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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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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여름방학 권장도서 (5~6학년)

  • 저 : 이금이
  • 출판사 : 사계절
  • 발행 : 2014년 10월 24일
  • 쪽수 : 18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8287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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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시련 가운데서도 살아나가야 할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여섯 편의 이야기

    작가 이금이가 5년여 동안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청춘기담]은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처해 있는 기묘한 현실과 더불어 입시와 성적으로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우리 사회의 각박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엄마를 셔틀하게 된 일진 소년의 사연,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된 소녀의 이야기, 자꾸 집 앞에 나타나는 한 소년을 둘러싼 1705호 식구들의 반응, 폐허가 된 '파라다이스' 건물에 모여든 아이들의 사연 등 청춘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기이하고 괴상한 일이 되어 버린 시대에 작가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때로는 절망적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려는 우리 모두의 안간힘이 들어 있다.

    출판사 서평

    청춘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기이하고 괴상한 일이 되어 버린 세상에
    이금이 작가가 보내는 소설 여섯 편


    1984년에 등단해 지금껏 현역으로 활발한 글쓰기를 하고 있는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이금이의 소설집. 5년여 동안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청춘기담]은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처해 있는 기묘한 현실과 더불어 입시와 성적으로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우리 사회의 각박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엄마를 셔틀하게 된 일진 소년의 사연,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된 소녀의 이야기, 자꾸 집 앞에 나타나는 한 소년을 둘러싼 1705호 식구들의 반응, 폐허가 된 '파라다이스' 건물에 모여든 아이들의 사연 등 청춘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기이하고 괴상한 일이 되어 버린 시대에 작가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때로는 절망적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려는 우리 모두의 안간힘이 들어 있다.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소설집
    '이 시대 최고의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로 꼽히는 이금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여러 작품이 실리기도 하고, [너도 하늘말나리야][유진과 유진]등 스테디셀러를 꾸준히 발표하며, 등단 이후 30년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꾸준하게 활발한 글쓰기 활동을 해온 부지런한 작가이다. 2009년부터 '청춘기담'이라는 제목의 소설집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상하던 그는[어린이와 문학][창비 어린이]등 작품을 발표할 지면이 생길 때마다 제목에 부합하는 소설들을 완성해왔다. [벼랑] 이후 두 번째 소설집은 이렇게 5년의 세월에 걸쳐 탄생했다. 기담(奇談)은 '이상야릇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뜻하지만, 작가 이금이가 구상한 기담은 그와는 조금 결을 달리한다. 평범한 일상에 끼어든 판타지에서 비롯한 기이한 이야기인 동시에 지금 십대의 삶을 충실히 기록한 것이기도 하며(記談), 누구나 가까이 들여다보기 꺼려할 만한 내용이기도 하다(忌談). 하지만 십대의 삶 자체가 기이하고 괴상한 현상이 되어 버린 오늘날에 이 작품들은 우리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야 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크게 신기할 것 없는 이 이야기들은 어쩌면 '기담'이라는 책 제목이 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소설들을 쓰는 동안에도 꽃다운 청춘들이 속절없이 스스로, 또는 사고로 스러져 갔다. 그런데도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일만큼 기이한 일들이 또 있을까?
    지난 5년여간 쓴 단편소설들을 살펴보니 청소년들을 둘러싼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려 안간힘을 써 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앞으로도 그들의 삶 속에서 겨자씨만 한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 꽃을 피우고, 나무로 키우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수많은 '그러함'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니까.......
    ('작가 노트' 중에서)

