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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옹호 [양장]

원제 : A Vindication of the Rights of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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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내가 진리라는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것은 남녀에게 모두 같은 것이어야 한다. 물론 여성에게는 남성과 다른 의무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이 인간이기 때문에 가진 의무이고,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여자도 남자와 같은 원칙하에 그 의무들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여성이 존경받으려면 이성을 발휘해야 하고, 이성만이 독립적인 인격 형성의 토대인 것이다. 여성은 사회적 편견에 얌전히 고개 숙이는 대신 이성의 권위에만 따라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둔다."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영혼에는 성별이 없다"

    ‘근대 페미니즘 혁명의 선구자’ 울스턴크래프트가
    영혼을 바쳐 쓴 불멸의 저작


    18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자유와 평등에 대한 요구가 드높았지만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부속물로 간주되고 있었다. ??여권의 옹호??는 울스턴크래프트가 프랑스 혁명 후 삼부회(三部會) 의원 탈레랑이 의회에 제출한 교육 법안에 반발하여 쓴 작품으로, 소년뿐 아니라 ‘소녀’들도 국민교육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고, 남녀 누구에게나 똑같은 자유와 의무를 부과해야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울스턴크래프트는 계몽사상의 모순과 한계인 남성 편향성을 보완하고 극복하려는 비판적 성찰 끝에 페미니즘이라는, 당시로서는 명확히 정의되지도 않은, 혁명적이고 전복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여권의 옹호]에서 그녀는 여성의 역할을 사회적 경제 활동과 정치 참여로까지 확대시키고, 남녀의 법적·사회적 평등을 요구했으며, 더 나아가 남녀 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내포되어 있는 예속과 모순을 해결할 사회 질서의 재편을 촉구했다.
    이처럼 여성 문제를 성별의 차이에 국한시키지 않고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신분과 경제력의 차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억압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다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의 일부로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여권의 옹호]는 가히 혁명적 저작이었으며,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에 대한 그녀의 비전은 많은 부분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 원광대 손영미 교수가 번역한 [여권의 옹호]는 포스턴(Carol H. Poston)이 편집하고 주를 단 텍스트를 원문으로 사용한 것으로, 여권에 대한 논의가 출현한 배경이 된 로크, 머콜리 등의 글을 함께 수록했고, 테일러, 울프 등 울스턴크래프트와 관련된 다른 유명 작가의 글과 [여권의 옹호]에 대한 비평들도 책의 후반부에 실었다.

    목차

    해설: 이성과 인간의 가능성을 믿은 페미니즘의 선구자 - 손영미
    전 오턴 주교 탈레랑 페리고르 씨께
    독자들께
    서론

    여권의 옹호
    제1장 인간의 권리와 의무
    제2장 여성에 대한 여러 견해
    제3장 같은 주제의 계속
    제4장 여성 타락의 원인과 현실
    제5장 여성을 모욕에 가까운 연민의 대상으로 그려낸 작가들에 대한 비판
    제6장 유년기의 연상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
    제7장 여성의 미덕으로서가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의 겸손 또는 정숙함
    제8장 여성에게 있어 좋은 평판의 중요성이 도덕에 끼치는 해악
    제9장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인위적인 구별이 끼치는 해악
    제10장 부모의 사랑
    제11장 자식의 도리
    제12장 국민 교육
    제13장 여성의 무지에서 비롯된 우행들

    부록

    배경
    로크, [교육론] 발췌
    아스텔, [여성에게 드리는 진지한 제안] 발췌
    버그, [여성 교육]
    머콜리, [교육에 관한 서한집] 발췌
    울스턴크래프트, [헨리 가벨에게 보내는 편지]
    워들, [[여권의 옹호]의 지적, 역사적 배경]
    울스턴크래프트 논쟁
    헤이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전기]
    테일러, [수권(獸權)의 옹호] 발췌
    고드윈, [[여권의 옹호] 저자의 전기] 발췌
    폴웰, [남자 같은 여자들] 발췌
    실리먼, [샤쿨렌의 편지] 발췌
    사우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에게]
    블레이크, [메리]
    세인츠베리,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문학사적 위상]
    엘리엇, [마거릿 풀러와 울스턴크래프트]
    골드먼,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비극적 생애와 자유를 위한 열렬한 투쟁]
    웩슬러, [후기: 골드먼, 울스턴크래프트, 그리고 베네딕트]
    울프,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런드버그와 파넘, [울스턴크래프트와 페미니즘의 정신병리학]

