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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소설집 컬렉션 세트 : 반딧불이+빵가게 재습격+회전목마의 데드히트+중국행 슬로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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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품의 분류

출판사 서평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어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최고 기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의 원작소설 「헛간을 태우다」가 수록된 소설집. 작가 스스로 "나는 때때로 이렇게 엄청나게 섬뜩한 소설을 써보고 싶어진다"고 밝힌 이 작품을 통해 영화 곳곳에 등장한 하루키 고유의 레퍼런스와 미스터리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또다른 결말을 확인할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
작가의 개고, 미발표 작품을 수록한 결정판!


[반딧불이]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빵가게 재습격]은 기존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하루키 소설집의 개정판으로, 작가의 개고사항을 반영하고 미발표 단편들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이는 결정판이다. 전집 간행과 함께 단행본 내용을 작가가 수정한 판본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개고 방향이나 단편을 쓰게 된 계기 등을 하루키 스스로 들려주는 [내 작품을 말한다]를 실어 작품의 이해를 한층 도왔다.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이 숨쉬는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를 만날 수 있다.

[반딧불이]는 1990년 고단샤에서 출간한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전 작품 1979~1989 ③ 단편집 I]을 저본으로 삼으면서 국내 미발표 단편인 [비 오는 날의 여자 #241 #242]가 추가되어 총 여섯 편이 수록되었다. 하루키의 가장 사랑받는 장편소설 [노르웨이의 숲]의 모티프가 된 중편 [반딧불이]를 비롯, 익숙한 일상과 환상이 묘하게 등을 맞댄 이야기들은 삶의 미스터리와 그 이면의 어둠을 서늘하게 묘파한다. 하루키 문학의 원류를 엿볼 수 있는 단편집.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반딧불이 같은 청춘의 빛
그 아름다운 스무 살의 날들을 이야기하는 하루키 문학의 원류


내게 단편이라는 포맷은 다양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도해보기 위한,
이른바 테스트 코스 같은 장이었다. _무라카미 하루키

[반딧불이]
십사오 년 전, 나는 도쿄의 한 기숙사에 살던 시절, 나는 고등학교 시절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그녀와 데이트를 했다. 그녀는 친구가 유서 한 장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택한 사건 이후로 마음을 닫았다가 나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치유된다. 그러나 스무 살 생일, 그녀는 나와 함께 밤을 보내고 잠적해버린다. 연락을 해도 대답이 없는 그녀를 반년 이상 기다리던 내게 학교를 그만두고 요양소로 들어간다는 그녀의 짧은 편지가 온다.

[헛간을 태우다]
팬터마임을 하는 그녀와 나는 한 결혼식 피로연에서 알게 되어 내연의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프리카로 떠났던 그녀는 새 애인이라며 한 남자를 소개해준다. 아내가 집을 비운 날 그녀와 그는 나의 집으로 놀러오고, 남자는 내게 기묘한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자기는 가끔 남의 헛간에 방화를 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조만간 나의 집 근처에 있는 한 헛간을 태울 거라는 것. 나는 지도를 사서 헛간이 있는 곳들을 표시하고, 그 코스를 정기적으로 달린다.

[장님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나는 귀가 아픈 사촌동생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라는 부탁을 받고 함께 버스를 탄다. 함께 올라탄 버스 안의 분위기는 기묘하기만 하고, 나는 오랜만에 예전에 살던 동네에 와서인지 향수에 젖는다. 내가 병문안이라는 것을 간 것은 친구 녀석의 여자친구가 아파서 입원했을 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과 환자복 안으로 보이던 그녀의 가슴, 그리고 그녀가 들려준 ‘장님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춤추는 난쟁이]
코끼리 공장에서 일하는 나는 더없이 아름답게 춤추는 난쟁이가 나오는 꿈을 꾼다. 동료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공장의 다른 파트에서 일하는 노인에게서 그 난쟁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나는 노인을 만나 난쟁이가 혁명 전 아름다운 춤 덕분에 궁정에 불려가 춤을 추게 되었지만, 혁명 후 도망갔고 그후로는 아무도 그의 행방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공장의 아름다운 여자에게 반해 환심을 사고자 꿈속의 난쟁이에게 춤추는 능력을 달라고 한다.