    평범한 일상에 끼어든 기이한 변신 이야기
    나 아닌 다른 무언가로 변하길 간절히 바랄 때가 있다. 주나정 역시 벌을 받으러 나가면서 간절히 바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길. [검은 거울]은 순식간에 엄마가 내가 되고, 내가 엄마가 되어 겪는 일상을 그렸다. 하지만 엄마는 자신이 바뀐 것을 모르고, 주나정만 자신이 엄마 모습을 한 채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또다른 나, 즉 '또나'가 된 엄마는 평소에 자신이 엄마한테 하듯 쌀쌀맞고, 짜증을 부리며, 애써 화장까지 한 자신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부스스한 머리에 목이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또나'를 학교에 보낸 다음 주나정은 다시 자신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한다. 텔레비전 화면, 노트북 화면, 지하철 창 등 곳곳에 놓인 검은 거울에 비친 엄마 모습을 한 자신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주나정. 하지만 정작 엄마의 바람으로 자신이 엄마가 되고 엄마가 자신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데.......
    [나이에 관한 고찰]에는 보통 아이들과 조금 다른 소녀가 나온다. 사회적 잣대로 보면 민서는 '공부도 못하고' '맨날 이상한 소리나 하는' 4차원 소녀다. 한글도 모르고 들어간 초등학교에서 담임으로부터 산만한 학습 지진아라는 말을 듣자 민서네 부모는 "학원과 공부 대신 자연과 자유를" 주고자 곧바로 시골로 이사한다. 등굣길에 나무들이 가지를 뻗어 자기 가방 속의 과자나 필통을 꺼내간다고 하거나, 마당 수돗가의 세숫비누를 헛간 쥐가 가져다가 자기네 종족 동상을 세워 놓았다는 식의 민서 이야기는 시골 아이들도, 선생님도 잘 믿지 않는다. 이뿐이 아니다. 민서는 살아온 햇수를 따지는 '생물학적 나이'와 마음 씀씀이를 재는 '마음나이'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본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민서는 자신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부모를 졸라 다시 서울로 이사한다. 더는 두더쥐나 새, 나무가 아닌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보통 아이들의 세계로 편입한 것이다.
    민서는 공부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애 형준이와 같은 공간에 있고 싶어 학원에도 다닌다. 그런데 계단반인 민서는 성적 좋은 아이들이 있는 3층과 4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어 형준이 얼굴을 볼 기회마저 없다. 중간고사 준비로 학원에서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던 민서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 뒤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기 얼굴이 늙수그레한 모습으로 변해 있어서다. 생물학적 나이와 마음나이까지는 알겠는데 이건 무엇을 잣대로 한 나이인지 도통 가늠이 안 된다. 겨우 보통 아이들의 삶에 적응한다 싶었는데 다시 이런 일이 생기자 당황스러울 뿐이다. 시험을 앞두고 학원에서 종종 머리가 희끗희끗 변하고 늙고 지친 아이들을 목격하던 민서는 문득 형준이가 공부하는 곳이 궁금해진다.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 형준이네 교실로 가려던 민서는 계단 난간에서 형준이와 마주치는데.......

