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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달 [양장]

원제 : ミラノの太陽、シチリアの月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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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치밀한 향기로운 문장이 점점 선명해지며 마치 거장이 찍은 영화처럼
생생한 이탈리아의 풍경과 인간을 떠오르게 한다.
훌륭한 와인을 맛보는 즐거움이란 이런 걸까 생각하게 되는 호화로운 문장이다."
- 인터넷 서평 블로그 "맛있는 책장"의 글 중에서

흐린 날 많은 밀라노도 맑은 날이 있고
태양이 가득한 시칠리아에도 밤은 찾아온다.


[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달]은 [까사 디 지노]에 이은 우치다 요코의 이탈리아 에세이 두 번째 작품으로 전작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만난 지극히 평범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갖가지 인생사를 재조명한 10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는 책이다.
한적한 시골 역을 지키는 철도원 가족, 바닷가 별장을 위해 평생을 바친 택시 기사, 지역 특산물을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시골 청년, 해변 호텔을 운영하며 여생을 보내는 러시아 공주, 그레이 로맨스를 꿈꾼 변호사 커플, 바다를 집처럼 살아 온 노련한 선원 등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하늘 아래 반짝이는 사연을 저마다 간직한 다양한 인물들의 따뜻한 인생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풍요로운 순간을 숙성시켜 빚은 와인 같은 에세이
이국 사람 특유의 눈빛과 그 나라와 사람을 이해하는 지력과 교양, 마음에 새긴 것을 천천히 숙성시킨 시간이 결합되어 치밀하고 향기로운 문장으로 완성된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에서 오랜 세월 살아오며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삶의 풍요로움이 담겨 있다.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감상적인 접근보다는 등장인물과 주변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표현한다. 인물의 옷차림이나 건물의 세부 정경, 음식에 대한 묘사, 바다와 하늘 풍경 표현 등 꼼꼼한 관찰과 취재에서 비롯된 풍부한 묘사 장면은 읽는 것만으로도 눈에 보이는 듯 독자를 감탄하게 만든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묘사로 이루어진 단단한 문장은 삶을 대하는 작가의 성실한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처럼 풍성한 언어로 빚은 글이기에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사연으로 재탄생될 수 있었을 것이다.

삶은 계속 이어진다.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안타깝게
이 작품은 전작에 소개된 인물이 다시 등장하는 후속편 같은 반가운 에피소드가 여럿 있다. 친구 디아나의 경우 전편의 밝은 사연과는 달리 신산한 삶의 이면을 드러내듯 남편과의 오랜 불화로 헤어진 뒤에 남은 낡은 저택을 지키는 여성의 처절한 고독이 담겨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변호사 이다는 50년간 간직한 사랑을 겨우 이룬 기쁨을 나눌 새도 없이 병에 걸려 쓰러지고 마는 안타깝고 애절한 로맨스이다. 나폴리의 추억을 털어놓는 에피소드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란벨트 일가 인물들의 사연을 구체적으로 전한다. 시골 청년 에토레의 사연은 만남의 과정이 약간 변주되면서 결혼 과정의 후일담을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란 여행을 계속하며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 그들의 눈에 비친 이탈리아의 하늘과 바다의 색은 어떤지 그곳에 가본 적 없는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선명하게 떠오르게 만든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고독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사연이 있는가 하면, 향기로운 마을 축제의 왁자지껄한 풍경을 마치 직접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 이야기도 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 글이 전작의 속편을 염두에 두고 썼고, 관점을 바꾸면 이야기의 주제가 달라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며 꼭 전작의 에피소드와 비교해가며 읽어줄 것을 권하기도 하였다.

사소한 만남을 특별한 이야기로 만드는 탁월한 솜씨
평생 맛보기 힘든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을 마치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듣는 직업적인 태도에서 단련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잣거리의 음식점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찻집에서 들었던 사소한 이야기들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상세한 배경 취재를 거쳐 하나의 기사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의 정세를 해독하다 보니 세상의 저변을 이루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 것은 아닐까. 감정의 움직임을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만드는 유려한 문장과 그리 특별한 사연이 아닌데도 그것을 보편적인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그들의 삶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일일이 기억해 소중한 이야기로 복원하는 작가의 솜씨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세상 어디엔가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며 그들의 매력적인 삶에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마치 좋은 영화를 본 후에 남는 깊은 여운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목차

밀라노에서 산 상자
디아나가 지키고 싶었던 것
철도원 오스왈드
6층의 발자국 소리
러시아 공주와 발레리노
부르노의 꿈
거울 속의 나폴리
잔치는 시골에서
바다 이리
시칠리아의 달과 신부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초겨울의 어느 오후, 금방 내가 걸어온 밀라노의 거리를 내려다보니 아직 낮인데도 어두컴컴하고 춥고 음습해 보였다. 그런데 여기는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하늘에는 구름이 끼었는데도 마치 산꼭대기에라도 올라온 것처럼 눈이 부셨다. 계단 아래쪽 도시와는 전혀 다른 곳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테라스의 길이는 20미터는 되는 듯싶었다. 화분 하나 없이 휑하기는 했지만, 실내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밀라노는 저층에 살면 아침부터 불을 켜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어둠침침한 집이 많다. 태양과 인연이 없는 이 도시에서 이렇게 하늘과 가까운 테라스를 가진 집은 보물과도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했다.
(/ p.17)