[세 가지의 독일 환상]
‘겨울 박물관으

하루키 문학의 경이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그 시원을 보여주는 첫 소설집

작가의 전면 개고를 거친 완전판 출간!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신작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 이 일본에서 공개되는 2014년 4월 18일, 국내에서는 첫 소설집 [중국행 슬로보트] 가 새롭게 선보인다. 표제작 [중국행 슬로보트] 를 포함해, 불가사의한 세계와 그곳을 헤매는 존재의 고독을 예민한 감성으로 포착한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1990년 고단샤에서 출간한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전 작품 1979~1989 ③ 단편집 I] 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다. 이는 전집 간행과 함께 1983년 발표한 단행본 내용을 작가가 전면 수정한 판본으로, 보다 완성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엿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각 단편을 쓰게 된 계기와 집필 당시의 상황 및 개고 방향을 작가 스스로 말하는 해설을 실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문학동네는 [중국행 슬로보트] 에 이어 [반딧불이] [빵가게 재습격]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역시 작가의 개고 사항을 반영해 새로이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작가 하루키의 분방함과
독자적 작품세계의 원형이 공존하는 기념비적 작품집


몇몇 단편은 대폭 손질을 했다. 그렇게 보수공사를 하니 나라는 인간, 즉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대략적 모습이 이 첫 단편집에 제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일이며 모티프, 어법 같은 것들의 원형은 빠짐없이 나와 있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 '작가의 말―내 작품을 말한다' 중에서)

[중국행 슬로보트] 에 실린 일곱 단편은 1980년부터 1982년 사이에 발표된 것으로, 모두 재능 있는 작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삼십대 초반 하루키의 실험성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유명한 곡이나 배우의 이름에서 제목을 빌려왔을 뿐 그로부터 쉽게 연상하기 어려운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가 하면( [중국행 슬로보트] [뉴욕 탄광의 비극]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 녹음을 위해 마이크에 대고 늘어놓는 말소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일종의 ‘카세트테이프 소설’을 쓰기도 한다( [캥거루 통신] ). 소설 창작이라는 행위를 소설 자체로 검증해보려는 시도 역시 돋보인다(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 사소해 보이는 모티프에서 출발해 어떠한 틀에도 얽매이지 않고 써내려간 이 작품들에서 젊은 작가만의 분방함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이 소설집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천착해온 주제나 문체 등의 원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나같이 기묘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기억 속 세 중국인, 아무도 모르는 사이 등에 달라붙은 가난한 아주머니, 십 년째 태풍이 닥칠 때마다 동물원에 가는 남자......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운 이런 존재들을 통해 작가는 특유의 투명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자아의 고독과 상실감, 세계와의 거리감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양 사나이와 양 박사, 일각수 등 다른 작품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요소들을 만나는 반가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구축해온 세계의 씨앗이 이 소설집에서 발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라 하면 선 굵은 장편소설들을 먼저 떠올리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레이먼드 카버나 트루먼 커포티, 스콧 피츠제럴드 등 뛰어난 단편을 써내는 작가들의 팬을 자처하며 직접 번역까지 할 만큼 단편소설을 향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정은 각별하다.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시기의 단편을 엮은 이번 소설집은 그의 오랜 팬들에게는 물론, 이제 하루키 월드에 들어서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홀연히 허공으로 사라진 순간들,
어디로도 갈 수 있고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존재들의 세계!

[중국행 슬로보트]
‘맨 처음 중국인을 만난 게 언제였을까?’ 이 고고학적 의문을 출발점으로 나는 그때까지 만난 중국인의 기억을 더듬는다. 모의고사 시험장에 감독관으로 들어온 교사, 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단 한 번의 데이트 이후 영영 만나지 못한
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
작가의 개고, 미발표 작품을 수록한 결정판!


[반딧불이]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빵가게 재습격]은 기존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하루키 초기 소설집의 개정판으로, 작가의 개고사항을 반영하고 미발표 단편들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이는 결정판이다. 전집 간행과 함께 단행본 내용을 작가가 수정한 판본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개고 방향이나 단편을 쓰게 된 계기 등을 하루키 스스로 들려주는 [내 작품을 말한다]를 실어 작품의 이해를 한층 도왔다.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이 숨쉬는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를 만날 수 있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는 1991년 고단샤에서 출간한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전 작품 1979~1989 ⑤ 단편집 Ⅱ]를 저본으로 삼았다. 소설가이자 화자인 하루키가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이른바 ‘듣고 쓰기’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도시의 회색빛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한 초상을 그린 이야기 여덟 편을 수록했다. 하루키의 실험정신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집.

