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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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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말만 많고, 절대 말 안 듣는 중2 아이들과
    덮어놓고 열정만 많은 도서관 선생님의 한판 가려운 이야기!


    이 소설은 청소년 베스트셀러는 물론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간을 파는 상점] 선영 저자 특유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섬세한 문장으로 지금을 살고 있는 청소년과 어른, 모두가 한결같이 앓고 있는 가려움과 불안에 대해 조명한다.

    폭력 사건에 휘말릴 때마다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도범, 끼리끼리 뭉쳐 있는 동아리들 밖에서 배돌다가 책 읽기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담, 말 대신 망치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해머, 그리고 스팩 쌓기의 강박에 사로잡힌 남자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여교사 수인 등, 끝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의 내용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그들 나름의 가려움을 견뎌내며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두 차원의 시간이 경계 없이 어우러져 생명 있는 존재들을 '미치도록 가렵게' 하는 모습들을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 지금을 살고 있는 각 세대의 가려움을 꺼내어 서로가 서로에게 이해하고 납득하길 바란다.

    출판사 서평

    30만 베스트셀러 [시간을 파는 상점]작가 김선영의 기대작!
    각 세대들이 겪는 우리 生의 가려운 이야기!

    말만 많고, 절대 말 안 듣는 중2 아이들과
    덮어놓고 열정만 많은 도서관 선생님의
    한판 가려운 이야기!

    "어디에서 어디로 넘어가는 것이 쉬운 법이 아녀.
    다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갈 수 있는 겨."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불안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살아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그리고 불안은 잊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무엇이 우리의 불안을 넘어서게 할 수 있을까? 작가는 불안한 우리의 모습을 중닭에 비유했다.
    "뼈도 자라고 날개도 자라고 깃털도 자라야 하니께 만날 가려운 겨. 미치도록 가려운 거지. 부리고 날개고 등이고 비빌 곳만 있으면 무조건 비비대고 보잖어."
    수산나고등학교에서 성공적으로 도서관을 꾸려가던 수인은 울창한 수풀 속에 방치해둔, 낡은 목조 건물의 도서관이 있는 형설중 사서 선생님으로 발령을 받았다. 수인에게는 이 사회 상위 1% 엘리트에 속하지만 늘 불안에 쫓기는 연인 율이 더 나은 스펙을 쌓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도, 관행에 젖어 있는 새 학교의 시스템과 동료 교사들도,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과의 좌충우돌 학교생활도 감당하기가 벅차다.
    저마다의 꿍꿍이속으로 독서반을 지원하여 도서관에 모여든 아이들... 가려워 몸살을 앓지 않는 아이가 없다. 여러 학교를 전전하며 전학 다녀야만 했던 도범은 일진 생활을 정리하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가락을 짓찧고, 끝까지 도범을 괴롭혀 일진에 돌아오게 하려는 양대호 일당과 가방 속에 망치를 넣어 다니는 해명(해머), 성적 스트레스로 불안에 매몰된 희곤, 책이 말을 한다는 이담이의 가려움. 끝없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인의 어머니는 듬성한 깃털을 땅에 대고 날개와 목과 부리를 연신 비비는 이상한 짓을 하는 중닭이 우리의 모습이라고 했다.
    "어디에서 어디로 넘어가는 것이 쉬운 법이 아녀. 다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갈 수 있는 겨. 애들도 똑같어. 제일 볼품없는 중닭이 니가 지금 데리고 있는 애들일 겨. 병아리도 아니니께 봐주지도 않지, 그렇다고 폼 나는 장닭도 아니어서 대접도 못 받을 거고. 뭘 해도 어중간혀. 딱 지금 니가 가르치는 학상들 아니것냐. 그 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해도 네가 어디가 가렵구나. 그래서 가렵구나 알어주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녀? 말 드세빠지게 안 듣는 놈일수록 가려운 데가 엄청 많은 겨. 말 안 듣는 놈 있으면 아, 저놈이 어디가 몹시 가려워서 저러는 모양인가 부다 하면 못 봐줄 거도 없는 겨."
    수인의 어머니마저도 긴 세월 방치해둔 가려운 곳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해하지 못할 것도, 이해 안 될 것도 없다. 끊임없이 자신의 스펙을 만들기 위해, 뭔가를 채워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훌쩍 떠나버린 율마저도.
    이 소설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 청소년 베스트셀러는 물론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 작가 특유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섬세한 문장으로 지금을 살고 있는 청소년과 어른, 모두가 한결같이 앓고 있는 가려움, 불안에 대해 조명한다.

