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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의 신뢰와 불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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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국가가 받는 진정한 위협은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공중의 신뢰 상실이다


    세월호 참사가 위험 소통의 주제가 되는 이유는 어떤 짓을 하거나 하지 않은 인간 행위의 직접적인 결과로 수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것으로 관찰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총체적 난국으로 표현되듯이 재난대응체계에 대한 신뢰가 전문가집단의 직업윤리와 책임의식의 결여로 인해 무너진 데 대한 반응이다.

    왜 공중은 재난 사고를 당할 때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보다 더 강력한 위험 통제와 규제를 요구하는가
    이 책은 루만과 벡의 위험 의미론을 중심으로 우리 학계에서 위험 논의를 활성화하고자 한[불확실성 시대의 위험사회학](2010)의 후속작으로, 왜 공중은 재난 사고를 당할 때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보다 더 강력한 위험 통제와 규제를 요구하는가라는 역설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공중은 오랫동안 국가 주도의 ‘압축적 근대화’에 길들여진 탓으로 관료제적인 통제와 규제에 저항하지 않고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게다가 국가 개입주의에 익숙해진 공중은 위험에 대한 자기방어에는 관심이 없는 부조리를 드러낸다. 공중의 관점에서 볼 때 재난관리는 정부의 일이지 자신의 일은 아닌 것이다. 기업도 재난관리계획을 세워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국가의 통제와 규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친다. 그리고 언론은 대형 재난 사고가 터져야 비로소 위험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만, 책임 없는 방관자가 되어 개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안전불감증’이나 모든 조직에 책임을 돌리는 ‘총체적 난국’을 남발하며 선정적인 현장 보도에 만족한다. 그에 상응하게 뉴스 보도는 재난 사고의 원인에 대한 심층 보도보다는 끔찍한 악몽을 되새기는 선정적인 형태로 훨씬 더 많이 제공된다.
    결과적으로 재난이 터지면 위험 소통은 활성화되지만, 위험에 대한 사회의 능동적 대처는 늘어나지 않고 사회적 체계에 대한 신뢰만 더 하락하는 일이 일어난다. 정부는 신뢰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재난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대책을 발표하지만 재난 사고는 또 터진다.
    이 책에서는 그 맥락을 인물에 대한 신뢰와 체계에 대한 신뢰의 구별, 신뢰와 불신의 제도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불확실성 시대의 위험사회학]에서 다루었던 경험적 사례들을 신뢰와 불신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조명한다.

    사회학적 분석을 통한 세월호 참사의 촘촘한 기록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경험하거나 경험하고 있는 환경오염 같은 생태학적 위협, 핵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 반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인간배아복제를 둘러싼 황우석 사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광우병 촛불시위, 외환위기 등의 위험사건, 그중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신뢰와 불신의 관점에서 촘촘히 분석한다.
    저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재난 피해자의 유가족뿐만 아니라 시민이 분노하는 것은 살릴 수도 있었을 300여 명의 생명이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한 탈출 행동, 해경의 부실한 초기 대응,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따른 혼란으로 인해 수장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명 구조의 실패에 대한 책임은 집권 초부터 안전행정부를 중심으로 내각 구조 개편을 단행하며 ‘안전 한국’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건 현 정부에 귀속되고, 그 책임 귀속이 정부의 무능력과 무지, 부패, 민관 유착, 잘못된 관행 등을 파헤치는 계기가 되면서 국가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국가안전처를 급조해 안행부의 중대본처럼 권한은 강하지만 책임은 없는 ‘관료주의의 옥상옥’을 만들기보다는 정부 국회 전문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국가 차원의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의 원인과 초기 대응 단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종합적인 재난 대응 대책을 내놓는 것이 미래의 위험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제시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파악과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반면교사가 되어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학적 기록이 될 것이다.

    불확실성 시대, ‘위험’과 ‘신뢰’의 담론이 넘쳐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공 토론에서 위험과 위해, 신뢰와 불신에 관한 개념적인 모호성과 이것이 일으키는 논쟁은 서로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전작[불확실성 시대의 위험사회학]을 통해 ‘위험’과 ‘위해’ 차이의 개념적 모호성을 극복하는 시도를 한 바 있다. 이 책에서는 불확실성 시대에 위험과 연관되어 신뢰와 불신의 차이가 확장되는 맥락에 논의를 집중한다.
    각종 위험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이나 정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낮아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개인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 정치에 대한 신뢰도 낮아지는 것인가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은 개개인의 신뢰 상실이 합쳐진 것인가 정부를 불신하는 시민단체의 구성원이 아니면서도 정치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많은 유권자들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개인에 대한 신뢰가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신뢰를 일컫는 것이라면, 보편적 인간에 대한 신뢰가 도덕론의 범주 밖인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 아니면 전인격체로서의 인간에 대한 신뢰를 일컫는 것이라면, 완벽한 인간은 신뢰를 잃는 것이 불가능한가 기능적으로 분화된 현대사회에서 과연 개인에 대한 완벽한 신뢰 획득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따르는 수많은 질문들은 신뢰와 불신 논의의 개념적인 명확성이 아직 요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이러한 개념적인 명확성의 결핍은 우려할 만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또한 한국 학계에서 신뢰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이론적 관심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은 위험사회에서 신뢰와 불신의 관계를 다루되 관련 연구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불신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리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과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정부나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기업, 학교 등의 조직에서 각종 문제가 터지거나 인사과정에서 신뢰 문제가 빈번히 불거지고 있는 최근 한국 사회의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데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목차