    때로는 사실이 아닐지라도 기댈 곳이 필요하다
    [셔틀보이]는 반에서는 일진으로 통하지만, 알고 보면 꼬마 아이들의 돈을 삥 뜯어 피시방을 들락거리는 산69파의 막내 역할을 하는 소년 현기의 이야기다. 산69파는 동네가 재개발되기 전 현기와 동네 형들이 살던 주소에서 따온 모임이다. 태어나 16년 동안 한 번도 엄마를 만나 본 적 없는 현기에게는 임대 아파트에 입주할 정도로 불굴의 의지를 지닌 할머니와, 지방에 그릇을 팔러 다니며 잠깐씩만 집에 다녀가는 아빠가 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딱히 마음 붙일 데가 없는 소년의 꿈은 오직 하나. 새로 부여받은 스마트폰 셔틀에 성공해산69파 형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셔틀은 쉽지가 않다. 어설프게 꼬마 아이 휴대폰을 빼앗은 현기는 경찰서에 끌려가 곤욕을 치르고, 아빠는 현기 휴대폰을 빼앗고 대신 스마트폰을 사준다. 한때 주먹깨나 쓰고 살았던 아빠는 산69파 형들을 찾아가 응징하고, 현기에게 공부나 하라고 한다.
    현기는 반에서는 여전히 일진 코스프레를 하며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얌전히 학교와 집만 오간다. 마음의 구멍이 커질수록 현기에게 위안이 되는 건 스마트폰뿐이다. 그런데 이 스마트폰으로 자꾸 이상한 문자가 전송된다. 상우라는 애의 건강을 염려하는 내용인데 현기는 전화번호 차단을 걸기도 하고, 그들의 SNS를 들여다보며 자신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휴대번호 전 주인을 질투한다. '아들, 학교 잘 다녀왔어?'라는 문자를 봤을 때도 현기는 상우라는 아이의 부모가 옛날 번호로 잘못 보낸 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가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문자는 상우 엄마가 아니라 자기 엄마가 해야 어울리는 문자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물론 현기에게는 그런 문자를 보내올 엄마가 없다. 하지만 그동안 아파서 연락을 못했다며 미안해하는 엄마의 문자에 현기는 조그마한 희망을 품게 된다. 현기는 학교에서 주먹질을 하려다가도 멈칫 하게 된다.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지?'라는 엄마의 문자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현기는 상우라는 아이의 죽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문자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도.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날,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것도 아빠 직장 때문에 온 먼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즐거운 유니하우스]는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윤네 엄마와 그 집에 묵게 된 동우네 가족의 사연을 담았다. 동우는 태어나 몇 달 되지도 않아 할머니 손에서 컸다. 엄마의 출산휴가가 끝났기 때문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동생이 있었고, 자신은 엄마와 서먹한 사이로 지금껏 지내다 이곳에 유학 준비를 하러 온 것이다. 동우는 사사건건 부러 엄마의 화를 돋우고, 유니한테 막 대하는 주인집 아줌마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영장에서 유니와 마주친 동우는 서로 물장난도 치고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다음 날, 동우는 거실 한쪽에 서 있는 유니를 발견하고, 유니 엄마와 자신의 엄마가 나누는 대화를 엿듣게 된다. 엄마가 자신에게 미안해하고 있으며, 자신과 여기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조금 풀린 동우. 하지만 유니네 엄마의 이야기는 놀랍기만 하다.

