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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김조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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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1930년대, 경성에 이상, 김광균이 있었다면 평양에는 김조규가 있었다. 모더니즘을 통해 식민지 현실을 적극적으로 타개하려 했던 평양의 모더니스트 김조규. 재북 작가라는 이유로 그동안 외면당했던 그의 작품을 만난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김조규는 1931년 등단해 평양 문단을 중심으로 시작 활동을 했다. 그에게 시는 식민지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었다. 새로운 형식을 통해 내포된 진실을 드러내는 것, 기존 시에 대한 반발은 곧 현실 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민족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정신을 구축하는 것이 식민지 지식인이자 모더니스트인 김조규의 대안이었다.
    김조규 시의 모더니즘은 1938년 평양의 모더니즘 동인지 [단층]에 가담했을 때 절정에 달한다. 그는 초현실주의적이고 표현주의적인 모더니즘 기법을 차용해 풍경과 사물을 이미지화하는 것을 통해 억압적인 현실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시기 발표한 시들이 가장 실험적이며 감각적이다. 색채어와 외래어, 특히 한자어를 빈번하게 사용한다. 이와 함께 고도로 함축된 의미를 가진, 암울하고 악의적이며 저항적인 시어들을 사용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절망과 부정을 표출하고 이를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과 새로운 전망을 고민하게 한다.
    이후 김조규는 만주에 건너가 창작 활동을 지속하는데, 만주에 머물 무렵 발표한 시들과 [만선일보]에 실린 <대두천역(大 川驛)에서> 등에는 화자와 민족이 처한 낯선 공간에서의 고단한 현실이 보다 사실적으로 형상화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유랑으로 인한 외로움을 표출함으로써 민족의 현실에 대해 분노하고 고민하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모더니즘적 경향은 약화되었지만,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은 여전히 치열하게 표출된다.
    김조규의 시는 경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모더니즘과는 구별되고자 했던 평양의 모더니즘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평양의 모더니즘은 민족이 처한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문학적 시도로서 기존의 질서와 가치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정신, 새로운 나라를 구성하고자 하는 지향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조규가 있었다. 해방 이후 북한 체제에서 발표된 시들은 당의 창작 지침에 따라야 하는 북한 사회의 특성상 문학적인 가치를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아직 채 논의하지 못한 평양의 모더니즘을 규명하기 위해서 그의 해방 이전의 작품에 대해서는 보다 활발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목차

    戀心
    歸省詠
    검은 구름이 모일 때
    廢墟에 빛인 가을 夕陽이여
    이날도 저들의 가슴엔
    어버이 잃은 당신 가슴이
    懷鄕曲
    달빛 흘으는 浦口의 밤
    故鄕에 숨은 노래
    소[牛]
    가을의 嘆息
    農家의 여름 아침
    누이야 故鄕 가면은
    좀먹는 時代의 廢物이여
    歸鄕者
    봉투 속의 꽃
    三春 泣血
    無名鳥
    離別
    제비
    汽車는 지금 이슬에 젖은 아침 平原을 달린다
    喇叭 소리
    六月頃
    湖水
    片紙函의 꽃
    農家의 黃昏
    山中有懷
    梧桐닙
    新年頌
    겨울
    初春 村景
    詩 二 篇
    街路樹
    戀慕
    寂寥
    風景畵
    五月의 憂鬱
    臧書 없는 書齋에서 季節의 나히를 헤여 보리라
    가을 十月
    灰色의 譜表
    다시 北으로
    素描
    素描 續篇(上)
    素描 續篇(中)
    素描 續篇(下)
    黃昏의 心像
    한 식료품 상점 앞에서
    어느 한 결혼식장에서
    夕暮의 思想
    NOSTALGIA
    深夜 二 題
    고독한 풍경
    수평선에게(1)
    수평선에게(2)
    花甁
    三角窓
    北으로 띠우는 便紙
    午後 두時의 山谷