    책을 내며

    제1부 신뢰의 이론적 논의들
    제1장 현대 사회의 신뢰
    제2장 신뢰 의미론의 역사적 변천
    제3장 현대 사회이론의 신뢰 연구
    제4장 중간 고찰: 신뢰 담론의 지형

    제2부 불확실성 시대의 사회학적 시대 진단
    제5장 인물에 대한 신뢰
    제6장 체계에 대한 신뢰
    제7장 신뢰와 불신의 제도화

    제3부 불확실성 시대의 신뢰와 불신 소통
    제8장 복잡성 축소 기제로서의 신뢰
    제9장 부정의 신뢰 강화 기능
    제10장 지식에 기초한 신뢰와 불신의 역설

    참고문헌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란 없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위험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을 경우 재난은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재난에 선진국형과 후진국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재난에 대처하는 데 선진국과 후진국의 다름이 있을 뿐이다.
    (/ p.9)

    결정에 위험이 따르는 것은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모든 결정을 점점 더 자신에게 의지하는 ‘개인화’ 경향은 현대인에게 새롭고 다양한 생활양식의 형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화는 불확실성 속에서 자기책임 아래 진행되는 결정이 아니라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 pp.36~37)

    신뢰는 우선 행위자 간 소통에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을 전제한다. 만일 상대방이나 조직, 사회의 기능체계에 대해 완전한 지식을 갖고 있다면 신뢰 자체가 필요 없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나 그것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면 신뢰가 형성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 p.39)

    현대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불확실성이 아니라 기능체계의 구조적 분화와 정보의 비대칭에 근거해 사회적으로 구성된 불확실성이다.
    (/ p.45)

    결정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에게 신뢰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은 불확실성 또는 위험의 존재이다. 모든 것이 확실하고 모든 결정에 위험 부담이 없다면 애초에 신뢰는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행위자가 위험을 고려하면서도 감시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 그가 상대방의 행위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 p.48)

    (루만에 의하면) 신뢰가 있는 곳에는 객관적으로 더 많은 체험과 행위 가능성이 있으며 사회적 체계의 복잡성이 증가한다. 즉, 사회적 체계가 자신의 구조와 일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신뢰는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복잡성을 축소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형식이기 때문이다.
    (/ p.79)

    사회적 신뢰는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부정적인 가능성을 차단하는 기능을 하는 보호 고치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신뢰는 본질적으로 안전에 대한 확신이라기보다는 비현실적인 믿음인 것이다.
    (/ p.92)

    1980년대 이래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민주화가 일어났지만 지금은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민주화 이후 민주정부도 부패나 정실주의, 밀실 거래, 연고자 봐주기, 회전문 인사 등 반민주적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 대중매체에 쉽게 그리고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다. 그 결과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한 정보?통신매체의 발달이 오히려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낸다는 ‘민주주의의 역설’이 지적된다.
    (/ pp.122~123)

    오늘날 신뢰가 빈번히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신뢰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남을 믿는 신뢰는 항상 배신당할 위험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상대방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의 양적 측정은 손쉽게 이루어졌던 데 비해, 피신뢰자가 장차 얼마나 신뢰를 지켜줄 것인지, 즉 신뢰를 되돌려줄 것인지를 나타내는 신뢰 가능성에 대한 측정은 사실상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
    (/ p.165)

    신뢰는 위험의 인지를 전제로 한다. 왜냐하면 외압에 의해서든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든 모든 것이 확실하거나 결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위험이 없다면 신뢰는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
    (/ p.182)

    체계에 대한 인식 없이 신뢰 개념을 논하는 것은 고도로 복잡한 현대의 사회질서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신뢰를 미시적 수준의 개인 행위를 넘어서 거시적 수준의 체계에서 파악해야 한다.
    (/ p.188)

    공중의 신뢰는 어떤 의미에서는 맹목적인 것이어서 공중은 외부의 결정에 의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이 위험에 방치된다고 느끼면 그 반대급부로서 엄청난 불신을 한다.
    (/ p.256)

    정치(국가) 또는 경제(시장)에 대한 신뢰는 부정적으로 인지된 위험과 관련이 깊다. ‘한강의 기적’을 외치며 ‘하면 된다’고 자신만만해하던 경제 관료들은 1997년 제2금융권의 과다한 단기외채로 인한 대외 결제수단의 일시적 부족으로 발생한 외환위기에 대해 무기력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IMF의 압력을 받아 기업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부동산 투기 억제 조치, 금융 개혁 등 신자유주의 경제 개혁을 단행했다.
    (/ p.292)

    국가는 신뢰가 하락하면 할수록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입을 더욱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국가가 받는 진정한 위협은 법과 제도의 미비에 있다기보다는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공중의 신뢰 상실에 있다.
    (/ p.307)

    과학은 복잡성 증가에 수반하는 불확실성의 증가를 통제하고자 한다. 하지만 과학적 방법론은 제각기 자기 고유한 분야에서 효과들을 보정하는 데 기여할 뿐이다. 과학이 일상의 시의적절성을 위협할 만큼 불확실성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 p.323)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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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 교수의 지도로 Diplom과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환경 문제와 위험 문제, 사회적 배제 등에 관한 다수의 저서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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