‘듣고 쓰기’라는 실험적인 글쓰기를 통해 탄생한 하루키 천일야화
갈 곳 잃고 조용히 쌓여가는 이야기, 이야기들


나는 그저 듣고 쓰기라는 형식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들은 창작된 ‘소설’이다. 그러나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여기 수록된 작품은 또한 하나같이 ‘소설’이 아니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듣고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 _무라카미 하루키

[레더호젠]
독일에 혼자 여행을 다녀온 뒤, 갑자기 이혼을 선언하고 남편과 딸 앞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어머니. 대체 독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독일식 반바지인 ‘레더호젠’을 맞추기 위해 우연히 만난, 남편과 너무나 닮은 독일남자. 그리고 그의 모습을 통해 남편에 대한 증오를 깨닫게 된 한 여인의 에피소드는 스쳐가는 삶의 예리한 단면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택시를 탄 남자]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결국 큐레이터가 되고 만 한 여자. 어느 날 그녀는 별다른 예술적 재능이 없는 한 이민자 출신 화가에게서 한 장의 그림을 사들인다. 그림 속의 신비로운 남자를 보면서 상실감과 슬픔을 달래던 그녀는 어느 날 그리스 아테네 여행길의 택시 안에서 그림 속의 남자와 마주친다.

[풀사이드]
서른다섯 살의 생일을 맞은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인생은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 힘들이지 않아도 늘 성적은 좋았고, 직장에서도 인정받았으며, 아름다운 아내와 애인을 얻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서른다섯 살이 된 그 순간부터 남자는 자신의 인생이 이미 ‘반환점’을 돌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이제, 그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지금은 죽은 왕녀를 위한]
귀하게 자라서 그 결과 대책이 없을 정도로 버릇없는 예쁜 소녀가 있다. 그녀는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데 가히 천재적이다. ‘나’는 그런 그녀를 의식적으로 멀리하려 하지만, 어느 날 단체로 스키여행을 떠났다가 밤중에 그녀의 곁에서 눈을 뜬다. 자는 척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는 두 사람. 한참의 세월이 지난 후, ‘나’는 그녀의 남편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로부터 그녀가 충격적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구토 1979]
오래된 레코드 수집가이자 친구의 애인이나 부인과 자는 것을 좋아하는 한 일러스트레이터.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구토가 ‘찾아온다’. 무엇을 먹든, 언제 먹든, 그는 모든 것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또한 그와 함께 때때로 알 수 없는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구토는 왜 시작되었는가? 과연 전화는 누구의 소행일까? 모든 것은 갑자기 시작되어 갑자기 끝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비를 피하다]
불행은 여름날 소낙비처럼 갑자기 찾아온다. 졸지에 직장과 애인을 동시에 잃은 한 여자가 밤나들이에 나서는 버릇을 들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남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섹스를 하는 어드벤처를 시작한다.

[야구장]
사모하는 동기 여학생을 좀더 가까운 곳
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
작가의 개고, 미발표 작품을 수록한 결정판!


[반딧불이]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빵가게 재습격]은 기존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하루키 초기 소설집의 개정판으로, 작가의 개고사항을 반영하고 미발표 단편들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이는 결정판이다. 전집 간행과 함께 단행본 내용을 작가가 수정한 판본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개고 방향이나 단편을 쓰게 된 계기 등을 하루키 스스로 들려주는 [내 작품을 말한다]를 실어 작품의 이해를 한층 도왔다.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이 숨쉬는 하루키 초기 단편세계를 만날 수 있다.

[빵가게 재습격]는 1991년 고단샤에서 출간한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전 작품 1979~1989 ⑧ 단편집 Ⅲ]을 저본으로 삼으면서 세 편이 추가되었고, 그중 [하이네켄 맥주 빈 깡통을 밟는 코끼리에 관한 단문] [식인 고양이]는 국내 미발표작이다. 하루키의 대표 걸작 [태엽 감는 새]의 출발점이 된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을 비롯한 상실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가 하루키 특유의 투명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진다.