    비평
    라우셴부시-클러프, [여성 교육에 대한 울스턴크래프트의 요구들]
    코르스마이어, [초기 페미니즘 운동에서의 이성과 도덕: 울스턴크래프트]
    제인스, [울스턴크래프트의 [여권의 옹호]에 대한 평가]
    구럴닉,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권의 옹호]에 나타난 급진적 정치관]
    퍼거슨과 토드, [[여권의 옹호]에 나타난 페미니즘적 배경과 주장]
    마이어스, [개혁이냐, 파멸이냐: 여성 습속의 혁명적 변화]
    푸비, [[여권의 옹호]와 여성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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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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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중에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여러 논의의 핵심은 바로 여성이 교육을 통해 남자의 동반자가 되지 않으면, 그들은 지식과 미덕의 진보를 막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원칙에 기초합니다. 남녀 모두 같은 지식을 익히지 않으면 사회 전체의 습속을 고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도덕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자유를 통해 강화된 이성으로써 자신의 의무를 이해하고, 그 의무를 다하는 것이 자신에게 진정으로 이로운 연유를 깨닫지 못하는 여성은 남성과 협력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엄마가 조국을 사랑해야 아이도 애국심의 진정한 원리를 배우게 될 것이고, 인류의 도덕적·사회적 이익을 이해해야만 모든 미덕의 원천인 인류애도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여성이 받는 교육과 그들이 처해 있는 생활환경에는 그런 생각을 할 여지가 없습니다.
    (/ p.25)

    역사책에 그려진 과거와 오늘날의 현실을 살펴볼 때 내 가슴은 서글픈 분노로 무너질 듯했고, 남녀가 애초부터 전혀 다르게 태어났든지, 지금까지 세계 역사가 아주 불평등했든지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그동안 갖가지 교육 이론서와 부모들의 자녀 양육법, 각급 학교의 운영 방식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이 비참한 현실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잘못된 여성 교육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고, 단 하나의 편견에서 비롯된 갖가지 원인 때문에 여성이 나약하고 가엾은 존재로 전락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하긴 요즘 여성의 처신이나 행동거지를 보면 정말 머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병약하고 무익한 삶을 살아가는 요즘 여성을 보면 마치 지나치게 비옥한 땅에 심어져 그 화려한 꽃잎으로 잠시 호사가의 눈을 즐겁게 해주다가 결국 다 크지도 못하고 시드는 화초를 보는 듯하다.
    (/ p.32)

    ‘남성적’이라는 말에 대해 일반인이 갖는 반감은 그야말로 근거 없는 편견이다. 육체적으로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에 삶의 여러 분야에서 어느 정도는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여성이 더 많은 용기와 담력을 기르는 게 왜 나쁜가? 그런 편견 때문에 미덕의 분배에서 남녀를 구별하고, 관능적인 몽상 때문에 명백한 진리를 간과함으로써 타고난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면 안 될 것이다.
    사실 여성은 부덕(婦德)에 대한 그릇된 편견으로 너무도 심하게 타락해 있기 때문에 이런 역설까지 더하기는 뭐하지만, 이 인위적인 나약함은 그들을 독재자로 만들고, 힘없는 자의 무기인 교활함만을 길러준다. 이 교활함은 여성을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게 만드는데, 이런 행동은 남자의 욕망을 자극하지만 동시에 그들로 하여금 여성을 경멸하게 만든다. 남성이 좀더 점잖고 정숙해지면 여성도 그만큼 현명해질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여성의 머리가 열등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는 물론 아주 일반적인 얘기다. 어떤 여성은 오빠나 남동생보다 훨씬 더 영리하기 때문이다. 양)이 비슷해서 두 사람이 늘 우위를 다투는 경우에는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고 지성이야말로 가장 분명한 우월함의 근거이기 때문에 어떤 여성은 애교나 술수 없이 머리만으로 남편을 지배하기도 한다.
    (/ p.38)

