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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클럽

원제 : The Suicid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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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2014년 여름에 찾아온 19세기의 환상적인 공포소설!

    인간 내면의 근원과 선악의 갈등을 탐구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소설선집 [자살 클럽]이 열린책들 세계문학 224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종교적 인습과 종교에 대한 회의감을 동시에 지닌 스티븐슨의 모호한 도덕관은 그의 작품에서 선악의 대립, 이중성을 띤 모호하고도 불완전한 인간상으로 등장한다. 죄의식, 두려움, 탐욕, 불안 등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다루는 한편 타고난 낭만적 성향이 더해져 그의 작품에서는 음산하면서도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공포가 만연한 이 시대에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으로부터 은근한 공포를 자아내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들은 되레 신선하다.
    이번 소설선집에는 표제작 [자살 클럽](1878)을 비롯해 총 네 편의 단편을 엄선해 실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말트루아 경의 대문](1878), 그 외 [시체 도둑](1884), [병 속의 악마](1891)를 열린책들의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만날 수 있다.

    서정성과 공포가 공존하는 기묘한 네 편의 단편들

    표제작 [자살 클럽]은 1878년 [런던 매거진London Magazine]에 발표된 세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단편이다. 보헤미아의 왕자 플로리젤이 자신의 충복 제럴딘 대령과 함께 나선 밤 나들이 도중 수상한 클럽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자살 클럽]의 이야기는 시작된다(크림 타르트 청년 이야기). 자살 클럽에서는 매일 밤 생명을 건 도박판이 벌어진다. 회장이 카드를 돌리고, 스페이드 에이스를 뽑는 사람은 그날 밤의 행운아, 즉 살해당하는 자가 된다. 클럽 에이스를 뽑는 사람이 그날 밤의 사형집행관이다. 이 클럽의 실체에 경악한 플로리젤 왕자와 대령은 생명을 희롱하는 클럽 회장을 단죄하고자 한다.
    뒤이어 등장하는 에피소드 (의사와 사라토가 트렁크 이야기), (이륜마차의 모험)은 각각 주인공도 배경도 다르다. 세 에피소드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중간 어느 지점에서 모두 자살 클럽으로 연결된다. 독자는 점점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뚜렷해진다. 플로리젤 왕자와 제럴딘 대령이 자살 클럽의 회장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이 단편은 탐정소설이긴 하나, 정교한 플롯이나 복잡한 수수께끼보다는 매력 있는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겪는 기이한 모험담 자체가 흥미를 자아낸다.
    [시체 도둑]에서는 해부학 실습을 위해 살인을 감행하면서까지 시체를 만드는 경악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1827~1828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실제로 벌어진 (버크와 헤어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이 단편은 끔찍한 범죄 행각을 생생히 묘사하는 가운데 문학적인 서정성도 느껴진다. 안개 가득한 밤, 랜턴 하나만 밝힌 채 시체를 싣고 달리는 마차의 이미지는 음산하지만 매혹적이다. [병 속의 악마]는 스티븐슨이 말년에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 우폴루 섬에 정착한 뒤 집필한 작품답게 하와이와 타히티를 배경으로 한다. 영혼을 담보로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가 담긴 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스티븐슨은 이 작품에서 인간의 내면을 향한 냉철한 시선을 잠시 거두고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스티븐슨이 말년에 정착한 우폴루 섬 사람들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여유와 웃음, 섬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번 선집의 다른 단편들과 달리 명랑하고도 밝은 분위기의 작품으로,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단편 [말트루아 경의 대문]은 국내 독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작품이다. 15세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어두운 밤 병사들을 피해 열려 있는 어느 저택 대문 안으로 들어선 청년이 겪게 된 기이한 체험을 담았다. 등장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에다 작품의 무대가 저택 내부로 제한되어 있어 더욱 긴장감이 고취된다. 저택 주인과 그의 조카딸로부터 엿보이는 병적인 성향이 섬뜩하고 기괴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싹트며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짧은 이야기 안에 담긴 주인공 청년의 감정 변화야말로 단편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 주는 백미이다. 이 작품은 1951년 [이상한 문The Strange Door](조셉 페브니 연출)이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목차

    자살클럽
    시체 도둑
    병 속의 악마
    말트루아 경의 대문

    역자 해설: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탐구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연보

    본문중에서

    바로 그때, 한 젊은이가 반회전문을 거세게 밀어젖히며 술집 안으로 들어섰고 뒤따라 수행원 두 사람이 들어왔다. 수행원들은 저마다 뚜껑을 덮은 커다란 접시를 들고 있었는데 한순간 동시에 뚜껑을 열었다. 접시에는 크림 타르트가 담겨 있었다. 청년은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호의를 보이며 억지로 타르트를 권했다. 그가 권하는 음식을 흔쾌히 받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단호하게, 심지어 매몰차게 거절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 젊은이는 사람들이 크림 타르트를 거절할 때마다 우스운 농담을 하면서 자기가 그 타르트를 먹어 보이곤 했다.
    (크림 타르트 청년 이야기/ p.11)