    추천사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매혹적인 제목의 장편소설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유달리 예민한 작가이다. 자신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그는 온조라는 여학생을 내세워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다시 말해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과 행동하는 주체의 실존적 결단에서 잉태되는 시간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의뢰인'들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세 번째 장편소설로 내놓게 된 ??미치도록 가렵다??에서 이 작가는 두 차원의 시간이 경계 없이 어우러져 생명 있는 존재들을 '미치도록 가렵'게 하는 모습들을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폭력 사건에 휘말릴 때마다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도범, 끼리끼리 뭉쳐 있는 동아리들 밖에서 배돌다가 책읽기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담, 말(언어) 대신 망치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해머', 그리고 스펙 쌓기의 강박에 사로잡힌 남자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여교사 수인 등, 이 소설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그들 나름의 가려움을 견뎌내며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시골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수인의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는 지독한 가려움을 가장 볼품없는 중닭에 빗대어 드러낸다. "가려우니께 땅에 대고 하도 비벼서 털이 빠져서 그랴." 이러한 가려움이 성장 또는 생명의 보편적 현상으로 의식될 때, 이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그들만의 특이성으로 빛을 발하게 되며, 바로 그 지점에서 자신의 삶의 조건을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김선영은 이러한 성찰을 타자에 대한 공감 쪽으로 폭을 넓혀가면서 인간적 소통이 가능한 세계를 창조해가고 있다.
    - 황광수 / 문학평론가

    목차

    여름의 막바지
    목신들의 도서관
    새와 해머 그리고 깡
    헌책 파는 남자, 헌책 사는 여자
    첫 대면
    그가 떠나다
    맞수
    해머의 집
    은하수의 빛무리를 따르는 쇠똥구리
    호접지몽
    손가락이 아프다
    매몰
    도서관의 역습
    중닭의 비애
    책과 노는 아이
    to be continued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도서관 목문 위에는 한자로 창창울울(蒼蒼鬱鬱)이라고 조각되어 있다. 현판에 글자들이 그야말로 울울창창하게 들어차 있다. 숨이 막혔다. 지식과 감성의 숲으로 우거져 푸르고 무성했으면 하는 어떤 사람의 처음 마음이 읽히긴 했지만 아이들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 같은 버거움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 같아 좋게만 보이지 않았다.
    현판만큼이나 뻑뻑한 목문을 밀며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천장까지 닿은 서고가 눈앞을 막았다. 역시나 머리 위부터 짓누르는 위압감이 드는 배치였다.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이미 도서관을 점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안에 서면 주눅이 들어 누구든 저절로 움츠러들 것만 같았다.
    주변의 신설학교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장서가 꽤 되었다. 신설학교는 한정된 예산 때문에 한꺼번에 장서 확보가 안 돼 도서관이랄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한데, 오래된 학교라 그런지 장서가 꽤 축적되어 있는 편이었다. 장서의 상태가 문제일 것이다.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좀이 슬거나 좀벌레가 기어 다니는 책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
    이 학교에서 가장 후미진 곳,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는 보도블록 사이에는 물이끼가 파랗게 오를 정도로 음습한 곳. 오래된 나무에 둘러싸여 햇볕도 들지 않아 학교의 괴담 시리즈가 가장 많이 서려 있을 법한 곳, 가방 속에 망치를 넣고 다니며 괴이한 짓을 일삼는 아이들의 아지트 정도로 쓰일 법한 곳, 눈곱만큼도 마음이 가지 않는 이 도서관 서고 사이에서 눈물이 터질 줄은 몰랐다.
    (/ pp.45~47)