    요즘 사회에선 아주 단순한 진리도 그 전제들을 규명하고, 지배적인 편견을 하나하나 제거해야 비로소 그 진실을 인정받는 것 같다. 따라서 내 논의를 전개하기 전에 먼저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해 공리(公理)처럼 자명한 답을 제시하는 게 순서일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분명한 답들도 인간의 행동 동기(動機)와 얽히면 이런저런 말이나 행동에 따라 그 진위가 흐려질 것이다.
    인간은 왜 동물보다 우월한가? 바로 이성(理性) 때문이다. 이는 전체가 반보다 크다는 사실만큼이나 분명하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우월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 답이 미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인간이 감정을 지닌 이유는 무엇인가?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바로 감정과 투쟁해서 동물에게는 없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 p.41)

    여성은 딸, 아내, 엄마라는 이름으로 남자들과 연결되어 있고, 이 단순한 의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추구할 최종 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의식적으로 미덕을 쌓아가는 데서 오는 존엄성을 획득하는 데 있을 것이다. 자신의 행로를 좀더 쉽게 만들려고 애써볼 수는 있지만, 남자와 마찬가지로 여자의 삶도 불멸의 영혼을 만족시킬 만한 행복을 제공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는 물론 남녀가 모두 추상적인 명상이나 아주 요원한 목표에 빠져,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줄 눈앞의 사랑이나 의무를 게을리 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이런 사랑이나 의무는 진솔하고 소박한 본래의 모습으로 봤을 때 가장 큰 행복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 p.66)

    여성이 만약 남자들만큼의 지성, 끈기, 꿋꿋함을 획득할 수 없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그들만한 미덕을 달성할 수는 없겠지만 같은 종류의 미덕을 갖도록 해달라. 그렇게 되면 남성의 우월함이 지금 못지않게 분명해질 것이며,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분명한 미덕인 진실 또한 남녀 모두에게 허락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사회 질서가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남녀의 세력 균형을 맞추거나 뒤집기 위해 교묘한 술수를 부릴 필요도 없이 여성은 이성이 정해주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 p.83)

    인간이 탁월함을 추구하고, 자신이 숭배하는 대상에서 그런 속성을 찾는다든지 마치 옷을 입히듯 맹목적으로 그런 속성을 부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후자와 같은 숭배 태도가 이성적인 존재의 도덕적 처신에 어떤 이득을 줄 수 있겠는가? 그는 신의 권세 앞에 머리를 숙이고, 갑자기 쩍 갈라지며 눈부신 광경을 보여주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신실한 머리 위에 격렬한 분노를 쏟아붓는 검은 구름을 앙모(仰慕)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신이 맹목적인 의지의 불분명한 충동에 따라 행동한 거라면, 인간도 자기 의지나 자기가 불경스럽다고 느끼는 원리에서 도출된 규율에 따라 행동해야 할 것이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지금까지 많은 사상가들은, 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나오는 건전한 자제로부터 인간을 풀어주려는 욕망에서 이 딜레마와 씨름해왔다.
    (/ p.99)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 아니 보통의 학식이라도 지닌 귀족은 정말 드물다. 내가 보기에 그 이유는 너무도 뻔하다. 귀족들은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격은 본인이나 그가 속한 계층이 가진 직업에 따라 형성되고, 인간의 능력은 가난으로 단련되지 않으면 더 나아지지 않는다. 이는 여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단한 귀족들이 그렇게 진부한 것은 진지한 일에 몰두하는 일 없이 쾌락만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이 그들을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로 그런 이유로 꿋꿋한 인격을 갖추지 못했기에 항상 자기 자신을 벗어나 요란한 쾌락이나 인위적인 감정을 추구하고, 결국은 인간관계조차 허영에 지배되고, 인간다운 면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존재로 전 작금의 사회 구조는 재산과 여성의 부드러움이 둘 다 같은 이유에서 그걸 가진 이의 인간성을 타락시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이 이성을 지닌 존재라면 우리는 그들이 자신만의 미덕을 갖추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성적인 존재는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것을 통해서만 고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p.108)