    자살 클럽의 흡연실은 문을 열면 통하는 응접실과 천장 높이는 같았지만 더 넓었고, 천장에서 바닥까지 떡갈나무 징두리 벽 모양새의 벽지로 도배되어 있었다. 활활 타오르는 커다란 난로 불꽃과 여러 개의 가스등 불빛이 모여 있는 사람들을 비추었다. 왕자와 그의 수행원이 끼자 모두 열여덟 명이 되었다. 사람들 대부분이 담배를 피우고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 유쾌하고 달뜬 분위기였는데, 돌연 오싹한 정적이 감돌기도 했다.
    (크림 타르트 청년 이야기/ p.31)

    [매일 밤 희생자가 어떻게 뽑히는지, 이때 희생자만이 아니라 또 한명의 회원, 클럽 장중(掌中)의 도구이자 죽음의 사도가 어떻게 뽑히는지 알려 드려야겠군요.] 맬서스 씨가 대답했다. [맙소사! 그럼 서로를 죽인다는 겁니까?] 대령이 물었다. [그런 식으로 자살의 수고스러움을 없애는 것이죠.] 맬서스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대령이 갑자기 소리쳤다. [그럼 당신이나 나나 어쩌면 내 친구가… 그러니까 우리 중 누군가 한 사람이 오늘 밤 어떤 사람의 육체와 불멸의 정신을 없앨 살해자로 뽑힐 수도 있다는 겁니까? 여성의 몸에서 태어난 인간들 사이에서 어찌 그 따위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아! 이보다 더한 악행은 없어!]
    (크림 타르트 청년 이야기/ p.38)

    [무섭다고?] 의사가 대답했다. [무서울 것 없네. 이건 고장 난 시계와도 같은 거야. 수리 도구로 어디가 어떻게 고장났는지 알아내야 하는, 하나의 정교한 기계 장치에 불과한 것이지. 일단 피가 식어 흐르지 않으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람의 피가 아니네. 살이 죽으면, 더 이상 우리가 욕망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살이 아니야. 너무나도 깨끗하고 부드러워 감탄을 자아내던 친구의 살이 아니라고. 생명력 있는 영혼과 함께 우아함, 매력, 공포 따위는 모두 사라지는 거야. 태연히 쳐다보는 데 익숙해지도록 하게. 내가 생각한 계획을 실행하려면 자넨 앞으로 며칠간은 자네가 그토록 무서워하는 저것과 계속 붙어 지내야 하니 말일세.] [박사님의 계획이라고요?] 사일러스가 소리쳤다. [어떤 계획인데요? 박사님, 빨리 얘기해 주세요. 더는 살아갈 용기조차 없어요.]
    (의사와 사라토가 청년 이야기/ p.38)

    (이 집에 있는 모든 게 가짜인가?) 그가 자문했다. (버섯처럼 하룻밤 만에 생겼다가 아침이 되기 전에 사라져 버리는 걸까?) 적당한 기회를 봐서 브래큰버리는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 그 집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향했다. 예상한 대로였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뛰어다니며 살펴봤지만 가구 한 점 눈에 띄지 않고 벽에 그림 한 점 걸려 있지 않았다. 페인트칠과 도배는 되어 있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전에 누군가 살았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젊은 장교는 도착했을 때의 광경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 안정되고 쾌적하던 근사한 분위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현재의 모습이 놀랍기만 했다. 이런 대형 사기를 치려면 틀림없이 막대한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이륜마차의 모험/ p.106)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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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내면의 근원과 선악의 갈등을 탐구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 슨은 185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17세에 에든버러 대학에 입학하여 아버지를 따라 토목 공학을 전공하였으나 얼마 후 이를 포기하고 법률 공부를 시작했다. 변호 실습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게 된 스티븐슨은 1870년대 중반부터 여행을 다니며 단편소설과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카누를 타고 프랑스와 벨기에를 여행한 경험을 담은 수필집 [내륙 여행]과 도보 여행으로 프랑스를 다니던 시절을 묘사한 [당나귀와 떠난 여행]은 그를 유명 작가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1880년 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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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학 대학원에서 사회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환상 문학 창작 공동체(www.reafanta.com)의 편집 주간으로 활동하면서 <우주전쟁>과 <철학적 탐구>를 번역했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장르 영화와 장르 문학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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