모든 것은 상실을 거듭하고, 손상된 것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
하루키가 들려주는 상실과 소멸의 이야기


내가 피츠제럴드에게 배운 것은(배우려 한 것은) 독자의 마음을 떨리게 하는 정감이며,
커포티에게 배운 것은(배우려 한 것은) 기가 막히게 치밀한 문장과 기품,
카버에게 배운 것은(배우려 한 것은) 스토익하기까지 한 진지함과 독특한 유머다. _무라카미 하루키

[빵가게 재습격]
새벽 두시, 잠을 깬 아내와 나는 곧 회오리처럼 밀려든 강렬한 공복감에 휩싸인다. 여섯 개의 캔맥주를 나눠 마신 뒤에도 공복감은 채워지지 않는다. 그때 나는 예전의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고는, 빵가게를 습격했던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주고, 그길로 아내와 나는 빵가게 재습격에 나선다. 심야의 도쿄를 달리던 아내와 나는 마침내 불 켜진 맥도날드를 찾아낸다.

[빵가게 습격]
우주의 공백을 그대로 삼켜버린 듯한 공복감에 동료와 나는 빵가게를 습격한다. 늦은 오후라 손님은 한 명뿐, 그마저도 빵을 사서 나가고, 가게 안에는 주인과 동료, 나 셋만 남는다. 배가 고파 죽겠는데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우리에게 주인은 빵을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한다. 단, 조건은 바그너를 좋아해주는 것. 동료와 나는 바그너를 들으며 빵을 실컷 먹는다.

[코끼리의 소멸]
마을의 축사에서 코끼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코끼리의 발에 채워놓은 족쇄는 여전히 잠긴 채 남아 있고, 코끼리가 요새 같은 울타리를 넘어갔을 리도 없는데다가, 밖으로 향한 발자국도 남아 있지 않은 걸 보면, 말 그대로 소멸한 것이었다. ‘와타나베 노보루’라는 사육사까지도. 넉 달쯤 후 회사에서 주최한 파티에서 그녀를 만난 나는 코끼리가 사라진 순간을 목격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이네켄 맥주 빈 깡통을 밟는 코끼리에 관한 단문]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초라한 동물원이 폐쇄되면서, 마을에서는 돈을 모아 늙은 코끼리를 사들인다. 그리고 코끼리에게 빈 깡통 밟기를 맡긴다. 온 마을의 빈 깡통을 우리 앞에 쌓아놓고 피리를 불면 코끼리가 우지끈 밟아 납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마을은 코끼리의 존재가치를 확립하고, 코끼리도 깡통을 밟을 때 행복해 보인다.

[패밀리 어페어]
전자제품 회사 광고부에 근무하는 나는 오 년 전부터 나는 여동생과 둘이서 사이좋게 살고 있다. 그런데 여동생이 ‘와타나베 노보루’라는 컴퓨터 엔지니어와 사귀기 시작하고 결혼을 결심한 때부터 평온하던 공동생활이 조금씩 삐걱거리는 듯하다. 어느 휴일, 여동생은 약혼자를 집으로 초대하고, 나는 데이트를 포기하고 마지못해 그를 맞이한다.

[쌍둥이와 침몰한 대륙]
나는 동업자 ‘와타나베 노보루’와 조그만 번역사무실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커피숍에서 잡지를 뒤적거리던 중 쌍둥이의 사진을 보게 된다. 헤어진 지 반년쯤 지난 그녀들의 사진을. 그녀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한 번 더 같이 살지 않을래, 하고 말해보는 게 좋을까? 하지
여대생,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십 년쯤 뒤 우연히 재회한, 백과사전 외판원이 되어 있는 고등학교 동창. 하나같이 기묘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기억 속 이 세 중국인을 떠올리는 동시에 도쿄의 거리를 바라보며 나는 상념에 젖는다.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흠잡을 데 없이 화창한 7월의 일요일 오후, 나는 가난한 친척 아주머니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친척 중 가난한 아주머니라고는 한 명도 없는 내가 어째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스스로도 납득할 만한 답을 찾지 못한 나는 어느 순간 등뒤에 가난한 아주머니가 달라붙어 있는 것을 깨닫는다.

[뉴욕 탄광의 비극]
십 년째 태풍이 닥칠 때마다 동물원에 가는 남자가 있다. 그 습관을 제외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그 친구에게 나는 장례식에 갈 때마다 양복과 넥타이와 가죽구두를 빌린다. 내가 스물여덟 살이던, 유독 장례식이 많았던 해의 일이다. 그리고 그해 마지막날, 한 파티에서 마주친 한 여자로부터 오 년 전 그녀가 나와 꼭 닮은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듣는다.

