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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시인동네』로 등단한 예명이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서정의 내부]. 저자는 이 시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진 일상적 고통의 세계를 바라보고, 파악하고, 드러내려고 한다. 그리하여 그의 시선에 포획된 사소함의 영역은 우리 삶의 비애와 상처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보여준다.

‘시인동네 시인선’ 013. “무엇보다 언어운용 능력이 탁월하다. 잘 빚은 항아리처럼 군더더기 없는 시어의 선택, 이미지의 명징함, 자연스러운 리듬과 시적 호흡, 세련된 전개 등은 오랜 시적 연마가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는 평을 받으며 2013년 『시인동네』로 등단한 예명이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예명이 시인은 첫 시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진 일상적 고통의 세계를 바라보고, 파악하고, 드러내려고 한다. 그리하여 그의 시선에 포획된 사소함의 영역은 우리 삶의 비애와 상처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가 포착하는 시적 대상은 일상적인 삶의 양상 가운데에서 쉽게 포착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삶의 본질적인 비극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결코 일반화된 세계 인식에 머물지 않는다. 예명이 시인은 아름다움으로 위장되어 있는 세계의 이면을 파헤치며, 일상화된 삶의 고통의 진짜 모습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출판사 서평]

“무엇보다 언어운용 능력이 탁월하다. 잘 빚은 항아리처럼 군더더기 없는 시어의 선택, 이미지의 명징함, 자연스러운 리듬과 시적 호흡, 세련된 전개 등은 오랜 시적 연마가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는 평을 받으며 2013년 『시인동네』로 등단한 예명이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예명이 시인은 이 시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진 일상적 고통의 세계를 바라보고, 파악하고, 드러내는 데 경주한다. 그리하여 그의 시선에 포획된 사소함의 영역은 우리 삶의 비애와 상처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가 포착하는 시적 대상은 일상적인 삶의 양상 가운데에서 쉽게 포착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삶의 본질적인 비극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결코 일반화된 세계 인식에 머물지 않는다. 예명이 시인은 아름다움으로 위장되어 있는 세계의 이면을 파헤치며, 일상화된 삶의 고통의 진짜 모습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자서]

잎맥이 힘을 단다. 기준점이 다른 가지가 이파리를 난발하듯, 광합성이 넘치듯.

빛에 흙을 대입하면 초록일 것 같았다. 그것은 간단하지 않다. 가지를 이어 잎이 되는 뻗침, 충돌이다. 정면은 정면 뒤는 뒤. 잎은 외부, 보이지 않는 마찰. 내부는 붉다.

그것은 그냥 보면 숲. 다시 보면 칸이 다른 바람 같다. 충돌은 대부분 내부로부터 뻗는다. 한끝 차이 무너짐이 있듯 내부는 진흙 같은 열성이다. 가지에 바친, 가지에 비친 시간이 꺾일 때쯤 간절할 것은 초록, 잎이 안쪽으로 힘을 던다. 살기 위해.

시인의 말

제1부

오늘의 만두 ㆍ 13
국경 ㆍ 14
양들의 이데아 ㆍ 16
도마의 방식 ㆍ 18
새 ㆍ 20
잉여가 잉여에게 ㆍ 22
입 없는 입 ㆍ 24
바람꽃 ㆍ 26
모순 ㆍ 28
급소 ㆍ 30
불가능한 손 ㆍ 32
소각장 ㆍ 34

제2부

서정의 내부 ㆍ 37
나무의 밤 ㆍ 38
움직이는 원주율 ㆍ 40
네모난 기한 ㆍ 42
박쥐에 대하여 ㆍ 44
난 헌옷이다 ㆍ 46
염습원 ㆍ 48
사냥 ㆍ 50
외출 ㆍ 52
구경하는 집 ㆍ 53
만찬 ㆍ 54
나비, 발화점 ㆍ 56
용도 ㆍ 58

제3부

족적(足跡) ㆍ 61
주파수 ㆍ 62
도피 ㆍ 64
장미와 바이올린 ㆍ 66
그럼에도 불구 ㆍ 68
비율 ㆍ 70
바게트 ㆍ 72
만삭의 허공 ㆍ 74
뒤끝의 태 ㆍ 76
꿈 ㆍ 78
영상 밖 ㆍ 80
백장미 ㆍ 82

제4부

목이 긴 뼈 ㆍ 85
밤의 후불 ㆍ 86
밤의 후불 ㆍ 88
가면 ㆍ 90
가면 ㆍ 92
체인지 ㆍ 94
몸속의 나비 ㆍ 96
재단사 ㆍ 98
밤과 레몬 ㆍ 100
마그네틱 ㆍ 102
불가사히 ㆍ 104
고도 ㆍ 106

해설 고통의 방식展 / 조동범(시인) ㆍ 109

만두에 관해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만두의 속에 관해. 삶아도 쪄도 구워도 속은 그대로인, 소스를 첨가하거나 첨가하지 않거나 하지만 이것은 무국적 반달,
움직여요. 사연이 움직여요.
분석하고 눈감고 이유를 버무려요. 사건이 빚어져요. 누르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사연들. 구름 속에서 달이 빠져나오듯 흐르는 구름과 구름, 습기를 빨아들이는 하얀 만두피(皮) 피를 흘려요. 사건이 종료되지 않아요.

한입 크기의 어둠, 알맞은 크기와 온도로 제도화되는 것들.

오늘의 만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더러운 만두,
감춰지고 부풀려지는 진실과 거짓,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오늘의 만두」 전문

막의 안쪽이 궁금해요. 막막함 같은 것.
동쪽보다는 북쪽이. 흙을 뒤집어요. 구덩이를 파야 해요. 구덩이로 자란 구멍 검을까요. 꺾일 듯 흔들리는 풀을 봐요. 감각이 깊잖아요. 난 막의 뒤쪽까지 따보고 싶어요. 푸른 것의 암실은 푸를까요. 어둠은 사라질 기호.
막 안에 막이 있어요. 가장 선명한 빛은 뒤쪽에. 획일적인 것은 뒤집혀야 해요. 곡선이 직선을 따라가듯 꽃이 터지듯, 어둠을 따는 별을 봐요. 반짝여요. 본질을 훑어요. 난 순정의 반대편을 따고 있어요. 거품이 넘칠 때 스윽 거둬내는 연정.
질기도록 파란, 도파민.
―「서정의 내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