    "걍 때려, 새끼들아. 달게 맞을게."
    도범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각목 중 하나를 집어 들고 소리쳤다. 상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든 채 거들먹거리며 걸었다. 도범은 치러야 할 것은 빨리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간 겪은 일로 훤히 아는 바였다. 도범은 각목을 준비했다. 선고라도 내리듯 강북팸 앞에 각목 꾸러미를 내던졌다. 저수지 쪽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이 선듯했다. 밤산책을 하는 몇몇 사람들이 그들을 흘낏거렸지만 누구 하나 참견하지 않았다. 눈알만 되록되록 굴리는 강북팸에게 도범은 말없이 각목을 나누어주었다. 서울서 여기까지 온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살가운 인사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그들도 어느 정도 짐작하리라 생각했다. 어쩔 수 없었지만 인사도 없이 전학을 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의사표현이 된 거라는 걸, 알 만한 아이들은 다 안다. 손을 씻으려면 돌림빵은 각오해야 한다. 통과의례이니 저항하지 않고 장렬히 맞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이 세계의 미풍양속이다.
    "이제 재미없다. 이해해주라."
    도범은 무릎을 꿇은 뒤 각목 세례를 기다렸다.
    "뭐래~, 왜 저래? 깡? 진심이야?"
    강북팸 사이에서 도범은?'깡'으로 통했다. 짱이라고 불렀다가 광고하고 다니냐고 도범에게 늘씬하게 맞은 놈이 생기자, 성을 따서 깡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깡은 짱보다 더 강력한 넘사벽 같은 존재로 강북을 넘어 강남까지 고유명사로 굳혀가던 중이었다.
    상배가 가래침을 뱉은 뒤 담배를 빼물었다. 라이터에 불이 붙지 않자 상배는 라이터를 패대기치며 소리쳤다.
    "됐다고 했잖아 새꺄."
    상배가 귀찮다는 듯이 말을 뱉었다.
    "글고, 너 여기서 문제 만들면 어떻게 되겠냐? 생각해줄 때 받어 새꺄! 이게 너와 나의 마지막 우정이다 씨바."
    상배가 적선하듯 말을 던졌다.
    여기서도 문제가 생긴다면......, 도범은 맥이 딱 풀렸다. 막다른 길에 들어선 듯 숨이 막혔다.
    그래도 여기서 끝내야 한다. 도범은 자신의 머리통을 향해 각목을 내리쳤다. 빡, 소리가 났고 이마에서 뜨듯한 것이 흘러내렸다.
    "아주 돌았구나, 씨바. 됐어 새끼야. 괜찮다고~, 아 진짜."
    상배가 소리쳤다.
    상배가 문제가 아니다. 멋모르고 상배를 따라나선 무리들이 문제다. 그들에게 상배가 봐준다는 낌새를 흘리면 안 된다. 지난번 순범이가 나갈 때 어땠는가,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질 정도로 순범이는 걸레가 되도록 돌림빵을 당했다.
    (/ pp.47~49)

    "쟤, 쟤네들 중닭 뒷목이 왜 저래?"
    수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가려우니께 땅에 대고 하도 비벼서 털이 빠져 그랴. 털이 나도 모자랄 판에 빠지니 볼품이 있겄어? 병든 닭처럼 보이지?"
    "왜, 저렇게 비벼대?"
    중닭 세 마리는 땅굴이라도 팔 기세로 몸을 문질렀다. 목덜미로 문지르다 성에 차지 않으면 날갯죽지로 비비다 두 발로 흙을 퍼낸 뒤 다시 문지르기를 반복했다.
    "뼈도 자라고 날개도 자라고 깃털도 자라야 하니께 만날 가려운 겨. 미치도록 가려운 거여. 부리고 날개고 등이고 비빌 곳만 있으면 무조건 비비대고 보잖어."
    어머니는 마당의 닭들을 향해 무연히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에서 어디로 넘어가는 것이 쉬운 법이 아녀. 다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갈 수 있는 겨. 애들도 똑같어. 제일 볼품없는 중닭이 니가 지금 데리고 있는 애들일 겨. 병아리도 아니니께 봐주지도 않지, 그렇다고 폼 나는 장닭도 아니어서 대접도 못 받을 거고. 뭘 해도 어중간혀. 딱 지금 니가 가르치는 학상들 아니것냐."
    "아."
    짧은 비명 같은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어머니는 수인의 반응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았다.
    "그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너한테 투정 부리는 겨, 가렵다고 크느라고 가려워 죽겄다고 투정부리는데 아무도 안 받아주고, 안 알아주고 가려워서 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몸부림치는 놈들한티, 대체 왜 그러냐고 면박이나 주고, 꼼짝없이 가둬놓기만 하는데 어떻게 전딜 수 있겄냐."
    수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머니 말에 어떤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해도 네가 어디가 가렵구나, 그래서 가렵구나 알어주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녀? 너라도 알아봐줘야 하는 거 아녀? 말 드세빠지게 안 듣는 놈일수록 가려운 데가 엄청 많은 겨. 말 안 듣는 놈 있으면 아, 저놈이 어디가 몹시 가려워서 저러는 모양인가 부다 하면 못 봐줄 거도 없는 겨."
    어머니는 여전히 닭들을 향한 채 말했다. 수인은 어머니의 등 너머로 중닭을 찾았다. 수탉은 가끔 중닭 두 마리를 무섭게 쪼았다. 어미닭은 병아리에게나 신경 썼지, 중닭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중닭은 수탉을 피해 마당을 가로질러 뛰어가더니 바닥을 신경질적으로 후볐다. 그러다가 다시 수탉이 다가오면 다른 곳으로 달아나기 바빴다.
    가려웠구나, 가려운 거였구나.
    (/ pp.215~217)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6~
    출생지 충북 청원
    출간도서 15종
    판매수 36,502권

    소설가. 소설집 『밀례』와 장편 소설 『시간을 파는 상점』 『특별한 배달』 『미치도록 가렵다』 『열흘간의 낯선 바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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