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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 세상을 사고 싶은 남자 외 3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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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는 터키 문단에서 문학사적 위상으로는 고골에 비견되고 세계의 문학평론가들이 터키의 체호프라 찬사를 보내는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단편선이 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 열한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그는 오늘날 터키인들이 최고의 단편 작가이자, 터키 현대 단편소설사에 전환점을 찍은 선구자로 주저 없이 꼽는 그는 전통적인 문학 이해의 틀과 서양 문학을 좇는 종래의 단편소설 기법을 허물고, 자연과 인간을 단순하고 진솔하며 시적이고 노련한 언어로 서술했다.

출판사 서평

터키 현대 단편소설사에 전환점을 찍은, 스스로가 새로운 문학의 뿌리가 된 선구자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국내 첫 소개

“러시아 작가들이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면, 터키 작가들은 모두 사이트 파이크의 우산 아래서 나왔다.”
터키 문단에서 문학사적 위상으로는 고골에 비견되고 세계의 문학평론가들이 터키의 체호프라 찬사를 보내는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단편선이 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 열한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사이트 파이크는 장대한 이슬람 국가였던 오스만 제국 이후 터키의 세속적인 감성이 문학에 새로운 요구를 했던 1930~1940년대에 스스로가 새로운 문학의 뿌리가 된 작가이다. 오늘날 터키인들이 최고의 단편 작가이자, 터키 현대 단편소설사에 전환점을 찍은 선구자로 주저 없이 꼽는 그는 전통적인 문학 이해의 틀과 서양 문학을 좇는 종래의 단편소설 기법을 허물고, 자연과 인간을 단순하고 진솔하며 시적이고 노련한 언어로 서술했다.
사이트 파이크의 삶은 짧고 강렬했다. 그는 1906년 목재를 취급하는 유복한 상인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이스탄불 남자고등학교 재학 중 아랍어 교사의 의자에 바늘을 올려놓은 일로 퇴학당하는 등 자유로운 기질이 다분했다. 1931~1934년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해 프랑스에서 수학하고 여행했으며, 이 시기의 보헤미안적인 삶은 그의 인생과 예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터키와 스위스, 프랑스에서 여러 분야를 공부했으나 결코 어떤 교육과정도 끝내지 못했으며 한 가지 직업에 오래 종사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작가로서의 그는 산발적인 자신의 고용 기록과 달리 다작했다. 1956년 간경화로 죽을 때까지 사이트 파이크는 190편 이상의 단편소설, 두 편의 중편소설, 수많은 수필과 40편의 시를 기반으로 강력한 문학적 명성을 확립했다.
그의 작품 세계 모든 면에 영향을 준 유일한 작가로 꼽히는 당대의 문호 앙드레 지드처럼 사이트 파이크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작품 중심에 위치시켰다. 특히 그는 삶의 희열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이라 생각한 상류층은 배제하고 어부, 실업자, 카페 주인, 어린이 등 진솔한 자연인이라 여긴 서민층을 주요하게 다루었다. 그는 재능 있는 시인이기도 했지만 소설 쓰는 일을 더 좋아했는데, 시를 통해 발현된 그의 직관은 소설에서 생생한 등장인물로서 나타난다. 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바람, 고민, 두려움 그리고 희열 등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 사회문제보다는 ‘인간을 다룬 작가’의 위치에 서 있었다. 공원 벤치에서, 술집의 흔들거리는 테이블에서, 필요한 경우 무릎을 책상 삼아 어디서든 자유롭게 글을 쓴 그는 거리의 서민 사이에 섞여 그들을 관찰해 작품 속에 녹였고, 때로 직접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세마외르(차 끓이는 주전자), 비단 손수건, 공장 노동자, 물고기, 개 등 일상의 평범한 소재들을 자신만의 매력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1934~1935년에 쓰인 사이트 파이크의 초기 작품은 이전의 작가들과 다음과 같은 점에서 변별된다. 첫째, 사이트 파이크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사회와 자연에서 고립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인간의 운명에 대한 극적인 요소들로 무장된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둘째,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대부분 사건이 인물을 통제하지만, 사이트 파이크의 소설에서는 인간이 어떤 도구로 사용되지 않고 각각 고유하며 자연적인 아름다움으로 내면화되고 있다. 셋째, 사이트 파이크가 문단 활동을 시작하던 무렵은 특히 대도시의 노동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던 시기였지만, 노동자-자본 갈등이 야기한 변화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단계였다. 사이트 파이크의 초기 세 단편 「세마외르」「비단 손수건」「한 무리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의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데, 이는 노동자와 자본의 갈등이 아니라 자본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1940~1950년 사이에 발표한 작품들에서는 초기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이 지속되지만, 이 시기에 자기 자신과 과감하게 마주하기를 감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해변의 거울」에서는 자신과 관련된 문제들, 정신적 위기, 예민한 감수성, 궁지에 몰리는 상황들을 제시하면서 사회적 모순으로 인해 축적된 분노들을 감추지 않는다.
한편, 무질서한 사회와 불합리, 삶과 도덕이 왜곡되고 부패한 사회 속의 하층민들은 그의 작품에서 부당함, 선악의 개념과 관련되어 묘사된다. 사이트 파이크는 하층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면을 다루면서 사회적인 현상에 집중하며 강조하고자 했다. 「아버지와 아들」「솜 트는 노인」에서 나타나듯이 불합리하고 부패한 사회에 대해 분노하지만, 이러한 사회에 물들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애정으로 바라본다.
사이트 파이크는 1953년에 미국 마크트웨인협회 명예 회원으로 선정되었으며, 그의 작품은 1955년부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되는 등 작가로서의 그의 역량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유지를 기려 제정된 ‘사이트파이크문학상’은 오늘날 터키의 가장 유수한 단편문학상으로 꼽힌다. 그는 터키가 공화국이 된 20세기 초 문단의 독특한 목소리였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터키의 유명한 혁명 시인 나짐 히크메트는 사이트 파이크에 대해 “우리의 가장 위대한 단편소설 작가이자 탁월한 시인”이라 칭송했고, 터키문화재단은 그를 “이야기의 거장이다. 온갖 학대에도 불구하고 결코 인간성을 잃지 않았던 이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짧은 소설 속에 그들의 생각, 감정, 처지를 그려 내고 변호했기 때문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번 단편선에 실린 39편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세기를 뛰어넘어 지속되는 그의 문학적 존재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세계문학 단편선》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장편소설 위주의 관습에서 벗어나 단편소설에 초점을 맞춘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는 그동안 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들과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성과 발전에 불가결한 대표 작가들을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문학의 변방으로 여겨져 왔던 나라들의 대표적 단편 작가들도 활발히 소개해 단편소설의 발전이 문화의 중심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스터리, 호러, SF 등 문학 장르의 분화를 촉진했는데 이러한 장르문학의 형성에도 단편소설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한 장르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가들의 단편 역시 새롭게 조명할 것이다.
21세기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편소설은 그리스 신화가 그러했듯이 삶의 불변하는 단면을 촌철살인의 관찰력과 응축된 예술적 형식으로 꾸준히 생산해 왔다.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그린 칼로 베어 낸 듯 날카로운 인생의 다양한 단면들은 시공을 초월해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새로운 문학적 기법과 실험의 도입을 통해 단편소설은 현재도 계속 진화, 확장되고 있다. 작가의 예술적 열정이 가장 뜨겁게 투영된 다양한 개성의 다채로운 단편들을 통해 문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통찰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는 문학작품은 독자가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세계문학 단편선》은 중심을 잃지 않고 삶과 사회, 나아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목차

