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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고문서를 통해 본 조선사람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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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한글’을 통해 ‘삶’을 들여다 보다
    ‘삶’에 스며들어 있는 ‘한글’


    우리 선조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한글 고문서는 어떤 내용일까?
    이 책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멀게만 느껴지는 선조들의 삶. 그 당시의 사람들은 어떠한 삶을 살았고 어떠한 일들을 했을까. 우리에게 전해져 오는 한글 고문서를 통해 그 당시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문 고문서와 다르게 한글 고문서는 연구와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글이 세계적인 자랑거리이며, 세계에서 으뜸가는 언어임에 틀림없지만 그에 마땅한 관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한글 고문서를 통해 옛 선조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글 고문서의 정의, 양식, 분류 등을 함께 다룸으로써 한글에 대한 연구와 애정이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
    접하기 힘든 한글 자료들과 그것들을 통해 그 시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랜 시간 돌아 온 ‘한글’의 자리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후 문화적 우위에 있던 한자와 한문이 지배층들의 소통 문자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글은 제 자리를 찾는 데 꽤 시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이미 16세기 무렵 지방의 사대부가들은 한글을 거의 익히고 있었으며 임란을 경유하면서 내방을 근거로 하여 중인층으로 그 사용이 확대되었다. 조선 후기 영 · 정조 시대에는 왕가에서도 공공연하게 한글을 사용하였으며 대국민 포고문이나 유시나 윤어에는 한글이 제한적이나마 공공 문자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대한제국에 이르러 문자의 혁명이 일어났으니 한글을 공식 국가 문자로 인정하게 되었다. 말과 글의 일치는 민주화로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의 한글 전용화 선언 이후 80년대에 들어서서 주요 신문사에서도 한글 전용으로 전환함으로써 한글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세계적인 자랑거리 ‘한글’의 안타까운 현실

    각종 박물관에는 한문 자료는 소중하게 다루고 있으나 한글 자료는 아직 구석에 처박아 놓고 있으며 제대로 판독하고 내용의 가치를 읽어 낼 전문 인력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한글이 세계적인 자랑거리라 말하면서 정작 한글 자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불모의 상황이나 다행스럽게도 정부에서는 ‘한글박물관’을 곧 완성하여 한글 유산을 본격적으로 수집 · 보존하고 그 연구를 계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삶의 발자취, 한글을 통해 들여다 보다

    한글 자료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일부를 기록으로 남긴 것이기 때문에 이를 낱낱이 발굴하고 또 정밀하게 판독해 냄으로써 지난 우리 선조들의 삶을 읽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한글 고문서 자료 가운데 격조가 높은 자료를 뽑아 한글 문서가 어떤 종류가 있으며 그 문서 양식이라든지, 사용 목적과 효과가 어떤지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최근 케이팝이 한류의 물결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케이팝을 즐기기 위해 한글을 학습하려는 세계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언어문화를 통한 새로운 문화 변경이 확산되는 오늘날 우리 스스로가 한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자긍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목차

    머리말

    1부 관부문서


    1. 유서 · 전유
    2. 고유 · 고시 · 전령
    3. 완문
    4. 상언
    5. 소지 · 원정 · 발괄 · 언단 · 청원서
    6. 조선시대 한글의 삶, 최초의 한글 재판 판결문

    2부 사인문서

    1. 분재기
    2. 명문
    3. 수표 · 다짐
    4. 자문
    5. 배자
    6. 고목
    7. 유서 · 상서
    8. 완의
    9. 통문 · 발기

    한글 고문서의 이해

    1. 한글 고문서란
    2. 고문서의 분류
    3. 한글 고문서의 분류 체계
    4. 한글 고문서 명칭 표준화
    5. 한글 고문서의 유형
    6. 한글 고문서 자료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이 자료는 정유년에 경기도 광주군 남중면 가경리에 사는 윤 소사가 경기도 광주의 성주에게 올린 원정이다.
    윤 소사가 노선겸 등 여러 명이 자기 소유의 전토에서 무단으로 경작하고 투장(偸葬: 남의 산소에 몰래 묘를 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에 제출한 원정이다. 오른쪽에서부터 14행으로 정소 내용이 있고 왼쪽에는 한문 초서로 제사가 기록되어 있다. 오른쪽 아래에 주문방인(朱文方印) 1방, 왼쪽 아래에 주문방인 2방이 찍혀 있다. 원정은 일종의 정소장인데, 여인이 소장을 발급한 경우에는 기두(起頭)에 "某年某地居某召史白活"라는 양식으로 쓰는데 본 문서에서는 "남즁면 가경니 거?넌 윤쇼사 원졍"으로 되어 있다. 이 자료는 조선 후기 산송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현실을 보여 주는 자료이다.
    현대어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중면 가경리[경기도 광주 남중면 가경리]에 사는 윤 소사 원정