    素服한 行列
    밤. 埠頭
    露臺의 午後


    海岸村의 記憶
    바다의 추억
    에트란제
    女人과 海岸과 슬픈 餞別
    鄕愁
    野獸 一節
    夜獸(第二節)
    少年의 一代記
    편지
    疲困한 風俗
    海岸의 傳說
    두만강
    病든 構圖
    3등 待合室
    가야금에 붙이여
    카페 "미쓰 조선"에서
    한 詩人의 푸로필
    北行 列車
    담배를 물고
    延吉驛 가는 길
    밤과 女人과 나와
    胡弓
    室內
    葬列
    南風
    大 川驛에서
    火爐를 안고
    찌저진 포스타가 바람에 날리는 風景
    새들은 날아가는데
    한 交叉驛에서
    그 자욱 더욱 뚜렷이
    病記
    밤의 倫理
    仙人掌
    전선주[電柱]
    茶店 "알라라드" 2章
    그 밤의 생명을
    追憶의 바다가에서
    南湖에서(1)
    南湖에서(2)
    貴族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당신이 업섯드면 무엇 보고 차젓스리
    이곳은 골 깁흐고 길 험악한 곳이어늘
    내 무엇 바라보고서 이 山길을 걸엇스리

    당신을 맛낫슬 - 아득함을 늣겻나니
    그동안 가슴속에 싸힌 설음 북받처 와
    눈물이 압흘 가리워 벙어리가 됐것노라

    당신은 靑春이오 나도 또한 젊엇거늘
    이 나라 젊은이게 엇지 설음 업슬가만
    모든 것 설업다 말고 서루 밋고 지냅시다
    (/ '歸省詠' 중에서)

    故鄕ㅅ사람들이 그립음니다
    마음이 어린 아기와 같이 순박하고
    얼골이 南海의 土人보다도 검은
    무쇠 같은 사나희, 故鄕ㅅ사람들이 그립음니다

    사람들은 비웃읍니다
    "무지하기가 深山의 곰보다 더하고
    어리석기가 불나뷔 같은 싀골ㅅ사람
    世紀에 뒤떠러진 뒤더쥐들이어"
    不純한 音響과 濁流가 골목골목에 여울저 흘으는
    都市 사람들은 코우숨 칩디다

    그렇나 나는 그들을 어머니와 같이 그리워합니다
    내음새 나는 똥과 흙을 그의 아들과 같이 사랑하고
    野心과 거즛을 그의 원수같이 미워하는
    소 같은 사나희 故鄕ㅅ사람들이 그립음니다
    (/ '故鄕ㅅ사람' 중에서)

    너는 "모나리자"의 알 수 없는 미소로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고 불라는 水族館은 毒草 煙氣에 취하여 흔들리고 있는데 나는 나라 잃은 젊은이의 서름과 버림받은 나의 인생을 슬퍼하며 술상을 맞우하고 있었다. 네의 량 길손 흰 저고리 다홍치마는 "하나꼬"라는 낯선 異邦 이름과는 조화되지 않았느니 네의 검은 머리채 속에는 네가 잃어버린 것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모든 것이 그대로 깃들어 숨 쉬고 있는 것이 아니냐? 어머니의 자장가와 네가 뜯던 봄나물과 흙냄새, 처마 밑의 지지배배 제비 둥지, 밭머리의 돌각담, 아침저녁 물동이에 넘쳐 나던 물방울과 싸리바자 담 모롱이 두엄 무지, 처마 끝의 빩안 고추, 배추쌈의 된장 맛- 그리고 그리고 한마디 물음에도 빩애지던 네 얼굴을 후려갈기던 집달리의 욕설. 끌려가던 돼지의 悲鳴, 아버지의 긴 한숨과 어머니의 통곡 소리- 아아 채 여물지도 못한 비들기 할딱이는 네 젖가슴을 우악스런 검은 손에 내맡기고 네의 貞操를 동전 몇 잎으로 희롱해도 너는 울지도 반항도 못하고 있고나.
    술상 건너 깨여지는 유리잔과 정력의 浪費와 란폭한 辱說, 순간에서 永遠한 快樂을 찾는 歡樂의 一大 狂亂 속에서 시드는 네의 청춘을 구원할 생각도 없이 웃음과 애교로 生存을 구걸하고 있으니 슬프다 유리창은 어둡고 밤은 깊어 가고 거리에는 궂은 비 주룩주룩 설업게 내리는데 "누나가 보고 싶어 누나가 보고 싶어" 네 어린 동생의 영양실조의 눈동자가 창문에 매달려 들여다보는데도 너는 등을 돌려대고 네게 술잔을 권하고 있으니
    아아 버림받은 人生은 내가 아니라 "하나꼬" 너였고나 "미쓰 조선" 너였고나.
    (/ '카페 "미쓰 조선"에서' 중에서)

