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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의 시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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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살아생전의 유일한 시집 [피곤한 노동]부터
    사후에 출간된 [냉담의 시]까지 파베세 시의 모든 것!


    숨은 작가, 낯선 작가, 바깥의 작가를 소개해온 ‘인문서가에꽂힌작가들’ 시리즈에서 이탈리아 신사실주의(네오리얼리즘)의 대표 작가 체사레 파베세의 시 전집이 출간됐다. 이탈리아인 특유의 감성으로 20세기 중후반 여러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준 비운의 작가. 소설가로 명성을 얻기 이전 그는 시인이었다. 고도로 상징 시어와 추상 관념에 기댄 기존 에르메티스모(헤르메스 신비주의) 시인들의 순수시를 거부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부조리하고 냉혹한 현실을 담담하게 시로 이야기함으로써 당대 이탈리아 문학을 쇄신했던 인물, 체사레 파베세. 살아생전 유일한 시집이자, 민중의 삶을 있는 그대로 노래하여 새로운 세계를 연 [피곤한 노동]부터 마흔두 살로 세상을 등진 그의 절명시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가 포함된 [냉담의 시]까지, 파베세가 쓴 모든 시를 모아 2권으로 펴냈다. 이들 시집에서 청춘의 모험 앞에 전율하는 시인 파베세, 사랑의 추구와 좌절로 고뇌하는 우리와 닮은 인간 파베세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을 믿었고 사랑을 믿었다,
    배신당할지언정, 거기서 낙원을 봤다.


    시는 파베세 문학의 모체였다. 짧은 삶을 살면서 한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작가 파베세.
    절망과 낙담의 아이콘이 아닌 참된 목소리로 소외된 민중을 노래했던 그를 주목한다.
    부조리한 현실에서 고뇌하는 삶과 문학, 사랑의 추구, 이것이 그를 다시 음미하는 이유다.

    체사레 파베세 시 전집02 [냉담의 시] 국내 초역
    파베세 사후 그의 책상 서랍에 발견된 절명시

    파베세는 [피곤한 노동] 이후 줄곧 소설 집필에 공을 들였다. 그가 의도했던 새로운 시가 평단의 외면을 받자 소설로 전향을 시도한다. 예전 자신의 시를 두고 ‘잔광이나 여운’의 의미밖에 없다고 그 가치를 폄하했지만, 그가 시쓰기를 멈춘 건 아니었다. 물론 발표되지 않고 구석에 처박혔지만, 그는 시로써 자신의 마음을 정리했다. 그는 [피곤한 노동] 이후 많은 소설을 열정적으로 집필했고 1950년 3부작 장편소설 [아름다운 여름]으로 마침내 스트레가 문학상을 수상한다.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그해 여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그가 썼던 시들이 수습됐다. 가까운 벗과 가족들은 그가 일하던 에이나우디 출판사 사무실 책상에서, 그가 머물던 누이의 집에서, 순간순간 어둡고 근원적인 운명의 그림자와 싸우면서 써내려갔던 시들이 모아졌다. 초기부터 말년까지 파시스트의 검열로 삭제된 시, 자기검열로 빼둔 시, 남몰래 써둔 시들이었다.

    체사레 파베세 시 전집02 [냉담의 시]의 주된 특징은 청춘의 설화세계가 천천히 닫히면서 생의 비의만 간결하게 남겨진 자리, 그 자리에 땅과 하늘, 사람, 순간의 추억이 단단한 언어로 한데 뭉쳐져 뒹굴고 있다는 점이다. 절망과 회한의 거미줄에 찢긴 이야기들이, 허공에 엉겨 나부끼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발표하지 않았던 시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두 개의 연작시들이다. 하나는 비안카 가루피를 위해 썼던 [땅과 죽음]이란 제목 아래 묶인 9편의 시이고, 다른 하나는 파베세가 죽고 나서 출판사 사무실 책상 서랍에서 발견된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에 속한 10편의 시이다.