[캥거루 통신]
백화점 상품관리과에 근무하며 고객의 불만 신고에 응대하는 나. 일주일 전 브람스와 말러를 헷갈려 레코드를 잘못 샀다는 여자에게 상품 교환을 거절하는 답장을 쓰려다 몇 번이나 실패하고 단념했지만, 오늘 아침 동물원에서 캥거루를 보고 마음을 바꾼다. ‘캥거루 통신’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보내기로.

[오후의 마지막 잔디]
지금으로부터 십사오 년 전, 나는 잔디 깎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애인과 떠날 여행 자금을 모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그녀로부터 헤어지자는 편지가 도착하고, 돈을 쓸 일이 없어진 나는 결국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로 한다. 그리고 어느 여름날 마침내 마지막 잔디를 깎으러 길을 떠난다.

[땅속 그녀의 작은 개]
비수기의 한적한 리조트호텔. 끈질기게 내리는 비 탓에 며칠째 실내에만 갇혀 있던 나는 같은 처지의 또다른 투숙객과 얘기를 나누게 된다. 장난삼아 그 여자의 신상에 대해 이것저것 맞혀보던 내가 어린 시절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일순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그날 저녁, 그녀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기억 하나를 풀어내는데......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시드니에서 가장 시들한 거리 그린 스트리트에 사무소를 차린 나는 재미있는 사건만 받는 사립탐정이다. 낮잠을 자거나 맥주를 마시며 피자 가게 웨이트리스 찰리와 노닥거릴 뿐이던 내게 어느 날 양 인형 옷을 입은 의문의 남자가 찾아온다. 스스로를 양 사나이라고 소개한 그는 내게 사흘 전 양 박사가 뜯어간 오른쪽 귀를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로서의 포르노그래피’ ‘헤르만 괴링 요새 1983’ ‘헤어 W의 공중정원’ 세 파트로 나뉜 실험적인 소설. 각각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겨울 박물관, 베를린에서 만난 난감한 청년과의 이야기, 환상 속 공중정원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 오는 날의 여자 #241 #242]
4월의 비 오는 어느 날, 핑크색 투피스 정장을 입고 초록색 비닐우산을 든 여자가 나의 집 초인종을 누른다. 들고 있는 검은색 아타셰케이스와 케이스에 찍힌 마크 #241을 보아하니, 그녀는 화장품 방문판매원이다. 혼자 남은 집에서 술을 마시며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던 나는 초인종이 울리자 가만히 숨을 죽인다. 얼마 뒤 여자는 현관을 떠나 빗속으로 사라지고, 나는 여전히 창밖을 내다보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과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된 그녀를 생각한다.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조용히 밤이 찾아오지만, #241 여자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영원히.
만 나는 그 제안이 무의미함을, 쌍둥이가 없는 세계를 리얼리티로 받아들여야 함을 깨닫는다.

[로마제국의 붕괴 ·1881년의 인디언 봉기 ·히틀러의 폴란드 침입 ·그리고 강풍세계]
날마다 일어난 일을 간단히 메모해두었다가 일요일에 그것을 제대로 된 문장으로 정리하는 오랜 습관에 따라, 그날 오후에도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일주일 분의 일기를 쓰고 있었다. 오후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기세를 더해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뚝 그쳤다. 바람이 불기 전이나 후나 세상의 모습과 시스템에는 변함이 없다. 나 역시 그러하다.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
다니던 법률사무소를 그만두고 집안일을 하며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인 나. 아침나절 스파게티 면을 삶고 있을 때 모르는 여자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시작으로, 나의 하루는 기묘하게 흘러간다. 아내의 부탁으로 사라진 고양이 ‘와타나베 노보루’를 찾기 위해 ‘골목’ 안의 빈집에 들어갔다가 한 여자아이와 마주친다. 나는 소녀의 집 정원에서 고양이가 지나가길 기다리기로 하는데......

[식인 고양이]
이즈미와 나는 그리스의 작은 섬에 방을 빌려 살고 있다. 그곳에는 세계의 끝의 바람이 불고, 세계의 끝의 파도가 일고, 세계의 끝의 냄새가 풍긴다. 맑은 날이면 항구로 나가 카페에서 영자신문을 번역해서 읽는 것이 그들의 작은 일과. 그날도 나는 세 마리 고양이에게 먹힌 노부인의 기사를 이즈미에게 읽어준다...... 그들이 도망치듯 일본을 떠나 이 섬에서 지내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달빛 아래 모습을 감춘 이즈미는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에서 지켜보기 위해, 야구장 근처의 한적한 아파트에 방을 빌린 남학생. 고성능 망원렌즈로 그녀의 일상을 하나하나 지켜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파편화된 타인의 일상은 거꾸로 그의 정신에 기이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데......