    꺼리거나 피하지 않고 현실을 바라봐야
    [1705호]는 우리의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집 앞에 자꾸 나타나는 한 소년이 있다.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집 앞 계단에 앉아 있거나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다. 1705호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미숙씨네 가족은 각자 이 아이와 몇 번씩 마주친다. 볼 때마다 바로 휙 하고 사라져 귀신인 듯 느껴지는 서늘한 느낌의 아이.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진규는 밤늦게 그 아이와 마주치고, 그 뒤로도 몇 번인가 더 보았는데 자꾸 찜찜한 기분이 든다. 애써 아닌 척 하려고 해도, 진규는 그 아이를 통해 기억 하나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 아이와 비슷한 또래였을 시기, 진규와 가까이 지내던 한 친구가 목숨을 끊었다. 진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도, 진규 마음엔 늘 석연치 않은 뭔가가 남아 있었다. 진규만 아는 진실 때문에 그 친구의 죽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미숙 씨는 새벽 기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아이를 보고 깜짝 놀란다. 처음엔 신문배달을 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자꾸 마주치니까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예전 집에서 이사한 것도 다 오지랖 넓게 남의 집 일에 간섭해서라는 생각이 미치자 그냥 관심을 거두기로 한다. 지하철역 부역장으로 근무하는 가장 박우석 씨도 아이와 몇 번 마주쳤다. 그는 아이가 자전거 도둑은 아닐지 의심한다. 박우석 씨에게 청소년은 그냥 문제아일 뿐이다. 자신이 승진심사에서 자꾸 떨어지는 것도 지하철역에서 십대 아이들 때문에 일어난 사고 탓이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딸 진주는 집 앞에서 그 아이와 마주치고 화들짝 놀라 집에 뛰어 들어온 적도 있다. 그 무렵 미숙 씨는 자신의 집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1705호에 살던 중학생 남자아이가 성적 비관으로 자살했다는 것이다. 미숙 씨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집에 들어온 이유를 알고 그 아이의 존재를 짐작한다. 하지만 절대 식구들에게 말은 하지 않기로 한다. 1705호 앞을 서성거리는 그 아이의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천국의 아이들]은 서늘한 반전으로 삶을 반추하는 작품이다.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뻔한 건물 '파라다이스'는 원주민에 대한 보상 문제와 건설사 부도, 입주하기로 한 상인 몇이 자살하는 등 온갖 추악함 속에 공사가 중단된 채 노숙자들의 새로운 쉼터로 부상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데다 공사용 리프트도 망가져 지상에 가까울수록 로열층 대접을 받았지만, 아이들은 37층을 아지트로 삼았다. 37층은 아이들 사이에서 펜트하우스라 불렸고, 천장이 없는 38층이 옥상 역할을 했다. 준은 이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지만, 오늘 이 건물로 왔다. 부모 속 한번 썩인 적 없이 얌전히 공부만 하던 모범생 소년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시험 시간에 부정행위를 하다 걸린 것이다. 준은 폐허 같은 건물에서 밤을 지새우고 그곳에서 불량스러워 보이는 파랑머리 소녀를 만난다. 블루라는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얼굴이 온통 피어싱 투성이인 소녀는 어딘가 기괴한 느낌을 준다. 사계절 옷을 모두 겹쳐 입고 그 위에 담요를 둘러쓰고서도 추워하질 않나, 온몸에서 썩은 내가 나질 않나,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건물에서 밤을 보낸 지 사흘째 되던 날 준은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엄마는 안방에서 울고 있고, 아빠 역시 서재에서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청춘을 즐기고 견뎌야 한다
    [청춘기담]에 실린 단편들은 기이하면서도 서글프고, 서늘하면서도 사실적이다. 이금이는 냉정할 정도로 섣불리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셔틀보이 현기가 살아갈 하루하루는 어제와 조금은 다를 것이며, 주나정은 스스로 원해서건 아니건 예전보다 좀더 다정한 눈빛으로 엄마를 대할 것임을 우리는 안다. 1705호 식구들은 이제 마음에 돌덩이를 하나 얹은 것처럼 평생 남모를 죄의식에 시달릴 것이며, 민서는 다시 온전한 나 자신의 모습으로 살기 위해 당장 학원을 뛰쳐나갈 것이다. 준은 이미 늦긴 했지만 파랑머리의 도움으로 제목 그대로 '천국의 아이들'이 될 테고, 동우는 엄마와 새로운 관계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이금이는 여섯 편의 작품을 통해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 역시 우리의 현실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의 삶에 아주 작은 희망이 있듯이 우리 역시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살아가야 한다고 조용히 힘주어 말한다. 그것이 바로 삶이고 청춘이기에.

    목차

    셔틀보이
    검은 거울
    1705호
    나이에 관한 고찰
    천국의 아이들
    즐거운 유니하우스

    본문중에서

    미안해 아들. 미안해. 미안해. 나는 아빠나 할머니한테, 아니 다른 누구한테도 제대로 된 사과란 걸 받아 본 적이 없다. 미안해 아들, 이란 말은 오글거리면서도 슬펐고 따뜻하면서도 아팠다.
    ('셔틀보이' 중에서/ p.32)

    누군가 (엄마라 할지라도) 쓰레기 같은 내 삶에 대해 이토록 세세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쑥스러우면서도 신기했다. 덕분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상이 조금은 소중하게 여겨졌다.
    ('셔틀보이' 중에서/ p.33)

