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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힘이 된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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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양귀자
  • 출판사 : 쓰다
  • 발행 : 2014년 11월 15일
  • 쪽수 : 31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844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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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11월 4주의 주목신간

    출판사 서평

    작은 꿈, 작은 눈물, 그런 것들로 무찌르기에 이 세계는 너무나 거대하고 음흉하다.
    문학은 곧 폐기처분될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는 글쟁이들의 엄살은 결코 엄살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고, 진실이나 희망이란 말은 흙더미에 깔려 안장되었다.


    작가 양귀자가 1987년부터 1993년에 쓴 중·단편 다섯 편을 모아 펴낸 소설집으로, 작가 개인으로서도 그리고 한국 단편문학의 위상에서도 거의 절정에 이른 수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집은 지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한국 주빈국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펴낸 "한국의 책 100"에도 선정되었다.

    아버지의 유해를 이장할 묘터를 찾아 하루 산행을 하는 단편 [산꽃], 살벌한 시대의 거대한 정치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던 한 고문 피해자의 가족여행을 담담하게 그려낸 [천마총 가는 길], 소규모 출판사 직원들의 노동조합 결성 보고서이면서 동시에 인간 유형에 관한 보고서로 읽히는 [기회주의자], 전교조 원년의 치열한 투쟁역사가 생생히 그려진 [슬픔도 힘이 된다], 그리고 16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중편 [숨은 꽃]등, 5편의 수록작은 치열했던 시대를 살아낸 한 작가의 깊은 시선이 문장으로 어떻게 조율되는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슬픔도 힘이 된다]는 최근 양귀자 소설의 모든 저작권을 양도받은 도서출판 [쓰다]에서 반양장본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작가의 말]
    질주하는 시간에 얹혀, 그 속도감이 놓치고 있는 징후들을 담아내고자 애썼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한 편 한 편 세밀하게 읽어보니, 상처와 고통과 애정이 한 몸이었던 그 시기가 마치 순정한 꿈인 양 여겨진다. 무엇에 홀린 것 같은, 개인과 집단이 함께 꾸었던, 그러나 이미 눈을 떠버린, 하지만 다시 꾸어야 할 그런 꿈.
    그렇기에 나에겐 이 책에 수록된 소설들이 하나같이 소중하다. 이 소설들이 없었다면 도대체 무슨 말로 나의 그 시간을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인가. 어떤 비난이나 엄벌보다 내가 나에게 가하는 질책 이상으로 괴로운 것은 없다.

    [해설]
    양귀자는 왜 어두운 낭만주의자가 되었을까. 고문의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이곳 아닌 다른 곳에 희망을 갖기에는 그가 너무 현명한 탓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그의 상처와 그의 지혜가 고통스런 현실과 그것과의 괴로운 싸움을 통해 얻어졌다는 점이다. 그것을 그는 ‘검은 눈자위로 바라보라’라는 간결한 격언으로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검은 것은 슬프다’는 작가의 잠언에 따르면, 이 세상은 슬픈 것이고 또 슬픈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었다.
    아아, 세계는 슬픈 것이기에 힘이 되는 것이고 힘 있게 살아야 할 것이었다. 부정을 통한 이 강한 긍정! 문학은 이 변증을 찾는 비의의 길이다. 그는 자신의 작가적 현실에 대한 깊은 고뇌와의 싸움을 그 귀신사에서 이루었고 다시 그의 작가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비의를 품은 ‘숨은 꽃’ 속으로 "삼투해 들어"갈 것을 다짐한다. - 김병익의 해설 [‘이곳’이 아닌 곳의 꿈꾸기]에서.

    목차

    산꽃
    천마총 가는 길
    기회주의자
    슬픔도 힘이 된다
    숨은 꽃

    작가 후기
    해설

    본문중에서

    산을 내려와서는 못 사는 꽃. 산이 아니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꽃. 그는 진달래꽃 가까이로 다가갔다. 다섯 갈래로 벌어진 꽃들이 두세 개씩 가지 끝에 매달려 있다. 미농지처럼 얇은 꽃잎이 안쓰럽다. 소리만 크게 질러도 눈물 같은 수액이 흘러내릴 것 같다.
    ('산꽃' 중에서)

    지옥 같은 물고문이 다시 시작되었다. 물고문의 그 지독한 고통을 아는 까닭에 이번에는 손발이 묶이는 순간부터 그는 이미 실신 지경에 이르렀다. 도저히, 정말 도저히 견딜 것 같지 않다는 절망감에 이빨이 마구 부딪칠 만큼 떨었다. 그러나 고문자들은 기계였다. 삽시간에 콧구멍으로 바다가 통째 흘러들기 시작하였다. 죽음과 현실이 연거푸 의식의 한계를 넘나들었고 그는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 숨이 꺽꺽 막히고 목구멍이 찢어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는 절망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허우적거리며 외쳐댔다. 말......말......말을 하겠.......
    ('천마총 가는 길' 중에서)

    하지만 그는 손문길 식의 낙관에 선뜻, 회의 없이 동조할 수 없었다. 오히려 칸트가 지난번에 말한 대로 주의가 주의를 낳는 낙원은 있을 턱이 없다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었다. 완전무결하게 하나가 되는 집단은 과연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인간의 절대적 숭고함을 믿어버릴 수 있는가. 그것 없이는 결국 개인에 대한 억압이, 가증스런 폭력이, 우리들을 옭아매지 않겠는가. 그는 손을 좋아하였지만, 때때로 사랑하기까지 했지만 거기쯤에서 노상 홀로 서먹하였다.
    ('기회주의자' 중에서)

    삶은 때로 그런 확인도 필요한 법이었다. 사람들은 각기 어떤 삶이 되기를 원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길을 선택하였다. 전교조 원년의 투쟁에 동참하면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이 어떻게 완성되어져야 하는지를 생각했었다. 그는 자신이 결코 혁명가의 삶을 지닐 수 없는 사람임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이 투쟁이 결국은 자기와의 싸움임도 잘 알고 있었다. 모든 명제에 우선하여, 그것의 완성으로 가는 투쟁은 내부에서 가장 치열한 것이라고 그는 믿었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날, 그 또한 내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를 진실로 원하였다.
    ('슬픔도 힘이 된다' 중에서)

    어쩌면 그는 내가 거기에 가야만 했던 까닭을 미리 알고 먼저 그곳에 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비웃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말해버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말해버렸다. 귀신사(歸神寺)에서 나는, 그렇게 말해버리는 법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숨은 꽃'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5.07.17~
    출생지 전라북도 전주
    출간도서 43종
    판매수 59,864권

    작가 양귀자는 1955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고 원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에 <다시 시작하는 아침>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장한 후, 창작집 『귀머거리새』와 『원미동 사람들』을 출간, “단편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1990년대 들어서 양귀자는 장편소설에 주력했다. 한때 출판계에 퍼져있던 ‘양귀자 3년 주기설’이 말해주듯 『희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천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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