    이렇게 삼가 원정하는 일은 이 몸이 본래 남편과 함께 살다가 십여 년 전에 경기 땅으로 옮겨가서 살았더니 금년 봄에 옛 땅으로 되돌아와 본 즉 이 몸의 친가가 외송평에 살았는데 친가가 하루아침에 구걸하여 서러운 마음 갈피를 다잡을 수 없었는데 본동에 사는 노 선달 승겸이라는 이가 자기 아들 뫼를 이 몸의 친정 부모 양친 산소 순전 오륙 보 땅 경계 내에 썼기에 이장(移葬)하라는 뜻으로 누차 말하여도 끝내 혈손이 없는 것처럼 연락을 끊고 끝내 이장하지 아니 하오니 선달이 무덤을 선 곳의 관을 파내게 해 주시고 그 동네에 사는 조운서와 조낙서, 우경오, 연승서 네 사람이 산소 좌우의 평지밭을 일궈 경작한 것도 칠팔 년도 되고 혹 오륙 년도 되었으니 자손 없는 묘라고 세상에 이러한 인심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태를 똑똑히 살펴서 아래의 원하는 연유를 알리오니 노선달 자식의 묘 있는 곳을 파 주시고 이 네 사람은 착취법으로 정하여 남의 분묘 가까이 경작한 죄를 다스려 주시고 이 후사가 없는 묘를 지탱하게 해 주시옵기 천만 번 엎드려 빕니다.

    처분을 내려주실 일

    정유(1837 혹은 1897)년 처분

    정유년 9월.
    ( '정유(1837 혹은 1897)년 경기도 광주 남중면 가경리에 사는 윤씨가 성주에게 올린 원정' 중에서/ p.66)



    이 자료는 개인 소장의 문서인데, 임인(1782 혹은 1842)년 9월 초3일 김예경이 선척을 방매한 수표이다.
    선척을 방매하는 조건으로 선금 164냥은 이미 받아 갔고 나머지 50냥을 전문으로 받아 도합 214냥으로 선척을 양도한다는 내용이다. 이 자료의 명칭은 수표이지만 내용상 한글로 작성된 선척 매매명문으로 희귀한 자료이다.

    현대어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표

    이 수표하는 일은 선척[을] 방매하여 돈 164냥 [먼저] 찾아 갔고
    이 댁에 돈문서 50냥을 하오니 합하여 돈 214냥을 썼고자 이 성문으로 수표를 하오니 이후에 증거로 삼을 일이라.

    임인(1782 혹은 1842)년 9월 초3일

    표주 김예경 (수결)
    필집 송 생원 댁.
    ( '임인(1782 혹은 1842)년 김예경이 발급한 선척 방매 수표' 중에서/ p.168)



    이 문서는 상전이 흉년을 당하자 생계가 어려워 데리고 있던 노비를 방매하기 위해 몸종의 남편인 남돌에게 발급한 배자이다.
    고종 12(1875)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인인 ‘남돌 ’에게 발급한 것으로 상전의 몸종인 교전비 초정이의 소생인 노비 ‘명첨’을 방매하기 위해 작성한 배자이다. 명첨이는 무오생이므로 약 17세의 처녀이며, "내 몸으로 부릴 길 없으니 구매하려 하는 사람에게 헐한 값으로 방매(放賣)하여 봉가(捧價)를 집에 받치기"를 바란다는 것과 대신 노비를 팔아 문기를 작성하여 바치라는 내용이다. 수결 대신 사용하는 수장이 아닌 오른 손바닥 도장을 찍은 것이 특기할 만하다.
    이 문서는 배자 형식이지만 자매명문에 가깝고 배자와 명문의 양식이 섞여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어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돌에게
    다름이 아니라 흉년을 당하여 살아가기가 어려울뿐더러 교전비(轎前婢, 몸종) 초정이 소생의 노비 명첨[이는] 무오생[으로] 내 몸으로 부릴 길 없으니 사고자 하는 사람에게 헐한 값으로 방매하여 받은 돈은 집에 바친 후에, 배자에 의거하여 명문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

    을해(1875)년 5월 15일

    상전 이(손도장).
    ( '고종 12년(1875) 노비 방매를 위해 상전이 남돌에게 발급한 배자' 중에서/ p.18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언조사 연구원과 울산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현재 경북대학교 인문대 교수이다. 또한 국립국어원장과 동경대학교 대학원 객원연구 교수를 역임하였다.

    훈민정음에 나타나는 사성 권점 분석 외 논문과 [방언의 미학](2007, 살림), [둥지 밖의 언어](2008, 생각의나무), [한글 고문서 연구](2011, 도서출판 경진, 2012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한글 고목과 배자](2013, 도서출판 경진), [여진어와 문자](2014, 도서출판 경진), [명나라 시대 여진인](2014, 도서출판 경진) 외 다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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