    나는 셔틀이니까. 셔틀을 꼭 돈이나 휴대폰 같은 것만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마음이나 생각, 뭐 그런 것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셔틀보이' 중에서/ p.39)

    우연히 맞부딪히게 되는 검은 거울은 도처에 있었다. 공간의 깊이와 넓이가 모호한 검은 거울은 내 의지로 보는 그냥 거울과는 느낌이 달랐다. 사람이나 사물이 그대로 비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의 내면과 이면도 함께 보이는 것 같았다.
    ('검은 거울' 중에서/ p.67)

    우석 씨는 십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낙서나 흡연, 기물 파손, 도둑질, 패싸움 같은 건 귀여울 정도였다. 전에 근무하던 역에서는 여중생이 화장실에다 아이를 낳은 뒤 버리고 간 사건도 있었다. 경찰서에서 본 여자애는 어찌나 멀쩡한 얼굴이던지, 그때 일을 생각하면 우석 씨는 저절로 고개가 저어졌다.
    ('1705호' 중에서/ p.80)

    진규 또한 그날의 일을 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실제로 잊었다. 그런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그때의 기억이 진규를 구덩이 속으로 떠밀었다. 푸른 하늘과 맑은 햇살 때문에 더 깊고 어둡게 느껴지는 구덩이였다.
    ('1705호' 중에서/ p.91)

    나는 옥상에서 우리 집과 비슷한 형태의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동네 풍경을 바라보았다. 같은 모양새의 집들이 앞에도 뒤에도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이제 나만 그 안에 사는 아이들처럼 바뀌면 된다. 옥상 난간에 앉은 비둘기 부부가 나누는 대화가 들려왔지만 나는 못 알아듣는 척했다. 그 뒤로 비둘기들은 내가 나타나면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멀리 날아가 버렸다. 나는 보통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진 자신에게 만족했다.
    ('나이에 관한 고찰' 중에서/ p.113)

    비상구 문이 닫힌 뒤 나는 무너지듯이 계단에 주저앉았다. 형준이가 들어간 곳에는 스카이반이 아니라, 그 애 자신을 제물로 바칠 제단이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내 얼굴을 비춰 보았다. 동굴처럼 보이는 검은 화면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얼굴 하나가 떠올랐다. 나뭇가지가 장난을 걸어오거나, 별똥별이 내 다락방에 와 잠을 자고 가는 것쯤은 당연하게 여기던 그 모습도 아니고, 부모님보다 성숙한 마음나이의 얼굴도 아니었다. 무엇으로 잰 나이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
    ('나이에 관한 고찰' 중에서/ p.125)

    쉽게 정리되지 않는 혼란 속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게 있었다. 열네 살, 온전한 나 자신의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과,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일어나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는 것!
    ('나이에 관한 고찰' 중에서/ p.126)

    준이 맨바닥에 쓰러진 채 까무룩 잠 속으로 빠져든 건 동이 틀 무렵이었다. 엄마 아빠의 실망과 질책, 학교 아이들의 조롱과 비웃음이 악몽으로 찾아왔다. 잠이 든 상태에서도 준은 떨었고, 흐느꼈고, 괴로워했다.
    ('천국의 아이들' 중에서/ p.132)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
    출생지 충북 청원
    출간도서 63종
    판매수 275,035권

    '이 시대 최고의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로 꼽히는 이금이는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후, 30여 년 동안 진한 휴머니티가 담긴 감동적인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소천아동문학상과 윤석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배우가 된 수아] [생 레미에서, 희수] [햄, 뭐라나 하는 쥐] [너도 하늘말나리야] [주머니 속의 고래] 등 여러 편의 작품이 실리기도 한 그는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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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도매상 및 제작사 사정에 따라 품절/절판 등의 사유로 주문이 취소될 수 있음(이 경우 인터파크도서에서 고객님께 별도로 연락하여 고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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