오스왈드는 테레자에게 무엇이라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보석 같은 것은 살줄도 몰랐고 차가 없으니 이웃 마을의 영화관으로 불러낼 수도 없었다. 오스왈드는 밀가루를 이용해서 자신의 사랑을 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빵집으로 가는 도중에 밭이나 숲, 들판의 채소를 슬쩍하기도 하고 나무 열매도 모으고 야생화도 꺾었다. 2킬로그램의 밀가루는 양파가 들어간 한입 크기의 작은 빵이 되기도 하고, 토마토를 얹은 피자, 혹은 잘게 썬 나무 열매가 들어간 빵으로 구워져 한송이 야생화와 함께 매일 개찰구로 배달되었다.
"매일 ‘여기요.’라는 말밖에 못했어요. 얼굴이 새빨개져서 금방 구운 빵이 든 봉투를 내밀고는 그냥 내빼느라 바빴죠."
빵 봉투 위에는 매일 다른 조그만 야생화가 붙어 있었다. 그녀는 빵 봉투에 붙은 그 꽃을 무거운 것으로 눌러 소중하게 보관했다. 한 장이 열 장이 되고, 누른 꽃이 붙은 종이가 100장을 넘겼을 무렵, 둘은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은 빈곤을 상대로 싸워서 이기기 위한 공동전선이기도 했다. 그것은 애틋한 사랑, 그 이상의 숭고한 무엇이었다.
(/ p.89)

그 온실은 새빨간 장미로 가득했다. 키가 큰 니콜라이의 목 근처까지 올라오는 튼실한 장미였다. 한두 줄이 아니었다. 활짝 편 성인의 손 크기만 한 꽃이 모든 줄기에서 만개해 있었다.
밖에서 볼 때는 별로 대단치 않아 보이는 온실인데 안에 들어와 보니 머리 위에는 한눈에도 고가로 보이는 조명과 공조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발밑에는 스프링쿨러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자세히 보니 묘목 하나하나마다 급수관이 설치되어 있다. 온도계와 습도계, 조도계까지 여기저기 기둥에 붙어 있다.
니콜라이는 쑥스럽게 웃더니
"올가 공주님, 이 온실의 모든 장미를 공주님께 바칩니다."
그렇게 말하고 공손하게 인사했다.
(/ p.166)

큰 접시에서 생 햄과 살라미 소시지, 라드를 개인 접시에 나누어 담았다. 방금 가져 온 뜨거운 튀김 빵을 접시에 올려놓고 칼로 재빨리 가운데를 자르니 하얀 김과 함께 맛있는 냄새가 올라왔다. 거기에 생 햄 한 조각을 올려놓으니 햄에서 기름이 자르르 녹아 나와서 빵으로 방울졌다. 바로 접어서 입으로 가져가는데,
"어때요? 죽여주죠?"
어느 틈에 옆으로 다가 온 운전사가 볼이 미어지게 먹으며 한 손으로 레드와인을 따랐다. 와인글라스가 아닌 두툼하게 생긴 하얀 도자기 사발에 철철 넘치게 따랐다. 그냥 평범한 사발이고 아무런 특징도 없는 식기처럼 보였다. 그런 데다 와인을 마시느냐고 놀라자 운전사는 빙긋 웃으며 사발을 뒤집어서 보여주었다.
사발 아래쪽에는 전통 있는 도자기 회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넓고 넓은 이탈리아 중에서도 이 일대만의 독특한 방식이죠."
사발은 두툼하고 무거워 보였다. 입술을 사발에 대고 코끝으로 다가오는 와인의 향기와 함께 빨아들이듯 마셨다. 가냘픈 와인글라스로 마시는 것과는 맛도 향기도 목 넘김의 느낌도 달랐다.
(/ pp.258~259)

갑자기 머리 위의 조명이 꺼지더니 달빛을 받은 바닥이 하얗게 빛났다.
조용히 왈츠가 흘러 나왔다.
스테파니아와 그의 엄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둘은 우아한 스텝으로 미끄러지며 홀의 중앙으로 나갔다. 엄마의 긴 드레스 자락은 스텝을 밟을 때마다 엉겼다가 풀어졌고, 언덕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 때면 무릎 위까지 말려 올라가곤 했다. 그때마다 두 사람의 예쁜 종아리가 드러났다.
원래는 신부와 그의 아버지가 춤을 추는 순서였다. 아버지 역할을 대신했던 바르 주인이 스테파니아와 춤을 춰도 됐을 것이다.
그런데 신부의 등에 손을 대고,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딸의 청순 무구한 모습을 자랑스럽게 내보인 것은 신부의 엄마였다.
손님들은 달빛 아래 두 송이의 꽃이 춤추는 광경을 숨죽이고 지켜보았다.
(/ pp.334~335)

열 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는 모습과 습관은 달라도 사랑하고 배려하는 태도에서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있는 삶에 행복이 깃든다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모든 이야기가 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매우 진솔하고 구체적인 현지인의 삶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묵직한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화려하거나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이탈리아의 생활과 문화에 깊이 다가가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우치다 요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9~
출생지 일본 고베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9년 고베 시 출생. 도쿄 외국어대학 이탈리아어학과 졸업. UNO Associates Inc. 대표. 현재 이탈리아 밀라노 거주. 2011년 [까사 디 지노]로 제59회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상, 제27회 고단샤 에세이상 수상. 다른 작품으로 [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달], [이탈리아의 서랍], [카테리나의 여행 준비 이탈리아의 20가지 추억], [접시 안에, 이탈리아], [어쩔 수 없는데, 좋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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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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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후, 일본의 소설과 에세이 등을 번역하다가 중앙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에서 오에 겐자부로의 초기 소설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재학 중 BK21 사업팀 중앙대학교 네오재패네스크 연구원으로 일본 문화 전반에 관한 연구를 하며 번역의 지평을 넓혔다.
번역서로는 [천국은 아직 멀리], [가마타 행진곡], [결혼 못하는 남자], [전원의 쾌락], [절망은 나의 힘], [엄마의 가출] 등 20여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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