있는 불행에 함께 몸을 떨었던 기억이 있다. 추운 겨울에 어두운 숲에서 무거운 물통을 질질 끌고 다니는 코제트의 맨발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느껴졌다. 그런데 영화에서 물을 길어 오는 코제트는 너무 어여쁘고, 코제트의 맨발이 특별히 강조되지도 않았다.
    ('6장' 중에서/ p.170)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문학의 확산 패턴은 이미 종이책의 폐기가 아니라 종이책과 연계된 공동의 디지털 방식의 보편성이 여전히 주요함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감성은 인간의 생각과 꿈, 열정, 사랑, 희망을 완성해가는 가장 최소의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아우라는 디지털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감동의 방법을 통하는 오랜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공연예술’에서의 감동과 대중을 움직일 그동안의 경험들은 더욱 변형되고 오래도록 변신을 거듭할 것이다. 24601처럼 신의 계시를 되새기는 기호를 통한 표현 기법과 해독이 지구촌 관객들의 다양한 오독에 의하여 대중 각자가 힐링을 하고자 하는 모습을 분명히 목도한 2012년의 [레미제라블]의 기억은 오래갈 것이다.
    ('8장' 중에서/ p.245)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학연구소 소장 및 민교협 상임의장 역임, 현재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이사장. 한국고전문학연구자이자 민교협 상임의장 등 몇몇 단체의 대표로 활동하며 교육과 사회 개혁에도 애써온 실천적 인문학자이다. 원효의 사상으로 마르크스주의 비평과 형식주의 비평을 종합한 화쟁기호학을 창안했다. 저서로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신화/탈신화와 우리],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등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한국서양사학회장, 한국프랑스사학회장 역임,
    (공)저서로 [근대 유럽의 형성], [프랑스 구체제의 권력구조와 사회], [유라시아 천년을 가다] 등이, 역서로 [프랑스대혁명사], [왕정의 몰락과 프랑스혁명], [프랑스의 역사], [1789년의 대공포] 등이 있으며, [역사용어사전]을 편찬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고려대학교 문학박사 (러시아 문학)
    경북대학교 교수 (1992. 3 - 현재)
    대경민교협 집행위원장 (2004. 6 - 2006. 6)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부학장 (2005. 3 - 2006. 2)
    민예총 대구지부 영화연구소장 (2007. 3 - 현재)
    경북대학교 전교교수회 부의장 (2008. 3 - 2010. 2)
    민교협 공동의장 겸 대경민교협 의장 (2012. 6 - 2014. 6)
    경북대학교 인문대학장 (2012. 9 - 2014. 8)
    복현 콜로키움 좌장 (2015. 3 – 2017. 2)
    저서: [노자의 눈에 비친 공자], [대학생으로 살아남기],
    [기생충이 없었다면 섹스도 없었다?!],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1, 2, 3, 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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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교(金應敎, Kim, Eung-gyo)_스무 살에 야학에서 펼친 책 한 권, 그 우연한 몰두는 그에게 평생의 매혹이 되었다. 『신동엽 전집』에 빠진 몇 년 뒤 석사논문 「신동엽 엽구–쟝르론을 중심으로」를 낸 그는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인물전 『민족시인 신동엽』을 내고, 이어 인병선 여사의 고증을 받은 『시인 신동엽』을 냈다. 이후 논문을 엮은 『사랑과 혁명의 시인 신동엽』을 냈다. 이번 책은 신동엽 50주기를 맞이해서 내는 평전이다.

    시와 문학평론을 쓰는 그는 시집 『씨앗/통조림』,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 평론집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 『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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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 프랑스 파리4대학 불문학 박사. 역서로 [장 스타로뱅스키의 투명성과 장애물], [드니 디드로의 미의 기원과 본성], [사드의 규방철학] 등이 있고,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과 지성사 관련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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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48∼1991
    출생지 전남 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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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집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 『실락원 기행』 『초혼제』 『이 시대의 아벨』 『눈물꽃』 『지리산의 봄』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 『광주의 눈물비』 『여성해방출사표』 『아름다운 사람 하나』, 시선집 『뱀사골에서 쓴 편지』, 유고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1년 4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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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대학교 ELP학부대학 창의교육센터 교수. 저서로 [대중매체 스토리텔링 분석론], [한국인의 문화유전자](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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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영문학부 교수이며, 미국소설과 탈식민주의 문화이론 강의를 하고있다. 저서로는 [20세기 미국소설 이해 1](공저), [강 - 문학적 형상과 기억들](공저)가 있으며 역서로 [백설공주]가 있다. 주요 논문으로 [탈식민주의 비평과 미국문학], [유토피아와 제국적 무의식], [디아스포라와 아프리카계 미국문학], [잃어버린 세대와 그 불만]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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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영상학회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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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문학과 영화의 접목에 학문적 관심을 기울여온 영문학자들의 제안으로 창립되었다. 15년여 동안 영상매체와 문화산업 분야의 학자들도 참여하여 문학과 영상을 융합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학술지 [문학과 영상]을 계절마다 발간하며, 2013년부터 동아시아 영화연구 국제학회와 연합하여 매년 1회 동아시아 영화 관련 국제 특집호를 발간하고 있다.www.engli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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