해변의 거울
마을 카페
솜 트는 노인
아버지와 아들
카네이션과 토마토 주스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취기
축음기와 타자기
기압계
사카르야 어부
군밤 장수 친구
아르메니아인 어부와 절름발이 갈매기
세마외르
비단 손수건
초야
메세레트 호텔
도시를 잊은 남자
웨이터
한 무리의 사람들
질투
발 걸기
죄수
야니 우스타
고향으로 보낸 당나귀
세상을 사고 싶은 남자
멜라하트 동상
위기
여관 주인의 아내
산모
무관심
가스난로
극단
코린토스 만 사람 이야기
신부님
제비꽃 피는 계곡
짐승처럼 웃는 남자
정자가 있는 무덤

필요 없는 남자

옮긴이의 말―새로운 언어로 인간을 노래한 터키 현대 단편소설의 선구자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연보

본문중에서

양모 요, 면 요, 베개…… 모든 집에서 요의 솜을 틀듯이 당신의 집에서도 가끔 요의 솜을 틀 것이다. 어느 날 저녁, 당신은 피곤에 지쳐, 어쩌면 기분이 상한 채 집에 들어가는 날도 있을 것이다. 방에 들어가 보니 새로 솜을 틀어 넣었는지 베개가 부풀어 오른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요는 새하얗고 통통하고 임신한 여자처럼 부풀어 있다. 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모른다. 잠은 애인 같은 것이다. 오지 않으면 신경이 곤두선다. 하지만 새로 솜을 튼 요를 보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새털 같은 기쁨이 생긴다. -「솜 트는 노인」(31쪽)