[헌팅 나이프]
한적한 호텔에 아내와 함께 장기투숙하는 ‘나’는 어딘가 병을 앓고 있는 듯한 모자와 늘 식장에서 마주친다. 그들에게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어느 날 밤, 휠체어를 탄 아들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가문의 내력과 자신의 무력함에 대해 내비치던 그는 문득 ‘나’에게 한 자루의 헌팅 나이프를 건넨다.

목차

중국행 슬로보트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뉴욕 탄광의 비극
캥거루 통신
오후의 마지막 잔디
땅속 그녀의 작은 개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작가의 말
내 작품을 말한다

빵가게 재습격
빵가게 습격
코끼리의 소멸
하이네켄 맥주 빈 깡통을 밟는 코끼리에 관한 단문
패밀리 어페어
쌍둥이와 침몰한 대륙
로마제국의 붕괴 ·1881년의 인디언 봉기 ·히틀러의 폴란드 침입 ·그리고 강풍세계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
식인 고양이

작가의 말 | 내 작품을 말한다
글머리에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레더호젠
택시를 탄 남자
풀사이드
지금은 죽은 왕녀를 위한
구토 1979
비를 피하다
야구장
헌팅 나이프

작가의 말 | 내 작품을 말한다
반딧불이
헛간을 태우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춤추는 난쟁이
세 가지의 독일 환상
비 오는 날의 여자 #241 #242

작가의 말 | 내 작품을 말한다

본문중에서

"됐어. 애초에 여기는 내가 있을 장소가 아니야. 여기는 나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고."
그녀가 말하는 장소가 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가리키는지, 아니면 암흑의 우주를 끊임없이 돌고 있는 이 바윗덩어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었다.
(/ '중국행 슬로보트' 중에서)

원래의 나 자신이 대체 무엇이었는지 나는 이제 확신할 수 없었다. 그것은 원래의 나 자신을 꼭 닮은 또다른 나 자신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글자가 지워진 표지판처럼 나는 완벽하게 외톨이였다.
(/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중에서)

어둠이 조금씩 현실을 용해해갔다. 모든 것이 한참 옛날, 어딘가 머나먼 세계에서 일어난 일 같았다. 혹은 모든 것이 한참 나중에, 어딘가 머나먼 세계에서 일어날 일인 것도 같았다.
다들 최대한 숨을 쉬지 마, 남은 공기가 얼마 안 돼.
(/ '뉴욕 탄광의 비극' 중에서)

나는 동시에 두 군데의 장소에 있기를 원합니다. 그게 내 유일한 희망이에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 '캥거루 통신' 중에서)

기억이라는 건 소설과 비슷하다. 혹은 소설이라는 건 기억과 비슷하다.
(/ '오후의 마지막 잔디' 중에서)

어떤 경우에 비는 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오랫동안 계속 비를 보고 있으면 비 쪽이 현실인지 내 쪽이 현실인지 알 수 없어질 때가 있는 것이다. 비에는 그런 작용이 있다.
(/ '땅속 그녀의 작은 개' 중에서)

꿈속에서 나는 우물물을 긷고 있었다.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길어올려 큼직한 대야에 부었다. 대야가 가득차자 악어가 다가와 그 물을 단숨에 꿀꺽꿀꺽 마셔버렸다. 대야가 다시 차자 이번에는 다른 악어가 다가와 그 물을 단숨에 꿀꺽꿀꺽 마셔버렸다.
(/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중에서)

저자소개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저] 베스트작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9.01.12~
출생지 일본 교토
출간도서 279종
판매수 648,149권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서 공부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1985년《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하여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1994년 《태엽 감는 새 연대기》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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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6~
출생지 대구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지은 책으로 《번역에 살고 죽고》,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달팽이 식당》, 《카모메 식당》, 《시드니!》, 《애도하는 사람》, 《빵가게 재습격》, 《반딧불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종이달》, 《배를 엮다》, 《누구》, 《후와 후와》,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외에 2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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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유성의 인연』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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