    인간은 모두 누군가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싶어하고 대개 가능한 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그 소망을 이루려 한다. 재산이나 미모는 물론 그 목적을 이루는 가장 흔하고 확실한 방법이고, 평범한 이들의 천박한 주의를 끄는 수단이다. 중간 계층 사람이 주목을 받으려면 능력과 미덕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결과 잘 알다시피 그 계층에 능력 있고 도덕적인 인물이 제일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최소한 한 계층에서는 성실하게 노력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이성적인 존재를 발전시키는 힘인 것이다. 그런데 여자들은 어떤 계층이든 간에 그 성격이 완성될 때까지 부자들과 같은 위치에 있다. 문명사회에서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날 때부터 일종의 특별한 힘을 부여받고, 아무 노력 없이도 그걸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몇몇 사람의 존경을 받기 위해 필요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려는 여성은 거의 없다.
    (/ p.119)

    나는 모든 사회적 미덕의 토대로서 결혼을 매우 존중하지만, 한 번의 실수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되고 인간의 정서와 정신을 향상시키는 모든 애정과 인간관계에서 고립된 저 가련한 여인들에 대해 정말 진실한 연민을 느낀다. 대개의 경우 그건 실수라고 하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수많은 순진한 처녀들이 진솔하고 인정 넘치는 성품 때문에 남자에게 속아넘어가고, 더 많은 처녀들이 미덕과 악의 차이를 알기도 전에 흔히 말하는 대로 신세를 망치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이들은 그동안 받아온 교육 때문에 타락에 이르는 것이고, 그래서 타락한 여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부당함을 매춘부 교화소 같은 걸로 바로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부족한 건 동정심이 아니라 정의이기 때문이다.
    (/ p.142)

    불의를 참아 넘기고 모욕을 묵묵히 견디는 존재는 얼마 안 가 자신도 불의를 저지르게 되고,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건 사람의 성격을 만들거나 개선하는 데 있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성격이 나은 것은 감정뿐 아니라 이성까지도 사로잡는 일에 종사하기 때문이고, 머리가 안정되어 있으면 감정도 건전해지는 법이다. 감상적인 사람은 여간해서 성격이 좋기 어렵다. 좋은 성격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상충하는 요소들이 이성의 작용으로 잘 융합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원래 명랑한 성격을 타고났거나, 소심한 나머지 순하게 행동하는 사람들도 때로 성격 좋다는 말을 듣지만, 나약하거나 무지한 사람 치고 정말 성격 좋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 p.163)

    어른들이 아주 철저히 감독한 아이가 커서는 형편없이 나약한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그 아이를 가르친 사람들이 자신의 권위에만 근거를 둔 갖가지 의견을 주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남의 사랑이나 존경을 받으면, 그들의 정신은 노력도 안 하고 앞으로 힘차게 전진하지도 못한다. 이 경우 교육은 벋어나는 덩굴손을 제 기둥에 감기도록 이끌어주는 건데, 부모는 아이 스스로 판단할 여유를 주지 않고 갖가지 교훈만을 가르쳐주면서, 아이들 스스로 그걸 깨달은 것처럼 남의 잘못된 판단에 따라 행동하기를 바라고, 일단 성인이 되면 늙은 부모처럼 행동하길 바란다. 그들은 나무나 인체가 완전히 자랐을 때에야 비로소 튼튼한 조직을 갖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 p.217)