    마을도 없는
    산비탈에 서 있는 외진 山間驛
    하늘엔 눈발이 부현데
    待合室은 지친 얼굴들로 가득 차 있다

    우묵 패인 볼
    두드러진 뼈
    눈동자는 저마다 닥쳐올 운명에
    초불처럼 떨고 있으니
    貧窮의 한배 속에서 나온 형제들이냐
    행복이란 손에 한번 쥐여 못 본 얼굴들이다

    경상도, 평안도, 관북 사투리
    제 고장 기름진 땅 누구에게 빼앗기고
    이리도 멀고 먼 이역 땅
    두메 막바지에 흘러왔담?

    쫓기는 신세라 이제 또한
    얼마나 많은 눈물
    무거운 근심을
    이 대륙 황무지에 쏟을 것인가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올릴 생각도 없이
    흙바닥만 뚜러지게 드려다보는 녀인
    눈물 자국 마르지 않은 걸 보니
    오는 길에 애기를 굶어 쥑인 게로구나

    할머니는 천 리 길 걸어 아들 면회 갔다가
    "비적"의 어머니라 구두발에 채워
    감옥 문간에서 쫓겨났다지요?
    먹다 버린 벤또를 주서 먹는
    얘야 너는 그렇게도 배가 곺으냐?

    아 이 사람들 위해
    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을 아끼겠느냐만
    유리창은 흐리여
    하늘도 흐리여-

    썰매도 마차도 소 방울 소리도
    환영처럼 흰 눈 속으로
    사라지고

    고향은 강 건너 조선 땅이지만
    흙 한번 밟아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
    어둡기 전 앞고개 넘어야겠다면서
    하나, 둘
    눈 속에 숨어드는데

    이내 몸 눞일 지붕 밑은 어드메뇨?
    집도 없고 벗은 가고
    다리는 지쳤고
    뜻만으로 혜쳐야 할 운명의 험난한 길에

    아, 눈이 내린다
    바람은 나무가지에 더욱 소란타
    (/ '大 川驛에서'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14~1990
    출생지 평안남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시인 김조규(金朝奎)는 1914년 평안남도에서 출생, 1931년 등단 이후 평양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해방 이후에도 북한에서 창작 활동을 지속했던 까닭에, 1930∼1940년대 시단에서 주목받았던 시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1988년 월북 문인 해금 조치 이후 동생인 김태규 시인과 김조규가 수학했던 숭실전문학교를 전신으로 하는 숭실대학교를 중심으로 그에 대한 재조명이 시도되었고 이를 계기로 김조규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었다.
    김조규는 1914년 1월 20일 평안남도 덕천군 태극면 풍천리에서 김명덕 목사의 2남으로 출생했다.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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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선진 [편저]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7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문학에 매료되어 청소년기를 보내고, 1995년 경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1999년 졸업했다. 같은 해 동 대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 2007년 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 1·2], [한국현대문학100년 대표소설100선], [문학비평용어사전] 집필에 참여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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