얼마 전 밤 시간에 또 우리는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신문을 읽었고 나는 무엇인가를 종이에 끄적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카페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있는 거울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가 거울을 통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앉아 있는 모습에서는 나를 비난하는 어떤 것이 느껴졌고, 내가 앉아 있는 모습에서는 이상하게도 무슨 일인가를 저지르고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 노련한 도둑 같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때 거울 밖의 내 모습도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렇다, 내가 그의 염주를 훔친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어떤 아이들이 고집스럽게 자신이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 아이들이 정말로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 행동을 하지 않은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그 아이들 중 한 명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54~55쪽)

죽음 앞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노련한 배우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저 노련한 배우가 하는 정도였을 뿐이다.
그는 어머니를 껴안았다. 그녀를 침대로 데리고 갔다. 이불을 덮어 차가워지기 시작한 몸을 덥히려고 했다. 자신의 몸을, 생기를 그 차가운 몸에 전달하려고 했다. 잠시 후, 그는 무력하게 구석에 있는 방석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날은 아무리 애를 써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눈이 지극히 따가웠지만 눈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가장 커다란 슬픔 앞에서는 불면으로 밤을 새운 사람의 얼굴밖에 다른 것이 되지 못한단 말인가?
알리는 자신이 갑자기 살이 빠지고, 갑자기 머리칼이 하얘지고, 갑자기 허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으로 나뒹굴고, 당장 백 살이 된 사람처럼 늙고 싶었다. 잠시 후 주검을 바라보았다. 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다. -「세마외르」(103쪽)

꽤 오래전 일이다. 이렇게 추운 봄날이면, 그 얼음장처럼 추웠던 겨울밤이 떠오른다. 그즈음은 아직 봄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던 때였다. 지금은 그나마 안개와 비, 더욱이 추위 속에서도 사람을 놀라게 하고 어찔하게 하는 어떤 냄새가 있다. 그때는 아직 잠르 저택의 창과 가수 광고들의 푸른빛을 떨게 하며 지나가는 얼음 같은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를 비롯해 열 명에 가까운 사람들은 그들이 보았던 어떤 영화의 환상을 서서 보고 있었고, 희망, 상상, 아름다운 나날 혹은 전쟁이 있던 밤과 대피소를 생각하게 하는 침대의 따스함에 한시라도 빨리 들어가기 위해 도무지 오지 않는 전차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입에서는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서로 대화하는 사람들 사이에 안개 층이 펼쳐져 있었다. 침대는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빵만큼이나 신성했다. 이 순간에 침대는 애인이며, 침대는 추억이며, 침대는 어린 시절이며 아름다운 꿈이고, 침대는 봄이며 바닷가이며 이국적인 나라니 친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 무리의 사람들」(139~140쪽)

배가 도착하고 떠난 뒤, 그러니까 짐을 다 운반한 후, 부두의 바람이 불지 않는 벽 아래에 무릎을 접고 엉거주춤 앉았다. 그제서야 100개의 단어가 들어 있는 사전을 펼쳤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말은 하지만 듣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문장이라는 것이 일련의 감정과 지식의 표현이라면 라모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일련의 물건들, 사람들 그리고 이것들 사이에 일련의 관계들이 있었다. 단어들……
아흐메트, 메흐메트, 짐, 지게, 씨氏, 편지, 고향, 거짓, 진실, 셔츠, 철……
고향에서 온 편지와 메흐메트 씨가 준 셔츠에 다는 철, 라마잔이 말한 진실과 제브라일의 거짓……
“라마잔 거짓, 지보 진실, 이 셔츠 메흐메트 씨, 편지 양모 원한다, 실 보내기…… 침대 프레임 찢어진 셔츠…… 휴, 읽었다 불가리아 사람 우유 장수 편지.” -「고향으로 보낸 당나귀」(177~178쪽)

“영웅적인 행위라는 의미는 무엇이냐, 아들아?”
“인간성이지요, 아버지…… 오늘날 거의 잊힌 영웅적인 행위 말이에요, 행복을 위한. 인간 전체의 행복을 위해 이루어지는 ?

저자소개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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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아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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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대학에서 터키 문학으로 석사학위, 터키 국립 앙카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소설 《내 이름은 빨강》 등 50편이 넘는 터키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고,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 6편의 한국 문학 작품을 터키어로 옮겼다. 지은 책으로 《오르한 파묵, 변방에서 중심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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