    여자들이 이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걸 막으면서, 그들이 남성보다 더 이성적인 기호를 갖기를 기대한다는 건 좀 이상한 일이다. 남자가 상대방의 양식(良識)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가? 여자들보다 더 나은 여러 힘과 이점을 가진 남자들이 여성의 육체보다 정신을 더 사랑하는 경우가 있는가? 사람들의 행동만을 보고, 도덕보다는 관습을 배우라고 교육받은 여성이 평생 익히려고 노력해온 것을 경멸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면밀히 평가하도록 교육받은 여성이, 외양이 어색하지만 훌륭한 남자를 만났을 때, 그의 행동이 쌀쌀맞고 재치 있는 대꾸나 그럴 듯한 찬사를 늘어놓지 못해 말투가 냉정하고 멋없을 경우, 갑자기 어디서 그의 진가를 찬찬히 따져볼 판단력을 획득하겠는가? 뭔가를 계속 좋아하거나 그 진가를 알려면, 적어도 어느 정도는 그 대상의 가치를 앎으로써 호기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대방의 가치나 미덕을 평가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것이고, 그럴 때 느끼는 당혹스러운 겸허함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그런 걸 느끼는 사람 자체를 아주 흥미로운 존재로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랑은 그보다 천박한 요소들도 포함하는 법이고, 그 대상 또한 그런 요소를 공유, 아니 상당히 많이 공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랑은 상당히 자의적인 감정이고, 통제하기 힘든 다른 여러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성의 소리를 무시한 채 제 스스로의 권위에만 의존한다. 사랑은 또 우정의 토대인 존경심과는 쉽게 구별되는데, 그것은 사랑이 아름다움이나 우아함 같은 덧없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감정에 힘이 실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만들려면 뭔가 더 견실한 요소가 그런 인상에 깊이를 더하고 상상력을 자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 p.223)

    정신의 순결함 또는 순결을 받쳐주는 유일한 미덕인 진정한 품위는, 교양 있는 이들의 마음속에만 깃드는 정제된 따스함에 가까울 것이고, 무지의 수줍음이 아니라 깊은 사고의 섬세함인 것이다. 영혼이 살아 있는 사람만이, 항상 깨끗한 사람처럼, 이성에서 비롯된 점잖음을 지니고 있고, 이런 특징은 촌사람의 수줍음이나 경박한 이의 얌전함과 쉽게 구별된다. 그렇다면 그건 지식과 모순되는 게 아니라 바로 지식의 가장 아름다운 열매인 것이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작가는 겸손함에 대해 정말 피상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여성의 품위에 맞는 범위 내에서 여성에게도 현대 생물학을 가르칠 수 있는지 물은 한 숙녀는 지나치게 얌전뺀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그 질문을 받았더라면 나는 분명히 안 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지식의 아름다운 책이 이런 식으로 영영 닫혀버리다니! 이 비슷한 구절들을 읽을 때 나는 영원불멸이신 하느님을 우러르며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오 아버지이시여, 당신은 당신의 여식인 여성의 천성 자체를 아름다운 진리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찾지 못하게 만들어놓으셨나이까? 그녀를 당신께 인도하는 엄청난 지식을 그녀의 영혼이 과연 이해할 수 있겠나이까?’
    (/ p.232)

    나약한 정신의 소유자들은 의무의 격식적인 면을 지키는 걸로 만족하는 경향이 있지만, 진정한 도덕은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 그리고 피상적인 도학자들이 행동 방식이나 표면적인 예절에 대해 그렇게 많이 떠들어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종류를 막론하고 지식에 기초하지 않은 도덕은 하찮은 결과밖에 낳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은 남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의무라는 명백한 가르침을 받아왔다. 루소는 "평판은 순결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남자는 자기 자신만 제대로 행동하면 남들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제대로 행동하는 것만으로는 의무의 반밖에 수행하지 못한다. 평판은 그녀의 실체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교육은 남성 교육과 전혀 달라야 한다. 평판은 남성에게는 미덕의 무덤이지만 여성에게는 왕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판에 기초한 미덕은 완전히 세속적이고 이성을 박탈당한 존재의 미덕이라고 보는 게 논리적일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들은 세상의 의견에 대한 논의에서도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
    (/ p.250)