    그중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는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영어로 썼다. 그리고 나머지 시들은 제목은 영어로 돼 있지만 시 본문은 이탈리아어로 집필했다. 특히 첫 시[C.에게 C.로부터]의 원제 ‘To C. from C.’를 보면, 이 연작시가 체사레 파베세(Cesare Pavese)가 흠모하던 미국 여배우 콘스탄스 다울링(Constance Dowling, 1920-1969)을 위해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연작시에서 파베세는 [피곤한 노동]과 사뭇 다른 시세계를 그려보인다. 서사는 사라지고 시어는 압축되어 앙상하다. 그런데도 그 속에서 묘한 정서의 창출을 유도하는 이미지 연쇄가 힘을 잃지 않고 계속된다. 죽음을 예감한 양 파베세의 목소리는 무겁고 어둡지만, 그 안에서 발랄한 새 활력이 숨쉰다. 죽음 이후의 풍경을 보여주는 듯한 [나는 스페인 광장을 지나가리라]을 한번 보자. ‘하늘은 맑겠지./ 소나무와 돌들의 언덕 위로/ 거리들이 펼쳐지겠지./ 거리의 소란스러움은 고요한 대기를 깨뜨리지 못하겠지./ 분수에 뿌려진 다채로운 꽃들은 흥겨운 여인들처럼/ 눈짓을 하겠지. 계단들,/ 테라스들, 제비들은/ 햇살 속에서 노래하겠지......’

    유고시를 주로 모은 이 시집의 제목이 ‘냉담의 시’가 된 것은 파베세의 메모에 따른 것이다. 그가 남긴 많은 원고 더미에서 ‘냉담의 시’라는 한 묶음의 시들이 끼여 있었고, 이것이 훗날 [피곤한 노동]을 제외한 나머지 시들을 모은 시집의 제목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피곤한 노동]에 ‘풍경’이란 제목의 시가 무려 8편이나 들어 있듯이, [냉담의 시]에도 [피곤한 노동]에 실린 표제작이었던 [피곤한 노동]과 동일한 제목의 시가 한 편 있다. 주의할 것은 [냉담의 시]에 나오는 이 시가 [피곤한 노동]에 나오는 시(1934년 완성)보다 먼저 1933년 7월 18~19일에 완성된 작품이란 점이다.

    비록 그는 짧고 불행한 삶은 살았지만, 많은 이가 그를 사랑했고, 그의 작품은 후대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파베세의 시를 차분히 음미함으로써 세간의 평가로 재단된 파베세가 아닌 영원한 청춘의 심장으로 고동치는 시인 파베세를 새롭게 만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목차

    - 냉담의 시 (1934~1938)
    슬픈 포도주 II
    창조
    데올라의 복귀
    습관
    여름

    잠자는 친구
    무관심
    질투 II
    깨어남
    두 사람

    - 흩어져 있던 시들 (1931~1940)
    여선생들
    길 잃은 여자들
    노래
    슬픈 포도주 I
    배신
    내 안에 있던 소년
    인디언 서머
    거리의 노래
    지주들
    디나의 생각
    피곤한 노동

    게으름
    설득되지 않는 사람들
    공상의 끝
    나쁜 동반자
    옛날 규범
    질투 I
    지배하는 평화
    옛 시절
    시학(詩學
    풍경
    또다른 나
    블루스들의 블루스

    - T. 에게 보내는 시 두 편 (1946)
    (호수의 나무들은 어느 날)
    (당신도 사랑이다)

    - 땅과 죽음 (1947)
    (붉은 땅 검은 땅)
    (당신은 땅과 같다)
    (당신도 언덕)
    (당신의 얼굴은 조각된 돌)
    (당신은 언덕들을 모른다)
    (당신의 시선은 소금과 땅의 맛
    (당신은 언제나 바다에서 온다)
    (그 당시 비겁한 우리는)
    (당신은 땅, 당신은 죽음)

