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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개성공단에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

《강안 남자》, 《황제의 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원호 작가의 남북합작 로맨스 『려명』. 월간 《신동아》에 연재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북한과 남한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가 수차례에 걸친 개성공단 답사 끝에 완성시킨 이 이야기는 러브스토리라는 대중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방이 감시의 눈길로 뒤덮여 있고, 휴대전화도 되지 않는 공단 내부에서 벌어지는 가장 치열하고 논쟁적인 러브스토리가 민족의 아픔 속에서 태어난 것이다.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며 별 탈 없이 지내던 남한 남자 윤기철. 학창시절 주먹깨나 쓴다고 이름을 날렸던 그이지만 이제는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개성공단 근무를 통보받고 그와 동시에 사귀던 여자에게도 버림받는다. 내가 공산당이라서, 그들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라니. 술자리에서 별 뜻 없이 내뱉은 말이 이런 결과를 낳게 될 줄이야. 윤기철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개성공단으로 향하는데….

[개요]
우리 시대 이야기꾼 이원호
민족의 아픔 속에서 사랑을 피워내다
국내 최초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한 남북합작 로맨스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며 별 탈 없이 지내던 남한 남자 윤기철. 학창시절 주먹깨나 쓴다고 이름을 날렸던 그이지만 이제는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개성공단 근무를 통보받고 그와 동시에 사귀던 여자에게도 버림받는다. 내가 공산당이라서, 그들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라니. 술자리에서 별 뜻 없이 내뱉은 말이 이런 결과를 낳게 될 줄이야. 윤기철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개성공단으로 향하는데……. 사방이 감시의 눈길, 휴대전화도 되지 않는 감옥 같은 공단 내부. 그리고 묘령의 여인 정순미. 뜻밖의 사랑이 시작되나 내심 기대할 즈음 윤기철은 국정원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는다.
북한과 남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원호는 수차례에 걸친 개성공단 답사 끝에 가장 치열하고 논쟁적인 러브스토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서평]
베스트셀러 작가 이원호, 이번에는 남북한의 아픔을 이야기하다
소설의 배경은 개성공단. 대외적으로는 남북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비치지만, 사실 그곳은 온갖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복잡한 공간이다. 남한의 자본논리와 북한의 체제논리가 공존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아침과 저녁의 상황이 바뀌기도 한다. 《강안 남자》, 《황제의 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원호 작가는 남과 북의 통일을 염원하며 개성공단을 수차례 답사했다. 공단 내부의 풍경, 그곳의 인간 군상, 그리고 정치적 배경까지 치밀하게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에 없던 사랑이야기를 썼다. 남과 북의 정치, 산업을 대변하는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남과 북을 대표할 수 있는 젊은이를 등장시켰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평범한 로맨스가 아니다. 민족의 아픈 역사를 담은, 현 시대 젊은이를 대변하는 절절한 기록이다.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속도감, 무릎을 탁 치는 카타르시스
이원호 작가의 장점은 빠른 장면전환과 예상치 못한 결말에 있다. 《려명》에서도 이런 장점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추격전은 마른 침을 삼키게 하고, 마지막 장을 넘기면 자신도 모르게 탄식이 나온다. 마치 액션영화를 보는 듯 숨죽이고 책장을 넘기다 마지막 장에 가서야 손끝이 멈추게 된다. 독자의 재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원호 작가의 솜씨가 빛을 발한다. 《려명》은 월간 신동아에 연재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 평범한 남한 남자가 온갖 역경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사랑을 지켜내는 모습은 많은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것이다.

개성
천사의 초대
연락원
갈등
청천벽력
머나먼 강
동행
회수작전
대가
려명
작가의 말

“시발, 내가 거물이 된 것 같군.”
혼잣소리였지만 목소리가 커서 운전사의 시선이 백미러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앞쪽으로 회사 건물이 보였을 때 윤기철은 자신의 컨디션이 나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간지 기자인
임승근의 얼굴이 떠올랐으므로 윤기철은 머리를 내저었다. 이건 기삿감 따위가 아니다. 여긴 다른 세상이다.
-본문 83p 연락원 중에서

“난 윤 과장님이 연락원으로 선택된 게 우연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겁니다.”
“…….”
“따라서 윤 과장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숨만 들이쉬는 윤기철을 향해 박도영이 말을 이었다. “북측도 준비했고 우리도 준비한 상태라는 말입니다. 이 작전이 즉흥적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때 윤기철이 물었다.
“작전 목적은요?” 불쑥 물었지만 박도영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대답했다.
“평화 공존.”

-본문 127p 갈등 중에서

내가 너무 예민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므로 윤기철은 그냥 가기로 했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거리가 10m 정도에서 7m, 5m로 가까워졌을 때 왼쪽 사내가 힐끗 이쪽을 보았다. 그러나 시선이 스치고 지나간다. 윤기철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데다 모자까지 눌러쓴 차림이다. 윤기철은 곧 둘을지나면서 옆쪽 민박집을 보았다. 사내 둘이 현관 앞에서 여행자하나의 신분증을 보고 있다. 놈들이다. 저절로 숨이 들이켜졌고 행인이 옆을 지나다가 옷만 건드렸는데도 온몸에서 소름이 돋아났다. 다행히 골목 안은 오가는 행인이 많다. 오른쪽으로 꺾어 발걸음을 옮긴 윤기철이 숙소의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 계단을 뛰어올랐다. 계단을 내려오던 여자와 부딪쳤지만 사과할 정신이 없다.

본문 349p 려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