    여성이 남성에게서 어느 정도 독립하지 않는 한 그들이 도덕적이 된다든지, 좋은 아내나 엄마가 되는 데 필요한 강한 본능적 사랑을 갖추길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남편에게 완전히 의존해 있는 동안은 늘 교활하고 이기적인 존재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주인을 사랑하는 애완견처럼 아첨하며 달라붙는 그들에게서 만족을 얻는 남성은 별로 민감하지 못한 존재들일 것이다. 사랑은 그 어떤 의미에서도 대가를 치르고 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이는 상대방도 그와 똑같은 사랑을 느끼길 바라지만, 그외의 다른 뭔가를 바라게 되면 그 부드러운 날개가 금방 시들어버린다. 재산이 남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여자들이 자신의 매력을 팔아 살아가는 동안은 양) 모두 노력과 극기가 필요한 저 고귀한 의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 p.264)

    모성애가 남편과의 사랑을 대신하게 되는 게 섭리이고, 연인이었던 남편이 친구로 바뀌면서 뜨거웠던 열정이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바뀔 때, 아이가 이 헐거워진 마음의 끈을 다시 조여주고, 아이에 대한 애정이 부부 사이에 새로운 공감을 만들어주는 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녀가 부부애의 징표라 해도, 부부가 아이를 유모에게 맡겨버리면 두 사람 사이의 공감이 커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무를 떠맡기는 이들은 거기 따른 보상을 못 받아도 불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해야 아이도 그들을 사랑할 것이기 때문이다.
    (/ p.282)

    인류가 더 도덕적이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남녀가 모두 같은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할 텐데, 한)만 그 원칙들이 합리적임을 이해할 수 있다면 어떻게 그런 걸 기대할 수 있겠는가?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고, 인류의 운명을 개선할 유일한 방도인 저 개화의 원칙들을 널리 퍼지게 하려면, 여성도 지식에 기초한 미덕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이 남성과 같은 교육을 받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없다. 그런데 작금의 여성은 무지와 천박한 욕망 때문에 남성과 동등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타락해 있거나, 뱀처럼 교활한 술수를 통해 남자를 잘못된 길로 이끌 정도의 지식만을 획득한다.
    (/ p.316)

    저자소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Mary Wollstonecraf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759~1797
    출생지 영국 스피털필즈
    출간도서 3종
    판매수 107권

    1759년 영국 런던 근교의 스피털필즈에서 에드워드 울스턴크래프트의 6남매 중 둘째이자 장녀로 태어났다. 일찍부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입주 가정교사와 귀부인의 비서 자리를 전전하다가 1784년 이슬링턴에 여학교를 설립했다. 뉴잉턴 그린으로 학교를 옮긴 후 그곳에서 유명한 진보주의자 리처드 프라이스를 사숙했고, 새뮤얼 존슨 박사를 만나기도 했다. 1786년 학교를 폐쇄한 뒤 첫 저작 [여성 교육론]을 썼고 그 이듬해 런던으로 진출했다.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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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대학교 영문과 교수.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을 마친 뒤 도미, 오하이오 주 켄트주립대학교 영문과에서 석사를, 에밀리 디킨슨의 시간시(時間詩)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원광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부임했다. 저서로 [The Challenge of Temporality: The Time Poems of Emily Dickinson] [English in Action] [서술 이론과 문학 비평](공저)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현대 서술 이론의 흐름](공역) [이썬 프롬] [암초] [마루 밑 바로우어스]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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