    -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1950)
    C.에게 C.로부터
    아침이면 당신은 언제나 돌아온다
    (당신에게는 피, 호흡이 있다)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당신, 3월의 바람
    나는 스페인 광장을 지나가리라
    (아침은 맑고 황량하게 지나간다)
    당신이 잠든 밤
    고양이들은 알리라
    마지막 블루스, 언젠가 읽게 될

    체사레 파베세 연보
    옮긴이의 말-사랑 없는 사랑의 노래

    본문중에서

    당신의 얼굴은 조각된 돌,
    당신의 피는 단단한 땅,
    당신은 바다에서 왔다.
    당신은 바다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검사하고
    거부한다. 당신의 가슴에는
    침묵이 있고, 집어삼킨
    말들이 있다. 당신은 어둠.
    당신에게 새벽은 침묵.
    그리고 당신은 땅의
    목소리 같고, 우물 속
    두레박의 부딪침,
    불의 노래,
    사과 떨어지는 소리,
    문턱 위의 어둡고
    체념된 말들,
    아이의 비명, 전혀
    지나가지 않는 사물들.
    당신은 변치 않는다. 당신은 어둡다.
    당신은 땅바닥을 다진
    닫힌 지하실이다.
    맨발의 아이가
    언젠가 들어갔고,
    언제나 생각하는 곳.
    당신은 새벽이 열리던
    옛날의 마당처럼
    언제나 생각하는
    어두운 방이다.
    (/ 연작시 [땅과 죽음], '당신의 얼굴은 조각된 돌' 중에서)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죽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잠도 자지 않고 귀머거리처럼
    우리와 함께 있다. 오래된 후회나
    불합리한 악습처럼. 당신의 눈은
    공허한 말, 소리 없는 함성,
    침묵이 될 것이다.
    당신 혼자 거울을 향해
    몸을 숙일 때 매일 아침 당신은
    그것들을 본다. 오, 사랑스런 희망이여,
    그날 우리도 알게 되겠지.
    당신은 삶이, 당신이 죽음이라는 것을.

    죽음은 모두를 바라보고 있다.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악습을 끊는 것 같겠지.
    거울 속에서 죽은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보는 것 같겠지.
    닫힌 입술에 귀 기울이는 것 같겠지.
    우리는 말없이 소용돌이 안으로 내려가겠지.
    (/ 연작시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중에서)

    밤도 당신을 닮았다.
    깊은 가슴 속에서
    소리 없이 우는 머나먼 밤,
    피곤한 별들이 지나간다.
    뺨이 뺨에 닿는다?
    차가운 전율이다. 누군가는
    당신 안에서, 당신의 열기 안에서
    길을 잃고 홀로 발버둥치고 탄원한다.
    밤은 괴로워하고 새벽을 열망한다.
    소스라치는 불쌍한 가슴.
    오, 닫힌 얼굴, 어두운 고뇌여,
    별들을 슬프게 만드는 열기여,
    말없이 당신의 얼굴을 살펴보면서
    당신처럼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닫혀 있는 죽은 지평선처럼
    당신은 밤 아래 길게 누워 있다.
    소스라치는 불쌍한 가슴,
    머나먼 언젠가 당신은 새벽이었다.
    (/ 연작시 [죽음이 다가와 당신의 눈을 가져가리], '당신이 잠든 밤' 중에서)

    저자소개

    체사레 파베세(Cesare Paves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8~1950
    출생지 이탈리아 산토 스테파노 벨보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에서 움베르토 에코 지도하에 불교 공안의 기호학적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기초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신곡] [광란의 오를란도] [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 외 다수가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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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지도하에 화두(話頭)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기초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현대 기호학과 문화 분석], [신곡 읽기의 즐거움 - 저승에서 이승을 바라보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칼비노의 [마르코발도 혹은 도시의 사계절], [팔로마르], [우주만화], 단테의 [신곡]과 [향연], 아리오스토의 [광란의 오를란도], 에코의 [거짓말의 전략], [이야기 속의 독자], [논문 잘 쓰는 방법], 모라비아의 [로마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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